Debut or Die RAW novel - Chapter 272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272화
우리는 콘서트에서 발표한 새 리믹스곡으로 짧게 활동까지 했다.
워낙 반응이 좋아서 물 들어올 때 노 젓자고 합의가 되었기 때문이다.
-미친 음원 나옴ㅠㅠ
-콘서트 공개까지 대체 테스타 이걸 어떻게 참았냐 설마 못 참은 게 챌린지였냐
-제발 더 줘 여기서 끝낼 순 없어
아무래도 콘서트 공개다 보니 팬들 사이에서 명곡으로 회자되는 수준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다른 반응도 꽤 오더라고.
-와우 이거 설마 처음부터 기획한 걸까요?
└급하게 냈어도 놀라울 것 같습니다 어느 쪽이든 센스 장난 없네요ㅋ
-요새 아이돌 기획사들은 퀄리티가 상당하군요 국위선양 좋아요
지난 앨범부터 쌓은 밑밥이 있는 데다가 그 활동에서 영린과 동발해 이겼기 때문에 두 곡 인지도가 모두 좋은 덕인 것 같았다.
덕분에 김래빈은 들뜬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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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김래빈입니다. 타이틀도 아닌 콘서트용 리믹스였건만 해당 곡에 과분한 관심 가져주신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번 작업의 시작은 베이스를 연결하는 것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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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작하는 작곡 관련 단문을 9장이나 테스타의 공용 SNS에 등록했더라.
참고로 첫 번째 글에 달리던 공유와 하트도 8번째쯤 가니 1/5 토막이 났다. 무슨 소린지 못 알아먹겠다는 암묵적 표시다.
“래빈아, 방금 올린 글….”
“다들 궁금한 점이 많으신 것 같아 제 나름대로 편곡 과정을 정리해 올려보았습니다만 어떠십니까??”
“으응, 참 좋다.”
행복해 보여 누구 하나 더 말을 얹지 않고 넘어갔다. 흑역사는 본인 몫이다.
어쨌든, 투어하면서 리믹스까지 만든 이놈이 대단한 것도 사실이고.
-…이런 건 대체 어떻게 만드는 거야? 아니, 언제?
-투어 중 무료한 시간마다 취미생활 겸 저희 챌린지에서 사용한 편곡 음원을 좀 다듬어봤습니다.
-그게… 취미라고?
-예!
나는 배세진과 김래빈의 대화를 짧게 떠올렸다. 그리고 새삼 생각했다.
‘의견을 여럿 받은 게… 도움이 되는군.’
차유진의 챌린지 의견이 없었다면 이 발상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 브레인스토밍 방식이 시간 효율은 부족해도 결과물은 썩 괜찮다는 것을 나는 인정했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현재 우리는 활동기다.
“저희 슬슬 이동해야 합니다.”
“예~”
계획에 없이 짧게 들어간 이 활동은 정식 앨범 수준의 강도도 아니었다.
주로 위튜브 무대 영상 채널에 출연하거나 자체 영상 업로드 등으로 구성했다. 아니면 수익용 광고 정도.
즉, 팬서비스용 컨텐츠 공급에 가까웠다는 뜻이다.
차유진 논란도 있었으니, 한동안 과한 대중 노출을 줄이고 팬 활동 위주로 이미지가 안정화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었다.
‘다음 컴백 때 이 리믹스를 서브곡으로 넣을 생각이기도 하니까.’
그래도 몇 달 만에 활동은 꽤 재미있었다. 정식 활동기 때처럼 미친 듯이 바쁘지도 않았고.
“내일은 뭐더라… 무슨 위튜브 채널 인터뷰였죠?”
“맞아. 아이들 만나서 우리 곡 들려주는 채널이라던데.”
“오 좋은데요? 그런 거 해보고 싶었는데~”
스케일 큰 활동도 아니고, 뭘 증명해야 하는 활동도 아니었기 때문에 마음은 편하고 재밌는 활동이었다.
팬들도 그랬던 것 같고.
-아기들 꿀 떨어지는 눈으로 보는 청우 진짜 유죄야..
-우리 햄찌 본인이 제일 잘생겼다는 애기 말에 최선을 다해 웃음 참는 중 (동영상) 그냥 웃어도 돼 세진아.. (웃으며 우는 이모티콘)
-무대 스튜디오 컷 버전 떴다 의상 제일 마음에 들어 레이싱수트 최고ㅠ
└이세진 평생 붙는 거 입는 거다 약속이다
이 활동 덕에 콘서트의 여운이 약간 연장되는 효과도 썩 마음에 들었다.
덕분에 개인 팬들의 갈등이 한동안 팬덤 분위기의 주류로 올라오지 못하고 물밑 싸움으로 가라앉아 있었거든.
그리고 에 대한 소식이 슬금슬금 나온 것도 그쯤이었다.
우리는 마침 Tnet 건물에서 이동하던 중, 1층 로비 한편에 마련된 거대한 전광판에서 나오는 광고 영상을 보았다.
[주주님들! 당신의 아이돌 주식을 기억하십니까?] [올 4월, 당신을 위해 상장하겠습니다!]색 한번 휘황찬란하군.
“오… 또 하시네.”
“그러게요.”
분명 저 말 앞에 ‘굳이’가 생략되었을 것이다.
영상은 지난 시즌 하이라이트를 쭉쭉 보여주더니, 결국 거대한 로마자 Ⅲ가 포함된 로고로 변했다.
“그런데 Season 5 아니에요? 왜 3에요?”
“우리가 출연한 시즌이 리뉴얼판이니까 그걸 첫 번째로 삼으면 세 번째, 아니면 다섯 번째인 거지요~”
“오우! 이해했어요!”
그래. 지난 시즌까지는 부득불 전체 시즌을 다 적던 언론들도 이제 테스타를 배출한 시즌을 기준으로 세워주고 있다.
‘재상장 타이틀을 기를 쓰고 유지하는 Tnet에 기세가 밀린 것도 있을 거고….’
테스타가 워낙 뜬 탓도 있을 것이다. 일종의 상징성이 돼버린 거지.
그 덕에 이 가학적인 오디션을 계속해 먹을 수 있단 건 좀 입이 쓴 일이었다.
게다가 우리 이름값에 얹어서 나오는 언론 플레이도 많았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가 보여주는 아이돌의 신세대, 제2의 테스타 등장?] [“테스타를 이을 새로운 글로벌 남성 아이돌이 온다”… 새 시즌]뭐, 이런 건 우리가 말리거나 거부한다고 Tnet엔 씨알도 먹히지 않을 테니 적당히 포기했다.
‘데뷔한 지 만 3년도 안 됐는데 벌써 이런 걸 보는 게 좀 웃기긴 하다만.’
누가 보면 VTIC 연차의 재계약 시즌 아이돌인 줄 알겠군.
그리고 인터넷 반응은… 뭐 뻔하지 않은가.
-또주사 그만
-넷플에서 불닭맛 케이팝 캠프나 또 하지 왜 아주사야
-사골도 이쯤 되면 국물도 안 나옴 미친놈들아 제발 스탑ㅠ
이런 것 말이다.
다만 좀 더 날카로워지긴 했다. 특히 테스타의 팬들이.
-ㅋㅋㅋㅋ굳이? 테스타 건재한데 헛발질 한다 안 통함
-기사에 테스타 언급만 몇 번이냐 환승 유도 조지게 하겠네 벌써 빡침
-망주사 밀어준다고 테스타에 끼워팔면 진짜 죽일 거야 있는 1군이나 잘 지켜 X발 새끼들아 마음에 드는 게 없네
지난 시즌 남자 아이돌인 테스타가 고공행진 중인 판에 직속 후배가 나온다는 것이니까.
지난 시즌 여자 아이돌 ‘미리내’ 때와는 다르다. 타겟층이 정확히 겹치기 때문이다.
심지어 세대교체가 될 시점도 아니고, 테스타의 5년 계약이 끝나서 마음 정리할 때도 아니다. 팬들이 멍청한 짓이라며 짜증 날 만도 하다.
게다가 테스타 입장에선 다른 거북한 점도 있다.
“…우리 팬분들도 이거 많이 보실까.”
“음, 그런 분도 계시겠지.”
“…….”
바로 포지셔닝의 유사점이다.
같은 오디션 서사라면 신선한 맛에 끌리게 되는 사람도 분명 있으니까. 그리고 오래된 쪽을 식상하게 느끼게 될 수도 있다.
새 시즌이 다른 그룹보다 더 위협적인 부분은 그런 점이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건 없었다.
“No, No. 우리 팀 잘해요! 저 완전 걱정 안 해요. 팬들 이거 봐도 괜찮아요! 우리 더 좋아해요. 멋진 거 많이 했어요!”
“오랜만에 차유진이 올바른 말을 하는군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일 나이 어린 이 두 놈의 말대로다.
‘테스타가 결정되고 벌써 몇 년째인데.’
무작정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이미지가 겹친다’고 하기엔 테스타가 이미 쌓아둔 세계관과 앨범 이미지가 견고했다.
그걸 의식했는지, 멤버들은 금방 머쓱하게 웃거나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 그 말이 맞네. 우리 열심히 하자.”
“히히.”
“물론입니다!”
참고로, 나는 이 점을 반대로 생각했다.
이건 우리가 극복할 문제라기보단….
‘이득이 될 것 같은데.’
서사가 겹치는 점은 도리어 좋거든.
약간의 유출 피해를 상쇄할 정도로 팬덤 분위기에 이득이 있다.
원래 사람은 대놓고 비교할 대상이 있으면 좀 더 차갑게 이성적으로 이해득실을 따져주니까.
저쪽보다 우리 쪽이 질이 더 좋다는 객관적 판단의 만족감 말이다.
그리고 팬덤도 마찬가지다. 이 프로그램 특성상 새 시즌의 팬덤 분위기는… 뭐, 알지 않은가.
‘언제나 개판이었지.’
방영 내내, 그리고 방영 이후 데뷔 초까지 사건 사고와 피바람의 반년일 것이다.
절대 비교급으로 질 수가 없는 조건이다. 무조건 상대우위를 점할 수 있다.
‘좋아.’
여기까지 어렴풋이 생각하고 잡아두긴 했지만, 생각보다 새 시즌이 정확한 타이밍에 나와줘서 마음에 들었다.
‘이 상태로 고정해 버릴 수 있겠어.’
콘서트에서 충분히 피로도 낮춰두었으니 진절머리내며 팬 활동을 쉬는 분위기도 아닐 것이다.
충분히 즐기면서, 분노만 외부로 돌릴 수 있겠지.
‘분노를 밖으로. 만족은 안으로.’
게다가, 어차피 이번 시즌이 무슨 짓을 해도 우리가 했던 재상장 시즌의 아성을 넘을 확률은 극히 희박했다.
오만이 아니라 객관적 사실이다.
‘그냥 우리 시즌이 말도 안 될 정도로 시기가 맞고 인재풀이 좋았던 거라서 말이지.’
그런 행운이 연속으로 계속 오긴 힘들다.
“어쨌든… 옛날 생각나네.”
“형, 그거 완전 저희 그 호떡 파는 예능 할 때 했던 대사 아니에요?”
“아, 그런가? 하하!”
선아현이 조심스럽게 말을 보탰다.
“다, 다들 상처받지 않고… 잘했으면 좋겠어요.”
“맞아요! Cheer up guys~”
“과연, 몇 년 전 시즌의 선배로서 여러 가지 감정이 듭니다.”
참 좋은 말이다만, 그럴 순 없을 것이다.
나는 시즌 3의 로고를 보고 턱을 만졌다.
‘이놈들은… 전방위로 깨지겠군.’
슬슬 패턴상 시즌이 무너질 때도 됐는데, 이상적인 아이돌 오디션 결과물이 전성기라 비교까지 되니까 말이다.
‘어느 정도는 떠야 우리 쪽 약발이 오래 갈 텐데.’
비교가 안 될 수준으로 이번 시즌이 성적을 못 내면, 내가 원하는 만큼은 효과가 안 날 것이다.
그러니 나는 내심 이번 시즌이 평타 정도는 쳐주길 바랐다.
“여러분, 저희 이동 좀….”
“헛 넵!”
“죄송합니다, 매니저님~”
우리는 화면에서 눈을 떼고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이 새 시즌의 소식을 다시 확인하게 된 건 얼마 후였다.
테스타는 Tnet에서 진행하는 릴레이댄스 컨텐츠를 촬영 중이었다.
“저, 죄송한데 잠시만 시간 되시면 촬영 가능하실까요? 짧게만요!”
“아, 네넵.”
거기서 마침 자투리 시간에 스포츠 응원 영상을 찍게 되었는데, 뜻밖의 얼굴을 만난 것이다.
“헙!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예, 안녕하세요~”
미국 투어를 딱 끝내고 입국한 미리내였다.
‘예능이라도 찍나 본데.’
특별히 긴말 할 것도 없어서, 우리는 인사를 끝낸 후 당장 각자의 응원 촬영에 돌입했다.
“빠르게 한 분씩 딸게요!”
“넵.”
나는 제일 먼저 내 분량을 마치고 방송국 복도 의자에 앉아서 스마트폰으로 로직이나 하게 되었다.
그때였다. 미리내의 한 멤버가 고개를 꾸벅 숙이며 말을 걸었다.
얼굴을 보니… 아, 1위 출신이군.
“안녕하세요, 문대 선배님!”
“예. 안녕하….”
그리고 1위는 털썩 내 옆에 앉았다.
“……?”
굳이?
그러나 특별히 가깝게 앉은 것도 아니었고, 별생각 없어 보여서 나도 다른 반응은 하지 않았다.
대신 시선을 돌리다가 복도에 붙은 포스터를 보았다.
새 시즌 포스터였다.
‘이건 온갖 곳에 다 깔아뒀군.’
우려먹긴 하지만 제법 내부에서 밀어주긴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불쑥 옆에서 또 말을 붙였다.
“선배님 이번 시즌 보세요?”
“예? 아뇨, 그냥 시선이 가서.”
“그래요? 저희 이번에 여기 촬영 갔다 왔어요!”
그렇군. 우리도 미리내 시즌에 동원되었으니 어색한 일은 아니었다. 아마 격려 좀 해주고 왔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1위는… 불만스러운 표정이다?
“그런데 이번 시즌은 너무 한 것 같아요! 심하다니까요? 참가자들 울면서 뛰쳐나와도 저 안 놀랐을 거예요.”
“…….”
“거기에 못된 참가자들도 보여서 착한 참가자들이 진짜 고생할 것 같았어요. 에이, 우리 땐 안 그랬는데!”
우리가… 이런 대화를 할 사이었나.
‘일대일 대화도 지금이 처음 같은데.’
뭐, 어차피 1분 안으로 끝날 대화였다. 나는 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네! 아, 플래티넘 등급한테 첫 무대에 오를 자격 없는 참가자를 하나씩 고르라고 하는데 완전 정신 나가는 줄 알았다니까요? 그리고 심지어 진짜 뺐어요!”
“오.”
충격적이긴 했다. 진짜 개판 났겠군.
‘화제성은 확실하겠는데.’
애들한테 몹쓸 짓 해서 배 채우는 솜씨는 어디 안 갔다.
나는 감탄했고, 1위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선배님도 너무하다고 생각하실 줄 알았어요!”
“……예. 음.”
여러 의미로 튀는 녀석이었다.
‘케어하는 사람이 고생 좀 하겠군.’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2위가 촬영을 마치더니 이쪽을 보고는 안색이 변해 부리나케 달려왔다.
그리고 다른 멤버 케어를 위해 뛰어다니는 매니저를 대신해 이 상황 수습에 최선을 다하기 시작했다.
1위의 입을 틀어막았다는 뜻이다.
“선배님! 사실 저희 인하트 개설을 못 하는… 업!”
“사심이, 사심이나 나쁜 마음이 있으신 건 아니고… 넵. 원래 율기 언니가 모두에게 붙임성이 좋으신… 예….”
나는 조용히 대답했다.
“잘 알겠으니까 걱정 말고 가보세요. 촬영 고생하셨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2위는 나와 눈이 마주친 후 진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화색이 되어서 1위를 끌고 사라졌다.
1위는 당황하면서도 제법 깍듯이 인사하며 질질 복도 끝으로 사라졌다.
큰세진이 감탄했다.
“와~ 저기도 성격 확실하네.”
“어.”
오디션 그룹 특징일지도 모르겠다.
* * *
나는 그날, 차에서 이동하면서 의 새 시즌을 다시 살펴보았다.
원래도 모니터링할 생각이긴 했지만, 한 4화까진 쌓아둔 다음에 볼 생각이었는데.
‘1차 팀전쯤에서 보통 프로그램 흥망이 결정 나는 것 같더라고.’
하지만 이야기 들은 김에 지금 한 번 체크해 봐도 괜찮겠지.
나는 1화를 빠르게 넘겨 가며 확인했다.
[저 정말 너무 놀라서….] [제가 밀어낼 등수의 참가자는 (삐이이이) 참가자입니다.] [허어어어억!]음, 뻔한 편집에 감동과 잔인함, 참가자들 캐릭터 잡아주는 것까지 똑같다.
좀 더 잔인해졌을 뿐이다.
‘기 빨리네.’
하지만 재미는 있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도 어느 정도 화제성이 있다. 혹평이 난무하긴 했지만 그건 원래 특징이고.
진부함은 어쩔 수 없지만, 이번 프로그램이 망할 것 같진 않았다.
아니, 몸 안 사리는 몇몇 참가자 덕분에 도리어 지난 미리내 시즌보다 버즈량은 더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음.”
내 예상보다 너무 뜨는 것도 안 좋은데. 확인 좀 더 해볼까.
나는 1화 마지막에 뜨는 순위를 확인했다. 그리고 이름을 넣어 검색을 돌렸다.
그리고 웬만하면 데뷔할 것 같은 놈들을 몇 명 추렸다.
‘골드 2가 다시 나오네.’
사전 인지도가 극도로 좋은 참가자, 잘생긴 참가자, 메인 보컬 포지션 참가자, 끼가 좋은 참가자….
그리고 이 중 두세 가지를 충족하는 놈.
[1위 채서담]‘이놈 반응이 제일 커.’
나이는 24세. 박문대와 동갑이니 아이돌 오디션에선 연장자일 것이다. 다만 동안이라 어느 정도 커버되는 것 같고.
무엇보다 첫 무대에서 센터였다. 플래티넘 등급이란 뜻이지.
-채서담 발레 영상 찾아왔어 돌았다 천사 아니냐고ㅠㅠ (동영상)
그리고 발레 전공자… 라.
‘흠.’
선아현이 생각나는 조건이다.
마침 옆자리의 선아현이 슬쩍 옆으로 고개를 숙였다. 나는 재생되는 흐릿한 발레 퍼포먼스를 보는 중이었다.
“무, 문대야. 뭐 보는…….”
“…….”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들렸다.
뭐지?
나는 고개를 돌려 선아현을 확인했다.
“…!”
선아현은 빳빳하게 굳어있었다.
화면을 본 채로.
“선아현?”
‘으….’ 같은 느낌의 희미한 소리만 들린다.
나는 당장 화면을 다시 쳐다보았다.
어느새 자동재생으로 넘어간 동영상에선, 이번 시즌 첫 무대의 센터가 환하게 웃는 모습이 클로즈업되어 있었다.
선아현이 이걸 보고 지금….
‘잠깐.’
이 새끼… 박문대랑 동갑이라는 건, 선아현과도 동갑이란 뜻이지.
“…….”
‘X발, 설마.’
나는 그렇게 발견하게 되었다.
이번 시즌이 뜨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전혀 다른 위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