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t or Die RAW novel - Chapter 574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574화
테스타의 다음 스케줄, 싱가폴 합동 콘서트.
이건 방송국이 다양한 가수를 끌어모아 주최하는 전형적인 한탕 이벤트였다.
그리고 이런 합동 콘서트에선 출연자가 어떤 대우를 받는지에 따라 그 가수의 현재 위치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대기실 크기부터 무대 순서까지, ‘얼마나 편의를 봐주냐’로 서열 싸움하는 소속사들을 구경하는 난투장이나 다름없다.
특히 엔딩!
제일 잘 나가고 힘 있는 가수가 누군지, 더 나아가서 그 가수를 가진 소속사가 누군지 인증하는 자리!
‘…라고 생각하는 업계 놈들이 많지.’
덕분에 1군이 둘 이상 나오면 섭외 단계부터 엔딩을 누가 하느냐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웃기지만 지금도 그런 상황이긴 했다.
-테스타냐, 영린이냐.
둘 다 작년도 대상 가수다. 심지어 현재진행형으로 시상식에서 상을 나눠 먹고 있다.
둘 중에 누가 엔딩을 설 것인지, 흥미진진한 개싸움이 벌어져야 할 것 같지만….
“옙, 저희 엔딩 안 해도 괜찮아요~ 에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이버 렉카에겐 미안하게도 우리나 영린이나 그런 데에는 별로 관심 없어서 말이다.
‘T1 소속이던 시절에 그쪽 콘서트에서 몇 번 엔딩 받은 게 끝이라고.’
보통 여기에 VTIC 끼면 연차와 인기 모두 황금 밸런스인 VTIC이 항상 가져갔을 정도다.
‘지금은… 연차 순으로 테스타보단 영린한테 엔딩이 갈 것 같은데.’
영린 엔딩? 오히려 좋다. 테스타가 여기서 엔딩 서봤자 괜히 온라인에서 쓸데없는 시비나 걸릴 수도 있는데 뭘.
엔딩보단 분량이 진짜 인기의 지표였다.
그리고 그 지표는 이미 챙겼고 말이다.
“테스타는 3곡 무대에 전부 온에어 타요.”
“오~ 넵!”
, , 그리고 으로 이어지는 3곡의 라인업이다. 든든하군.
참고로 사냥은 기존 오리지널 버전으로 진행하다가 마지막 클라이맥스 파트만 콘서트용 서커스 버전으로 바꿔서 무대 장치를 쓰기로 합의했다.
“역시 콘서트 홍보와 강렬한 인상, 둘 모두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좋은 방안입니다!”
“맞아! 저 이 안무 좋아요!”
“그래, 그래도 유진이랑 아현이는 마지막에 백플립할 때 조심하자.”
“네…!”
그렇게 순조롭고 빡세게 리허설을 막 끝낸 타이밍이었다.
급보가 전해졌다.
“우리가 엔딩이라는데.”
“…??”
[Perf.#18 / 테스타 (7)]새로 나온 따끈따끈한 큐시트 맨 하단. 동그라미까지 쳐진 가수 명은… 영린이 아니라 테스타였다.
“…….”
근원적인 질문이 나왔다.
“왜요?”
물론 음원차트 씹어먹는 대중형 강자인 영린보다는 팬덤 중심인 우리가 해외에서 먹히긴 하겠다만, 그래도 연차는 무시 못 할 텐데.
‘한마디도 안 한 우리한테 왜 떠 먹여주냐고.’
혹시 모르는 사이에 공중파가 무거운 엉덩이를 움직일 정도로 테스타가 외국에서 대박이 났다는 가짜뉴스라도 위튜브에 퍼지나 했다.
물론 그런 미친 일은 없었다.
다 계산이 오간 결과였지.
류청우에게 큐시트를 받아서 꼼꼼하게 훑어본 큰세진이 어깨를 으쓱했다.
“아~ 헤일로 하임 분들이 세 곡을 하시네요.”
“음…?”
그렇다.
본인들의 곡으로 두 무대에 영린의 소속 그룹, ‘세인트 유’의 곡을 커버하는 한 무대까지 총 3곡.
‘테스타랑 거의 비슷하게 받아 갔어.’
신인 혼성 그룹은 이름값 이상으로 어마어마한 공중파 방송 분량을 따낸 상태였다.
물론 본인들이 직접 따낸 건 아니지만.
‘소속사가 이 악물고 신인한테 몰아줬군.’
물론 그쪽도 영린 소속 그룹 덕에 급부상한 곳이다 보니, 그리 전통적으로 방송국과 친한 소속사는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하면서도 여기저기 눈치를 좀 보긴 한 것 같은데… 그 결과.
“…지금 이거, 우리가 혹시 항의할까 봐 엔딩 준 거야?”
배세진의 말이 아마 정답일 것이다.
영린이 같은 소속사 신인을 위해 이득을 포기하고, 테스타에게 양보한 상황.
“으음.”
잠깐 짧게 침묵이 흘렀다.
“사, 사양해야 할까…?”
“그건 아닌데.”
준 엔딩을 굳이 걷어차는 것도 이상했다.
오히려 엔딩을 그냥 했을 때보다 더 큰 오해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 일단 그대로 가는 게 맞았다.
‘이제 와서 헤일로 하임 분량이 왜 우리랑 똑같냐고 지랄할 수도 없고.’
나는 빠르고 냉정하게 계산을 끝냈다.
“그냥 기왕 받은 거 열심히 해도 좋을 것 같은데. 다들 어떠세요.”
모두가 동의했고, 특이사항은 그렇게 순식간에 정리되었다.
하지만 큰세진은 멤버들이 흩어진 후에도 한동안 자리에서 큐시트를 보고 있었다.
“뭐 하냐.”
“…아, 문대문대~”
녀석이 묘한 표정으로 큐시트를 보더니, 팔짱을 꼈다.
“별건 아니고… 음, 그런 생각이 드네.”
“무슨 생각.”
“영린 선배님, 프로듀서로 완전히 마음이 가셨나 해서.”
음?
“아니, 상황상… 가수보단 저 신인 그룹의 프로듀서로서 내리신 판단 같잖아?”
그건… 맞는 말이었다.
게다가 영린은 그 소속사의 이사였다.
소속 그룹이 직캠으로 역주행한 후, 거의 그 회사를 먹여 살리다시피 했으니 이름만 이사가 아니라 사내 발언권도 확고할 것이다.
그러니까 이건….
‘본인이 흔쾌히 신인 그룹에게 기회를 양보했다는 뜻인가.’
나도 오묘한 기분으로 큐시트를 보게 된다. 그러니 옆에 서 있는 놈은 오죽할까 싶군.
나는 큰세진을 흘끗 보았다.
아이돌만 보고 스스로를 갈아 넣으며 달려온 놈이니, 이미 성공한 선배가 스스로 ‘양보하는’ 모습이 썩 좋게 보일 리는 없겠지.
“마음에 안 드냐.”
“글쎄… 에이, 뭐 사람마다 다 다르게 사는 거지!”
큰세진은 언제나처럼 유들유들하게 넘겼다.
‘부정은 안 하는군.’
뭐, 하지만 굳이 더 이야기할 필요가 없긴 했다.
“뭐, 알겠다. 아, 방금 무대에서 마지막 동작에 피드백할 게 있었는데.”
“오~ 뭔데?”
우리는 우리 무대, 우리 콘서트나 X나게 신경 쓰도록 하자.
짧은 추측은 그렇게 끝났다.
하지만 나는 본의 아니게 큰세진의 ‘추측’을 증명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곧 얻게 된다.
“…안녕하십니까, 영린 선배님.”
바로, 이 콘서트장 건물 뒤편에서.
* * *
사실 내 목적지는 여기가 아니었다.
그냥 쉬는 시간이니 1층 외곽에 있는 자판기나 이용할 생각으로 지나가는 길이었지.
하지만 이 건물 외곽 뒤뜰에 서 있던 영린과 눈이 딱 마주쳐서 인사를 하게 된 것이다.
‘내가 인사를 안 하는 게 더 이상하지.’
다만 영린이 여기 서 있을 줄은 몰랐다.
출연진 중 담배 피우는 놈들도 이제 밖에서 피우면 드론샷 같은 걸로 걸린다고 실내에서 전자담배로 피워 버리는 경우가 속출하는 판이었다.
누구든 굳이 이 별거 없는 뒤뜰에 서 있을 이유가 없었다.
‘굳이 꼽자면….’
영린의 표정을 보아하니, ‘바람 좀 쐬고 싶어서’가 맞는 표현인 것 같다.
하지만 영린은 다소 심란해 보이던 기색을 순식간에 지웠다.
“아, 문대 씨. 오랜만이네요. 반갑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머리를 꾸벅거리는 순간, 이 사람이 굳이 심란해할 만한 이유가 뭘지 설득력 있는 후보군들이 떠오르긴 했다만….
“…….”
됐다.
별 의미 없는 생각은 그만하고, 그냥 빨리 덕담이나 하고 찢어지기로 했다.
어디 보자, 최근에 칭찬으로 꺼낼만한 게…….
“선배님께서 소속사 후배분들 주신 곡, 굉장히 좋더라고요. 선배님의 새 앨범도 더 기대하면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무난하겠지.
영린도 바로 무난한 답을 돌려줬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다음 말은 좀 임팩트가 있었다.
“음… 하지만 올해는 아직 새 앨범을 낼 계획은 없으니, 천천히 기다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
앨범을 안 낸다고?
심지어 아예 계획도 없는 것 같은 뉘앙스였다.
‘정말 프로듀서 올인하냐.’
이거 아무래도 큰세진 추측이 맞았나 본데, 어색해지지 않도록 얼른 넘기자.
“아쉽습니다. 선배님 무대를 기다리는 분들이 참 많은데… 저도 그렇고요.”
“그런가요.”
“…예.”
하지만 대답하는 순간, 이 사람의 무대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무명인 ‘세인트유’ 영린의 무대 직캠을 찍던 그 비 오는 날.
그리고 잠깐 류건우의 몸으로 돌아갔을 때, 뷰파인더 너머로 영린이 보여주던 동일한 제스처까지.
초창기의 자신을 기억하는 아이돌.
포기하지 않고, 변하지 않는 사람이 보여주는 무대를.
“…….”
…어쩐지, 입이 좀 씁쓸하군.
하지만 곧 지웠다. 내가 X발 이럴 때가 아니지.
“그럼 그때까진 선배님께서 프로듀싱하시는 후배분들 응원하겠습니다.”
이 정도면 싹싹한 후배 역은 충분히 했다. 여기서 대충 ‘안녕히 계세요’ 치고 일어날 생각이었다.
영린의 다음 대답만 아니었어도 말이다.
“감사합니다. 아, 그러고 보니 헤일로 하임 멤버 중에는 원래 테스타분들과 같은 소속사였던 아이들도 있었죠.”
“…….”
흠.
“네. 그랬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건 정보 좀 얻어볼까 싶어서 호응하자, 영린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기존 이미지를 보완하려면 더 강한 인상이 필요하니, 독특한 방식으로 데뷔하게 됐지만… 이제 무대에 더 많이 서서 다행입니다. 워낙 무대를 잘하는 친구들이라서요.”
나는 그 말에서 두 가지 뉘앙스를 읽어냈다.
일단 영린은 자의적으로 엔딩을 양보해 후배들에게 무대 분량을 준 게 맞는 것 같았다.
다만.
“그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선배님께서 프로듀싱하신 게 아니군요.”
“…….”
영린은 희미하게 웃었다.
“책임은 있죠.”
묵인했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무대를 봐주는 사람이 없다면 모든 연습도 의미 없는 일입니다.”
그래도 효과적인 프로모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 명의 사람이라도 더 관심을 가지고 ‘헤일로 하임’의 무대를 보게 만드는 것에.
“…….”
입을 다문 내게 영린은 약간 농담처럼 덧붙였다.
“그리고 비슷한 과정을 거쳤지만, 결국 무대로 성공한 선배들이 이미 있으니까요.”
“예?”
그리고 나는 영린의 표정으로 그 ‘선배들’이 누군지 깨달았다.
“저희인가요.”
바로 테스타다.
그리고 나는 영린이 무슨 말을 하는 지도 알아차렸다.
아이돌 주식회사.
“예. 당시에 만큼 자극적인 프로그램도 드물었죠.”
하지만 그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알리고, 성공할 동력과 기회를 얻은 아이돌 지망생도 있는 것이다.
그 프로그램에 메인 MC로까지 참여했던 영린은 담담히 선언했다.
“물론 이건 그보다도 더 과격하고, 더 자극적인 방식입니다. 점점, 무대와 연관 없는 방향으로 프로모션이 흐르고 있다는 걸 저도 느낍니다.”
“…….”
“하지만 그럼에도, 그 기회라도 필요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는 냉정하게 다시 계산해 보았다.
조작 논란으로 끝장난 서바이벌 그룹.
우리가 기획사 계약에서 풀어줬다고 해도, 아마 웬만한 곳에서는 이미 꼬리표가 붙은 그 연습생들에게 제대로 투자해 데뷔시켜 주진 않았을 것이다.
겨우 남은 팬들의 단물을 최대한 빼먹는 짓이나 1, 2년 하다가 결국 슬그머니 활동이 사라졌겠지.
하지만 영린의 소속사에서는 그룹 내 연애 리얼리티라는 미친 방식으로라도 투자는 제대로 했다.
그러니 더 성공적인 미래로 뚫고 나갈 탈출로가 생겼다…라고 볼 수도 있다만.
“…….”
아무리 그래도 무대하겠다는 애들 멘탈과 이미지를 X도 아닌 연애질 프로그램으로 박살 내는 건….
“기분이 나쁘신가 보군요.”
“아닙니다.”
X 될 뻔했네. 나는 얼른 얼굴 근육을 점검했다.
멀쩡했다. 아마 대답이 빠릿빠릿하게 나오지 않아서 추측한 모양이다.
하지만 영린은 태연했다.
“아뇨. 기분이 나쁜 게 당연합니다. 좋은 일이죠.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야 합니다.”
알고 있으니 다행이다.
“그래도 저는 어떤 방식으로든, 무대를 원한다면 지원하고 싶습니다. 그 기회가 간절하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아니까요.”
제법 긴 무명 시절을 거쳐, 직캠이라는 단 한 번의 가느다란 기회를 꽉 잡고 올라왔던 아이돌이 말했다.
“그래서 프로듀싱을 시작한 것 같습니다.”
“…….”
“그렇게 올해는, 제 앨범보다 프로듀싱을 먼저 맡게 되었군요.”
나는 무심코 물었다.
“가수 활동보다 더 만족스러우신가요.”
“그렇진 않습니다. 하지만 더 해보기 전까지는 확실히 알 수 없겠죠.”
“…….”
“저는 아이돌 가수라서 행복합니다. 하지만….”
영린은 희미하게 웃으며 말을 끝마쳤다.
“아이돌이 아닌 나에게도 선택권을 줄 수 있는 순간이, 문대 씨에게도 올 겁니다.”
* * *
“…….”
“무, 문대야?”
“어.”
나는 몸을 일으켰다.
‘개꿈이군.’
지난 합동 콘서트에서 영린과 했던 대화가 지나간 모양이다.
별 대화도 아니었는데 이렇게 머리에 잔상이 남는단 말이지.
‘아이돌 말고 전업 프로듀서도 해보니 썩 괜찮다는 이야기를 뭘 그렇게 의미심장하게 들었냐.’
아이돌 콘서트 전에 꾸기엔 썩 좋은 꿈은 아니었다. 나는 어깨를 돌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대 형 졸았어요?”
“잠깐.”
나는 목을 점검했다. 아무 문제 없었다.
시계를 보니, 졸았다는 것도 3분 남짓이다.
‘좋아.’
컨디션은 훌륭했다. 당연히 그래야 했다.
“헤어 마저 정리하고 바로 들어가자.”
“옙!”
오늘은 바로 리뉴얼한 콘서트 첫날이기 때문이다.
‘리허설도 깔끔했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프로모션부터 제대로 공을 들여놓은 만큼 제대로 된 공연을 보여줄 것이다.
‘무조건이지.’
나는 아드레날린이 도는 머리로 침을 삼켰다.
그리고 발을 옮기려다가….
“잠깐만요.”
눈에 들어온 스마트폰을 집어들고, 잠깐 고민하다가 문자를 남겼다.
-콘서트 곧 시작한다.
큰달에게였다.
시스템에게서 완전히 벗어난 후 녀석과 간간이 연락하긴 했지만, 전처럼 심심하면 팝업으로 떠드는 수준은 아니었다.
그래도 이런 중요한 날에는 문자나 통화를 주고받긴 했다. 프로모션 영상이 나왔을 때도 잘 봤다면서 연락이 오기도 했고.
다만.
‘…이번 콘서트에 온다는 말은 없었지.’
테스타 스케줄을 다 챙기던 녀석은 조금 무뎌진 것 같았다.
좋은 일이긴 했다.
이 녀석도 자기만의 시간을 좀 보내는 게 나을 것 같아서, 표는 좀 나중에 보내기로 했고.
나는 스마트폰을 내려놓았다. 이제 공연이 끝날 때까지 들여다볼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 순간이었다.
지이잉-
“…?”
큰달에게 전화가 왔다.
‘응원인가.’
나는 녀석의 행동 양식을 떠올리며, 픽 웃으며 전화기를 들었다.
하지만 들리는 것은 헐떡이는 목소리였다.
…낯선.
-선생님, 선생님! 여기 인천강화소방서입니다.
“…….”
-죄송하지만 지금 전화 받는 분, 이 휴대폰 주인 분 아십니까? 류건우 씨요!
“예.”
-어떤 관계십니까?
보이스피싱일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전화기에 찍힌 숫자는 일반 휴대폰 번호였다.
“…….”
묘한 예감에 나는 뇌를 굴렸다.
“형입니다. 그런데 그건 왜…?”
일부러 가족이라고 오해하도록 말을 흘렸다. 그러자 급박한 답변이 돌아왔다.
-선생님, 침착하게 들으세요. 지금 동생분이 여기 산에서 실종된 상태입니다.
“…….”
뭐?
나는 시계를 보았다.
“지금…… 근무 중일 텐데.”
-아닙니다. 결근하셔서 저희 지금 신고받고 수색 중인데 혹시 최근에 류건우 씨가 산 관련해서 말씀하신 적 없습니까?
“…….”
-아니면 다른 목적지……. …선생님? 선생님?
콘서트 시작까지, 한 시간 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