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ctator From Outer Space RAW novel - chapter 55
최근 양국의 사이가 멀어졌기로서니 이런 식의 제안은 상식을 벗어난다.
그런데 유지하의 대답이 뜻밖이었다.
“한국인은 한국 땅에서 살아야죠. 그러니까 거절하겠습니다.”
“···”
조형근이 멍하게 있는 동안 험프리 보좌관은 속으로 웃으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그 애국심에 경의를 표하며, 제가 실언을 했군요. 하여튼 미국은 유 회장을 보호하는데 있어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만약 못한다면 크나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유지하는 뒷말은 하지 않았지만 보좌관도 미국 대통령도 아마 알고 있으리라.
그가 떠났고 조형근 대통령은 뭔가 아련한 얼굴로 그의 어깨를 짚었다.
“난···유 회장이 그렇게 말 할 줄은 몰랐는데 말입니다.”
“제 이미지가 어때서 그렇습니까?”
“국적 따윈 별 신경 안 쓰는 줄 알았지 뭡니까. 그런데 오늘 보니까 그게 아니더군.”
“저는 한국인입니다.”
그는 감명이라도 받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한국 뜰 생각만 가득한 국회의원들에게 들려주고픈 말이군요. 참, 혹시 나중에라도 국회의원 해볼 생각 없습니까? 유 회장이면 당선은 따 놓은 당상일 텐데.”
“국회의원이라···생각해본 적은 있긴 합니다만···”
“내 그럴 줄 알았지. 세간에는 빨리 유 회장이 대통령 됐으면 좋겠다는 말도 많지 않습니까? 선출직 한 번 안 해보고 대통령하는 것도 좀 그렇지. 우리 당으로 오면 내 밀어드리리다.”
“말씀 감사합니다. 고민해 보겠습니다.”
조형근은 만면에 환한 웃음을 띠었다.
“하하, 한국도 이제 40대 대통령 나올 때가 됐지.”
틀렸다.
유지하가 원하는 건 40대 대통령이 아니라 30대 독재자다.
그걸 위해 전쟁이 터지기 전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것도 로드맵에 존재한다.
험프리 보좌관의 발언과 그에 따른 조형근 대통령의 권유는 예상에 없었지만.
한편 언론이 어떻게 알았는지 이 발언을 대서특필했다.
인터넷 뉴스는 물론이고 그날 저녁 지상파를 유지하의 얼굴이 점령했다.
―크···저 얼굴로 나는 한국인이라니 국뽕 차오르네.
―런각만 보고 있는 검머외나 국개의원들보단 훨씬 낫네.
―나 진지하게 지하 형이 인공지능 앞세워서 독재자 한다고 해도 밀어줄 것 같음.
―루시아만 싸게 양산해주면 나도 찬성임.
―야 아무리 그래도 독재는 좀 아니지.
―이 체제가 무너져야 가능한데 그럴 일이 있겠음? 한국이 이래 뵈도 수십 년 동안 민주주의를 유지한 국가임.
―사실 난 유지하가 대통령되면 바꿀 것들이 기대됨. 일단 금융망에 인공지능 도입해서 사기꾼 새끼들 다 잡아 족칠 것 같음.
―아 빨리 헌법 개정하라고! 40살까지 언제 기다려!
―연임 개정도 해야 됨. 8년 통치 가즈아~
한국의 분위기도 꽤 많이 바뀌었다.
독재에 대해 반대하거나 혐오하는 목소리는 상당히 사라졌고 그 자리를 유지하에 대한 기대감이 채웠다.
아마도 2년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그가 이룩한 성과 때문일 것이다.
일각에선 대단한 것은 맞지만 서민의 살림살이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곤 했다.
주로 그의 인기를 시기하는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나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들이 간과한 것이 있다.
사람들이 유지하에게 열광하는 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라는 걸.
.
.
.
“앞으로는 저희가 신변을 책임지겠습니다.”
“아, 그래요. 고맙습니다.”
유지하의 주위를 맴도는 검은 수트 남자들이 대거 교체되었다.
국정원에서 보낸 정예 요원들로 24시간 교대되어 그의 주변에서 맴돌 것이다.
중국의 위협이 가시화된 지금 모든 위험요소를 파악하고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조형근 대통령이 내린 결단이었다.
“일단은 고맙긴 한데···”
아르마가 있는 이상 테러란 있을 수 없다.
완전무장한 특수부대 수십 명을 보내도 그의 털끝 하나 스치는 것조차 어렵다.
그리고 중국이라면 절대 저 정도의 요원들로 감당이 가능한 테러를 하진 않을 것이다.
아르마는 테러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보고했다.
「항공기로 테러할 가능성은 낮고 아마 공작원을 다수 보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항공기 꼬라박는 건 꽤 유용한 방법이잖아. 여긴 중국과 가깝기도 하고.”
「마스터를 확실히 죽일 수 있다는 확신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지금 가지지 못할 거라면 부숴버리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습니다」
“위험한 놈들이구만.”
그걸 실제로 저지를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아르마는 그 어느 때보다 테러의 위험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조선족으로 위장한 공작원을 다수 침투시키고 어선을 통해 화기를 확보하면 됩니다. 그러면 무장한 공작원 10여 명을 서울로 들여보낼 수 있죠」
“한국 해경이 그렇게 어수룩하진 않을 텐데.”
「중국이 어선 수백 척을 동원해 시선을 빼앗는다면 어떨까요?」
그건 좀 위험하군.
중국 어선은 서해뿐만 아니라 남해와 동해까지 출현해 치어까지 쓸어가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그들이 나타난다면 해경은 가용한 병력 대부분을 동원할 수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어민들에 대한 감시도 소홀해질 것이다.
하지만 유지하는 걱정하지 않았다.
“이번에 오는 놈들은 전부 생포해야 돼, 알겠지?”
「맡겨두세요」
테러보다는 그로 인해 벌어질 일들이 유지하의 관심사였다.
중국은 대가를 치러야 할 테고 본의는 아니었다지만 그를 위험에 빠트린 미국도 마찬가지다.
그의 목숨 값은 결코 싸지 않다.
테러의 대가
최근 한국의 공항은 검문이 강화되었다.
동북아에 전쟁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당국이 빗장을 걸어 잠그기 시작한 것이다.
비자를 발급받기가 까다로워졌고 자연스레 여행객도 줄었다.
그럼에도 인천공항에는 다수의 외국인이 드나들고 있었다.
농번기를 대비한 인력들이었다.
한국의 농촌은 외국인들이 아니면 돌아가지 않는 지경이라 당국도 몇 차례의 출입국 기록만 있으면 쉽게 허가해주었다.
그리하여 파키스탄인으로 신분을 위조한 탈레반 다섯 명이 국내로 들어왔다.
이들은 인력소장의 연락을 받기는커녕 도주해 잠적해버렸다.
비슷한 시기에 조선족으로 위장한 중국 공작원 십여 명도 함께 입국했다.
―중국 어선 200여 척이 서해에 나타났습니다. 우리 해경이 출동에 나섰습니다.
해경이 바빠지며 일반 어민들에 대한 감시가 소홀해졌다.
이 틈을 타 밀거래가 이루어졌다.
해상에서 어선끼리 무기가 든 가방을 넘겨받은 것이다.
평소라면 해경의 감시에 어림도 없었겠지만 중국 어선 200여 척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이를 가능케 했다.
그렇게 권총과 기관단총, 급조 폭발물로 무장한 열다섯 명이 서울로 진입했다.
이들 중 다섯은 관심을 돌리기 위한 미끼였고 진짜는 공작원 10명이었다.
공작원들은 전원 특종부대 설표돌격대의 정예로 하나같이 눈빛이 부리부리하고 단단한 체격을 갖고 있었다.
“미끼가 경찰들을 유인하는 사이 진입한다. 반드시 죽여라. 죽이고 확인사살해라. 확인사살한 후 또 죽여라.”
“옛.”
이들의 목적은 단 하나, 유지하의 사살이었다.
그가 죽으면 블랙메탈이나 언옵테늄 생산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추진하던 온갖 사업이 중단된다.
하지만 중국의 실세들은 그런 것 따윈 신경도 쓰지 않았다.
―어차피 유씨는 중화민족과 함께 할 수 없는 작자다. 그럴 바에야 남들도 못 가지게 하는 게 낫겠지. 반드시 죽여라.
그러나 그들이 착각한 것이 있다.
유지하는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점.
10명에 가까운 국정원 요원들은 그렇다 쳐도 그의 곁에는 항시 아르마라는 안드로이드가 대기하고 있었다.
자체 화력도 대단하지만 유사시에는 시비리 전투지원 위성과 세틀러호까지 동원이 가능했다.
그리고 유지하도 인간을 초월한 육체를 가졌다.
머리를 제외하면 총 몇 발 맞는다고 죽지도 않고 맞추기도 힘들다.
아무튼 15명의 공작원들은 각지의 검문을 통과해 서울까지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국정원 요원들은 CCTV 관제센터의 데이터를 받아 주변을 감시하고 있었으나 이들이 오는 것은 신경 쓰지 않았다.
농번기 승합차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단체로 타는 건 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숨기려 했다면 들켰겠지만 대놓고 허름한 옷과 각반을 드러내 의심을 피했다.
그렇게 15명의 공작원이 신라그룹 본사 인근에 도착했다.
시비리 위성이 이들을 포착했다.
.
.
.
쾅!
신라그룹 본사 인근 빌딩이 폭발하며 굉음과 화염이 터져 나왔다.
“뭐야? 뭔데?”
“아아아악!
시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대피하는 가운데 공작원들이 빌딩 사이로 로프를 설치했다.
시간은 저녁 11시.
달빛은 구름이 가렸고 가로등 몇 개도 부숴둔 상태라 주변은 상당히 어두웠다.
사이렌이 울리며 경찰차가 등장했지만 공작원들은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신라그룹 안으로 넘어갔다.
“목표는 저 불빛에서 근무하고 있다. 동작감지기를 주의하고 최대한 흔적을 남기지 말도록.”
유지하는 평소에도 불을 켜두고 야근을 하는 날이 잦았다.
회장이 가장 늦게 퇴근한다는 미담으로 여겨졌지만 오늘은 좋은 표적이 되었다.
공작원들은 경비원의 눈을 피해 건물 바로 코앞까지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등강기 설치해.”
비동력식이라 힘은 많이 들지만 정문을 뚫지 않고 단숨에 올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필수적이다.
순식간에 3층으로 올라간 공작원들이 다시 로프를 설치해 위층으로 올라갔다.
마침내 11층.
유지하의 집무실이 지척이다.
“목표는 안쪽 회장실에 있다. 한국 요원들이 길목을 막고 있을 거야. 모조리 죽여라.”
팀장이 지시하자 모두 섬광탄의 클립을 풀고 무기를 꺼냈다.
여기까진 완벽하다.
이제 급조폭발물을 던져 요원들의 시선을 끈 뒤 회장실에 진입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공작원들은 몰랐다.
어느 사이에 11층까지 올라온 드론 하나가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걸.
그리고 녀석의 동체 하부에 국정원에서 제공한 섬광폭음탄이 수납되어 있다는 것도.
퐁.
맑은 소리가 들리며 유리창이 와장창 깨졌다.
놀란 공작원들이 황급히 뒤를 돌아보자 거의 동시에 섬광탄이 터졌다.
쿠쾅!
코앞에서 터진 섬광과 폭음은 선글라스와 귀마개로 막아낼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공작원들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최대한 빨리 패닉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훈련 받았지만 상대가 너무 나빴다.
어느새 나타난 드론 몇 대가 유리창을 깨고 그들에게 돌격한 것이다.
퍼퍼퍽!
“끄억!”
수kg을 넘는 쇳덩어리가 머리를 들이받는데 멀쩡한 사람은 없다.
섬광탄의 충격에 비틀거리던 공작원들은 드론의 돌격에 나동그라졌다.
그 와중에 블레이드가 멈추지 않았다면 공작원 몇 명은 확실히 황천길로 갔을 것이다.
삐삑―!
요란한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국정원 요원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그들은 공작원들이 뒤엉켜 있는 것을 보고 아연실색하며 달려들었다.
“이 새끼들 총 갖고 있습니다!”
“무장해제시켜! 급하면 바로 쏘고!”
공작원들은 실패시엔 소지하고 있던 독극물 캡슐을 깨물도록 되어 있었다.
하지만 섬광탄과 드론의 합동작전에 휘말려 대부분 기절하는 바람에 자살할 기회를 놓쳐버렸다.
간신히 정신을 차린 한 명도 국정원 요원이 달려들면서 날린 킥에 턱이 젖혀졌다.
“끄흡!”
경보가 울리며 경찰차 몇 대가 요란한 사이렌 소리를 내며 본사에 진입했다.
그리고 유지하는 아르마와 함께 회장실 안에서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예상보다 너무 허술한데. 드론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못했나봐.”
“그 드론에 섬광탄이 장착되어 있다고 생각하기란 어렵겠죠.”
“하긴 이 나라는 개인에게 무장을 허용하지 않으니까.”
어쨌거나 상황이 종료되었다.
팀장이 들어와 유지하에게 보고했다.
“테러범 10명을 생포했습니다. 심문을 해봐야 알겠지만 조선족으로 위장한 중국 공작원들인 것 같습니다.”
“아, 위험했네요.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저희는 다시 주변을 감시하겠습니다.”
팀장은 유지하의 무덤덤한 태도에 살짝 고개를 갸웃했다.
테러를 당할 뻔한 사람치고는 침착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보통 사람이 아니니까.
언제든지 VIP와 단독 면담을 할 수 있는 사람이고 외국의 고위 관료들도 수시로 연락을 해 온다.
팀장은 무전기에 뭐라고 지시하며 밖으로 나갔다.
경찰들이 시끄럽게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유지하는 아르마에게 물었다.
“이번에 미끼 역할을 한 놈들은 탈레반이라고?”
“수년 전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테러집단입니다. 중국의 비호를 받고 있으며 변형된 이슬람 극단주의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전에 비행기째로 납치하려던 놈들도 탈레반이었지?”
“중국의 의뢰를 받았죠. 국가를 운영하려면 마약으로는 안 되거든요.”
“그쪽은 나중에 날려버리도록 하고 중국 쪽은 설표돌격대라고 했나?”
“본부 위치까지 확인했습니다.”
“대만에 들어가서 사보타주하면 곤란하니까 전부 날려버려. 명령권자도 같이.”
누가 명령을 내렸는지는 아르마도 모른다.
그러니 유지하의 명령은 수뇌부 전원을 죽이라는 뜻이다.
그들을 죽이더라도 대만 공격은 예정대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이제 와서 멈춘다면 중국은 파국을 맞을 것이고, 군인들도 그것을 잘 안다.
소행성대에서 작업하던 채굴선이 아르마의 지시를 받아 소행성 하나를 보냈다.
직경 50m에 3만 톤짜리 소행성이 지구로 향했다.
.
.
.
날이 밝으며 테러의 전모가 언론을 탔다.
정체불명의 폭발부터 시작해 신라그룹 본사 빌딩에 침투한 공작원들까지 모든 과정이 밝혀졌다.
청와대 대변인이 나서서 브리핑했다.
“···이상과 같이 신라그룹 유지하 회장을 목표로 한 테러는 실패했으며, 경찰 당국은 다수의 공작원을 생포한 상태입니다. 사건의 배후는 현재 확인 중에 있습니다.”
기자들이 벌떼처럼 일어났다.
“공작원들이 전원 동양계라는 게 사실입니까?”
“유지하 회장에게 테러를 가할 만한 국가는 한 곳밖에 없지 않습니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대변인은 짧게 답변한 후 춘추관을 빠져나갔다.
사실 경찰에선 이번 사태의 주범이 어디인지 파악하고 있었다.
중국이었다.
하지만 이 사실을 발표하기엔 곤란했다.
테러 사실을 밝혀 중국을 자극하다간 핵 위협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진짜 전쟁하자는 거야 뭐야?”
조형근 대통령은 길길이 날뛰었으나 보좌진들이 설득에 들어갔다.
“현실적으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전 세계가 중국이 배후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만 비판하는 곳은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인도뿐입니다.”
모두 중국에 대항할 만한 국가이며 핵을 보유했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중국은 지금 제정신이 아닙니다. 곧 전쟁인데 우리 비난을 신경이나 쓰겠습니까?”
“세력이 쪼개져 있어서 2포병부대가 누구의 관할인지도 불명확합니다. 핵미사일이 발사된다 해도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지 마땅치가 않습니다.”
하나같이 맞는 소리였고 또한 분통 터지는 소리기도 했다.
중국도 바로 이 효과를 노리고 테러를 저지른 것이다.
실질적으로 한국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핵보유국도 강대국도 아닌 어정쩡한 위상을 가진 국가의 한계였다.
정부야 어쨌든 한국인들은 이번 사태의 주범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다.
―중국이 유지하를 죽이려 했다!
―모조리 추방해라! 중국과 단교해라!
납치사건에 이어 또 다시 반중감정이 폭발했다.
곳곳에서 시위가 발생했으며 여유가 되는 중국인들은 급히 한국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대부분의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인들은 그럴 여유가 되지 않았다.
이들이 조용히 있었다면 분노를 풀어놓을 곳을 찾지 못한 시위는 얼마 가지 않아 사그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 남은 중국인들은 거칠 것이 없었다.
―우리가 했다는 증거 있나?
―까불지 마라! 한국은 서울에 핵 하나만 떨어트리면 끝나!
그렇게 외치며 나선 중국인들이 시위대와 충돌했다.
격렬한 몸싸움과 칼부림 끝에 중경상을 입은 사람들이 생겨났다.
경찰이 급히 나섰으나 이들의 싸움은 막을 수 없었다.
서울 곳곳에서 이런 충돌이 빚어졌고 앰뷸런스 수십 대가 거리를 누볐다.
―짱깨들이 남의 나라에서 폭력을 휘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