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1166
열 개의 동전을 바라보는 아이언의 눈동자에는 긴장의 빛이 역력해졌다.
자신에게 맞추어서 변화되어 버린 언제나 동전의 앞면은 위험했다.
“이건 뽑기로 치면 무조건 이득이 되는 확정 뽑기가 아니다.
꽝이 나올 수도 있고 대박이 뜰 수도 있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꽝이 나올 경우가 문제였다.
“손해를 볼 때는 위험 부담을 나에게 지워서 이득으로 바꾼다.
미래는 내가 하기 나름이라 이거지.”
도저히 어떻게 대응할 수 없는 절대계의 창조주 진리와 연관된 죽음까지 판단하고 있으니 뭐가 튀어나올지는 알 수가 없었다.
지금도 거의 미래를 알고 생존확률까지 알려주었지만 어디까지나 인식 범위 안이라는 단점이 있었다.
즉 정보를 얻고 다양한 지식과 지혜를 쌓아서 올바른 질문을 하지 않으면 큰일이 나는 도박과 같은 직감권능이었다.
“…”
아이언은 열 개의 동전인 놓인 탁자를 쳐서 다시 위로 튕겼다.
탁! 빙그르르르르!
허공으로 치솟은 열 개의 동전들이 부드럽게 회전을 시작한다.
마치 무슨 질문이든 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는듯했다.
신중한 얼굴로 다시 묻는다.
“초월자 혁명 이후의 현세계 제압과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토벌 후 복귀가 내가 생각한 한계다.
그 외의 길이 있는가?”
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
열 개의 동전이 탁자 위에 떨어져서 모두 앞면을 보인다.
방법은 동전을 본 아이언은 신음했다.
“으으으음! 역시 나는 현세계에서 최고의 강자가 맞다.
그래서 내 선택에 따라서 미래는 무한하게 변한다.
그러나 결과는….”
더욱 표정이 심각해진 아이언은 다시 물었다.
“복귀 외에 현세계에서 십 할의 생존확률을 가질 방법이 또 있는가?”
팅팅팅팅팅팅팅팅팅팅!
동전이 또 전부 뒷면을 보인다.
복귀 외에는 완벽하게 살아날 길이 없다는 답변에 절로 탄식이 흘러나왔다.
“하아! 도대체 현세계에 뭐가 있기에 알기만 해도 진리님이 가만두지 않으신단 거야?”
의문형의 탄식이었다.
그런데 동전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스르르르르-!
탁자 위를 미끄러지듯이 움직이면서 어떤 글자를 그려간다.
또 특이한 변화를 하는 동전을 쳐다보던 아이언은 갑자기 머리에 섬뜩한 느낌이 스쳤다.
‘이것은 내가 알아서는 안 되는 사실이다.’
만약 알게 되면 창조주인 진리가 직접 말소시키러 올 수도 있는 현세계의 비밀이다.
“왜 그러시는지 알기라도 하면 진리님께 끝장이 난다고 했잖아?
이놈들이 지금 누구를 죽이려고 하는 거야?”
그래서 아이언은 동전들이 글자를 완성하기 직전 탁자를 주먹으로 내려쳐서 박살을 내버린다.
꽝!
하나의 상형문자를 완성하기 직전에 흩어지는 동전들을 보는 아이언의 시선으로 의미가 파고든다.
완성 직전에 무산시켜서 불명확했지만, 최소한 뜻은 알려주었다.
“허(虛)? 없다고? 뭐가?”
동전들이 또 공중에서 움직여 대답하려 한다.
그러자 정말 더 알았다가는 바로 말소당한다는 느낌이 밀려오고 있었다.
‘지금 나는 진리님의 카르마의 계약서를 부하와 세력을 만들기 위해 남발했기에 눈치를 챌 확률이 지극히 높다.’
또 소름이 온몸에 떨게하자 아이언은 다급하게 외쳤다.
“멈춰!”
강력한 지시에 동전들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그리고 동전들이 모여서 탑을 쌓고 바로 얼굴 앞에 선다.
열 개의 동전이 모여서 만든 탑이지만 그 존재감은 대단했다.
아이언의 입에서 저절로 권능의 이름이 흘러나온다.
“바벨의 동전탑.”
이계의 어떤 어리석은 문명이 신계에 닿을 정도로 높은 탑을 쌓아 올리려 했다.
처음에는 당연히 비웃었던 신족이 당황할 정도로 그 탑은 높아졌고 갈수록 건축속도가 빨라졌다.
수많은 인간이 모여서 힘을 합치자 탑을 쌓다 보면 언제인가는 하늘에 닿아서 신과 대등해진다는 황당한 발상이 현실화된 것이다.
‘그래서 신족은 언어와 인지체계를 어지럽혀서 인간의 통합을 막았다.’
신의 권능으로 갑자기 서로가 하는 말이 바뀌고 생각이 달라졌다.
그런 상태에서 단합이 될 리가 없었고 원래의 목적대로 하늘을 넘어서 신계에 닿으려 했던 위대한 업적은 물거품이 되었다.
비유라고 하지만 뭉칠수록 상상을 초월하는 저력을 가진 인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일화였다.
‘그리고 함부로 신에게 덤비면 패가망신한다는 좋은 사례였지.’
순간 끝장날 뻔한 위기를 겪어서 놀란 심장을 진정시키고 다시 진중하게 묻는다.
“바벨의 동전탑이여. 너의 구현자로서 묻노라.”
정식으로 부여된 이름이 마음에 드는지 동전의 탑들이 부르르 떨면서 산개한다.
“나는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으로 살아야 하는가?
아니면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로서 삶이 좋은가?
그것도 아니라면 상승불패(常勝不敗)의 전투신이자 최악최흉(最惡最凶)의 마도신인 차원의 마도신으로 생활하는 것이 좋은가?
전부 틀렸다면 근원학파(根源學派)의 흑마도사로서 그대로 대수림의 대공동에서 연구만을 하면서 끝냈던 것이 좋았을까?
선택해다오.”
정보행성 코아가 전해준 자신의 삶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뉘었다.
근원학파의 종주로서 황자 시절에 선택되어 대공동에서 수련을 하던 흑마도사가 첫 번째이다.
‘대수심의 정련된 마력으로 사상 최연소로 칠 써클이 된 흑마도사이자 근원학파의 종주.
그러나 하이엘프 제국과 대수림의 수호종족들과 생존을 건 투쟁을 벌여야 했다.’
다음은 진리를 만나 차원의 권능과 근원의 칭호, 팔 써클의 마도서를 받고 용병신이 된 차원의 마도신.
‘하이엘프 제국의 포위망을 뚫고 자유를 찾았으나 신족의 세상이란 함정에 다시 걸렸다.
상승불패(常勝不敗)의 전투신이란 명성을 가진 용병신이 되었으나 흑마도사와 초월자라는 출신 신분에 막혀서 최악최흉(最惡最凶)의 마도신이라 악명까지 가지게 되었다.’
용병신으로 불리는 곳은 언제나 다른 존재들이 포기한 최악의 전쟁터였다.
이기기 위해서는 최고로 흉악한 방법밖에 없었고 그래서 정식 신족이 되지 못한 채 여기저기로 떠돌게 되었다. 그러다가 지쳐서 고향으로 돌아와서 쉬려고 하는 순간 다음의 삶이 열렸다.
‘신계가 나를 끝장내려 했지.
용병신으로 쌓아온 무력과 경험으로 신계의 방해를 뚫고 신계에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나는 신계 주신이 되었지.
신족의 세계에서 승승장구하다가 또 다른 시련을 만난다.’
신계 주신이 된 차원의 마도신은 이제 지독한 전쟁터에만 불려 다니면서 쥐꼬리만 한 보상만 받는 천한 용병신이 아니었다.
위험도는 높지만 막대한 대가가 보장된 상위 존재들의 의뢰를 받을 수 있었고 그 결과 상급 창조신까지 순식간에 올라섰다.
‘그러다 십중심과 얽히고 결국 진리님까지 의뢰가 닿았다.
이계 부흥(異界 復興)을 대가로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의 이름을 받는다.’
그 외에도 자질구레한 것들이 많았지만 스스로 봉인한 이름을 다시 얻었다는 점이 컸다.
절대계 창조주 진리에게 직접 이름을 받다니 그런 영광도 드문 것이다.
‘막상 이계에 도착해보니 역시 완전히 망하기 직전이라서 고생이 많았다고 했지.
대충하는 시늉만 하려다가 생매장당할뻔하고 전 재산을 쏟아붓고 있다고 했다.
일이 워낙 크다 보니 상위 존재들의 개입도 만만치 않았어.’
절대계에서도 최고위 지배층이라 할만한 십중심인 회색의 절대자와 바람가 차원의 오리진이 의견충돌을 했다.
그 결투에 휘말려 들어서 신령만이 오백억 년 후로 떨어진 지금의 자신이 있었다.
‘초월자의 영웅신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
주우주 차원의 오리진이자 현세계 최강의 강자.
현세계에서 누구도 이길 수 없는 강자이기에 영원한 부귀영화가 보장된 존재.
그러나 복귀하지 않으면 진리님이 처분이 항상 잠복하고 있다.’
네 가지의 삶 중 단 하나도 완벽한 행복이 없었다.
장점도 있지만, 항상 목숨이 위협할 정도의 단점이 같이 따라다니는 삶이었다.
그리고 차원창세신 코아와 은하유성 아이언의 두 개의 삶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길목에서 묻는 것이다.
자신이 만들어낸 구현자의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최상의 선택을 하려는 ‘바벨의 동전탑’을 권능을 믿고서 말이다.
팅팅팅팅팅팅팅! 탁!
탁!
잠시 시간이 걸린 열 개의 동전이 일제히 회전하면서 흩어진다.
동전의 움직임을 뚫어지라 쳐다보는 아이언의 앞에서 네 갈래로 모여들었다.
네 개의 길에 각각 두 개의 동전들이 배치된다.
그리고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은 동전들이 아이언의 오른손과 왼손 앞에 대기한다.
그런 광경에 아이언은 실소했다.
“큭! 쿠쿡!”
그것은 쓴웃음이었다.
아이언은 양손으로 동전을 하나씩 쥐고서 조용히 되뇌었다.
“선택은 내 손과 마음에 쥐어졌는가?
내가 하기 나름이란 말이지.”
각각 두 개씩의 동전이 놓인 곳에 가까이 갈 때마다 손안에서 동전이 요동쳤지만, 펴보지는 않았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담도 내 몫이란 뜻인가?
푸하하하하하! 그래 이래야지!
이제야 나의 권능답다.
크하하하하하하!”
항상 이득이 되는 올바른 선택을 하게 해주는 흑염(黑炎)의 직감권능인 ‘언제나 동전의 앞면’에 대적하면서 보완하는 회색(灰色)의 직감권능 ‘바벨의 동전탑’의 등장이었다.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더 큰 이득을 노린다.
과정까지 확인하는 현자의 권능이구나.’
그리고 그 순간 먼 미래에서 차원의 오리진과 의견대립으로 대치하고 있던 회색의 절대자 사이안 이대는 환희에 젖어서 외쳤다.
“드디어 지긋지긋한 흑염의 직감권능과 대등한 현자의 권능을 얻었노라!
그런데….”
권능파악을 하고 나서 표정이 완전히 썩어들어간다는 표현을 할 정도로 시커멓게 변했다.
“현자들에게 철천지원수와 같은 흑염의 언제나 동전의 앞면의 열화 판이라고?
뭐야? 이름도 바벨의 동전탑?
자기희생을 첨부한 덕에 선택을 반복할수록 보상과 위험이 같이 증가하는 도박 같은 권능이잖아?”
하도 어이가 없어져서 일천조가 넘는 본신 신력과 마력이 용솟음치면서 미친 듯이 날뛴다.
차원창세신 코아조차 다섯 개가 한계였던 세계폭탄 코아가 자욱한 모래폭풍이 되어서 주변을 휘감았다.
“이 미친놈이 힘들여서 마련해준 귀중한 기회로 이따위 권능이나 만들어?
정보행성 코아는 막지 않고 도대체 뭐 하고 있는 거야?
너무 멀어서 당장 쫓아갈 수도 없잖아!
열이 확 받은 회색의 절대자 사이안 이대가 바람가 차원의 오리진에게 공격을 더 퍼부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돌아오기만 해봐라!
이번에는 이딴 허튼짓을 할 수 없게 목줄을 만들어 버린다.”
“무슨 말이에요?
갑자기 제대로 할 생각이 들었어요?
재미있는 일이면 같이 놀아요.”
절대계 서열 이위의 절대권능 ‘불가해의 팔시조(不可解의 八時調)’와 절대계 차원의 오리진으로서 회색의 절대자를 여유롭게 상대하고 있던 바람가의 혈족의 질문이었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자 중요인물이라서 짜증이 폭발한 이대 회색의 절대자는 일단 쏘아붙였다.
“넌 닥쳐!
영웅과 유머 타령은 그만하고 이제 철이나 들란 말이다.”
“카하하하하! 영원히 살려고 생각하면 철이 들면 안 된다니까요.”
자신이 돌아갈 미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는 아이언은 양손에 동전 하나씩을 들고서 끝없이 질문을 반복하고 있었다.
“아이언이 좋아? 코아가 좋아?”
가장 고생이 심했던 차원의 마도신과 근원학파의 종주는 이미 제외를 해버린 지 오래였다.
그렇게 아이언이 대기숙소에서 장래의 계획을 잡고 있을 동안 흑염 세력의 부활은 시작되고 있었다.
보그르르르르르!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들의 창조력은 절대계 최고 수준이다.
그들이 만들어낸 간이 신계에서 부활을 시작하는 흑염 세력의 표정을 극도로 열이 받아있었다.
현세계에서 신체를 새로 만들어서 백 분의 일로 힘을 줄이는 세계의 항상성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지만, 잠재력이 급락해 버린 것이다.
“빌어먹을! 이 꼴로는 현세계 창조신들과도 싸워도 아슬아슬하겠다.”
“으득! 영웅신으로서 저력을 거의 잃었어.”
투명한 수정 기둥 안에서 성인신으로 부활을 시작하는 흑염 세력들의 여기저기서 욕설이 흘러나온다.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들이 달라붙어서 최대한 조율을 하고 있지만 절대계와의 수준 차이를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다.
‘이제 아무리 강해져도 현세계 영웅신 미만 창조신 이상이다.’
‘큰일이군.’
아주 냉정하게 내린 결론이었다.
그리고 다시 절대계로 돌아가서 새로 만들어내지 않는 한 이 한계는 변하지 않았다.
부르르르르르르-!
강력한 생명력으로 가장 먼저 부활을 완료하고 있는 근원의 입에서 큰 목소리를 터져 나왔다.
“분명 신족의 영웅신들에 미치지 못하나 고위 창조신 이상의 전력이 오십 명이다.
절대로 절망할 수준의 전력이 아니다!”
신족의 최강의 영웅신 샤이니와 초월자의 영웅신 아이언을 보았기에 의기소침한 상태였다.
하지만 자신이 알기에는 다른 영웅신들이 저 두 명의 수준일 리가 없었다.
“우리도 영웅신이었다.
그들의 힘은 비정상적이다.
그 둘만 피하면 우리를 막을 존재는 거의 없다.”
점점 낮아지는 사기를 되살리기 위해서 필사적이었다.
잘못하면 이대로 흩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분산되면 끝장이다.
그럼 흑염의 절대자님의 구출은 고사하고 현세계에서 살아남는데 골몰해야 하는 처지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부지런히 투지를 되살리는데 어디선가 강렬한 투지가 담긴 외침이 터져 나왔다.
“복수다!
우리의 신체를 갈아버린 아이언에게 복수해야만 한다.”
“!!!”
그 말에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들의 표정이 딱딱해졌다.
차원권능의 발동속도가 빨라서 살았지 자신들도 잘못했으면 은하유성(銀河流星)이라는 광역 시공간 투기 폭풍에 갈려 나갈 뻔한 기억이 생생했기 때문이다.
‘그 괴물과 또 싸운다고?’
‘죽으려고 작정을 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