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gonslayer's Class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204
204화
‘1단계 제한 해제?’
눈앞에 메시지 창이 다시 떠올랐다.
[1단계 제한 해제로 바하무트의 두 번째 권능이 개방됩니다.] [권능 ‘그림자 지배’를 획득합니다.] [권능 ‘그림자 지배’의 영향으로 용족 스킬 ‘용아병’의 능력이 강화되어 스킬 등급이 상승합니다.] [용린갑, 용의 발톱, 용의 감각 스킬 등급이 전문가로 상승합니다.] [칭호 ‘용인’에 용안, 용의 위엄, 용린갑, 용의 발톱, 용의 감각 스킬이 결합됩니다.] [칭호 ‘용인’이 칭호 ‘용족’으로 변화합니다.] [칭호 ‘용족’의 영향으로 권능 용종 지배의 능력이 더 강화됩니다.] [용종 생물은 사용자에게 본능적인 두려움을 느끼며 복종의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칭호 ‘용족’의 영향으로 용족 스킬 개방에 필요한 카르마 수치가 20% 절감됩니다.] [칭호 ‘용족’의 영향으로 용족 스킬 등급 상승에 필요한 영력 수치가 절감됩니다.]지크는 메시지 창을 읽고 새롭게 얻은 권능과 강화된 능력들을 살폈다.
“권능 그림자 지배? 바하무트의 두 번째 권능이라니…… 그럼 봉인도가 더 낮아지면 다른 권능들도 획득할 수 있겠군.”
지크는 그림자 지배와 한계 돌파의 정보를 확인했다.
―패시브 스킬 정보―
한계 돌파: 한계에 이르렀을 때 잠재력을 깨우고 벽을 넘어설 수 있는 깨달음을 얻는다.
―권능 정보―
그림자 지배 : 그림자에 대한 지배력을 갖는다. 그림자와 접촉해 정보를 읽거나 속박할 수 있다.
“뭐?”
지크는 한계 돌파의 설명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한계에 이르렀을 때 깨달음을 주는 스킬이라는 건 듣도 보도 못한 능력이었다.
‘뭐 이런 스킬이 다 있어?’
만약 이 정보가 사실이라면 지크는 다른 사람보다 훨씬 쉽게 경지의 벽을 넘어설 수 있다는 뜻이었다.
한계에 이르는 건 노력과 의지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전생의 지크는 언제나 스스로를 한계 이상으로 몰아붙였다.
하지만 깨달음을 통해 그 한계의 벽을 넘어서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대박이다.”
한계를 밥 먹듯이 넘나드는 지크에게 이 스킬은 그 어떤 기연보다 더 가치가 있었다.
그가 그토록 고대하던 흑색 기사의 경지로 오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림자 지배는 써 봐야 정확히 알 것 같은데 지금 써 볼 수 없으니 아쉽네. 바하무트의 권능이니까 이것도 좋은 능력이겠지.”
그림자에 대한 지배력이 뭔지 사실 설명만 읽어서는 잘 와닿지 않았다.
용아병의 능력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아 영체와 연계가 되어 있는 능력인 듯싶었다.
능력을 모두 확인하니 지크의 눈앞에 다시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시험장의 구조가 변경됩니다.] [91층에서 98층의 시험에 상응하는 히든 스테이지로 이동합니다.] [난이도가 임의로 조정됨에 따라 히든 스테이지 통과 시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주어집니다.]세 번째 히든 스테이지로 이동하는 포탈이 열렸다.
‘이걸 통과하면 98층까지 돌파하는 셈이군.’
뒤집힌 탑의 끝이 거의 보였다.
지크는 한 번 숨을 고른 뒤, 포탈 안쪽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지크가 맞이하게 된 세 번째 히든 스테이지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풍경이었다.
“이게 뭐야?”
하늘은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검은색으로 이글거리는 두 개의 태양이 떠 있었다.
땅은 메마른 황무지에, 자라난 식물들은 모두 가시가 돋힌 줄기와 기괴한 생김새를 갖춘 채 꿈틀거렸다.
그때 아라타소가 탄성을 지르며 말했다.
[아니, 어떻게 마계로 온 거냐?]운철검을 인벤토리에서 꺼내지도 않았는데 아라타소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라타소 내 말 들리냐.”
[그래, 들린다.]영력이 강해지면서 아라타소와 더 자유롭게 소통하는 것이 가능해진 듯싶었다.
그와 동시에 아라타소 역시 운철검을 꺼내지 않아도, 외부 상황을 볼 수 있는 듯했다.
지크가 아라타소에게 다시 물었다.
“여기가 마계라고?”
아라타소의 말에 지크는 자신이 정화했던 아가멤논 성을 떠올렸다.
오랫동안 마기에 침식되어 환경이 변화한 아가멤논 성과 그 주변은 이와 비슷한 분위기였다.
‘그대로 뒀으면 미케네도 이렇게 됐을지 모르겠군.’
미케네가 눈앞에 펼쳐진 음침한 풍경으로 변할 뻔했다는 사실에 지크는 심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나저나 여기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지크는 중얼거리며, 지형지물을 탐색하기 위해 기괴한 모양의 덤불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덤불이 가시 돋힌 줄기를 뻗어 지크를 휘감으려 덤벼들었다.
지크는 바하무트를 꺼내 달려드는 덤불의 줄기를 잘라 냈다.
키에엑!
잘린 줄기에서 검은 피 같은 수액이 뚝뚝 떨어졌다.
지크는 검을 휘둘러 덤불 자체를 잘라 내기 시작했다.
끄르르륵!
식물이지만 식물이 아닌 듯 덤불은 피를 흘리며 죽었다.
바하무트에 묻은 검은 수액이 땅에 떨어지자 치이익 소리를 내며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마기에 침식된 땅이라서 그런 건가. 지독하네.”
그때 지크의 눈앞에 탑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히든 스테이지가 시작됩니다.] [성으로 가서 보스 마족을 물리치세요.] [스테이지 공략 성공 시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주어집니다.] [난이도 보정으로 스킬 제한 중 하나를 해제할 수 있습니다. 해제할 스킬을 고르세요.]“스킬을 하나 해제할 수 있다고? 난이도가 도대체 얼마나 어렵길래. 으음…….”
고민하던 지크는 무한 체력 스킬 제한을 해제하기로 했다.
[무한체력 스킬 제한을 해제합니다.]스킬 제한이 해제됨과 동시에 지크는 온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후우, 쇳덩이를 내려놓은 것 같은 느낌이네.”
무한 체력 스킬의 위력이 얼마나 컸는지를 새삼 느낀 지크였다.
무한 체력이 돌아온 지크는 헤르시온이나 영혼 봉쇄술을 좀 더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스킬 없이 본신의 힘으로 강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지금은 스테이지 공략이 먼저니까.”
지크는 비행 보법으로 빠르게 나무 위를 타고 올랐다.
촤라라락!
마기에 침식된 나무들이 줄기를 뻗어 지크를 붙잡으려 했다.
지크는 쫓아오는 나무 줄기들보다 더 빠르게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휘이이익!
공중 위로 뛰어오른 지크는 최대한 안력을 높여 순식간에 지형지물을 살폈다.
울창한 숲 너머에 가시덤불로 뒤덮인 성 하나가 보였다.
‘저기가 보스가 있는 곳인가.’
지크는 공중에서 내려오며 바하무트를 들고 자신을 휘감으려는 줄기들을 모두 쳐 냈다.
키에엑!
역시나 검은 수액을 뚝뚝 흘리며 나무가 비명을 질러 댔다.
지크는 나무에 검을 꽂은 채 미끄러지듯 내려왔다.
우드드득!
나무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쪼개졌다.
지크는 아랑곳하지 않고, 공중에서 본 성의 방향을 잡아 숲 안으로 들어갔다.
숲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에 나무줄기와 덤불들이 지크를 휘감으려 사방에서 쫓아왔다.
“귀찮은 놈들.”
지크는 벌레를 쫓듯이 바하무트를 휘둘러 줄기들을 쳐서 떨어뜨렸다.
그렇게 더 깊은 숲 안쪽으로 들어가자 곳곳에서 수상한 기척들이 느껴졌다.
‘뭐지?’
어느 순간 검은 그림자들이 나무와 나무 사이를 오가다가 순식간에 지크를 향해 달려들었다.
키에에에엑!
원숭이의 생김새를 닮은 마수들이 지크를 공격한 것이다.
휙!
지크가 뒤로 물러나며 마수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서걱!
지크는 최소한의 오러만을 사용해 바하무트를 휘두르며 사방팔방에서 달려드는 마수들을 단번에 베어 버렸다.
키에에엑!
바하무트에 베인 마수가 괴성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지크는 침착하게 앞으로 나가며 강파공진을 펼쳤다.
우우우웅!
강파공진의 파동에 도망가던 마수가 그대로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지크는 이전보다 훨씬 힘을 덜 쓰면서 마수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확실히 쓸데없는 동작들이 많이 줄어든 느낌인데.”
진정한 신검합일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증거였다.
지크는 마수들을 해치우며 더 깊은 숲 안으로 들어갔다.
숲으로 들어갈수록 공격해 오는 마수의 종류가 달라졌다.
이번에는 사자를 닮은 마수가 거대한 어금니를 드러내며 지크를 향해 달려들었다.
크허어어엉!
거대한 마수가 공격을 해 왔지만 이미 발록을 상대했던 지크였기에 이 정도 마수는 귀여운 고양이처럼 보였다.
휘릭!
지크가 환영보법으로 공격을 피한 뒤 마수의 옆구리를 향해 발경을 날렸다.
콰쾅!
크헝!
지크의 발경이 직격하자 마수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그는 그 틈을 노리고 검을 휘둘러 마수의 머리를 잘라 버렸다.
서걱―
머리가 베인 마수가 검은 재가 되어 흩어졌다.
마수가 사라진 자리에는 발록들처럼 마력석이 떨어져 있었다. 지크는 그것들을 주워서 인벤토리에 넣었다.
‘급할 때 쓸 수 있겠어.’
성으로 다가갈수록 더 몸집이 크고 강한 마수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어느 순간, 지크 앞에 머리가 세 개 달린 바실리스크 만한 헬하운드가 이빨을 드러내며 덤벼들었다.
크르르르르!
그러자 운철검 속에 봉인된 아라타소가 깜짝 놀랐다.
[와, 켈베로스잖아. 요즘 마계에서는 보기 힘든 건데.]“아는 마수냐?”
[한때 고위급 마족들이 많이 키우던 마수지. 마수치고는 주인을 잘 따르는 습성이 있어서 영역을 지키기 안성맞춤이거든.]크르르르르!
켈베로스가 톱날 같은 이를 드러내며 지크를 향해 달려들었다.
카아아악!
지크가 검을 들고 켈베로스의 이빨을 후려쳤다.
콰드드득!
켈베로스의 왼쪽 머리의 이빨이 우수수 부서졌다.
깨갱!
당황한 마수가 뒤로 물러났다.
잠시 후, 녀석의 깨진 이빨이 다시 자라나기 시작했다.
지크의 검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낀 켈베로스가 입을 쩍 벌렸다.
세 개의 입에서 검은 불꽃이 일었다.
콰콰콰콰!
지크를 향해 켈베로스가 검은 불꽃을 쏟아 냈다.
화르르르륵!
발록 챔피언인 폭군이 쏟아 낸 것보다는 위력이 못 했지만, 마기의 불꽃은 조금만 방심해도 온몸을 다 태울 만큼 위험했다.
그걸 아는 지크는 환영보법으로 빠르게 물러나 켈베로스의 불꽃을 피했다.
그러고는 강하게 진각을 밟아 강파공진을 퍼뜨렸다.
우우우우웅!
파동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불타오르던 검은 불꽃이 사그라졌다.
지크는 곧장 불꽃 사이를 넘어서 켈베로스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무한연환결이 발동되며 태양 검술과 황금 검술의 연속 공격이 펼쳐졌다.
크르릉!
켈베로스가 뒤로 물러나며 지크의 검격을 피하려 했다.
하지만 지크는 순간의 틈을 놓치지 않았다.
우우우웅!
강하게 검명이 울림과 동시에 지크가 용살법의 기수식을 취했다.
그의 검에서 이전보다 훨씬 선명한 오러 블레이드가 피어올랐다.
용살법 참룡검결식
3장 2절
반월 날리기
바하무트가 켈베로스를 향해 반월을 쏟아 냈다.
파파파파팟!
선명한 반월이 켈베로스를 향해 날아갔다.
켈베로스가 이에 맞서듯 검격을 향해 검은 불꽃을 쏟아 냈다.
콰콰콰콰콰!
하지만 지크가 만들어 낸 반월의 검격은 불꽃을 가르며 켈베로스에게 나아갔다.
서걱―
반월이 궤도를 그리며 켈베로스의 머리 세 개를 모두 잘라 버렸다.
쿵! 쿵! 쿵!
켈베로스의 머리가 땅에 떨어졌다.
쿠구궁!
몸마저 바닥에 넘어간 켈베로스는 서서히 검은 재가 되어 흩어졌다.
그 자리에는 켈베로스의 마력석과 이빨이 남아 있었다.
“켈베로스의 이빨이라. 리치몬드가 좋아하겠군.”
부산물을 꼼꼼하게 잘 챙긴 후 다시 나아가려던 지크는 성이 가까워졌음을 느꼈다.
그때 지크는 숲 저편에서 누군가가 싸우고 있는 소리를 들었다.
‘싸우는 소리? 마수끼리 싸움이라도 붙은 건가.’
혼신기로 ‘은(隱)’의 의지를 불러낸 지크는 몸을 숨긴 채 소리가 나는 쪽을 살폈다.
놀랍게도 그곳에는 지크 말고 다른 인간이 있었다.
“와 봐라, 이놈들아!”
처음 보는 모양의 갑주를 입은 기사는 놀랍게도 그물과 마치 작살을 닮은 창을 들고 마수들과 싸우고 있었다.
기사가 그물을 펼쳐 마수를 붙잡은 뒤 창으로 찔러서 곧바로 숨통을 끊어 놓았다.
미노타우로스를 닮은 마수들이 기사의 그물에 걸릴까 두려워하며 더 다가가지 못하고 주춤주춤 간격만 벌리고 있었다.
지크는 독특한 기술을 쓰는 기사를 보며 불현듯 뭔가가 떠올랐다.
‘저 기사는 설마?’
저런 독특한 방식으로 싸우는 기사는 지크가 알기로는 단 한 명뿐이었다.
‘시계탑의 기사 중 일인인 어부의 기사, 레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