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gonslayer's Class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616
616화
콰콰콰콰콰!
거대한 충격음과 함께 양탄자가 방어막을 뚫고 아틀란티스의 중앙 도시로 들어왔다.
“으으윽!”
온몸을 두들겨 맞은 듯한 충격에 나부가 허리를 두드리며 몸을 일으켰다.
“아이고 삭신이야. 이게 뭐냐 도대체. 내가 뭔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러고 있는지 원.”
나부의 넋두리를 뒤로한 지크가 나이젤 쪽으로 다가갔다.
“괜찮으십니까, 스승님.”
지크의 완전 회복으로 몸을 회복시켰다고는 하나 영혼의 손상까지는 지크의 힘으로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소멸의 위험까지 안고서 봉인을 풀고 무리를 했던 나이젤이었기에 지크 역시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나이젤은 살짝 창백해진 얼굴이었지만 이내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괜찮다. 그런데 여긴…….”
방어막을 뚫고 들어온 아틀란티스의 중앙 도시는 바깥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마치 먹구름이 낀 듯 하늘이 온통 흐리고 어두웠으며, 빛이 전혀 내리쬐지 않고 있었다.
주변의 건물들도 모두 무너져 내려 있거나, 검은 곰팡이들이 번져 있었고, 사방에는 기괴한 이끼들과 덩쿨이 잔뜩 자라나 벽을 뒤덮고 있었다.
나부 역시 그 광경을 보고 입을 쩍 벌렸다.
“와, 이게 뭐야. 바깥하고는 완전히 다르잖아.”
지크는 몸을 숙여 땅과 자라난 풀들을 만져 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과 비슷한 곳을 본 적이 있습니다.”
나부가 지크의 말에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여기랑 비슷한 곳? 어디?”
“과거의 기억을 들여다본 것이긴 하지만…… 또 다른 사자의 서가 숨겨져 있는 암흑해 너머의 대륙. 그곳도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지크의 말에 나이젤이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사자의 서에서 흘러나온 힘이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쳤다는 소리로구나.”
그 말에 나부가 입을 쩍 벌렸다.
“봉인된 책에서, 그것도 반절로 갈라져 있는데 이 정도의 힘이 새어 나온다고?”
지크가 나부를 보며 말했다.
“이곳보다 암흑해 너머의 대륙은 더 심한 상태였습니다. 모습이 기괴한 것뿐만 아니라 사방에…….”
카아아아아!
지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저 멀리서 괴성이 울려 퍼졌다.
그가 괴성이 울려 퍼진 곳을 보며 말을 이었다.
“저렇게 마기에 영향을 받은 마수들이 곳곳에 깔려 있었습니다.”
지크는 자리에서 일어나 검을 치켜들고 말했다.
“경계 태세를 갖추고 한시라도 빨리 사자의 서가 봉인되어 있는 중앙으로 가야 합니다. 바론이 어디까지 접근했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지크의 말에 나이젤 역시 검을 뽑아 들고 고개를 끄덕였다.
세 사람은 경계 태세를 갖추고 그 즉시 도시 중앙으로 향했다.
지크가 가장 앞에 서고, 가운데에 나부가, 맨 뒤에는 나이젤이 섰다.
그렇게 반쯤은 허물어진 건물 사이를 가고 있을 때였다.
저편에서 뭔가가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크르르르르―
들개와 비슷하게 생긴 마수가 지크 일행을 향해 이빨을 드러내며 다가왔다.
마수가 그들을 노려보며 입을 벌리는데, 위아래가 아닌, 네 방향으로 갈라져 찢어지는 것이 꽤나 위협적으로 보였다.
그런데 그런 마수가 한두 마리가 아닌 수십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크가 마수들을 향해 검을 겨누며 말했다.
“제가 놈들을 상대하는 동안 두 분은 뒤에서 엄호해 주십시오.”
동시에 지크가 앞으로 튀어 나가며 가장 앞에 있는 마수를 향해 검격을 날렸다.
콰콰콰콰!
찬란한 빛의 힘이 깃든 검격이 마수를 몸통에 직격했다.
카아아악!
빛의 힘에 휩싸인 마수가 역겨운 체액을 질질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고, 지크는 그림자를 늘려 쓰러진 마수를 단숨에 휘감았다.
스스스스슥―
쓰러진 마수를 흡수한 지크는 카르마 포인트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 입꼬리를 끌어당겼다.
“좋아, 안 그래도 포인트가 좀 필요했는데. 잘됐군. 와 봐라.”
크르르르르―
마수들이 지크를 향해 입을 쩌억 벌리며 날카로운 이빨을 들이밀고 독침이 있는 혀를 내밀어 날름거렸다.
이를 본 나부가 치를 떨며 소리쳤다.
“으으윽, 내가 마수를 한두 해 본 것도 아닌데 쟤는 너무 흉물스럽다!”
그는 짜증스럽게 말하고는 언령으로 빛의 화살을 불러내 공중에 둥둥 띄웠다.
그 뒤에서 나이젤은 주워 온 오리하르콘 조각들을 꺼내서 혼신기의 힘을 불어넣었다.
마수들이 그들을 노려보다가 사방에서 달려들었다.
카아아악!
먼저 나부가 놈들을 향해 빛의 화살을 날렸다.
파바바바바박!
수십 발의 화살이 마수들의 몸에 정확히 꽂혔다.
케에에엑!
빛의 화살에 맞은 마수들이 뒤로 밀려났다.
그때 뒤에서 나이젤이 곧장 혼신기를 담은 오리하르콘 조각을 빠르게 던졌다.
콰콰콰콰콰!
사방으로 오리하르콘 조각이 뻗어 나가면서 뒤로 물러난 마수들의 몸을 관통하고 지나갔다.
콰드드드득!
오리하르콘 조각에 꿰뚫린 마수들의 사지가 조각나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때마침 지크의 그림자가 다가와 죽은 마수들의 몸체를 모두 흡수했다.
마수들을 흡수하고서 얻은 카르마 포인트의 수치가 상당했다.
‘사자의 서에서 흘러나온 마왕의 힘을 직접 받은 놈들이라 그런가. 카르마 포인트가 상당히 높군.’
바론을 비롯해 아서 드레이커의 수하들이 뒤틀린 인과율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된 이상 카르마 포인트를 많이 보유할수록 원활하게 대처할 수 있었으니, 지크로선 좋은 일이었다.
‘단숨에 쓸어버린다.’
지크는 다시 한 번 몰려오는 마수들을 보며 나이젤이 흩뿌려 놓은 오리하르콘 조각을 향해 손을 뻗었다.
우우우웅!
오리하르콘 조각들이 지크의 기운에 반응하며 공중으로 떠오르더니 이내 맹렬하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지크가 조각들을 향해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자 회전하던 조각들이 거칠게 공중을 날아다니며 마수들의 몸을 관통해 녀석들을 육편으로 만들어 버렸다.
케에에에엑!
단단하면서도 체액으로 미끌거리는 마수의 몸체는 일반적인 공격으로는 흠집조차 내기 힘들었다.
하지만 지크의 힘이 실린 오리하르콘 조각은 어려움 없이 마수들의 몸체를 금세 다짐육처럼 갈기갈기 찢었다.
츠츠츠츠―
순식간에 초토화된 마수들이 지크의 그림자 속으로 스며들었다.
지크는 대량의 카르마 포인트를 획득하고서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그가 나부와 나이젤을 향해 손짓했다.
“중심부로 갈수록 더 강력한 마수가 나타날 겁니다. 조심하십시오.”
나부와 나이젤은 긴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지크의 뒤를 따랐다.
지크의 예상대로 중심부로 갈수록 더 흉측하고, 강력한 힘을 지닌 마수들이 나타났다.
그들이 내뿜는 응축된 마기에 숨을 쉬는 것조차 불편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강력한 마기를 품은 마수들조차 지크 앞에서는 좋은 포인트 제공자일 뿐이었다.
쿵!
원인을 닮은 마수가 지크의 검격에 맞고 바닥에 쓰러졌다.
어김없이 지크의 그림자가 마수의 육신을 게걸스럽게 삼켰다.
응축된 마기를 가득 품고 있는 마수이니만큼 대량의 카르마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었다.
덤벼드는 마수를 해치우며 앞으로 나아가다 보니 어느새 아틀란티스의 중심부에 도달할 수 있었다.
나부가 손가락으로 중심부에 서 있는 건물을 가리켰다.
“저기에 사자의 서가 있는 건가?”
그가 가리킨 곳에는 놀랍게도 신전이 서 있었다.
다만 일반적인 신전과 달리 뾰족한 첨탑으로 이루어진 석조 건물이었다.
그들이 여태껏 봐 왔던 신전과는 전혀 다른 형태였기에 낯설기도 했고 짐짓 위압감이 느껴졌다.
그런데 그때였다.
【어서 오라. 새로운 왕이여.】
다시 그들의 귓가에 아까 들었던 목소리가 울렸다.
나부가 이 목소리를 듣고 눈을 크게 떴다.
“들었지? 너네들도. 오라 어쩌고 하는 소리 말이야.”
지크가 나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저곳에 사자의 서가 봉인되어 있는 게 맞는 것 같군요.”
그는 검을 들고 천천히 신전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가 신전 쪽으로 가까이 다가선 순간이었다.
파지지지직!
마력으로 이루어진 전격이 지크의 앞에서 튀어 오르며 그가 다가오는 것을 막았다.
동시에 지크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최고 등급의 보안 시스템이 해당 영역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인증 키를 갖고 있지 않을 경우 출입이 거부됩니다.]지크는 메시지를 보고 잠깐 생각하다가 시스템에게 말했다.
‘내가 가진 르뤼에의 통제권으로 보안을 해제해 줘.’
그러자 시스템이 지크의 명령에 따라 시도해 보는 듯 잠잠하더니 이내 다시 메시지를 띄웠다.
[심연의 도시 르뤼에의 통제권은 보안 구역의 출입 인증 키를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수장이 지니고 있던 르뤼에의 통제 권한과 이 보안 구역의 관리 시스템은 별개로 작동하는 듯싶었다.
지크는 잠시 고민하다가 다시 시스템에게 말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칭호와 권능을 이용해서 보안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지 확인해 봐.’
시스템은 지크의 명령에 따라 다시 침묵하며 보안 시스템에 접속했다.
잠시 후였다.
[경고. 해당 시스템에서 불법 침투를 감지하고 보호 프로그램을 가동하였습니다.] [해당 영역을 수호하는 가디언이 소환됩니다.]지크는 시스템의 경고 메시지를 보고 당황했다.
‘어떻게 만들어진 시스템이길래 카발라 시스템으로도 접속이 안 되는 거지?’
지크가 당황하며 뒤로 물러나는 그때, 신전 앞에 마법진이 소환되며 가디언이 모습을 드러냈다.
우우우우웅!
가디언이 강력한 기운을 내뿜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쿵! 쿵! 쿵!
소환된 가디언은 다름 아닌 거대한 크기의 골렘이었다.
오 미터는 훌쩍 넘는 크기에 머리는 사자의 형상을 한 투구를 쓰고 있었는데, 한 손에는 묵직한 몽둥이를 들고, 등 뒤에는 장궁을 차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그 골렘이 찬란한 빛을 내는 은색 금속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었다.
지크는 골렘을 가만히 보다가 그 금속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오리하르콘 골렘?”
거대한 골렘을 무려 오리하르콘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지크의 오리하르콘 헤르시온 역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물이었는데, 심지어 통짜 오리하르콘으로 된 골렘이 존재한다니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심상치 않은 위용을 내뿜으며 신전 앞을 가로막는 골렘의 모습에 지크 역시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때 뒤에 있던 나부가 탄성을 내지르며 소리쳤다.
“뭐, 뭐야 설마 저거…… 헤라클레스, 진짜 헤라클레스야?”
나부가 놀라며 앞으로 다가섰다.
그러고는 흥분하며 외쳐 댔다.
“미친! 전설 속의 아틀란티스가 당시 초고도 문명으로 최강의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저 오리하르콘 골렘인 헤라클레스 때문이었다고!”
책을 소환해 헤라클레스의 상상도를 펼치며 진짜와 비교해 본 나부가 탄성을 내질렀다.
“맙소사! 전설보다 실제는 더 장난 아니잖아? 책에서는 분명 오리하르콘 도금 혹은 비슷한 발음을 가진 다른 금속일 것이라 예측했는데. 아니야! 저건 진짜 통짜로 오리하르콘을 죄다 써서 만든 거라고! 와, 아틀란티스 사람들 완전 골 때리네!”
현자답게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는 것에 나부는 방방 뛰며 흥분했다.
그런데 그때 헤라클레스라 불리는 골렘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끼기긱!
그가 쥐고 있던 몽둥이를 내려놓더니 등 뒤에 차고 있던 장궁을 꺼냈다.
그러고는 장궁을 힘껏 잡아당기며 조준을 시작했다.
그러자 아무것도 없던 빈 활에 마력이 집중됐다.
우우우우웅!
순식간에 마력이 응축되어 화살이 생겨났다.
이른 본 나부가 다시 흥분했다.
“헤라클레스의 화살! 저걸로 도시를 침공한 침략자들을 모두 대패시켰다고……!”
순간 헤라클레스의 활에서 섬광이 번뜩였다.
콰콰콰콰콰!
빛의 화살이 공중으로 높이 치솟아 오르더니 곧 방향을 선회해 지크 일행이 있는 곳으로 낙하했다.
나부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비명을 내질렀다.
“끄아악! 그렇다고 해서 이걸 직접 맞고 싶다는 소리는 아니었다고!”
비명이 끝나기도 전에 빛의 화살이 내리꽂히며 폭발이 일어났다.
콰콰콰쾅!
거대한 폭음과 함께 주변이 완전히 초토화됐다.
자욱하게 일어난 먼지구름이 가라앉자 그 사이로 검은 그림자로 만들어진 구형 보호막이 나타났다.
지크가 섀도우 아머를 펼쳐 헤라클레스의 화살을 막아 낸 것이었다.
이를 본 헤라클레스가 다시 활시위를 당기려 했다.
그러자 지크가 고개를 내저으며 들고 있던 레바테인을 창의 형태로 바꿨다.
“두 번이나 맞아 줄 만큼 호인은 아니야!”
동시에 그가 창으로 변한 레바테인을 헤라클레스에게로 내던졌다.
콰콰콰콰콰콰!
거대한 폭음과 함께 레바테인이 대기를 가르며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