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rcist and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273
273
#2년 후 (1)
태수는 하람을 파괴한 후 숙희가 가지고 있던 설을 자신의 목에 걸어서 지니고 다녔다. 기본적으로 설은 파괴할 수가 없는 물건이기에 영능력을 가진 누군가가 계속 몸에 지닌 채 봉인을 유지하는 방법이 가장 최선이었다.
설을 손에 넣은 날, 세상에 닥칠 뻔한 재앙은 막았지만 경찰의 피해는 예상보다 컸다.
경찰청장 박철운과 경찰 특공대원들 40여 명이 사망했고 EMP 수사대장 강일훈은 현재까지도 병원에 입원한 채로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그나마 오인하 팀장을 비롯한 EMP 수사대원들은 테이저건과 그동안 영적인 사건을 처리한 경험 덕분에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
하람을 파괴한 후 세상엔 심령 사건이 눈에 띄게 줄었고 대한민국에서는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덕분에 태수가 진행하던 는 2년 전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프로그램이 폐지됐다.
물론 방송은 이 세상에 다시 귀기가 밀려들고 영적인 사건들이 나타난다면 언제든 다시 부활시키겠다는 조건이 들어가 있었다.
태수는 그동안 학교를 졸업했고 넷플릭트와 계약한 다섯 편의 드라마를 모두 연출했다. 다섯 편 모두 넷플릭트 드라마 조회 순위 상위권에 진입하면서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전 세계 넷플릭트 시청자들에게 인정받았다.
전 세계 넷플릭트 시청자들에게 ‘장태수’라는 이름은 이제 신작이 나오면 일부러 찾아봐야 할 정도로 신뢰를 주는 젊은 영화감독으로 각인이 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지게 됐다.
넷플릭트에서 드라마를 비롯해 영화까지 포함하는 추가적인 계약을 제안했지만 태수는 당분간 영화 제작자의 길을 걷기 위해 제안을 거절했다.
지난 2년 동안 태수는 영화 제작자로 모두 네 편의 영화를 제작했고 모두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손익분기점이 80만 명인 신호철의 은 최종 스코어가 극장 관객 250만 명을 동원하면서 중박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신호철의 이 성공하자 제작사 고스트라인으로 시나리오들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태수의 영화사 고스트라인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시나리오에 부족한 점이 있을 경우 시나리오 작가를 붙여서 수정하는 게 아니라 영화사 대표인 태수가 직접 각색한다는 점이다.
덕분에 아이디어가 좋고 가능성은 있지만 적당한 주인을 찾지 못해 몇 년 동안 충무로를 떠돌아다니던 시나리오가 태수의 손에서 보석으로 재탄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제작사 고스트라인은 공포 영화 전문 제작사이기 때문에 그동안 제작한 영화들도 모두 공포 영화였다.
특히 퇴마를 소재로 한 공포 영화 은 극장 최종 관객 수 720만 명을 동원하면서 국내 공포 영화의 신기록을 세웠다.
연이은 영화의 흥행 덕분에 태수는 제작사를 강남으로 옮겼고 벽면 하나가 유리창으로 이루어진 제작사 대표실에 앉아서 강남 거리의 활기찬 모습을 내려다볼 수가 있었다.
강남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변화가 빠르고 다양한 에너지가 모이는 곳이기에 거리 풍경을 보고 있으면 영감이 떠오를 때가 많다.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태수는 귀기의 도움을 받지 않고 완벽하게 혼자 힘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 연출을 했다.
이번에 태수가 직접 연출할 영화의 시나리오인 역시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만 쓴 시나리오였다.
굳이 예지 영상을 떠올리지 않아도 시나리오가 어떻게 영상으로 구현이 될지 저절로 머리에 떠오른 데다 예지 영상을 보면 오히려 맥이 빠지고 작업하는 재미가 떨어졌다.
영화 는 지금 태수의 목에 걸려 있는 설희의 피리, 설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설에 봉인되어 있는 설희는 눈 속에서 사람들을 홀려서 잡아먹는 요괴로 알려져 있는데, 그 요괴 캐릭터를 떠올리는 순간 근사한 영화적인 아이디어가 생각이 난 것이다.
며칠 후면 촬영에 들어갈 는 태수의 실질적인 첫 극장 영화 연출 데뷔작이자 고스트라인의 첫 번째 해외 진출 작품이 될 예정이었다.
는 위브라더스의 제안으로 기획 초기부터 국내와 할리우드에서 동시개봉을 목표로 추진하는 글로벌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할리우드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는 모두 국내에서 흥행을 한 작품들이었기에 국내와 할리우드 동시 개봉을 추진하는 경우는 이번에 태수가 처음이었다.
그동안 할리우드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들은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문화적 이질감 외에 배급 마케팅을 진행하는 회사가 메이저가 아니라는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영화 는 문화적 이질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공포 장르인 데다 동양의 요괴 이야기라는 스토리 라인이 외국 관객들에게 충분히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소재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투자 배급사도 위브라더스라서 할리우드 현지에서 배급과 프로모션을 하는 데 유리한 점이 있었고, 할리우드에 장태수 감독을 알고 있는 팬들이 많다는 점도 이번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만든 이유였다.
덕분에 는 현재 충무로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핫한 영화였고, 순제작비만 100억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커서 촬영에 들어가기 전 체크할 사항도 다른 영화보다 월등히 많았다.
설녀는 일본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하는 영화였다.
촬영지를 일본으로 선택한 이유는 ‘설녀’라는 소재의 특성상 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눈 장면 촬영을 위해 뉴질랜드와 홋카이도를 후보에 올리고 고민했지만 동양적인 아기자기한 느낌의 분위기가 나기를 바라는 태수의 의견에 따라 홋카이도가 최종 촬영지로 선정됐다.
의 남자 주인공인 이영수 역할에는 여러 톱스타의 경쟁을 뚫고 강동운이 캐스팅했다.
태수가 강동운을 캐스팅한 이유는 인기와 연기력을 모두 갖춘 최고의 배우이기도 하지만 한국의 남자 배우 중에서 유일하게 신비로운 느낌을 간직한 배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강동운의 이미지는 잔혹 동화 같은 설녀의 이미지와 잘 어울렸다.
영화 에서 가장 중요한 배역이라고 할 수 있는 설녀, 서예인 역할에는 충무로의 내로라하는 톱 배우들이 서로 배역을 맡겠다고 연락을 해 올 정도로 경쟁이 뜨거웠다.
하지만 태수는 설녀 역에 일찌감치 송현주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태수는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설녀 역할에는 당연히 송현주라고 생각하면서 시나리오를 썼다.
송현주는 현재 충무로에서 캐스팅 1순위로 떠오를 정도로 가장 핫한 여배우였다.
길거리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가 누구냐고 물으면 절반 이상이 송현주라고 답할 정도로 지난 2년 사이 송현주의 위상이 달라졌다.
송현주가 일약 톱스타로 올라선 계기는 태수가 처음으로 연출했던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넷플릭트 드라마를 연출할 때 태수가 마지막 작품으로 를 60분 드라마로 다시 만들었는데 그 주인공으로 송현주를 다시 캐스팅했던 것이다.
드라마 가 넷플릭트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송현주도 자연스럽게 주목을 받았다.
원래 에서 귀신 역할을 맡았을 때도 좋은 연기를 보였지만, 넷플릭트 드라마에서 송현주의 귀신 연기는 한층 안정된 연기력과 아름다워진 미모를 선보여 외국 시청자들한테 신비롭고 아름다운 동양 미인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덕분에 송현주는 할리우드 영화에도 조연급으로 출연을 했고 이후 관객 800만 명을 동원한 김지훈 감독의 스릴러 에서 황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면서 일약 톱스타의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
현재 제작되는 거의 모든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송현주를 모셔가기 위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었고 당연히 광고에서도 가장 핫한 스타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는 중이었다.
중요한 건 그런 송현주가 작년에 소속사와의 계약이 끝난 후 태수와 창호가 공동대표로 있는 네오엔터테인먼트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이다.
똑똑똑.
방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에 태수가 대답했다.
“네, 들어오세요.”
방문이 빠끔하게 열리며 송현주가 고개를 들이밀고 물었다.
“혼자 있어요?”
“응, 혼자야. 들어와.”
송현주가 대표실로 들어와서 소파에 털썩 주저앉더니 퉁명스럽게 태수를 불렀다.
“대표님!”
송현주는 회사에서는 태수를 대표님으로, 영화 촬영 현장에서는 감독님으로, 사석에서 만날 때는 예전처럼 편하게 오빠라고 불렀다.
송현주의 표정을 본 태수가 미리 방어막을 치면서 말했다.
“표정 보니까 무슨 소리 할지 괜히 겁나는데?”
“소속사 연예인 너무 빡세게 돌리는 거 아니에요? 아침부터 지금까지 광고 두 개, 인터뷰 하나, 저녁에는 드라마 촬영까지 있다고요.”
송현주의 스케줄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게 없고 참견을 하지도 않지만 태수는 짐짓 놀라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진짜야? 우씨, 창호 형한테 얘기해야겠네. 널 힘들게 하는 거 보면 요즘 나한테 불만이 많은 모양이네.”
창호는 송현주와 태수의 비밀스러운 관계를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태수의 말에 송현주가 눈을 흘겼다.
“오빠한테 불만이 있는데 왜 절 힘들게 해요?”
“창호 형은 널 힘들게 하면 내 마음이 아프다는 걸 아니까.”
그제야 송현주의 얼굴에 배시시 미소가 떠올랐다.
“치이, 그런 게 어딨어.”
태수가 커피를 두 잔 내려서 송현주 옆에 나란히 앉으며 말했다. 이전과는 달리 진지한 목소리였다.
“정말로 힘들면 얘기해. 내가 창호 형한테 얘기해서…….”
“아니에요, 그냥 해 본 소리예요. 솔직히 지금처럼 불러 주는 사람이 많은 게 얼마나 행복한 건데. 열심히 해야죠.”
“그래도 스케줄이 너무 빡빡하면 사람이 너무 기계적이 되지 않나? 그건 안 좋은 건데.”
“그렇긴 해요, 광고나 드라마는 거의 기계처럼 연기를 하니까 계속 에너지를 소비하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래도 괜찮아요. 설녀가 있으니까.”
송현주가 기지개를 켜면서 말했다.
“아…… 빨리 홋카이도 눈 속으로 날아가서 설녀 촬영 들어가고 싶다. 나 요즘 설녀 생각만 하면 설레서 잠도 못자는 거 있죠. 설녀는 내가 항상 꿈꾸던 그런 캐릭터예요.”
사실은 태수도 송현주 못지않게 마음이 설렜다. 송현주가 긴 머리를 휘날리며 서늘한 눈빛의 설녀가 되어 눈 속에 서 있는 모습을 어서 보고 싶었던 것이다.
* * *
크랭크인.
파우더처럼 고운 눈이 무릎 깊이까지 쌓여 있는 홋카이도 다이세쓰 국립공원.
영화 의 오프닝 촬영을 위해 80여 명의 스태프와 배우들이 현장에 집결했다.
사실 이번 설녀의 주연은 강동운과 송현주지만 가장 중요한 출연자는 따로 있었다.
바로 CG로 만들어질 ‘설녀요괴’였다.
태수는 설녀요괴를 얼굴은 여자의 얼굴인데 형태는 날다람쥐와 북극곰의 중간쯤 되는 괴수의 모습으로 상상했다. 즉, 사람을 잡아먹을 때는 괴수로 변하고 평소엔 아름다운 여자 서예인으로 변하는 것이다.
따라서 설녀요괴는 서예인이라는 여자와 괴수의 두 가지 인격을 가진 캐릭터였다. 작품 속에서 서예인은 설녀요괴에게 남자를 유혹해서 갖다 바치는 역할을 하는 여자이다.
스태프들이 눈 속에서 벌어질 액션 씬 촬영을 위해 크레인과 드론, 스테디캠 등의 장비를 설치하느라 고생을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무릎까지 빠지는 눈 속에서 촬영을 하려다 보니 힘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태수는 오프닝 장면에 잠깐 등장해서 설녀요괴에게 죽임을 당하는 ‘남자1’의 역할을 맡은 김찬과 촬영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처음에 ‘남자1’은 일반 연기자를 캐스팅할 예정이었다. 근데 마침 천상천하의 리더이자 에서 강혁의 라이벌로 출연해서 태수와 친분을 맺은 김찬한테서 연락이 온 것이다.
김찬과는 박보윤과 함께 가끔 만나서 술도 마시는 가까운 친구 사이로 발전을 했다.
김찬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오프닝 촬영일에 일본에서 천상천하의 콘서트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태수가 덜컥 카메오로 출연해 달라고 매달리면서 김찬의 코가 꿰이고 만 것이다.
태수는 김찬과 함께 시나리오를 보면서 설녀요괴가 남자1을 쫓아가는 장면의 동선과 카메라 앵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아무래도 보이지 않는 설녀요괴가 눈앞에 있다고 상상을 하면서 연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쉬운 연기가 아니었다.
송현주는 오늘 촬영이 없는데 현장에 나와서 스태프들과 장난을 치며 일부러 분위기를 띄웠다.
김찬이 적당히 눈발이 휘날리는 설원 위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위치했고 마침내 의 첫 촬영이 시작됐다.
연출부 막내의 우렁찬 외침이 하얀 설원을 쓸고 지나갔다.
“슛 들어갑니다!”
“카메라 롤! 씬 1-1!”
태수가 모니터를 보고 있다가 확성기를 들고 외쳤다.
“레디…… 액션!”
드론이 파란 겨울 하늘을 날아가며 부감으로 촬영을 시작하자 눈발이 휘날리는 드넓은 설원이 하나 가득 모니터에 들어왔다.
그리고 아래쪽으로 설원을 가로지르며 달리는 한 남자의 모습이 아득하게 보였다.
남자1의 역할을 맡은 김찬이었다.
김찬이 헉헉거리고 숨을 몰아쉬며 눈을 헤치며 달리고 있었다.
드론 세 대와 스테디캠을 장착한 카메라가 그런 김찬을 쫓아가며 촬영을 했다.
카메라에 비친 김찬의 얼굴은 그냥 달리는 게 아니라 뭔가로부터 도망치는 것처럼 공포가 가득하고 쉼 없이 뒤를 돌아보는 두 눈은 겁에 질려 있었다.
김찬이 눈 위에 쓰러졌다가 얼른 다시 일어나서 계속해서 달린다.
그때 어디선가 메아리처럼 야수의 울음 같은 괴이한 소리가 들려온다.
키이이이익~!
오디오에 소리를 녹음해서 들려준 소리인데, 설원에서 그 소리가 들려오자 정말로 어딘가에 요괴가 있는 것 같은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요괴의 소리에 김찬이 멈춰 서서 동공이 튀어나올 것 같은 얼굴로 천천히 주위를 살핀다.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발 때문에 주위가 뿌옇게 흐리고 시야가 극도로 좁다.
태수는 모니터에 하나 가득 잡힌 김찬의 연기를 보면서 미소를 머금었다. 이후로 김찬의 연기력이 일취월장했다는 걸 알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찬의 천상천하가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보이 그룹이라서 영화가 개봉되면 일본에서의 흥행에 꽤나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공포에 사로잡혀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김찬의 뒤쪽 설원에서 허공으로 솟구쳐 날아오르는 하얀빛의 뭔가가 있다.
이 장면에서는 아직 설녀요괴의 명확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카메라는 정말로 괴수가 있는 것처럼 무빙과 앵글을 잡았고 김찬도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뒤를 돌아본다.
그때 처음으로 설녀요괴의 모습이 화면에 등장한다.
설녀요괴는 마치 하얀 하늘다람쥐(크기는 북극곰 정도)처럼 날개와 비슷한 비막(飛膜)을 가지고 허공을 가로지르며 김찬 쪽으로 날아오다가 설원 아래로 착지하며 사라진다.
김찬이 놀라서 다시 돌아보면 설녀요괴가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
두려움에 휩싸여 이리저리 살피는 김찬.
그때 아주 가까운 곳에서 들려오는 괴수의 울음.
키이이이익~!
으헉!
김찬이 두려운 눈으로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는데 갑자기 눈 속에서 뭔가가 김찬의 다리를 확 잡아당긴다.
“으아아아악!”
비명과 함께 김찬이 눈 속으로 들어가 무서운 속도로 끌려가기 시작한다.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는 드넓은 설원에 기다란 고랑이 파이는 것처럼 김찬이 끌려가는 장면을 촬영했다.
물론 이 장면은 나중에 CG 작업을 할 예정이다.
이어서 드넓은 설원이 보이고 설원 어딘가에서 괴수의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김찬의 참혹한 비명이 이어진다.
잠시 후 정적이 찾아들다가 검붉은 핏물이 아래에서부터 배어 올라오는 것처럼 설원 위에 붉은 줄을 길게 남긴다.
그리곤 설녀요괴가 괴성을 지르며 허공으로 솟구쳐 오른다.
키이이이익~!
그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세 발의 총성.
탕~! 탕~! 탕~!
카메라가 옆으로 앵글을 돌리면 무릎까지 빠지는 눈 속에 서서 설원을 향해 총을 쏘는 사냥꾼 흥수의 모습이 모니터에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