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y My Mom Is an Alien?! RAW novel - chapter 3
‘이쁘긴 진짜 이쁘시네.’
지구상 어떤 미녀와도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저런 미모로 살아가려면 진짜 온갖 일들이 벌어질 수밖에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절로 피곤하겠다는 생각과 함께 절대 엄마랑 같이 붙어 다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진짜 하루아침에 완전히 달라진 인생이네?’
그동안 나 자신이 흙수저인 줄 알았지만, 난 외계인 수저를 제대로 물고 태어난 존재였다. 이거 세상이 완전히 다르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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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고등학교 3학년이다.
10월의 고등학교 3학년의 분위기는 너무도 진지했다. 수능까지 이제 한 달이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다들 인생의 첫 번째 관문이기도 한 수능을 잘 치르기 위해서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조용히 엎드려 잠을 자는 우월한 기럭지를 소유한 남학생의 모습이 있었다. 다들 그런 모습을 힐끗 볼뿐이지 더는 신경 쓰지 않고 자신들의 공부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모습 속에 어느새 교실 앞문이 열리며 들어서는 중년의 남성이 있었다.
이곳 3학년 2반의 담임 선생님이었다. 담임은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공부에 매진하는 학생들을 보고서는 말했다.
“다들 이번 달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겠지? 이제 다음 달이면 수능이다. 너희들의 인생이 그 시험에 달려 있단 거다. 다들 방심하지 말고 열심히 해라.”
이러한 담임 선생님의 말에 다들 예, 라는 대답을 할 뿐이었다. 그러면서도 다들 볼펜을 놓지 않고 문제집을 보며 공부에 매진하고 있었다. 담임 선생님인 그는 학생들의 그런 모습을 흡족한 듯 살펴보더니 이내 뒤쪽에 엎드려 자는 남학생을 보고서 교탁을 탁탁 두드리더니 말했다.
“거기, 이현우. 당장 일어나지 못하냐.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자고 있어?”
담임의 목소리와 함께 옆에서 옆구리를 찌르는 느낌에 조용히 눈을 뜬 난 상체를 일으켜야 했다. 혀를 차며 나를 보는 담임 선생님의 모습이 보였다. 그러한 모습에 난 살짝 멍한 느낌을 받으며 조용한 목소리로 사과부터 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어제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서요.”
진짜 잠을 하나도 못 잔 상태였다. 바로 어제 난 나의 정체성을 완전히 찾게 되었다. 인간이 아닌 외계종족인 이젝트인이 된 것이다. 비록 혼혈이긴 하지만 사실 난 인간인 부분을 조금만 영향을 받았을 뿐이고 제대로 된 이젝트인으로 태어났다고 할 수 있었다.
“밤새 공부 때문에 못 잤다고 해도 아침에 이렇게 잠을 자고 있으면 친구들이 제대로 공부하지 못하지 않겠니. 네가 아무리 9월의 모의고사에서 전국 1등을 했다고 해도, 방심하지 마라. 알겠니?”
“예, 알겠습니다. 조심할게요.”
사실 난 인간일 때부터 만능에 가까운 재능을 가졌다고 할 수 있었다. 운동이면 운동, 공부면 공부. 사실상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거의 꼭대기에 있다고 할 수 있었다. 그저 집이 못 살아서 문제이긴 했지만, 사실상 그것도 어제 이후로 이젠 완전히 끝났다.
‘새로 살 집부터 구한다고 했었나?’
사실 못살게 된 이유는 하나였다. 아버지가 사람을 너무 믿었다는 것이다. 집과 가지고 있던 재산 등. 보증을 서면서 제대로 날려 먹은 셈이다. 형사면서 무슨 보증 때문에 재산을 날려 먹었냐 싶겠지만, 그게 우리 아버지셨다. 우직하면서도 사람을 믿는 그런 분이신 것이다.
‘그러니 어머니, 아니 엄마도 반하신 거겠지?’
아직 엄마가 아버지와 이어진 게 살짝 미스터리긴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내 인생이 꽃을 피웠다는 것이다. 엄마가 외계인이셨다. 그것도 지구의 과학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은 과학기술력을 보유한 우주선까지 가지신 분이신 것이다.
‘그건 나도 그건 마찬가지인 건가?’
사실상 나 자신만으로도 이곳 지구에서 충분히 잘 먹고 잘살 수 있었다. 인생이 너무 쉬워졌다고 할까나? 살짝 뿌듯하면서도 뭔가 모르게 공허한 기분이 들기는 했다. 그래도 평소 지내던 일상을 벗어날 생각은 별로 없었다. 내가 아무리 외계인 혼혈이라고 하더라도 결국엔 이곳 한국 사회에 살아가야 하는 한 인간일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다들 수능 공부 열심히 하고, 학교에 나오지 않고 수능 공부하는 애들 못지않게 잘해라. 알겠니?”
이런 담임의 말처럼 교실에는 불과 절반에 이르는 학생들만이 자리하고 있을 뿐이었다. 사실상 수능이 코앞인 현재 제대로 된 수업은 진행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었다. 다들 수능 공부에만 매진하고 있었고 절반 가까이가 학원이나 다른 곳에서 공부하는 셈이었다.
어디까지나 이곳에 있는 학생들은 제대로 된 학원이나 따로 공부할 공간이 없는 학생들만이 있는 것이다. 당연히 나 역시도 그런 이유로 학교에 나와서 공부했다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학교에 나오는 것도 이젠 그만둘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공부가 쉬웠어요. 가 아니다. 공부에 있어 모든 해답이 나에게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정보가 내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어제저녁 내 우주선인 아레스와 연결된 이후로 지구상 존재하는 막대한 정보가 나에게 쏟아져 들어온 상태였다.
인간이라면 그 많은 정보의 물결에 머릿속 터져버려 미쳤겠지만, 기억과 함께 각성까지 한 나에게 있어선 부담이 전혀 되지 않았다. 어쨌든 공부하지 않아도 충분히 전국 1등까지 노려볼 수 있는 게 나인 거고 그러니 모든 것이 쉬워 보일 수밖에 없었다.
드르륵, 아침 조례를 끝낸 담임이 뒷짐을 진 상태로 교실 밖으로 나가며 문을 닫았다. 이러한 모습 속에 어느새 옆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난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그곳에는 어렸을 때부터 소꿉친구라고 할 수 있는 강영수였다. 아까 옆에서 손가락을 찌른 것도 이 녀석이었다.
“진짜 어제 밤새도록 공부했었냐?”
“아니, 내가 왜 집에서 공부해? 공부는 학교에서만 하는 게 제일 잘 되는 거야.”
“야. 너 그런 말 할 때마다 재수 없다는 거 아냐? 아, 나도 너처럼 천재가 되고 싶다.”
“쓸데없는 말 말고 나가자.”
“엉? 왜?”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이젠 눈치 주잖아.”
주변을 가리키며 하는 말에 그제야 강영수는 주변에 자리한 반 친구들이 자신을 향해 떠들 거면 나가라는 무언의 시선을 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실상 조례 이후 자유롭게 공부를 해도 되는 분위기라 나가도 상관없긴 했다. 본래라면 이럴 수 없지만, 곧 수능이라는 특수한 환경으로 만들어진 분위기였다. 그렇게 나간 우린 곧장 향한 곳은 음료수 자판기가 있는 휴식 공간이었다.
칙, 자판기에서 뺀 음료수를 딴 강영수가 그대로 입으로 가져가면서 캬, 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런 모습에 나도 캔을 따고서는 그대로 입으로 가져가 마셨다. 탄산이 그대로 입안을 괴롭히고 있었다. 사실상 이런 맛에 탄산음료를 마신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거 하나만은 확실하네. 지구인이나 외계인이나 입맛을 똑같다는 거.’
“영수야, 공부는 잘되고 있냐?”
“내가 너냐. 잘되고 있게. 매일 공부라 골이 빠개질 지경이다. 뭐 이리 공부하는 게 힘드냐. 수능만 끝나면 진짜 실컷 놀러 가 줄 테다!”
“그래그래, 열심히 해봐.”
“어휴, 넌 좋겠다. 공부도 잘하고 잘생기고 키도 그렇게 크고 대체 못난 게 뭐냐?”
“글쎄, 뭔가 있지 않을까? 안 찾아봐서 모르겠네?”
“어우, 재수 없다니까. 너는 진짜 뭐를 하든 잘 살 거야.”
“내가?”
“그렇잖아. 일단 공부는 미뤄두고 그 잘생긴 얼굴 좀 봐라. 전에 너보고 연예인 해볼 생각 없냐고 하던 그 실장 아저씨가 너에게 얼마나 매달렸냐. 요즘 그 사람은 뭐해?”
“이제 곧 수능이라니까. 더는 안 찾아오던데?”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아저씨 한 명이 자신을 리엠 엔터테인먼트라는 국내에서 상당히 유명한 기획사의 실장이라고 소개하면서 나에게 배우나 모델 같은 거 해볼 생각이 없냐고 했었다. 당연히 거절했지만 끈질기게 쫓아다니면서 집까지 찾아와서는 아버지에게까지 말했었다. 그런 실장 아저씨를 향해 아버지는 한마디 했을 뿐이었다.
‘내 아들이 한다고 하면 시킬 거라고 했었지.’
전적으로 내 의견에 따른다는 말이었다. 어떻게 보면 방조지만 사실상 자신을 전적으로 믿는다는 뜻이었다. 사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관심이 없지는 않았다. 일단 이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단기간에 벗어날 방법 중 가장 가능성이 큰 직업이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연예인의 삶은 폭탄 그 자체였다.
아무리 잘해도 욕먹고 아무리 잘해도 한순간의 실수만으로 나락에 떨어지는 존재였다. 늘 시기심을 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대중의 시선에 신경을 써야 할 터였다. 일신의 자유가 없는 존재가 그들일 수밖에 없었다. 실수 같은 것도 안 하면 좋겠지만, 과연 그런 미래가 없다고는 장담할 수 있을까?
사실 나로서는 공부도 잘하겠다. 검사나 판사, 변호사 하다못해 의사 정도만 된다면 미래에는 분명 장밋빛 인생을 맞이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라는 게 필요했다. 일단 대학에 가려면 돈이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장학금을 노리고 있던 거지.’
수능을 만점 받으면 가능하다는 사실에 공부를 제대로 하기로 마음을 먹었었고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학교에 와서 공부에 제법 열심히 하긴 했었다. 근데, 상황이 이렇게 바뀌었으니 나로서는 공부하는 건 시간 낭비가 되어 버린 셈이었다. 심지어 대학을 다니는 것과 돈을 버는 것도 쓸데없는 행동에 불과할 뿐이었다.
‘사실 지금 당장이라도 복권에 당첨되는 것도 가능하지.’
아레스를 시키면 얼마든지 내가 찍은 번호로 조작해서 당첨하게 만들 수 있었다. 그만큼 나에게 있어 돈이 모든 게 아니게 되어버린 것이다. 영수 애는 알까 모르겠다. 내가 어제부로 외계인 수저를 제대로 물게 되었다는 걸 말이다. 물론 말한다면 엄청난 충격을 받으면서 날 멀리할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내가 너랑 처음 만났을 때가 언제였더라?”
“몰라서 묻냐?”
“알지. 그냥 묻고 싶어서 그래.”
“뭔 개소리 하려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초등학교 때 처음 만났지 아마?”
“그때 난 어땠냐?”
“정말 재수 없는 놈.”
“그랬냐?”
“당연하지. 무슨 애가 그렇게 표정이 없냐고 생각했었지. 다들 널 차가운 왕자님이라고 불렀었어. 기억나? 큭큭큭”
“좀 낯부끄러운 별명이긴 했지.”
아무리 기억을 잃고 인간으로 살았어도 여전히 이젝트인으로서의 행동과 영향이 남아 있었을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초등학교에 다니기 이전까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지 않았었다. 문제가 있다면 나의 붉은 눈알들이었다. 이것 때문에 아이들에게 놀림을 많이 받다 보니 다니기 힘들어 늘 집에만 있어야 했다.
‘당연히 인간관계가 없을 수밖에 없지. 생각해 보면 참 고마운 녀석이야.’
강영수를 바라보는 내 마음은 고마움이 담길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초등학교 입학할 당시 가장 먼저 말을 걸어준 녀석이 이 녀석이었다. 애가 같이 있으면서 다른 애들과도 어느 정도 어울릴 수가 있었다. 영수 이 녀석은 무조건 나라는 외계인 수저를 문 거라 할 수 있었다. 차마 사실을 말하지 못할 사정에 녀석을 보는 순간 뭘 꼬나보냐는 듯 말하는 녀석이었다.
“뭘 그렇게 봐?”
“그냥, 너라는 친구가 있다는 게 좀 다행이라는 생각?”
“그걸 이제 알았냐? 너 나 없었으면 어쩔뻔했냐?”
“그러게, 어쩔뻔했을까 모르겠다.”
“뭘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여? 사람 무안하게끔. 아무튼, 어서 수능이나 빨리 지났으면 좋겠다. 그래야 이 지긋지긋한 공부에서 벗어날 수 있지.”
“노력한 만큼 결과는 나올 테니, 걱정하지 마.”
“안 좋게 나오니까. 문제잖아.”
“뭐, 어떻게 되지 않겠냐?”
“그러게, 어떻게 되겠지?”
앞날에 대한 불안감이 서린 영수의 표정에서 난 살짝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녀석의 미래는 불안하지 않았다. 녀석은 그걸 모를 뿐이었다. 그렇게 우린 음료수를 다 마셨고 곧장 교실로 돌아갈 수 있었다. 문제집을 꺼내 공부를 시작하는 영수 녀석이었고 나 역시도 문제집을 꺼내 살펴보는 척을 할 뿐이었다.
〈영수님은 여전히 좋은 친구군요.〉
‘아, 아레스 너도 영수에 대해 알고 있겠구나?’
〈그럼요. 늘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현우님에게 있어서 영수님은 많은 영향을 준 분이십니다.〉
아레스의 말에 난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이내 뭘 하면 좋을지 고민했다. 생각보다 지금 상황은 심심했다. 공부할 필요가 없으니 교실에 앉아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야 하니 지루할 수밖에 없었다.
‘진짜 내일부터는 학교에 안 나올까?’
이런저런 핑계를 생각하며 안 나올 변명거리를 떠올리던 난 온종일 학교에서의 생활을 보내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하교 시간이 다가왔다. 본래는 야간 학습시간까지 할애해야 하지만 집안 사정이라는 말로 담임에게 허락을 구하고 곧장 영수에게 집에 가본다고 말하고는 학교를 나와버렸다.
* * *
“응?”
아무도 보지 못하는 곳에서 곧바로 엄마가 보내신 주소로 아레스의 도움으로 순간이동을 한 내 시야로 보이는 모습은 대리석 바닥이 깔린 널따란 거실의 풍경이었다. 높은 유리창이 자리한 게 보였다. 그런 너머로 서울시의 광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곧 이런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옆에서 들렸다.
“잘 갔다 왔니?!”
“학교 다녀 왔습니다. 그나저나 여기가 앞으로 새로 살 집이에요?”
“응! 어때? 제법 괜찮지?”
“뭐, 괜찮긴 하네요.”
그보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하루 만에 이런 집을 마련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엄마는 그런 불가능한 일을 오늘 동안 해결해 버리신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아버지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었다.
“아버지는요? 어디 가셨어요?”
“그게, 경찰서로 일하러 가셨어.”
“형사 일도 그만두셔도 되실 건데, 그리 가버리신 거예요?”
“자기는 무책임하게 하던 일을 그만두고 싶지 않다나 봐. 그냥 나랑 편하게 살면 좋을 텐데 말이야.”
“그러게요. 뭔가 아버지답네요. 그보다 용케 이런 곳을 구하셨네요? 그것도 하루 만에 말이에요.”
“다 방법이 있지. 후후후.”
뿌듯함이 가득한 엄마의 모습에서 난 방법을 묻기보다는 그냥 집 안이 어떤지 궁금했다. 그러고 보면 3살 당시에 살았던 집보다 훨씬 넓은 것 같았다. 그대 당시도 절대 작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얼마나 넓은 곳을 마련하신 걸까? 엄마와 함께 이리저리 집안을 둘러보았고 집안 전체가 상당히 컸다.
“200평은 넘을 거야. 현우 네가 쓰고 싶은 방이 있으면 골라서 쓰면 돼.”
“두 분의 방은 이미 정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