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y My Mom Is an Alien?! RAW novel - chapter 80
“아닌가? 누가 봐도 네가 날 좋아하는 게 눈에 보여서 말한 거야. 혹시 날 싫어하는 거야?”
“그럼 날 좋아하는 거네?”
[현우, 너 지금 너무 짓궂은 거 알아? 어떻게 내 마음을 가지고 놀 수 있는 거야..]통화 너머 들려오는 한유라의 목소리는 제법 물기가 묻어 있었다. 뭔가 크게 자신이 잘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내 전화를 한 목적을 말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말했다. 애초에 한유라가 자신에게 향하는 마음은 늘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몇 번 데이트까지 한 것이기도 했다.
“나도 너 싫지가 않다.”
[어?]“이게 무슨 마음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너와 있으면 지겹지도 귀찮지도 않다는 거야.”
참으로 분위기 없는 말이지만 실상 현우가 느끼는 감정은 그랬다. 애초에 이젝트 종족으로서의 감정도 품고 있기에 좋아하는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다. 일단 한유라를 대하는 자신의 행동과 마음은 절대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딱 이 정도가 현재 한유라를 보고 느끼는 감정이었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선 한유라가 생각해야 했다.
[지금 하는 말 무슨 뜻이야? 난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도통 모르겠어..]혼란스러우면서도 떨리는 한유라의 말이었다. 그리고 그 속에 묘한 기대감도 담겨 있었다. 이러한 한유라의 감정을 느낀 현우는 확답하듯 말했다.
“우리 또 데이트하자.”
[저, 정말?]“응, 데이트 계속하자. 그러면 서로에 대해 더 알아갈 수 있겠지. 안 그래?”
[알았어. 우리 데이트하자!]현우의 말에서 뭔가를 느낀 듯 한유라의 목소리에서는 강한 의지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 같은 말에 현우는 뭔가 로맨틱한 말을 할 수 없다는 게 좀 아쉬웠다. 말이라도 해줄까?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건 거짓된 말과도 같았다.
있는 그대로의 감정으로 한유라를 대하고 싶었다. 그렇게 묘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의 통화는 끝날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우린 데이트를 하게 되었다. 그것도 얼굴을 가린 것이 아닌 대놓고 모습을 보여주면서 데이트를 하였기에 더욱더 대중으로 하여금 두 사람에 대한 관심을 부채질하게 했다.
* * *
8월 10일
맴맴…
매미가 울어대는 무더운 여름의 날이었다. 여는 해처럼 올해도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이러한 밖의 뜨거움 속에 강북경찰서 강력계 2팀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그들은 현재 하나의 사건을 맡은 상태였다. 그것도 골치 아픈 사이비 종교 수사였다.
“그럼 실종자는 7명인가?”
“예, 그렇습니다. ‘한옴’에서 실종자만 7명이라고 합니다. 한데, 14년 전에 그곳 시설에서 죽은 자도 3명이나 나왔었다고 합니다. 수사 결과를 보니까, 모두 무협의 처분을 받은 모양입니다.”
“냄새가 나는군?”
팔짱을 끼고 듣고 있던 이중석이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그의 감각은 현재 이번 사건이 단순한 실종사건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말에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형사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렇죠? 아주 심한 범죄의 냄새가 납니다. ”
“그보다 김명민 씨는 의식을 찾았나?”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현재 2명이 지키고 있습니다만. 언제 깨어날지 모르니 난감합니다. 깨어나기라도 해야 사건의 전말을 알 거 아닙니까?”
김명민이라는 이름의 사내가 어느 날 갑자기 병원에 실려 왔었다. 상태는 심각했다. 몸에 온갖 고문을 당한 듯한 흔적이 가득했었고 머리에서 둔기에 맞는 듯한 상처까지 자리했다. 당연히 병원에서는 상태의 심각성을 알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결국, 이중석이 맡은 2팀에서 사건을 맡게 되었다. 조사를 통해 알아낸 건, 그가 이름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 ‘한옴’이란 종교시설의 일원이라는 것이다. 주소지도 그곳으로 되어 있었기에 그곳에 대한 의심을 강하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
“여기 분명 문제가 많을 겁니다. 이상한 사이비 종교가 확실합니다.”
“이것 참, 그런 사이비 종교를 건드린 만큼 골치 아픈 일은 없는데, 말이죠.”
“골치 아파도 조사한다.”
“그럴 줄 알았습니다.”
어떠한 사건에서도 겁을 먹지 않는 이중석 팀장이었다. 지금껏 해결한 사건들도 한가득이었다. 다들 짐작했다는 듯한 표정들이었고 곧 이런 팀원들을 향해 이중석이 말했다.
“너희 두 사람은 좀 더 이곳 시설을 조사하고 너와 너, 이렇게 우리 셋이서 그 시설로 찾아간다.”
“우리 셋이서만 갑니까?”
“위험하지 않을까요?”
“겁나면 형사 생활 접던지.”
“아니, 누가 겁을 먹었다는 겁니까? 저 이래 보여도 형사 생활 10년도 넘은 놈들입니다.”
“전 7년이지 말입니다. 이런 일 한두 번 합니까.”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지만, 결론은 형사 3명이 함께 종교시설로 찾아간다는 것이다. 어느새 그들은 형사계 2팀을 나서기 시작했다. 곧바로 주차장으로 향한 그들은 이중석의 차량에 올랐다. 어느새 출발하는 차량의 모습이었다.
그대로 도심지를 가로지르며 ‘한옴’이란 이름의 시설로 향하게 되었다. 이때 한 형사가 그냥 가기 심심했던지 곧장 라디오를 틀었다. 그러자 라디오에서는 마침 이현우 대표에 대한 말이 나오고 있었다.
[리온그룹의 이현우 대표와 적성그룹의 오너가 사람인 한유라 양이 서로 데이트를 나누는 장면이 몇 번이나 포착되었는데요. 이를 두고서 확실히 두 사람이 사귀는 사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세기의 결혼 상대가 아닐까요?]“어? 아드님 이야기 아닙니까?”
“그렇군.”
“진짜 서로 사귀는 사이랍니까?”
“요즘 집에 잘 들어가지 않아서 말이지 나도 잘 모른다.”
담담한 듯 말하는 모습에서 두 형사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강북경찰서에서 이중석 팀장의 아들이 이현우 대표라는 걸 모르는 이들은 없었다. 알게 모르게 혜택을 많이 받는다고 할 수 있었다. 일단 오래전부터 사용하던 책상부터 온갖 사무용품들이 새것으로 교체되어 있었다.
‘아들이 한국 재산 순위 5위에 올라섰다는 걸 아는 기분은 뭘까?’
한화로 무려 10조 원이 넘어서는 재산을 보유한 게 얼마 전에 알려졌었다. 21살에 그만한 재산을 보유하다니, 누구나 부러워할 일일 것이다. 중요한 점은 이게 시작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늘어날 재산의 양은 천문학적이라는 것이 온갖 TV에 나오는 전문가들의 말이었다. 들어보면 투자에 대한 감각이 대단해서 급속하게 재산이 늘어났다고 한다.
‘저런 아드님도 있으신데, 아직도 형사 생활을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니까.’
‘천생 형사시란 말이지.’
“그보다 형수님께서는 이제 안 오십니까?”
“일전에 사주신 한우가 아직도 생각난단 말이죠.”
극강의 미모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형수님이 처음 형사계에 등장했을 당시만 해도 발칵 뒤집혔다. 설마하니 이중석 팀장님에게 그렇게 아리따우신 부인이 있는 줄 몰랐다. 물론 나이를 생각해서 당연히 재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실 지금도 무슨 능력으로 그런 아름다우신 형수님을 아내로 맞이했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형사들이었다. 당연히 아직도 재혼이라고 믿고 있는 그들이었다. 그게 아니면 도저히 설명할 수 없던 것이다.
물론 재혼을 다 떠나서 두 사람이 부부라는 사실 자체가 무척이나 비현실적이었다.
“쓸데없는 말 말고, 이번 수사만 생각해라.”
“옙. 알겠습니다.”
“그래야죠.”
무거운 분위기로 말하는 이중석 팀장의 말에 금방 말을 바꾸는 형사들의 모습이었다. 그들에게 있어 그는 수사에 있어서 무서우신 분이셨다. 당연히 장난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그들이 탄 차량은 계속 이동했고 어느새 강북에 있는 한 산자락에 다다를 수 있었다. 새삼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묘하게 구석진 장소에 있는 곳이었다.
“주소를 모르면 아예 오질 못하겠는데요?”
“이런 곳도 있었네요.”
그렇게 대화를 나누며 정문 앞에 멈춰선 차량이었다. 한옴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는 철문이 보였다. 이러한 정문의 모습에 차에서 내린 그들은 곧장 안을 살폈다. 산을 품은 듯한 모양새이기에 안쪽도 길만 나 있었고 나무들이 울창한 모습이었다. 아마 계속 들어가야지만 건물이 나올 모양이었다.
“여기 초인종이 있네요. 제가 눌러보겠습니다.”
한 형사가 정문 옆에 달린 초인종으로 가서 눌렀다. 잠시 기다리니 곧 걸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북경찰서에서 나온 형사입니다. 용무가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신분증을 들어 보이며 말하는 말에 잠시 말이 없던 초인종에서 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물론 목소리에는 짙은 경계심이 피어나고 있었다. 경찰이 왔다는 것 자체가 좋은 일은 아닌 걸 아는 모양이었다.
[무슨 일로 오셨소?]“김명민 씨라고 아시죠?”
[그는 이곳에 없소.]“압니다. 현재 병원에 입원에 계십니다. 조사할 것이 있어서 찾아왔으니 조사에 응해주시겠습니까?”
[…..잠시만 기다리쇼.]이러한 목소리 뒤로 인터폰을 끊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그들은 일단은 기다리자는 생각으로 정문 앞을 기다렸다. 그렇게 20여 분을 기다렸을까. 너무 늦어진다는 사실에 다시 초인종을 누르려는 찰나 산길을 따라 내려오는 뒷짐을 진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인물이 보였다. 그는 곧장 정문 앞까지 와서는 말했다.
“다들 형사시오?”
“그렇습니다. 수사에 협조해 주시겠습니까? 김명민 씨가 지금 상당히 많이 다쳤습니다. 주소지가 이곳에 되어 있어 찾아왔습니다.”
“다쳤소? 어쨌든 그는 일전에 나간 사람이오”
“걱정이 되지 않으십니까?”
“제 발로 나간 사람을 뭘 걱정해야 합니까. 일단 들어오시오.”
철컥, 문을 여는 행동 속에 철로 된 정문이 활짝 열렸다. 이러한 모습에 그들은 곧장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는 산길을 따라 오르기 시작했다. 차가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폭이 좁은 도로였고 10분 정도 오르막길로 오르자 그제야 제법 큰 건물의 모습이 보였다. 이곳이 ‘한옴’이란 종교단체인 모양이었다.
“이런 곳에 이런 건물이 있었군요? 서울에 살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여긴 불법 건물은 아니니 의심 같은 건 하지 마시오.”
“의심은요. 그보다 다른 사람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이곳 주소에 속한 사람들이 제법 있는 것으로 압니다만?”
“다들 기도하고 있어서 조용한 거요. 될 수 있으면 시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소.”
“저희도 물어볼 말만 듣고서 갈 생각입니다. 일단 사건을 맡았으니 조사를 해야지 않겠습니까.”
“크흠, 일단 안으로 들어갑시다.”
헛기침하고서 들어가는 모습이었고 이에 따라가는 세 형사는 곧장 안으로 들어섰다. 사람의 인기척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조용한 건물 안의 분위기였다. 이 같은 모습에 두 형사는 조금 표정이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중석만이 담담한 표정으로 안으로 들어설 뿐이었다.
“그보다 이분은 형사 맞소? 덩치가 상당히 크신 것 같소만.”
“이분은 우리 강력계 2팀의 팀장님이십니다.”
“그렇소?”
표정에는 마치 깡패 아니냐는 감정이 담겨 있는 모습이었다. 사실 이런 시선은 어딜 가나 비슷하다고 할 수 있었다. 정말로 깡패라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덩치와 인상을 가진 것이 이중석이었다. 이러한 시선에 이중석 그가 말했다.
“이곳 시설에는 대략 몇 명이나 있습니까?”
“80명은 있을 거요.”
“제법 많군요? 다들 신도들인 겁니까?”
“20명 정도가 시설을 관리하는 사람들이고 나머지 사람들은 충실한 신도들이오.”“그렇군요.”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던 이중석은 더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렇게 그들이 도착한 곳은 어느 방이었다. 책상과 소파를 갖춰놓은 모습이 손님을 맞이할 때 사용하는 방인 모양이었다. 이러한 방으로 들어선 그들은 곧장 소파에 마주 앉았고 질문부터 했다.
“그러고 보니 어떤 신분이신지 묻지 않았군요.”
“난 이곳 한옴의 관리자요.”
“그러니까. 신도들을 이끄시는 책임자인 분이신 거군요?”
“그렇소.”
“일단 김명민 씨가 나갔다고 하는데, 언제 나갔는지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대략 한 달도 전에 나갔을 거요.”
“이유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