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331)
331화. 용들이 안 해서 그렇지 하면 잘한다.
331화. 용들이 안 해서 그렇지 하면 잘한다.
10번째 탑 1층.
드르렁.드르렁.
거대한 은색용 하나가 엎드려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그때
-스텔라 히스론, 빨리 일어나거라!
10번째 탑의 관리자가 스텔라를 깨웠다.
“아. 왜 깨워요?”
-드디어 10번째 탑의 시련을 통과한 자가 나타났다!
“정말요?!”
10번째 탑 관리자의 말에 스텔라가 반색했다.
그동안 기다리느라 너무 지루했던 스텔라.
“드디어 오는구나!”
스텔라가 눈을 반짝거리며 10번째 탑의 입구를 바라봤다.
하지만
······
한참이 지나도록 입구는 조용했다.
“관리자님, 안 오는데요? 언제 와요?”
-글쎄···올 때가 됐는데···
스텔라의 물음에 대답을 얼버무리는 10번째 탑의 관리자.
잠시 후.
드르렁.드르렁.
기다리다 지친 스텔라가 다시 잠들었지만, 10번째 탑의 관리자는 차마 스텔라를 깨울 수 없었다.
***
”열쇠?“
작은 크기임에도 열쇠는 꽤 묵직했다.
척.
세준이 열쇠를 손에 쥐며 살펴보려 할 때
[아홉 용족의 용혈이 모두 수장급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용족과의 친밀도가 최고 수준입니다.] [추가 보상으로 10번째 탑의 2층까지 오를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습니다.]이어서 나타나는 메시지.
“흐흐흐. 좋아! 2층까지 바로 프리패스.”
메시지를 보며 웃는 세준.
거기다 메시지에서 두 가지 괜찮은 정보를 얻었다.
하나는 자신이 10번째 탑에 가면 1층부터 오른다는 것.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지만, 세준에게는 탑을 1층부터 오르는 게 상식적이지 않았다.
나머지 하나는···
‘다른 수장급 용들의 용혈도 구할 수 있구나.’
다른 다섯 용족 수장들의 용혈도 언제든지 구할 수 있다는 것.
절대 쉬운 게 아니지만, 카이저와 다른 용들이 하루 만에 용혈을 담을 용기를 만들어 오는 걸 보며 세준은 단단히 오해했다.
‘용들이 안 해서 그렇지 하면 잘한다.’
그렇게 나름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한 세준.
열쇠를 자세히 바라봤다.
>10번째 탑의 열쇠>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을 열 수 있는 열쇠입니다.
마력을 불어 넣으면 열쇠에서 문을 향해 황금빛 안내선이 나타납니다.(열쇠를 사용하는 자만 안내선을 볼 수 있습니다.)
문과 거리가 멀수록 안내선이 흐려지고, 많은 마력을 불어 넣을수록 안내선이 선명해집니다.
내구도 : 파괴 불가
사용 제한 : 10번째 탑의 시련을 통과한 자(검은탑 탑농부 박세준)
등급 : 측정 불가
“마력을 불어넣으라고?”
설명을 읽은 세준이 열쇠에 마력을 넣자
우웅.
열쇠가 미세하게 떨었다.
그리고
······
아무 일도 없었다.
“뭐지?”
주변이 너무 밝아서 안내선이 안 보이나? 세준이 두 손으로 열쇠를 포개 빛을 차단하고
우웅.
자신의 모든 마력을 열쇠에 넣으며 안을 들여다봤다.
하지만
“안 보이는데?”
설명에서 읽은 황금빛 안내선은 보이지 않았다.
이럴 경우 가능성은 두 가지다.
첫째,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이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
둘째···
“내가 마력이 낮아서 안내선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흐린 거지. 이거네.”
세준은 당연히 두 번째일 거로 생각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면 이게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게 뜻하지 않게 자신의 마력 스탯이 낮음을 증명받은 세준.
“에일린, 이제 카이저 님하고 얘기해드려.”
-크하하하. 고맙다!
아무렇지 않게 카이저에게 용혈에 대해 보상을 했다. 그동안 이런 일이 비일비재 했기에 별로 상처받지도 않았다.
“카이저 님, 이거 드셔보세요.”
세준이 카이저에게 짙은 어둠의 체리 100개를 건넸다.
“응?! 이건?!”
체리의 옵션을 확인한 카이저.
-크하하하. 역시 우리 세준이구나!
카이저가 세준을 이뻐죽겠다는 듯이 바라보며
-세준아, 이것을 받거라.
검은색 팔찌를 건넸다. 디자인은 용각의 귀환 팔찌와 비슷했다.
위대한 검은 용 카이저 프리타니가 자신의 뿔 조각에 직접 마법을 걸어 만들었습니다.
마력을 불어넣으면 어떤 방해가 있어도 소환자 주변으로 지정된 대상을 소환하는 소환 마법이 발동합니다.
소환할 대상을 최대 다섯까지 지정할 수 있습니다.
한 달에 다섯 명까지 소환할 수 있습니다.
현재 지정된 소환 대상 : (0/5)
사용 제한 : 카이저 프리타니의 인정을 받은 박세준
제작자 : 카이저 프리타니
등급 : 측정 불가
“지정한 대상 다섯을 소환할 수 있다니···.”
내용은 훌륭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작동하는 거 맞죠?”
이미 한 번 당한 적이 있기에 세준은 일단 의심부터 했다.
-그럼! 이번에는 절대 좌표로 발동하게 했으니 저번 같은 일은 없을 거다. 크하하하. 이건 잘 먹으마.
호언장담을 한 카이저가 체리를 먹지 않고 소중히 들고 분수대로 날아갔다. 보나, 마나 다른 용들에게 자랑하기 위해서였다.
카이저가 떠나자
철컥.
세준이 오른손에 용각의 소환 팔찌를 착용했다.
그리고
촵촵촵.
쓰담.쓰담.
츄르를 열심히 먹고 있는 테오의 머리를 오른손으로 쓰다듬어
[용각의 소환 팔찌에 첫 번째 소환 대상을 지정합니다.]테오를 소환 대상으로 지정했다.
후루루루룩.
이어서 콩구수를 흡입하는 꾸엥이의 머리도 쓰다듬으며
[용각의 소환 팔찌에 두 번째 소환 대상을 지정합니다.]소환 대상으로 지정됐다.
그렇게 둘을 소환 대상으로 지정하는 사이
(그러니까 세준 님의 지구에 멸망의 사도 파편이 나타났다는 거죠?)
[응! 그러니까 황금박쥐가 가서 좀 처치해줘.]불꽃이가 황금박쥐에게 지구의 상황을 알려주고 있었다. 자신이 나서면 지구가 파괴되기 때문.
(뱃뱃! 맡겨주세요!)
황금박쥐가 자신 있게 대답했다.
원래는 한라 빌딩을 벗어날 수 없었던 황금박쥐.
처음에는 몸이 약해 차원이동력이 쌓이면 반드시 차원 이동을 해야 했지만.
황금박쥐는 세준의 농작물을 먹고 강해지면서 차원이동력을 사용하지 않고 참을 수 있게 됐다.
그리고 황금박쥐는 언젠가 결정적 순간을 위해 차원이동력을 축적했다.
덕분에 황금박쥐의 몸에는 차원이동력이 충분히 쌓였고 지금은 활동 반경과 시간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상태였다.
(그럼 다녀올게요!)
[응. 지구에 가면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줄게.](네!)
황금박쥐가 불꽃이의 배웅을 받으며 지구로 이동했다.
***
탑 84층.
카이만 왕국의 성안.
푹!
“커억···크로커···네가 왜?!”
카이만 왕국의 왕, 가비알이 카이만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가슴을 찌른 존재를 바라봤다.
자신의 뒤를 이어 왕이 될 카이만 왕국의 1왕자, 크로커 카이만을.
“그건 아버지가 용과 싸울 용기가 없는 나약한 왕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가비알의 물음에 비릿하게 웃으며 대답하는 크로커.
‘크크큭. 멸망의 힘을 얻은 나라면 용과도 싸울 수 있다.’
크로커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뭐?! 너 무슨 짓을···.”
가비알이 두 눈을 부릅뜬 채 왕국의 미래를 걱정하며 죽었다.
푹.
크로커가 죽은 가비알의 가슴에 손을 넣어 검은 구슬을 꺼냈다.
[카이만 왕의 내단]“아버지, 이건 제가 잘 쓰겠습니다.”
꿀꺽.
내단을 삼킨 크로커.
그러자
고오오오.
크로커의 주변으로 붉은 기운이 퍼졌다 다시 흡수됐다.
그리고 붉은 기운에 잠깐 휩싸였던 가비알의 시체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마치 멸망의 외곽에 뿌려져 있는 붉은 안개 같았다.
그렇게 가비알이 사라지자
털썩.
피로 물든 축축한 왕좌에 크로커가 앉았다.
······
신하들이 그런 크로커를 지켜보며 공포에 얼어붙었다.
“회의를 시작한다.”
“······.”
“왜 말이 없지? 누가 또 죽어 나가야 하나?”
“와···왕이시여! 최근 검은용의 수호를 받는 탑 79층 코브왕국의 병력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왕이시여! 검은용의 수호를 받는 탑 55층 레드리본 왕국의 성장도 심상치 않습니다!”
신하들은 크로커가 왜 갑자기 저러는지 모르지만, 일단 크로커가 원하는 말을 해야지 살 수 있단 걸 본능적으로 알았다.
그래서 용과는 직접 싸우지 않으면서 용과 싸우는 명분은 가져올 수 있는 코브 왕국과 레드 리본 왕국을 거론했다.
“그렇군. 우리 카이만 왕국을 위협하는 게 이렇게 많다니···신하들은 들어라. 우리는 더 이상 용의 지배를 받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용에게 보내는 선전 포고로 코브 왕국을 먼저 치겠다!”
“네! 왕이시여!”
카이만 왕국의 병력이 코브 왕국을 향해 진군하기 시작했다.
***
서울 강남.
파닥.파닥.
(불꽃이 님, 어디 있어요?)
지구에 도착한 황금박쥐가 한라 빌딩을 나와 주변을 두리번거릴 때
[황금박쥐, 여기야!]불꽃이가 땅으로 올라온 자신의 작은 뿌리를 흔들며 황금박쥐를 불렀다.
(불꽃이 님, 저 어디로 가면 돼요?)
지구에 머물 수 있는 시간에 한계가 있기에 서둘러 묻는 황금박쥐.
[저기!]불꽃이가 뿌리로 하얼빈에 있는 검은탑을 가리켰다.
(네! 그럼 탑에서 다시 봬요!)
슈웅!
황금박쥐가 불꽃이가 가리킨 방향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
중국 하얼빈.
헌터들이 검은탑 앞 5km 부근에서 블랙 로커스트들과 치열하게 대치하고 있었다.
블랙 로커스트들의 외피는 상당히 단단했기에 다른 헌터들이 앞에서 블랙 로커스트들의 진로를 막는 사이
“마법사들은 화염 마법을 사용해라!”
“불의 힘이여···파이어볼!”
“불의 힘이여···파이어블라스트!”
콰콰광!
키에엑!
주문을 외는 시간이 필요한 마법사들이 화염 마법으로 블랙 로커스트의 장기를 태워죽이는 게 가장 효과적이었다.
그렇게 마법사들의 화염 마법에 블랙 로커스트의 수가 3분의 1로 줄어들었을 때
푸드득.푸드득.
소름 돋는 날갯소리와 함께 어둠이 내렸다.
“어?!”
헌터들이 당황하며 하늘을 보자
좀 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은 블랙 로커스트들이 하늘을 새카맣게 뒤덮으며 검은탑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블랙 로커스트 뒤로 보이는 거대한 검은 까마귀.
지금까지 싸우던 블랙 로커스트는 소규모 정찰대에 불과했다.
-크크큭. 어서 가서 탑을 정복해라.
할파스의 명령에 블랙 로커스트들이 검은탑을 향해 날아갔다.
“막아라!”
“절대 뚫리면 안 돼!”
헌터들이 악을 지르며 다가오는 블랙 로커스트들을 막을 준비를 했지만, 이미 그들의 몸은 두려움에 잠식돼 있었다.
거대한 힘에 직면한 인간의 당연한 본능.
하지만
“더블 파이어볼!”
“블레이즈!”
그들은 필사적으로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블랙 로커스트와 악착같이 싸웠다.
그러나 그들이 막는 블랙 로커스트보다 훨씬 많은 블랙 로커스트들이 그들을 지나 검은탑을 향해 날아갔다.
“안 돼···.”
“끝났어···.”
헌터들이 블랙 로커스트에게 절반 이상 덮여가는 검은탑을 보며 절망할 때
(뱃뱃후-!)
청아한 목소리와 함께
퍼버벅.
검은탑을 덮고 있던 블랙 로커스트들의 몸이 터져나갔다. 황금박쥐의 음파공격이었다.
그리고
(뱃뱃. 세준 님의 지구는 제가 지켜요! 뱃뱃폭풍권!)
파다닥.파다닥.
황금박쥐가 검은탑을 향해 날아오는 블랙 로커스트를 향해 자신의 날개를 격렬하게 파닥였다.
그러자
후우웅.
강력한 폭풍이 만들어지며 블랙 로커스트들을 갈아버렸다.
그렇게 블랙 로커스트들을 몰살시킨 황금박쥐.
(일뱃섬!)
어느새 황금박쥐가 할파스의 뒤에서 나타났고.
황금박쥐가 있던 곳에서 할파스가 있던 곳까지 대기를 가르는 선 하나가 그어져 있었다.
-이럴 수가···이곳에 나를 줄일 수 있는 존재가···
황금박쥐의 날개에 베인 할파스의 파편이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부정하며 소멸됐다.
(뱃뱃. 드디어 뱃뱃후, 뱃뱃폭풍권, 일뱃섬을 썼어요!)
황금박쥐가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근데···어디서 들어본 듯한 황금박쥐의 기술 이름.
뱃뱃후는 꾸엥이의 꾸엥후를, 뱃뱃폭풍권과 일뱃섬은 테오의 냥냥폭풍권과 일냠섬을 따라 한 거였다.
평소 테오와 꾸엥이가 사용하는 기술이 부러웠던 황금박쥐.
그래서 둘을 따라 기술을 만들었지만, 표절 기술이기에 탑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는 지구.
자신이 따라 한다고 해도 걸릴 일이 없었다.
땡그랑.
(뱃뱃. 제가 세준 님의 지구를 지켰어요!)
황금박쥐가 검은색 코인들을 줍고는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검은탑 99층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