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61
나 혼자 프리서버 161화
161
펄럭!
천막을 젖히고 들어갔다.
이미 리파트 사령관이 도착해 있었다.
나는 여유롭게 자리에 앉았다.
“리파트 백작 오랜만이군.”
“나는 리파트 백작이 아니다. 그런 작위를 받은 기억이 없다.”
“그런가?”
“지금이라도 모든 것을 포기하고 본국으로 돌아간다면 서로 불필요한 희생은 없을 것이다. 하나 이대로 전쟁을 지속하고자 한다면 후회하게 될 것이다.”
“하하하! 전쟁의 지속이라. 이미 전쟁은 끝났다. 너는 지금 반란군으로 지정되었다. 그 사실을 아직 알리지 않았나?”
“왕국은 멸망하지 않았다. 그런데 무슨 반란군이 존재한다는 건가?”
“곧 그리될 것이다.”
리파트의 얼굴이 구겨졌다.
그 역시 내가 구 왕국의 대신들은 물론이고 국왕까지 데리고 왔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불안할 것이다.
말루이가 그를 반란군 수괴로 지정하면 정통성이 사라지는 것이니까.
“끝까지 그럴 참인가?”
“그렇다면 어쩔 텐가?”
“네놈의 멱을 따고 말 것이다.”
“쯧쯧, 기회가 있을 때 잡아야 하는 것을. 네놈은 욕심 때문에 목숨을 잃을 것이다.”
“어디 한번 해봐라!”
“그럴 작정이다. 내가 돌아가는 순간 개전이다.”
“흥!”
놈은 몸을 돌렸다.
아무래도 한바탕 쇼가 필요할 것 같았다.
아군의 진영으로 복귀하였다.
롬멜이 물었다.
“뭐라고 하였습니까?”
“뭐라더라? 돌아가면 죄를 묻지 않는다고 했나, 뭐랬나?”
“하하하하!”
아군 지휘관들이 한바탕 폭소를 터트렸다.
겁먹은 강아지가 원래 더 요란하게 짖는 법이다.
지금 리파트의 꼴이 그랬다.
이곳에서 놈과 병사들을 반란군을 지정한다면 어찌 될까. 아마도 곧바로 분열이 시작되지 않을까 싶었다.
나는 적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기로 하였다.
하늘로 말루이 공작과 함께 떠올랐다.
“장병들이여!”
“……!”
말루이의 목소리가 들리자 적병들이 동요했다.
놀란 얼굴로 이곳을 바라보는 것이 보였다.
말루이는 말을 이어 갔다.
“나는 이미 판도라 국왕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작위를 받았다. 너희는 명백한 반란군이다. 이분은 황제가 되실 것이며, 우리는 대세를 거스를 수가 없다. 그렇기에 충성을 맹세한 것이었다. 만약 힘이 있었다면 굴복하지 않았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나?”
웅성웅성!
역시나 말루이를 동원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전 국왕이 쏟아 내는 말에 병사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리파트 백작은 반란군의 수괴다. 내 이름을 팔아 너희들을 전장에서 산화시키고자 한다. 나는 그대들을 아직도 나의 백성들이라 생각하고 있다. 제발 뜻을 접기를 바란다. 판도라 왕국은 우리가 어찌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무기를 버리고 넘어와라. 그간의 죄를 묻지 않겠다.”
심히 고뇌하는 병사들의 모습이 보인다.
리파트 백작이 소리를 질렀다.
“저놈은 더 이상 우리들의 국왕이 아니다! 우리는 유서 깊은 그레이트 왕국에 충성한다! 저런 개 따위가 아니란 말이다!”
더욱 주변이 술렁거렸다.
눈치를 보는 것인지, 적병들은 이쪽으로 넘어오지 않았다.
나는 혀를 찼다.
“어쩔 수가 없는 일인가.”
“폐하,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나 역시 이쯤 했으면 희생을 줄여 보기 위한 갖은 노력을 다한 것이다.
말루이 공작이 말했다.
“후유, 이제 어쩔 도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가.”
“죄송합니다.”
나는 손을 들어 올렸다.
이미 네이팜탄을 장착한 무인 전투기가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숲의 적들부터 쓸어버려라!”
“……!”
적들이 심하게 동요하였다.
이미 나는 이곳에 오기 전에 숲에 적들이 매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측면이나 후방을 치기 위하여 수를 쓴 모양이었지만 열감지기가 정찰기에 장착되어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을 것이다.
쐐애애애액!
저 멀리서 무인 전투기가 날아왔다.
전투기는 망설임 없이 숲에 네이팜탄을 쏟아부었다.
제103장. 반란군 토벌(2)
구 그레이트 왕국의 참모장 루헨스는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르한 숲에는 무려 2만에 달하는 병력이 숨을 죽인 채로 기다리는 중이었다.
발 빠른 척후병이 달려온다.
“충! 보고드립니다!”
“쉿! 적들의 척후병이 있을지도 모른다.”
“죄, 죄송합니다. 지금 사령관 각하와 적 수괴의 담화가 끝났습니다.”
“그런가?”
얼마 지나지 않아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지기 시작하였다.
“나는 이미 판도라 국왕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작위를 받았다. 너희는 명백한 반란군이다. 이분은 황제가 되실 것이며, 우리는 대세를 거스를 수가 없다. 그렇기에 충성을 맹세한 것이었다. 만약 힘이 있었다면 굴복하지 않았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나?”
웅성웅성!
주변의 동요가 심해졌다.
분명히 사령관은 국왕이 적에게 잡혀 있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데 지금 들은 말에 의하면 항복을 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동으로 반란군으로 지정되었다.
이는 어마어마한 파장을 몰고 왔다.
“우리가 반란군인가?”
“그럴 리가 없다!”
루헨스는 병사들을 진정시키려 노력하였다.
“폐하께서 적들에게 협박을 당해 어쩔 수 없이 하신 말씀이다.”
“아무리 협박을 당했다고는 해도…….”
동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협박을 당했다고 해도 국왕이 할 말은 아니었다. 차라리 목숨을 버리는 것이 나았다.
이건 적이 매우 강력하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간다.
“저희는 반란군으로 규정되는 것입니까?”
“승리한다면 사령관께서 국왕으로 옹립되는 겁니까?”
“그건.”
루헨스는 머리를 짚었다.
적 국왕은 강력한 무력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탁월한 지략까지 겸비하고 있었다.
사실이야 어쨌든 아군이 동요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사실이 아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저렇게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할 말이 없었다.
탈영을 하려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을 때였다.
쐐애애애액!
하늘을 나는 비행체가 이곳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미처 피할 시간도 없었다.
비행체에서 무언가를 쏟아 내고 있었다.
“뭔가 떨어집니다!”
“마법일 공산이 크다!”
쿠아아아아앙!
그대로 뭔가가 그들의 머리 위로 몰아쳤다.
화르르르륵!
어마어마한 화력이 주변을 휩쓸었다.
“마법사들은 실드를 쳐라!”
급하게 실드를 쳤지만 이미 늦었다.
마법으로 추측되는 뭔가가 떨어져 아군 진영을 집어삼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불꽃들이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화르르르륵!
“끄아아아악!”
“아아아아악!”
“불을 꺼야 한다!”
루헨스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수많은 병사들이 타 죽어 가고 있었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위력이 아닐 수 없었다.
마법은 인간이 발사하는 것이 아니던가? 그런데 도대체 이건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말도 안 돼.”
그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루헨스는 급하게 실드를 쳐서 화마를 피할 수 있었지만, 대다수의 병사들은 아니었다.
숲 전체가 불타오른다.
“허어.”
참모들도 넋을 놓고 있었다.
이래서야 작전이 성공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작전은 완전히 실패다.
“본대와 합류한다!”
그들은 이동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가 않았다. 살아남은 대부분의 병사들이 전투를 거부하고 적진으로 들어가려 한 것이다.
“국왕 폐하를 따르자!”
“와아아아!”
“독전대는 탈영병을 막아라!”
아군 사이에서 전투가 벌어졌다.
숲이 불타면서 반 정도의 병사들이 죽어 나갔고 그나마 남아 있는 병사들은 분열하여 서로 창검을 찔렀다.
루헨스는 망연자실한 얼굴로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화르르르륵!
오르한 숲이 불타오르는 것이 보였다.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적들도 지금 상황이 매우 불리하다는 사실을 직감한 모양이었다.
곧바로 놈들은 불도저처럼 병력을 움직였다.
4만에 달하는 병력이 움직이는 모습은 장관이었지만, 적들은 의욕을 잃었다. 간신히 독전관들이 움직여 탈영을 막고 있는 수준이었다.
여기에 마법을 사용하면 어찌 될까.
“엘프 마법병단 준비.”
엘프들이 주문을 영창하였다.
역시 여기서 필요한 것은 화공이다. 화공을 쏟아부으면 자연히 적들은 동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숲 쪽에서 달려오는 병사들도 보였다.
그들은 백기를 들고 있었다.
백기들은 검게 그을려 있었는데 숲속이 얼마나 지옥 같을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저런 화염이 아군의 머리 위로 떨어진다면 당연히 피해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항복하겠습니다!”
“와아아아!”
전방에서는 적들이 달려오고 있었고 숲 쪽에서는 항복을 하겠다는 병사들이 몰려온다.
참으로 우스운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폐하! 어찌할까요?”
“전방으로 화염구 발사!”
후우우우웅!
수천 개의 화염구가 일제히 날아간다.
그야말로 장관이 아닐 수 없었다.
화염구가 적들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콰과과과광!
“끄아아아악!”
“아아아아악!”
그리고 적진은 아비규환의 지옥이 된다.
한 번으로 끝이 아니다.
나는 연속으로 화염구를 날리라고 지시했다.
콰과과과광!
“끄아아아악!”
다시 들려오는 비명.
여기에 네이팜탄도 떨어졌다.
적들의 실드가 뚫렸고 그곳으로 네이팜탄이 쏟아지는 것이다.
당연히 재앙일 수밖에 없다.
화르르르륵!
적들이 이곳으로 도달하기도 전에 도주하고 있었다.
전방의 적들도 항복을 해 오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격을 해 오는 놈들이 있었으니 대단한 의지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이건 전쟁이라 볼 수도 없었다.
“끔찍하군.”
“아군의 전력이 막강합니다.”
롬멜조차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몸 여기저기가 끔찍하게 타들어 간 병사들이 달려와 창검을 찔렀다. 당연히 방패병들에 의해 막혔다.
퍽퍽퍽!
“굳이 전진할 필요 없다!”
굳건하게 한자리에 서서 적들을 맞는다.
놈들은 제풀에 꺾여 쓰러지기 시작하였다.
워낙에 어마어마한 타격을 입기도 하였고 애초에 아군에게 상대가 되지 않은 전력이었다.
여기에 엘프들은 계속해서 화살을 난사하고 있었다.
적들의 숫자가 빠르게 줄어든다.
“재수 없게 맞아 죽는 일은 없어야 한다! 사상자가 발생하는 분대의 지휘관들은 엄벌에 처하겠다!”
전쟁은 끝나 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방심하다 죽으면 그건 지휘관의 실책일 뿐이다.
잘 훈련되어 있는 병사들은 강력하기까지 하였다.
하나하나가 기사급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니 허접한 적들의 몸부림에 당해 줄 리가 없었다.
퍽퍽퍽!
“끄아아악!”
“아아아아악!”
비명만 울리는 가운데 적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진다.
나는 그 광경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
“이젠 전쟁이라 볼 수가 없군.”
“그렇습니다. 차마 눈뜨고 지켜볼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오합지졸로 변한 적들.
현대화기가 동원되지 않았다면, 그리고 이곳에 마법사 전력이 없었다면 상당한 피해를 각오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압도적인 화력이 있다.
그런 화력으로 적들을 찍어 누를 수 없을 리가 없었다.
이제 적들이 힘을 잃었다.
“전진하라!”
보병은 전진하기 시작하였다.
전쟁은 그 끝을 향하여 치달았다.
판도라 왕국군 진영 후방.
말루이 공작은 자신의 직감이 틀리지 않았음을 눈앞에서 보았다.
판도라 왕국군은 막강한 전력을 갖추고 있었다.
도대체 저것들이 인간인가 싶을 정도로 말이다.
“아아!”
그는 탄식했다.
분명히 반란군으로 지정했고, 맞서지 말라고 경고를 했었다.
직접 경고를 하여 가능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