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57
나 혼자 프리서버 057화
057
기계에서 요란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빠지지직!
[SS+++등급에 랭크되었습니다. 백연하 헌터님의 정보를 갱신합니다. 갱신 중…… 완료되었습니다.]“와아!”
사람들은 탄성을 내뱉었다.
그야말로 겹경사가 아닐 수 없었다.
내가 S++등급을 달성했다는 것. 그리고 백연하가 지존길드에 들어오더니 랭크 업을 했다는 사실 말이다.
연구소장이 흥분해서 말했다.
“혹시 지존길드에 가입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건가요?!”
“그럴지도?”
백연하는 애매하게 대답했다.
“길드에 무엇이 있기에 랭크 업을 한 건가요?!”
“사랑의 힘인지도 모르죠.”
“사랑이라!”
“그건 또 무슨 개똥 같은 소리야?”
“제가 길드장님을 사랑하잖아요? 그러니까 그 힘으로 랭크 업을 한 거라고요.”
나는 눈살을 찌푸리고 말았다.
백연하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능글맞은 말들을 내뱉었다. 마녀 백연하가 맞는지 의심이 될 지경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하는 짓을 보면 바뀐 것은 없었다. 오직 나에게만 그리 대하고 있는 것뿐이다.
나는 한숨을 내쉬고는 밖으로 나갔다.
예상한 대로 그곳에서 기자들과 스카우터들의 폭풍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저희 길드와 합병을 제안 드립니다!”
“혹시 경찰 길드가 되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저희 기업에서 귀하의 길드와 제휴를 하고 싶습니다!”
웅성웅성.
그야말로 시장바닥이 따로 없었다.
한국 헌터계 지존 백연하가 랭크 업을 했다. 거기에 더하여 길드장인 나는 한 달도 되지 않아 F급에서 S++랭크를 찍었다.
이런 사실만으로도 지존길드의 위세는 대단했다.
물론 내가 S++를 달성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발록 세트 때문이었지만 그런 이야기를 굳이 사람들에게 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어쨌거나 헌터에게는 아이템도 랭크에 중요하게 작용을 하는 법이니까.
“좀 지나갑시다.”
“답을 내려 주십시오!”
“작작 좀 하고 꺼지시지?”
한순간이었지만 확 쓸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랬다가는 바로 철창행과 동시에 길드가 해체될 것이니까.
내 앞을 강소라가 가로막았다.
“나경철 씨는 내일 임관합니다. 대한민국 육군 소령으로 말이죠.”
***
“확정된 사실인가요?!”
“지금까지 소문만 무성하던데요.”
“국방부에서 발표한 것으로 아는데요.”
“본인에게 직접 듣고 싶습니다!”
참 끈질긴 작자들이었다.
나도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아는데, 이렇게 다그치는 걸까. 물론 그 이유를 따진다면 아깝기 때문일 것이다.
나를 잡으면 미래의 세계 지존과 현 한국의 지존을 잡는 것이다. 게다가 길드원들의 성장이 얼마나 빠를지 감도 잡히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어떻게 해서든 잡고 싶은 것이겠지.
“강 중령의 말이 사실입니다.”
“정말 군인이 되려 하셨나요?”
“네, 다만 자유 군인으로 활동합니다.”
촤륵! 촤르르륵!
결국은 인터뷰 형식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 이상의 질문은 거절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바로 차에 올라탔다. 강소라의 제안대로 등급을 다시 확정받았으니 이제 돌아가도 되었다.
이소희 기자는 특급으로 소식을 받아 곧바로 KBS 본사로 향하는 중이었다.
그녀는 매우 드물게 흥분하고 있었다.
“정말 대박이다!”
“백연하 씨 말인가요?”
“아니, 나경철 씨. 물론 백연하 씨가 대단하지 않다는 건 아니야. 사건의 경중으로 따져 보면 나경철 씨의 비중이 크다는 거지.”
“어째서요?”
카메라맨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물었다.
백연하는 한국 헌터계 지존이었다.
지존이 랭크 업을 하였고 세계 랭킹에도 분명히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보다 중요한 일이 있을까 싶은 것이 이창기의 입장이었다.
물론 나예린은 그리 생각하지 않았다.
“저번에 나경철 씨가 랭크 측정을 하였을 때, 몇 등급이었지?”
“A+급이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S++급…….”
“몇 단계야?”
“3단계나 랭크 업을 했네요. 일주일도 되지 않아서 말이죠.”
“그래, 이게 무엇을 뜻하는지 알겠어?”
“미래 세계 지존의 탄생…….”
“바로 그거야!”
이소희는 소리를 질렀다.
이것으로 확실해졌다. 미래의 지존이 탄생하게 될 것이며 세계 랭킹 1위에 굳건하게 랭크 될 것이 확실했다.
게다가 국가급 헌터 중에서도 지존으로 손꼽히게 된다는 것이 중요했다.
“비공식 정보에 의하면 몬스터 메가 쓰나미가 곧 올 것이라고 해. 그게 뭔지 알아?”
“전 세계가 초토화될 수도 있다는 뜻이겠죠.”
“보스 몬스터를 쏟아 내는 홀, 즉 마나 균열이 생긴다는 뜻이야. 그때가 오면 국가급 헌터를 많이 보유한 쪽에서는 피해가 없겠지.”
“생존의 문제인가요.”
“그래, 생존의 문제야.”
그제야 이창기는 이해하겠다는 표정이었다.
“생방송으로 나가기는 했지만, 바로 편집해서 다큐로 가야겠습니다.”
“그래서 국장님에게 가는 거야. 허락을 받아야지.”
“빨리 가시죠.”
이소희는 액셀러레이터를 강하게 밟았다.
대한민국 국방부.
최근 들어 정부에서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경제나 복지 따위가 아닌 대한민국의 존속이었다.
머지않은 미래에 닥칠 환란에 대비하려면 국가급 헌터를 최대한 많이 보유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더욱이 세계 지존급의 헌터라면 장관이 직접 움직여도 될까 말까였다.
타다다다다!
새롭게 조성된 본부 옥상으로 헬기가 내려앉고 있었다.
그 헬기에는 한밤중임에도 국방부 장관 이풍수가 타고 있었다.
헬기장에는 유소찬 대령을 비롯하여 몬스터 관리청의 인사들이 대거 나와 있었다.
“충성!”
“쉬어.”
이 장관은 대충 인사를 하고 중요한 내용부터 보고를 받았다.
“오늘 나경철이 S++랭크를 받았다고?”
“그렇습니다! 며칠 만에 3단계나 랭크 업을 했습니다.”
“그게 가능한 일인가?”
“그의 잠재력은 측정 불가입니다. 그러니까 무한이라고 해도 무방하겠습니다. 현재의 장비로는 잠재력을 측정할 수 없습니다. 그만큼 대단한 인사입니다. 이대로라면 몇 달 안에 세계 지존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놀라운 일이로군. 또 다른 소식이 있다지?”
“헌터 지존 백연하 양이 랭크 업을 했습니다.”
“허어, 놀라운 일투성이로군.”
유소찬은 걸어가면서 보고를 했다.
다행인 것은 지금 TN 바이러스를 핑계로 나경철을 군인 헌터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었다.
“내일 임관입니다.”
“내일인가?”
“가능한 한 서둘러 임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혹시라도 생각이 바뀌기라도 한다면…….”
“국가적인 재난이라고 봐야겠지.”
“맞습니다.”
국가급 헌터를 하나라도 더 보유하는 것이 몬스터 관리청의 사명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미래의 세계 지존을 놓쳐 버린다면 그만한 실책도 없을 것이다.
생각 같아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임관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내일 임관하겠다고 본인의 입으로 말을 했는데 지금 나서서 괜히 신경을 거슬리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다루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이게 어딘가 싶습니다.”
그들은 회의장에 도착했다.
이풍수 장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일부터 곧바로 대규모 혜택을 주도록 하게. 집과 차, 비서까지 말이야.”
“그리 지시를 하겠습니다.”
“그런데 백연하 양이 랭크 업을 한 것이 혹시 지존길드와 관련이 있겠나?”
“확실히 있다고 봅니다.”
“어째서지?”
“나경철 씨에게는 뭔지 모를 신비한 힘이 있다고 할까요. 헌터를 빠르게 발전시키는 그런 종류 말입니다. 일반인을 각성시키지를 않나.”
“으음.”
“더욱 놀라운 사실은 병석이 누워 있던 나은수 양이 각성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도 강제 각성입니다.”
“……!”
웅성웅성.
거대한 충격이 주변을 휩쓸었다.
강제 각성에 대해서는 저번에도 들었었는데, 이번에 하나가 더 늘었다. 그것도 병자를 각성시켰으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정말로 길드원만 각성이 된다던가?”
“그렇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일이로군. 전문가들은 언제쯤 한국에 큰 위기가 닥칠 것 같다고 하던가?”
“1년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좋아. 어떻게 해서든 나경철을 지원하도록 하게. 백연하도 말이야. 예전 같았다면 백연하의 도움은 기대할 수 없었을 텐데, 나경철 때문에 가능하게 되었군.”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볼 수 있지요.”
서버 특화 영지로 돌아가는 중이다.
슬슬 졸음이 몰려오고 있었다.
“으하하하함!”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강소라는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지, 표정이 꽤나 심각했다.
“제가요? 아, 알겠습니다.”
곧 그녀는 통화를 마쳤다.
“무슨 일이야?”
“……저더러 길드장님의 부관을 하랍니다.”
“어째서?”
“그러니까…… 이러면 좀 족보가 꼬이기는 하는데요, 내일 임관되시면 저를 부관으로 삼으시면 됩니다.”
“엥? 그게 말이 돼?”
“얼마 안 있으면 승진하실 테니까요.”
“그래도 그런 법이 어디 있나?”
“여기 있죠. 어쩔 수가 없습니다. 까라면 까라는 곳이 군대니까요.”
“하하하! 나에게도 해당하는 말은 아니겠지?”
“강제력은 없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상명하복을 하는 것이…….”
“까고 있네.”
“험험, 그래도 명령체계는 신성한 것입니다.”
“그냥 부관으로 들어간다고 하고, 예전처럼 생활해. 그러면 되잖아? 굳이 업무를 수행해야 할 필요가 있나?”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군인 헌터가 되었다고는 해도 굳이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강소라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내 말을 심각하게 고려해 보는 것 같았다.
다음 날 아침.
해가 뜨자마자 일어났다.
강렬한 햇살이 창틈으로 스며들고 있다. 헌터가 된 이후로는 몇 시간 자지 않아도 상쾌한 아침을 맞을 수 있었다.
촤악!
커튼을 걷었다.
강렬한 햇살이 쏟아졌지만 그리 눈이 부시지도 않았다. 그만큼 눈도 좋아진 것이 아닐까.
두두두두!
영주성에서 일단의 무리가 달려오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기사단 한 개 분대는 동원된 것 같았다. 영지의 행정관인 맥스가 그들을 이끌고 오고 있었다.
목적지는 뻔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사단이 여관 앞에 도착하였고 맥스가 객실로 들어왔다.
“좋은 아침입니다, 영주님!”
“맥스! 네놈은 잠도 없구나. 이렇게 일찍 와서 무슨 깽판을 치려고?”
“험험, 오늘 아침에 회의를 준비하시라고…….”
“회의를 해도 9시에 한다.”
“예? 원래 7시에 하는 것이 관례입니다만.”
“그 관례는 오늘부로 바꾼다. 가서 전해라.”
“그리하겠습니다.”
맥스는 고개를 숙이고 나갔다.
그는 기사단과 함께 사라졌다.
역시나 영지 사람들은 너무 부지런하다. 벌써부터 상점들의 문이 열렸고 하루 일과를 시작하였다. 마치 70년대 한국을 보는 것 같다고 할까.
하지만 나는 현대인이다. 조금 느긋하게 하루를 시작할 필요가 있었다.
“그럼 밥이나 먹으러 가 볼까.”
식사 후에 느긋하게 영주성으로 이동했다.
영지의 회의에는 길드원들도 참석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영지를 점령하고 있는 길드였고 길드원들은 지배세력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러니 참석할 자격이 충분하였던 것이다.
영주성으로 들어오자 경비병들이 경례를 붙인다.
“충성!”
“오냐, 수고한다.”
나는 손을 한 번 흔들어 주었다.
오세근은 도처에 깔려 있는 경비병을 바라보더니 혀를 내둘렀다.
“인원이 엄청나게 많소. 도대체 이 많은 인원이 어디에서 쏟아져 나온 거요? 막상 공성전을 할 때는 별로 없더만.”
“뭘 그래. 여긴 게임을 기반으로 한 영지니까 그런 거지. 서버가 열리자마자 첫 공성전에 경비병 많은 것 봤냐?”
“그건 아니오만.”
“그런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