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040)
1007화 Beginning (6)
2019년 9월 23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감독실.
“원정에 함께하겠다고?”
“네.”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나?”
“그럼요. 꼬맹이들이 뛰게 될 거죠?”
“…….”
“바로 그것 때문이에요.”
말했던 것처럼, 우린 내일 카라바오 컵 경기를 위해 프레스턴으로 원정을 떠난다.
펩은 컵 대회에서 로테이션을 돌릴 것이고, 난 높은 확률로 명단에서 제외될 게 틀림없다. 하지만 나는 맨체스터에 머물기를 원하지 않는다.
계속 팀과 함께하기를 원한다.
“제겐 좋은 기회거든요.”
“기회? 무슨 말이지?”
“어린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거요. 특히, 필과 같은 녀석 말이에요.”
지난주 나는 펩에게 팀을 이끌 기회를 달라고 했다. 이후 난 훈련장과 경기 때 목소리를 내는 빈도를 높였고, 더 많은 것을 주변에 요구하는 중이다.
그러나 축구에 관한 대화는 아무래도 주전을 중심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번 프레스턴과의 경기는 그간 대화가 부족했던 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다.
비록 벤치에 앉을 수는 없겠지만, 드레싱 룸에서 팀에게 파이팅을 불어넣어 줄 수는 있을 거라고 본다.
“쉬는 거라면 이미 질리도록 했어요.”
고민하던 펩이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난 그에 감사를 표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잠깐.”
“?”
“하나만 더 이야기하지.”
“그럼요.”
카라바오 컵 이후 클럽의 일정은 에버튼 원정(EPL 7R)과 홈에스 치르게 될 챔피언스리그 그룹 스테이지 두 번째 경기(GNK 디나모 자그레브)다.
긴 이동 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두 경기 사이에 휴식은 이틀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자넬 두 경기에 모두 뛰게 하고 싶네.”
펩이 지금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건, 두 경기 중 하나에는 나를 벤치에서 출발하게 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난 잠깐 고민을 했고, 일정의 중요도를 고려해 디나모전 벤치를 받아들이겠다고 말을 했다. 그러자 펩은 고개를 끄덕이며, 사실은 본인도 같은 생각이었다고 답했다.
본래는 에버튼 경기가 끝나고 대화할 생각이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어 말하게 되었다면서 말이다.
“알겠네. 그럼 나중에 보도록 하지.”
“네. 이따가 봬요.”
여전히 전과 같은 사이는 아니지만, 펩과의 관계는 근래 몇 달보다는 많이 진전됐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펩이 드디어 정상적인 출퇴근을 시작했다는 것이었는데, 덕분에 아영이가 크리스티나의 전화로부터 자유로워졌다.
물론 아내는 크리스티나와의 통화를 전혀 부담스러워하지 않았지만, 난 임신한 아영이가 스트레스를 되도록 덜 받길 원했다.
우리의 아이는 내년 봄쯤 태어날 예정이다.
“어디를 갔다가 오는 거야?”
“감독실. 펩이랑 이야기 좀 했어.”
“그래?”
“응.”
샐러리와 선드라이 토마토 간식 삼으며, 친구들과 식당 테이블에 앉아 수다를 나눈다.
올루프가 부상에서 복귀하며 중원 운용에는 숨통이 트였지만, 여전히 중앙수비는 문제가 되고 있다.
스톤스는 재활 중 다른 부위에 문제가 생겼고, 라포르트의 복귀 시점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듣기론 리그 후반부나 돼서야 돌아오는 게 가능하다고 한다.
그중 스톤스의 경우 과거부터 잦은 부상이 문제가 되어 왔던지라, 주변에서는 벌써 우리가 겨울 이적시장에서 센터백을 데려와야 한다며 말하고 있다.
최근 거의 매 경기 선발로 출전 중인 니코의 기량이 크게 떨어졌다는 사실도, 그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물론 덕분에 민재가 주전 센터백으로 도약했고, 경험치를 먹어 가며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녀석은 자신이 시티의 선수가 될 수 있음을 매일 보여 주고 있다.
팀 내에서의 평가 역시도 무척 좋다.
“민재는?”
“아, 걔는 아까 카를레스랑 갔어.”
“흐음- 그렇구나.”
“걔도 너처럼 완벽주의자야.”
“그건 좋은 거야, 베르.”
“근데 피곤하다고.”
“그야 네가 완벽주의자가 아니라서 그런 거고.”
“난 그렇게 될 생각이 없거든?”
“그래, 그래. 게으름을 탓하라지.”
“그건 부지런한 게 아니라 피곤하다는 거야.”
“누가 그러는데?”
“내가!”
베르나르두와 나를 처음 보는 사람은 평범한 대화를 이어 가다가도 곧 티격태격하는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하곤 한다.
그러다 진지한 얼굴이 되어, 소문처럼 친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말이나 혹시 싸운 거냐고 질문을 던져 온다.
하지만 그럴 때면 어김없이, 베르나르두와 나는 대화를 중단하곤 껄껄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지금만 보더라도.
“아, 맞다.”
“응?”
“내 여자 친구가 월요일 밤에 같이 저녁을 먹재.”
“월요일? 에버튼전 다음 날인가?”
“응.”
“좋아. 갈게. 너희 집에서?”
“아니. 시내에 근사한 식당을 찾은 모양이야. 너희랑 같이 가고 싶다고 어찌나 이야기하던지.”
“좋아. 아영이도 요즘 들어 많이 먹기 시작했거든.”
“입덧은 끝났고?”
“응. 그런 것 같더라.”
언제 서로 발끈했냐는 듯 웃으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자, 이 모든 장면을 옆에서 지켜보던 올루프가 우리랑 함께 있으면 정신이 나가는 것 같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매사 성실하고 진지한 태도를 보이는 녀석인지라, 이렇게 가벼운 대화와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클럽에서 뛰는 볼란치(Volante/DM) 모두가 대단히 가족적인 진지한 남자들로만 구성되었다는 점이 재미있다.
페르난지뉴의 가족 사랑이야 워낙 유명하고, 로드리도 문신 하나 없는 모범생 중의 모범생이다. 그리고 여기 올루프 역시, 훈련장과 집 외의 장소에서 만나기 힘든 남자다.
차이가 있다면 올루프의 상반신 80% 정도가 문신으로 덮여 있다는 사실인데, 그것이 피치 위에서 약간의 위협감을 더해 주는 것도 같았다.
본인의 말론 바이킹의 영혼(Spirit)을 몸에 새기고자 문신을 했다던데, 순박한 본성을 감추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내일 뛸 준비는 됐어?”
“응. 그동안 좀이 쑤셔서 말이지.”
“하-! 난 어땠겠어?”
“얘 또 생색내네.”
“넌 왜 끼어들어? 빠져 있어.”
“싫은데?”
깐족대는 베르나르두를 향해 포르투갈어로 욕설을 내뱉는 나. 그리고 그걸 그대로 포르투갈어로 맞받아치는 베르나르두. 그러자 한숨을 내쉬면서 자리를 피해 버리는 올루프.
오늘도 난 여전히, 블루(Blue)로서 클럽하우스에서의 생활을 듬뿍 즐기는 중이다.
***
2019년 9월 24일. 프레스턴 PR1 6RU, 잉글랜드. 톰 피니 경 길, 딥데일 스타디움(Deepdale Stadium. Sir Tom Finney Way. Preston PR1 6RU, England).
.경기 시작 2시간 전
프레스턴 0 : 0 맨체스터 시티
&Match-Up`s Best Eleven(맨시티/상대팀)
&Tactics(맨시티/상대팀) : 4-3-3/4-2-3-1
GK ? 클라우디오 브라보 / GK ? 코너 리플리
RB ? 키런 트리피어 / RB ? 다넬 피셔
CB ? 테일러 하우드-벨리스 / CB ? 조던 스토리
CB ? 에리크 가르시아 / CB ? 벤 데이비스
LB ? 앙헬리뇨 / LB ? 조 래퍼티
DM ? 올루프 뫼르크 / CM ? 앨런 브라운
CM ? 일카이 귄도안 / CM ? 라이언 레드슨
CM ? 토미 도일 / RAM ? 브래드 포츠
RW ? 리야드 마레즈 / CAM ? 다니엘 존슨
LW ? 베르나르두 실바 / LAM ? 조쉬 해롭
ST ? 필 포든 / ST ? 톰 바쿠이젠
.
.
경기가 펼쳐질 딥데일 스타디움은 에티하드 캠퍼스로부터 차로 50분이면 넉넉히 닿는 거리다. 그래서 우린 버스로 이동했고, 포든과 대화하고 있으니 어느새 경기장에 도착했다.
오늘 팀은 대단히 실험적인 하루를 보내게 될 텐데, 그중 핵심적인 역할을 해 줘야 할 선수가 바로 필 포든이다.
“포켓이 오늘 네 놀이터라니까.”
“네.”
“스트라이커라는 단어에 굳이 얽매일 필요는 없어. 그건 오히려 네 장점을 죽일 거야.”
“알겠어요.”
“그래. 좋아.”
사실 오늘, 펩은 제이든 브라프(Jaydon Braf)라는 친구를 스트라이커 포지션에서 뛰게 하여 데뷔하게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브라프의 태도가 워낙에 좋지 못했다.
리암 델랍 등과 함께 EDS에서 10점 만점 평가를 받은 선수임에도 불구, 1군 팀과 함께 훈련한 내내 그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모습을 보여 주고 만 것이다.
물론 당장 정식 1군 멤버가 될 수는 없겠으나, 투쟁심이라곤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태도에 펩은 커다란 실망을 했다.
그래서 계획을 바꿔 포든을 스트라이커 포지션에 넣었고, 귄도안을 전방 플레이메이커로 배치해 메짤라(Mezz`ala)로 뛰게 될 토미 도일과 함께 공격을 풀어 나가 줄 역할을 맡겼다.
포든이 오늘 사실상 10번(AM)처럼 뛰게 될 거라는 것을 생각하면, 실제 오늘 클럽의 전술은 4-1-3-2인 셈이었다.
마레즈와 베르나르두가 끊임없이 전방으로 쇄도해 들어갈 거고, 세 명의 공격형 미드필드가 거기로 볼을 배급해야 한다.
그리고 이 다섯 명의 공격수 뒤를 올루프가 커버하게 될 텐데, 오늘 투입된 좌우 풀백이 대단히 공격적인 녀석들이라는 걸 생각하면 사실상 셋이서 수비를 해야 하는 셈이었다.
어디까지나 상대가 프레스턴이기에 가능한 전술로, 우린 오늘 여기에서 결과와 가능성을 모두 챙겨 가야 한다.
“잘 들어, 토미.”
“…….”
포든에 이어, 난 토미에게도 어제오늘 우리가 훈련한 내용을 다시 한번 되짚어 주었다.
왓포드 전 데뷔골로 이미 많은 팬을 확보한 이 녀석은, 브라프와는 다르게 훈련 태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본인 스스로 시티에 애정이 많다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다.
애정이 있다면, 당연히 성실할 수밖에 없다.
“베르의 옆에 수비가 있다고 해서 패스를 주저할 필요는 없어. 쟤는 누구보다 볼을 잘 지키니까. 중요한 건, 네가 베르에게 패스를 보낸 뒤의 동작이야.”
“바로 붙어 줘야 하나요?”
“아니. 공간을 넓혀 줘.”
토미 도일은 영리한 녀석이라, 선수 개개인의 장단점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힌트를 얻을 것이다.
난 그런 녀석에게 베르나르두와 마레즈를 활용할 방법을 말해 주었고, 기대한 대로 녀석은 올바른 대답을 내 앞에 토해 놓았다.
그것이 무척 만족스러웠던 나는 토미의 등을 두드리곤 엄지를 치켜세웠고, 이후 데뷔 경기를 치르게 된 하우드-벨리스의 앞으로 다가가 긴장한 모습의 녀석을 진정시켰다.
포든과 같은 스톡포드 출신인 하우드-벨리스 역시, 어렸을 때부터 골수 시티의 팬이었다.
그 애정과 열정이 어느 정도냐면, 유스 일정과 겹치지 않을 때면 직접 티켓을 끊어 클럽의 원정 경기를 응원하러 다니는 수준이다.
그래서 어느 날 로돌포가 하우드-벨리스에게 팀과 동행하게 해 주겠다며 제안을 했지만, 이 기특한 녀석은 [“자신이 끼면 1군 팀의 케미스트리를 해칠 수 있다.”]라며 기어코 피카딜리역에서 기차를 타고 런던까지 이동했다.
당연히 이 이야기는 클럽 전체에 알려졌고, 하우드-벨리스는 그때부터 종종 1군팀과 함께 훈련하게 되었다.
이것을 노리고 한 거라면 IQ가 200쯤 되는 영리한 녀석이겠지만, 포든의 말론 그렇게 머리를 굴릴 만한 인물은 되지 않는다고 했다.
포든이 찍어준 하우드-벨리스의 방 사진을 보게 된다면, 이 말들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게 될 것이다.
전형적인 시티 오타쿠였다.
“실수해선 안 된다는 생각은 버려. 왜냐하면 넌 오늘 무조건 실수하게 될 거니까. 중요한 건, 실수한 다음에 네가 얼마나 침착할 수 있냐는 거야.”
데뷔 경기를 치르는 젊은 선수에게, 감독들은 되도록 기대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선수들은 잘하고자 하는 생각에 누구도 지워 주지 않은 부담감을 홀로 만들어 짊어지고, 그것들은 좋은 기억으로 남았어야 할 데뷔전을 망쳐 놓는다.
첫 단추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그것이 잘못 꿰어지게 되면 종종 선수의 커리어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Let`s Go!! 즐기고 와!!”
만석일 것이 분명한 경기장으로 동료들을 내보내며, 난 마지막 순간까지 손뼉 치고 목소리 높이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덕분에 약간 목이 칼칼할 정도였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마넬이 곁에서 따뜻한 물 한 잔을 건네왔다.
“자네도 참 부지런하군.”
“……뭐, 이래 봬도 부주장이긴 하니까요.”
“하하. 훌륭한 리더십이야.”
“팀을 위해서 이러는 거죠.”
“그것도 중요하지.”
작년 크리스마스 이후, 마넬과 제대로 대화를 나눠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당시 대화는 약간 불편한 주제였다.
“가족들은 잘 지내나요?”
“물론이지. 자넨?”
“저도요. 아내는 요즘 하루에 다섯 끼를 먹어요.”
“하하. 임신하게 되면, 영양분이 많이 필요하거든.”
“네. 배가 조금씩 불러오고 있는 것을 빼면 전과 똑같은데, 먹는 것들이 도대체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어요.”
“엄마란 놀라운 존재지.”
“네. 정말 그래요.”
“…….”
“…….”
잠깐 흐르기 시작한 침묵이 불편하지 않은 건, 지난 마지막 대화 때의 앙금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는 뜻이라고 본다.
마넬의 표정 역시, 무척 온화한 상태다.
“그나저나, 이름은 지었나?”
“아뇨. 아직 성별도 몰라요.”
“그런가?”
“네. 모르는 채 있자고 약속했거든요. 그래서 이름도 천천히 짓자고 했죠. 아, 추천은 받았어요.”
“추천? 누구에게?”
“베르나르두.”
“……이름이 뭐였는지 묻지 않겠네.”
“감사해요. 뭐, 어차피. 질문하셨어도 제가 답하지 않았을 테지만요. 그런 이름을 어떻게 말하겠어요.”
베르나르두를 얼어붙게 만든 대부(代父)가 되어 달란 말을 하고 난 약 한 달 뒤, 녀석은 내내 고민을 했다면서 장차 태어날 나의 아들/딸 이름을 추천해 왔다.
‘구글’의 도움을 빌렸다고 말했을 때부터 뭔가 불안한 예감이 밀려왔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한자(漢字)의 뜻만을 해석한 엉터리 이름이었다.
눈을 초롱초롱 빛내는 녀석이 얼마나 연구했을지를 잘 알았기에, 우리 부부는 마음은 고마우나 따로 생각해 둔 이름이 있다면서 힘겹게 둘러대야 했다.
그러자 녀석은 이해한다며, 그래도 자신이 추천한 이름이 꼭 후보에 들어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래서, 아영이와 나는 베르나르두가 적어온 이름을 후보 목록에 집어넣었다. 물론, 우선순위는 저기 저 아래로 절대 높아지는 일은 없을 것이지만 말이다.
“경기 같이 보실래요?”
“그러지.”
“네. 제가 의자를 가져올게요.”
“고맙네.”
마넬과 함께 드레싱룸 한쪽에 자리를 잡은 채, 난 리모컨을 집어 들어 중계방송의 볼륨을 키웠다.
딸깍, 딸깍, 딸깍-
.
(빌 레슬리) – Sky Sports 코멘테이터
“This is Carabao Cup. 프레스턴 노스 엔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입니다. 리그 최고의 팀을 홈으로 불러들인 프레스턴. 맨체스터 시티 역시 대거 로테이션을 가져가며 여유 있는 승리를 노리고 있습니다. 경기 시작합니다.”
.
.
.경기 종료(EFL 3R)
프레스턴 0 : 5 맨체스터 시티
일카이 귄도안 : 전반 40분
키런 트리피어 : 후반 30분(F.K)
***
“에-이! 더 크게!!”
“Ride it~♩♬!”
리가드(Regard)의 ‘Ride it’이 울려 퍼지는 시티의 버스 안은 한바탕 축제 분위기다.
코치이자 멘토에 이어 DJ까지 자처한 김다온이 사람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사이, 뒤쪽에서 일어나는 일에 잠깐 관심을 보였던 미켈 아르테타가 웃으며 몸을 원래대로 돌린다.
그리곤 통로 맞은편 과르디올라를 향해, 앞으로도 계속 김다온을 원정에 데려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그도 휴식은 필요해.”
“뭐, 그건 그렇죠.”
“…….”
지난 월드컵 전까지만 하더라도, 김다온은 투쟁심 넘치는 리더는 맞았지만 배려가 좋은 남자냐는 면에서는 약간의 의문부호를 갖고 있었다.
세계 최고의 살력과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부지런함이 그의 목소리를 듣도록 만들어주긴 했지만, 단단하기만 한 리더십은 언젠간 부러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늘 김다온이 보여 준 모습은 필리프 람이나 뱅상 콩파니의 리더십과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았다.
작년부터 김다온과 붙어 다녔던 포든을 비롯해, 이젠 토미 도일과 테일러 하우드-벨리스도 그의 팬이 된 것 같았다.
유망주를 대거 투입하는 로테이션을 펼치고도 5:0의 대승을 거둔 탓도 있긴 하겠지만, 과르디올라는 1군과 EDS 사이의 끈끈한 연대가 만들어지고 있는 게 더 마음에 들었다.
‘뭐, 여유가 되면 가능할 수도.’
부상으로 경기에 자주 뛸 수 없을 때면, 뱅상 콩파니 역시 팀의 원정에 동행하곤 했다.
자신의 경험과 리더십을 팀에 전달하고, 드레싱 룸 안에서 감독이 원하는 모든 것들을 보였다. 그런 그가 있었기에, 시티는 좋은 팀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거다.
하지만 세월은 뱅상 콩파니를 다시 벨기에로 데려갔고, 올 시즌 주장을 맡은 다비드 실바 역시도 내년이면 클럽을 떠나 황혼기를 맞게 될 예정이다.
현역 중 시티의 전설이라 부를 만한 두 명의 남자가 클럽을 떠나게 되면서, 펩은 미래 주장을 누구로 할지를 고민했었다.
일단 나이와 커리어 등을 종합해 보면, 페르난지뉴가 다비드 실바의 후임이 되는 게 올바른 선택이다. 그리고 올해처럼 케빈 더브라위너와 김다온을 공동 주장으로 선임해 스쿼드를 운용하는 게 좋아 보인다.
하지만 페르난지뉴 역시 1985년생의 노장(老將)이고, 그 역시 언제가 클럽을 떠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저 남자가 주장이 될 수도 있겠지.’
김다온의 리더십이 오늘 시티에 미친 영향을 생각하며, 과르디올라는 미소와 함께 안경을 뒤집어쓴다.
선수들이 승리에 취해 있는 동안, 부지런한 시티의 감독은 다음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준비한다.
“Dance for me, Dance for me, Dance for me…….”
“와하하하! 그 우스꽝스러운 춤은 뭐야!!”
뒤쪽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떠들썩한 파티는 선수단을 태운 버스가 그들의 클럽하우스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