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108)
1076화 One Game (9)
2020년 7월 26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스타디움.
.경기 시작 20분 전
맨체스터 시티 0 : 0 노리치
&Match-Up`s Best Eleven(맨시티/상대팀)
&Tactics(맨시티/상대팀) : 4-3-3/4-2-3-1
GK ? 에데르송 / GK ? 팀 크룰
RB ? 카일 워커 / RB ? 맥스 아론스
CB ? 김민재 / CB ? 크리스토프 치머만
CB ? 에므리크 라포르트 / CB ? 벤 고드프리
LB ? 주앙 칸셀루 / LB ? 자말 루이스
DM ? 로드리 / CM ? 케니 맥린
CM ? 다비드 실바 / CM ? 루카스 루프
CM ? 케빈 더브라위너 / RAM ? 토드 칸트웰
RW ? 라힘 스털링 / CAM ? 마르코 슈티퍼만
LW ? 필 포든 / LAM ? 오넬 에르난데스
ST ? 김다온 / ST ? 테무 푸키
.
.
“긴 여정이었다.”
“…….”
“모든 시즌이 그렇지. 인생에 비하면 하나의 시즌을 보내는 것은 극도로 짧은 시간일 거다. 그렇지만, 그것은 우리 삶의 일부분이다. 앞으로 2시간 뒤, 우린 이번 시즌에 대한 평가를 받게 될 거다. 하지만 그건, 사람들이 내리는 평가가 아니다. 그저 성적일 뿐이지. 2019/20 프리미어리그 시즌 결과가 나올 거라는 뜻이다. 둘 중 하나다. 챔피언이 되든가. 그렇지 못하든가. 2위. 그건 분명히 좋은 성적일 거다. 하지만 너희들에게 묻겠다. 진정으로 2위에 만족하는가?”
처음 나는 펩이 시즌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이야기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나는 펩이 말하는 것들이 시즌의 마지막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시즌에 관한 것일까?
그럴 수도.
일단, 난 귀를 조금 더 쫑긋 세웠다.
“세상은 미쳐 있고, 무논리가 논리를 이긴다. 하지만 우린 지금 프리미어리그에 있다. 지옥과도 같은 곳이지. 모든 팀이 모든 팀에 패배할 수 있다는 지극히 정상적인 논리가 외면받지 않는 곳이다. 정상적인 것들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측면에서, 여긴 무척 특별하다.”
“…….”
“축구 선수로서, 이런 리그에서 뛴다는 건 축복받은 일이다. 빅리그에서 뛰길 원하는 어린 유망주들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해보면, 너희가 선택받은 존재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거다. 어떨 땐, 신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것이다. 나의 경우, 세상이 전부 내 발아래에 있다고 믿었던 적도 있었다. 날 믿어라. 정말로 그랬으니까.”
고개를 숙인 펩.
집중력이 올라가는 게 느껴진다.
“젊은 시절, 나는 항상 내가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걸 증명하는 데 단 하나의 경기면 충분하다고 믿었지. 그렇다. ONE GAME. 단 한 경기면 내가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라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
“하지만, 아니었다.”
“?”
“난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없었다. 그렇게 착각했던 적도 있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나는 그저 운이 좋았던 사람이었다. 라 마시아를 자연스럽게 동경할 수 있었고, 거기에서 요한을 만났다. 나의 스승. 나의 또 다른 아버지.”
고(故) 요한 크라위프를 언급할 때 펩의 목소리가 떨렸던 건, 결코 나의 착각은 아닐 것이다.
나는 아직도 크라위프가 타계했다는 소식을 들었던 순간의 펩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올 것이 왔다는 심정과 대비를 했음에도 밀려드는 슬픔을 막지 못하는 복잡한 얼굴이었다.
만약 내가 펩이었다면, 당장 그 자리에서 무릎 꿇고 주저앉아 얼굴을 감싸 쥐었을 거다.
그렇지만 펩은 나보다 훨씬 더 성숙한 어른이었고, 그는 담담하게 상황을 받아들인 후 모든 일정을 끝마친 뒤에 바로 바르셀로나로 날아갔었다.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나 네덜란드 국가대표로 활약한 축구계의 전설은, 그가 가장 사랑한 도시 바르셀로나에서 향년 68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었다.
“요한은 내게 말했다. 넌 언젠가 선수보다 감독으로 더 유명해질 거다. 하지만 당시에 나는 그 말을 좋아하지 않았다. 선수로서 최고가 되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중요한 건, 결국에는 그가 옳았다는 것이다. 난 감독으로서 조금 더 성공한 것 같다. 이것들 전부, 너희와 같은 훌륭한 선수들을 만날 수 있어서 가능했던 일이다.”
“!!”
이야기의 전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톡톡 튀어 나가고 있다.
하지만, 누구도 섣불리 목소리를 내진 않았다.
“난 지금 사과를 하고 싶다. 이번 시즌 우리가 승리하지 못한 여섯 차례의 경기에 대해서 말이다. 그중 단 한 경기라도 붙잡았다면, 가슴을 졸이고 있는 것은 우리가 아닌 리버풀이었을 거다. 그러나 불행히도 난 실수를 범했다. 늘 말해 왔던 것처럼, 나는 신이 아니라서 실수를 한다. 그러나 하나의 시즌에서 여섯 번이나 실수했다는 건 변명의 여지가 되지 못한다.”
“…….”
“미안하다. 이번 시즌 우린 환상적인 성적을 거뒀지만, 리버풀이 이 정도일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것조차 선명하게 들릴 만큼, 드레싱 룸 내부는 조용하다.
펩이 전하는 말의 무게가 입을 다물게 만든다.
그는 우리에게 사과할 필요가 없다.
결국 승리하지 못한 경기에서 플레이를 펼친 것은 우리 선수들이고, 분명 몇몇은 ‘겨우 한 경기’라며 승점을 놓친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긴 ‘그 한 경기’가 우리의 발목을 붙들고 있다.
ONE GAME.
겨우, 한 경기가 말이다.
“우승을 차지하건 그렇지 못하건, 나는 너희들이 자랑스럽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줬고, 팀을 높은 위치까지 끌어 올렸다. 그리고 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프리미어리그가 끝난 뒤에도 우릴 기다리는 대회가 있다는 거다.”
“…….”
“나도 안다. 유례없었던 일이고, 힘든 일정이다. 리듬은 오래전에 깨어졌다. 그러한 상황에서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너희들은 박수받을 자격이 있다. 그러니, 오늘 나가서 승점을 가져와라. 그리고 결과를 받아들이자.”
펩과 같은 남자의 입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없어도 괜찮다는 말이 나오려면, 과연 얼마나 큰 결심이 필요할까?
최소 내가 아는 한, 펩은 누구보다 승리를 바라는 인물이다. 축구라는 거대한 존재를 지배하려는 포부를 지닌 터무니없는 사람이자, 실제로 거기에 가장 가깝다.
그런데 그런 그가, 우승이 아니어도 괜찮으니 결과를 받아들이자는 말을 하고 있다.
“이상. 경기를 준비하도록.”
올 시즌. 아니, 어쩌면 내가 본 펩의 팀 토크 중 가장 감정적이었던 내용이 오간 후, 각자의 자리에서 일어선 우리를 돌아본 다비드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만약 나였다면, 무슨 말을 더할 수 있을까?
아마, 아무 말 않는 게 최선일 거다.
그리고 다비드 역시,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다른 이야기 없이 최선을 다하자는 말만을 보탰다.
[후우- 무겁네.]동료들이 듣지 않길 원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면, 난 지금처럼 한국어로 혼잣말을 하곤 했다. 이젠 팀에 민재가 있지만, 녀석과 내가 앉은 자리는 거리가 좀 된다.
찰싹-
두 뺨을 손바닥으로 두드려 정신을 일깨운 후, 난 새롭게 놓아둔 가족사진에 키스를 보내곤 자리에서 일어섰다.
[좋았어, 해보자.]우리의 손으로 우승을 만들 수 없음이 확정된 지금, 팬과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마지막 순간까지 멋진 모습을 보여 주는 게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분하기 그지없고 우승에 실패하면 분명 좌절도 밀려오긴 하겠지만, 지금 당장 도움이 되지 않는 감정들은 잠시 한쪽 멀리 밀어 두려고 한다.
거의 1년 가까이 달려온 프리미어리그 시즌.
오늘, 우린 그 끝에서 마침표를 찍는다.
***
(폴 뎀프시) – BT Sports 코멘테이터
“다오오오온-!! OH-! This is Absolutely Magnificent Goal-!! 정말 파괴적인 경기력의 맨체스터 시티입니다!!”
(마틴 케오운) – BT Sports 공동-코멘테이터
“What a Strike. 수비수와 골키퍼. 그 누구도 반응하지 못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거예요. 오직 다온만이, 저런 상황에서 득점을 만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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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27분
맨체스터 시티 3 : 0 노리치
리그 최하위로 강등이 확정된 노리치를 상대로, 맨체스터 시티는 조금의 자비도 없는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었다.
전반 11분 문전 앞 혼전 상황에서 김다온이 오늘 경기 선제 득점을 기록했고, 8분 뒤에는 김다온의 패스를 받은 필 포든이 추가 득점을 만드는 데에 성공했다.
그리고 다시 8분 뒤, 골대로부터 약 30m 정도 떨어진 왼쪽 하프 스페이스로 내려와 칸셀루의 패스를 받은 김다온이 누구도 손댈 수 없는 파괴적인 중거리 슈팅을 득점으로 만들었다.
벤치에 앉아 있던 시티의 스태프와 선수들을 자리에서 벌떡 일으킨 놀라운 슈팅이었고, 지금까지도 몇몇은 머리에 손을 얹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하나 정작 당사자는 약간 덤덤해 보였다.
마치, 별것 아니란 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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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준) – SPORTV 해설위원
“이렇게 되면 김다온 선수. 2000년대 이후 프리미어리그 최다 득점을 기록하게 됩니다. 그리고 한 골만 더 보태면 역대 프리미어리그 단일 시즌 최다 득점과 공동 1위가 됩니다. 어떻게 저 선수가 2년 전까지 풀백이었다고 말할 수 있죠? 정말 경이롭다는 말 밖에는 다른 이야기를 보탤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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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골 24어시스트라는 비정상적인 지표를 기록 중인 김다온을 보며, 철저히 접촉을 피하고 있는 레녹스 베이커가 묵묵히 손을 키보드로 가져간다.
현재 그의 머릿속엔, 몇 주 전 어렵게 잡은 알렉스 퍼거슨과의 인터뷰가 떠오르고 있었다.
다만, 공적인 인터뷰는 아니었다.
장기간에 걸쳐 김다온의 자서전을 집필하기로 한 레녹스 베이커는 현재, 닥치는 대로 사람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며 김다온에 관한 평과 정보를 수집하는 중이다.
다만 김다온과 밀접한 인물들과는 아직 접촉을 피하고 있었는데, 마음의 준비가 되면 그때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렇지만 본래, 가볍게 거절당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알렉스 퍼거슨을 만날 수 있었던 건 레녹스 베이커에겐 무척 놀랍고 또 신비로운 경험이었다.
두 사람은 알렉스 퍼거슨의 집이 있는 알트링엄에서 함께 저녁 식사 자리를 가졌다.
[“그래. 다온에 관하여 묻겠다고?”] [“무례한 줄 알지만, 네. 그렇습니다.”] [“…….”]레녹스 베이커는 숨통이 조여드는 기분을 느꼈었다.
사실 알렉스 퍼거슨과 김다온은 접점이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김다온의 바이에른 뮌헨 시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치렀을 땐, 알렉스 퍼거슨은 은퇴하고 데이비드 모예스가 그 자리를 이어받은 상태였다.
레녹스 베이커는 그저, 알렉스 퍼거슨이라는 역사상 최고의 감독이 김다온이라는 선수를 어떻게 보는지가 궁금했을 뿐이었다.
그래서 처음 퍼거슨의 대리인에게 인터뷰를 요청할 때도, 전화로 1분만 평을 남겨 두면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던 거다. 심지어 그것도 어려우면, 메일로 보내줘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알렉스 퍼거슨은 레녹스 베이커를 자신의 집으로 정식으로 초대해 성의껏 답을 해 주었다.
[“그를 처음 본 건 2008년일세.”] [“네?”] [“자네도 알겠지만, 톰 버논은 우리 맨유의 스카우트였지. 나는 그와 개인적으로도 많은 시간을 보낸 적이 있어. 제법 선수를 보는 눈이 있었거든. 하지만 난 언제나 그에게 스카우트보다는 단장이 제격일 거라고 했었지. 하지만 웬걸? 대뜸 사업에 성공하더니 노르셸란을 구매했더군.”]FC 노르셸란의 회장인 톰 버논. 그는 김다온을 스카우트한 이후 알렉스 퍼거슨에게 한국인을 영입했단 이야기를 했다.
그리곤 그의 2군 경기 영상이 담긴 화면을 보냈고, 몇 달 뒤 알렉스 퍼거슨으로부터 김다온의 이름과 자세한 사항 등을 요청받아 해당 내용을 전달했다.
이튿날, 알렉스 퍼거슨은 클럽 스카우트 팀에 해당하는 정보를 건넸다.
맨유를 향한 알렉스 퍼거슨의 신랄한 비판은 레녹스 베이커로 하여금 또 다른 취재 의욕을 샘솟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미 취재가 아닌 자서전을 위한 인터뷰라 밝힌 상태였고, 다른 사람도 아닌 알렉스 퍼거슨의 앞에서 뻔뻔히 이야기를 뒤집을 만큼의 강심장 역시 아니었다.
그래서 레녹스 베이커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알렉스 퍼거슨의 다음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2년 뒤일 거야. 지성이 아스널을 상대로 헤더 득점을 성공한 경기였지. 우리가 1:0으로 이겼던 경기일 걸세.”] [“아- 알고 있습니다.”] [“그래. 아무튼, 그 경기가 있을 때 다온이 올드 트래포드를 찾았어. 그의 에이전트와 함께였지. 요나스였나? 그럴 걸세. 지성을 만나기 위해 찾은 거였고, 나는 당시 전반전 경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잔뜩 화를 내고 돌아선 상태였네. 그래서, 처음엔 그 꼬마가 누구인지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었지.”]알렉스 퍼거슨의 이야기를 들으며, 레녹스 베이커는 속으로 환호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세계 최고의 감독과 세계 최고의 선수가 그런 식의 인연이 있다는 것을 과연 누가 알았겠는가? 이는 억만금을 주더라도 듣고 싶은 그런 종류의 뒷이야기였다.
[“하지만 이내 생각이 나더군. 그래서 돌아서서 그를 똑바로 쳐다봤지. 살짝 겁은 먹은 것 같았지만, 내 눈을 피하지 않았네. 그때, 확신이 들더군. 이 꼬마는 성공하겠다는 확신이 말일세. 그리고 맨유로 데려오고 싶어졌지.”] [“어떤 점 때문이죠?”] [“배짱. 30살이 된 녀석들도 화난 상태의 내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하네. 한데, 녀석은 그러지 않았어.”]화가 난 알렉스 퍼거슨에 관한 이야기는 데이비드 베컴이나 웨인 루니와 같은 개성 넘치고 한 성깔 하는 남자에 의해서도 널리 알려진 내용이다.
드높은 자존심과 욱하는 성질을 지닌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들도, 알렉스 퍼거슨이 화를 내면 어린아이처럼 움츠러들었다.
실제로 알렉스 퍼거슨을 마주한 레녹스 베이커도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음에도 내내 움츠러든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런데 김다온은 두려워하면서도, 퍼거슨의 앞에서 당당히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사실, 그를 영입할 기회는 있었네.”] [“정말입니까?”] [“그래. 하지만, 벤피카가 먼저 제안했다는 소리를 들었지. 우리도 뒤따라 제안을 보낼 수는 있었어. 하지만 금액이 다소 과하다고 생각했고. 나 역시 그런 사람들의 말을 따랐네. 어차피 벤피카에서 성공한 뒤에 데려오면 된다고 여겼으니까.”] [“…….”] [“후후. 내 축구 인생 최악의 실수 중 하나였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인들에게 한 번씩 실수를 저질렀군.”]SL 벤피카 소속으로 유로파리그 타이틀을 차지했을 때, 김다온은 이미 너무 멀리 가 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퍼거슨은 이별을 준비하는 단계였고, 나중에 밝혀지긴 했지만 실제 맨유가 벤피카에 제안한 금액도 절반 수준이 채 되지 않았다.
결국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김다온은 펩 과르디올라를 만났고, 이듬해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전 세계에 본인의 이름을 각인시킨 위대한 경기를 펼쳤다.
센터백으로 나서 맨유의 공격을 완벽히 막아내고, 본인 스스로의 기량을 한 단계 발전시킨 경기를 말이다.
[“아마도 자넨 이 이야기를 듣고 싶겠지.”] [“…….”] [“다온은 내가 지금까지 보아온 축구 선수 중에서 가장 독특하고 가장 경이로운 선수일세. 이 말을 그대로 가져다 써도 좋네. 그리고 인터뷰는 여기까지 하지. 저녁을 먹는 동안은 자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게나.”] [“저에 관해서 말입니까?”] [“그래. 늙은이가 되면, 그런 것들이 축구보다 더 재미있어지는 법이거든. 어디에서 태어났나?”] [“아, 그게…….”]지금 생각해도 여전히 꿈만 같은 퍼거슨과의 시간을 떠올리며. 계속해서 글을 써 내려가던 레녹스 베이커가 어느덧 전반 막바지를 향하는 그라운드를 바라본다.
스코어는 여전히 3:0이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여전히 노리치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리고.
“YEAH–!!!!!”
“VAMOS!!!”
전반전 39분, 맨체스터 시티의 네 번째 득점이자 김다온의 시즌 34번째 득점을 알리는 골이 터져 나왔다.
충분히 본인이 득점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필 포든이 김다온에게 패스에 골을 양보한 것이다. 시티의 선수들도 김다온이 기록에 가까워졌음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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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뎀프시)
“역사가 쓰여집니다!! 1994년 앤디 콜과 1995년 앨런 시어러에 이어, 한국인 다온이 34번째 득점으로, 프리미어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다 득점자에 오릅니다! What a Moment! 이 남자는 부인할 수 없는 세계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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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석) – SPORTV 캐스터
“무려 25년 만의 단일 시즌 개인 34번째 득점!!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김다온!! 김다온 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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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하하하하.”
다시 랩톱으로 눈을 돌리는 레녹스 베이커.
이제 그의 손은 더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타다다다다닥-
타다다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