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129)
1097화 Captain Da-On
2020년 8월 31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떠들썩한 환영도 시내를 들썩이게 만든 카퍼레이드도 없었지만, 맨체스터 시티의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충만한 일주일을 보냈다.
2020년대 첫 빅이어를 들어 올렸다는 자부심과 지난날 그들의 성공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었다는 걸 증명했다는 사실에 대한 안도감이 이들에게 매일 밤 단잠을 선사했다.
하지만, 이들이 진정으로 들떠 있는 이유는 과거의 영광이 아닌 앞으로의 미래 때문이다.
그렇다.
미래.
현재 맨체스터 시티를 위해 일하는 이들 중, 그들의 미래를 의심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리고 오늘, 맨체스터 시티는 다시 한번 확신한다.
자신들의 미래가 찬란히 빛날 거라는걸.
“오, 이런 세상에나. 저게 믿어져?”
“쉿. 촬영에 방해되겠어.”
“Oh, God…….”
짧은 휴가의 마지막 날, 비번(非番)임에도 불구하고 바리바리 몸을 씻고 출근을 서두른 이들이 있다.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은 99%의 맨체스터 시티 스태프들 말이다.
그들은 지금, 절대로 볼 수 없었다고 믿었던 장면을 두 눈으로 지켜보며 감격에 젖어 있다.
찰칵-
찰칵- 찰칵-
“이번엔 서로 등져 볼까요? 좀 더 가까이에서요.”
“얘 옆에선 내가 너무 작아 보이지 않나?”
“하하하하.”
지금 이곳은 에티하드 캠퍼스 퍼스트 팀 건물 내부 1층에 자리하고 있는 스튜디오다.
시티의 ‘유튜브’ 채널과 각종 홍보 자료로 활용되는 영상이나 사진들은 전부 이곳에서 제작된다. 오늘 역시, 그들은 새로운 시즌을 위한 홍보물을 촬영하고 있는 중이다.
모델은 두 사람.
현존하는 최고들이다.
“젠장, 이게 꿈이라면 깨고 싶지 않아. 윽!!”
“아프지? 꿈 아니야.”
발을 밟힌 마크 세르토리를 보며 윙크을 찡긋 보낸 브랜든 애쉬튼이 친구의 등을 두드리며 미소를 잔뜩 지어 보였다.
그는 마크 세르토리가 평소보다 조용한 자신을 눈치채지 못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시티의 킷(Kit)맨 역시, 자신이 보고 있는 게 믿기지 않아 감격하던 중이었다.
찰칵-
찰칵-
“이봐, 브랜든.”
“응?”
“어쩌면…….”
“……그래. 무슨 말인지 알아.”
“그렇지?”
“응. 무리도 아니지. 저걸 보고 있는데 어떻게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있겠어.”
브랜든 애쉬튼은 맨체스터 시티의 새로운 시즌 메인모델이 된 두 사람을 보고 있으면, 누구라도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거로 생각했다.
유럽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시즌을 불과 2년 전에 경험했던 맨체스터 시티. 사람들은 그와 같은 일이 두 번은 벌어질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비번인 사람들까지도 출근하게 만든 저 두 사람을 보고 있으면 희망이 절로 생겨났다.
심지어 더 나아가, 그 이상도 가능할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게 했다. 물론 그 이상이 무엇인지는 누구도 알지 못할 테지만, 그래도 애쉬튼은 그것을 볼 수 있었으면 했다.
미지(未知)라는 건, 애초부터 누구도 알지 못하는 세계를 의미하는 뜻이었으니까 말이다.
“완벽했어요! 수고하셨어요, 두 분!”
클럽의 시니어 포토그래퍼인 빅토리아 헤이든이 촬영을 끝마친 뒤에도, 스튜디오 안팎에 모인 사람들은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촬영 보조의 도움을 받으며 친근하게 대화를 주고받는 두 사람의 모습에 다시 시선이 팔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던 중.
“나 좀 지나가지-!”
“응?”
“오-! 회, 회장님.”
“직원들이 전부 출동했다더니, 그 말이 사실이었군. 쉬는 사람들까지 전부 출근하다니. 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사람들인 건가? 오늘 일하지 않는 사람은, 당장 집으로 돌아가도록! 고소당하고 싶진 않으니까 말이야.”
몇몇 업무의 처리로 촬영장을 지킬 수 없었던 맨체스터 시티의 회장 칼둔 알 무바라크가, 구름떼처럼 몰려 있던 인파를 해산시키면서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섰다.
“새로운 집은 어떤가?”
“좋아요. 아는 사람이 많아서 익숙하기도 하고요.”
“하하. 그거 다행이군. 자네 둘은 따로 만났나?”
“네. 얘가 저랑 제 가족을 성으로 초대했거든요.”
“성? 아- 그 이야기로군.”
“네. 신선한 경험이었어요.”
정말로 성(城) 하나를 통째로 대여한 김다온은 베르나르두 실바와 그의 여자친구. 그리고 리오넬 메시의 그의 가족들에게 초대장을 보내 나흘 동안의 짧은 휴가를 즐겼다.
마지막 날엔, 과르디올라도 합류했다.
“이런 적은 너무 오랜만인데, 훈련이 너무 기대돼요.”
조용히 곁에서 이야기를 듣던 김다온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나는 것을 보며, 칼둔은 말로 설명하기 힘든 벅찬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꿈꿔왔고 또 꿈이 현실이 된 뒤로 쭉 알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막상 이 투 샷을 보자 감정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이 두 남자가 가진 발롱도르의 숫자만 여덟. 그리고 별다른 일이 없다면, 그것은 아홉까지 올라갈 것이다.
“나중에 둘 모두 내 사무실로 오게나.”
“네. 그럴게요.”
“그러죠.”
“좋아. 그럼 그때 보도록 하지.”
마음 같아서는 이들과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픈 칼둔이었지만, 그에게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았다.
시즌과 시즌 사이의 간격이 한 달도 채 되지 않다 보니,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산적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아쉬움을 달래고 스튜디오를 떠나 다시 자신의 사무실로 향했다.
원래는 스태프에게 지시를 내려 자신의 사무실로 부를 수도 있었지만, 두 남자의 촬영 현장을 직접 보고 싶어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퍼스트팀 센터로 이동한 것이다.
HQ로 돌아가는 길은 약간 귀찮았지만, 그래도 칼둔은 수고를 들일 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저 둘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다니.’
김다온과 리오넬 메시.
역대 축구선수 중 Top 10에 너끈히 이름을 올릴 두 남자가 나란히 다음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습은 언제 꺼내 보아도 질리지 않을 그런 풍경이다.
지난달 25일에 있었던 리오넬 메시의 입단식 열기가 여전히 남아있는 맨체스터. 현재 이곳으로 전 세계 축구인들의 이목이 쏟아지고 있다.
유나이티드가 아닌 시티로.
“후후. 후후후후.”
알렉스 퍼거슨이 말했던 “시끄러운 이웃”의 처지가 뒤바뀌었다고 생각하는 칼둔의 발걸음은 가볍고 또 경쾌했다.
***
※ U.K 도박사들의 2020/21 EPL 우승 확률
1. 맨체스터 시티 : 84%
2. 리버풀 : 9%
3. 기타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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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컴퓨터가 예측한 2020/21 EPL 우승 확률
1. 맨체스터 시티 : 50.63%
2. 리버풀 : 28.54%
3. 첼시 : 9.87%
4. 토트넘 : 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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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서튼, “맨체스터 시티는 새로운 시즌 우리가 지금까지 본 적 없었던 축구를 보여 줄 것이다. 과르디올라, 다온, 메시. 이들 셋이 들어 올린 빅이어의 숫자만 해도 열 개를 훌쩍 넘는다. 사실 이건 반칙이다. PL의 클럽들은 단단히 긴장해야 할 것이다.” – BBC(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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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래드냅, “게임에서나 가능할 법한 일이 실제로 일어난 셈이다. 몇몇 사람들은 메시의 폼이 예전 같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에서라면 다르다. 다온과 케빈 더브라위너가 있고, 일주일 전 빅이어를 들어 올린 선수들이 있다. 시티에서라면, 메시는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과르디올라가 이들을 어떻게 조합하느냐다.” – Sky Sports(U.K)]***
※ 2020/21 맨체스터 시티 스쿼드
-> 몸값(유로/백만단위)/나이순
GK ? 에데르송(60M/26세)
GK ? 잭 스테픈(6M/25세)
GK ? 스콧 카슨(0.3M/34세)
RB ? 카일 워커(35M/30세)
RB ? 키런 트리피어(30M/30세)
CB ? 후벵 디아스(75M/23세)
CB ? 김민재(65M/23세)
CB ? 에므리크 라포르트(55M/26세)
CB ? 존 스톤스(35M/26세)
CB ? 네이선 아케(32M/25세)
LB ? 김다온(250M/26세)
LB ? 주앙 칸셀루(70M/26세)
DM ? 로드리(80M/24세)
DM ? 올루프 뫼르크(25M/27세)
DM ? 페르난지뉴(2M/35세)
CM ? 케빈 더브라위너(120M/29세)
CM ? 필 포든(90M/20세)
CM ? 베르나르두 실바(80M/25세)
CM ? 일카이 귄도안(50M/29세)
W ? 리오넬 메시(180M/33세)
W ? 라힘 스털링(100M/25세)
W ? 리야드 마레즈(50M/29세)
ST ? 엘링 홀란(80M/20세)
ST ? 세르히오 아궤로(20M/32세)
감독 ? 펩 과르디올라(49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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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OUT
IN ? 리오넬 메시 From. 바르셀로나
IN ? 엘링 홀란 From. 잘츠부르크
IN ? 후벵 디아스 From. 벤피카
IN ? 네이선 아케 From. 본머스
IN ? 잭 스테픈 From. 뒤셀도르프
OUT ? 니콜라스 오타멘디 to. 벤피카
OUT ? 가브리에우 제주스 to. 아스널
OUT ? 올렉산드르 진첸코 to. 아스널
OUT ? 리로이 자네 to. B.뮌헨
OUT ? 다비드 실바 to. R. 소시에다드
OUT ? 클라우디오 브라보 to. R. 베티스
***
2020년 9월 1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새로운 시즌의 첫 번째 날, 비록 쉬는 기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부푼 기대를 안고 클럽하우스로 출근했다.
“여어- 좋은 아침!”
“좋은 아침이에요. 먼저 도착한 사람은요?”
“없어. 자네가 처음이야.”
“Oh Yeah~ 기분 좋은데요?”
“하하. 고생하게.”
“네!”
입구를 통과하여 이제는 익숙해져 버린 코로나 테스트를 받은 뒤, 나는 지정석에 차를 대어 두고 퍼스트 팀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우선 웨이트트레이닝룸으로 이동해, 안에서 훈련하고 있는 친구들은 없는지를 살폈다.
‘조용한데?’
실망스럽게도, 실내는 아무도 없었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 시합이랬나?’
지난 시즌 조기 종료한 리저브 이하의 리그는 평소처럼 8월 시즌을 시작했다.
리그를 관장하는 단체가 다르기에 가능한 것으로, 얼핏 기억나기론 오늘 브라이튼 호브&알비온 U-23 팀과 상대하기 위한 원정을 떠난다고 했던 것 같다.
리암이나 토미 같은 녀석들을 보면 장난이라도 쳐줄 생각이었는데, 살짝 김이 새어 버린 나는 옷을 갈아입을 생각으로 라커룸을 향해 움직였다.
로비를 통과한 후 나를 처음으로 맞이한 건, 언제나처럼 브랜든 애쉬튼의 몫이었다.
“좋은 아침이에요, 브랜든.”
“Good Morning, Mate. 네 건 저기 다 있어.”
“감사해요.”
“그나저나, 축구화 바뀌었던데?”
“네. 새 시즌. 새 시그니쳐죠.”
“하나 가져가도 돼?”
“열 개 들고 가셔도 돼요.”
“하여간에 넌 내 영웅이라니까.”
“입바른 말을 해도 보너스는 제가 줄 수 없는 것 알죠? 그런 건 상사들에게나 하시라고요.”
“내가 그런 성격인 것 같아?”
약간의 반박도 할 수조차 없는 브랜든의 말 한마디에, 입을 다문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이 어쩐지 재미있었던 지라, 우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는 바로 평상시와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 대화를 나눴다.
시간이 될 때면 브랜든은 내가 준비를 마칠 때까지 곁에서 수다를 함께 떨어 주었다.
나름의 배려인 셈이다.
“새 시즌이라니. 믿기지 않아.”
“누가 아니래요? 저도 그래요.”
“컨디션은 어때?”
“일주일 전에 경기한 딱 그 상태죠.”
“큭큭큭. 하긴.”
“후우~ 다들 정신 차려야 할 거예요.”
“그래- 부상을 조심해야지.”
“바로 그거죠.”
전부터 살짝 알고는 있었지만, 몇 번 경험하고 나니 부상이야말로 시즌을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적임을 깨닫게 됐다.
더구나 올 시즌은 몸에 쌓인 피로를 풀 시간도 제대로 가지지 못했다. 모두가 피로가 누적된 채로 시즌을 준비하게 된 것인데, 컨디셔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해가 될 것 같다.
올바른 영양 보충과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는 전제하에, 90분 동안 10.0km를 뛴 선수가 100%로 회복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대략 72시간 정도다.
그렇지만 어떨 땐 3일에 한 번. 심할 땐 이틀에 한 번 경기를 치르는 스케줄을 소화하게 되면, 충분하게 회복되지 못한 상태로 다음 경기에서 뛰게 된다.
인간의 몸은 마치 배터리와도 흡사해서, 100% 꽉 충전했을 때 방전되는 속도와 절반만 충전했을 때 방전되는 속도가 확연하게 차이 난다.
충전량이 절반이라고 하여 100%일 때의 정확히 절반이 걸린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보다 더 바르게 에너지가 닳는다.
그리고 이는 퍼포먼스를 소화하는 능력에서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90% 회복된 선수는 평소보다 10% 부족한 기량을 보인다고 생각하면 쉽다.
당연히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분명한 건 우리가 이번 시즌은 충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로 준비에 들어간단 사실이다.
‘좋아, 어디 한번 해 볼까?’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했을 상황을 앞두고, 나는 컨디셔닝 부분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분들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하고 다녔다.
가장 먼저 볼파르트 박사님께 연락했고, 그다음으론 미네소타에서 함께했던 마이크 테임즈에게 연락해 미식축구 선수들의 회복 루틴과 방법 등을 물었다.
그리곤 그것을 종합해 나의 경우에 대입했고, 따로 공부한 것을 더하여 식단과 운동 패턴에 변화를 줬다.
얼마나 도움이 될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짧은 시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후욱!”
철컹-
“후욱!”
철컹-
홀로 있는 웨이트트레이닝룸에서 미리 별도의 개인 훈련을 가져가고 있을 무렵, 문을 열고 등장한 남자가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내게로 걸어왔다.
반사적으로 확인한 시계는 아직 오전 8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펩이 이야기한 소집 시간까진 아직 1시간 40분이 남아있었고, 나는 그것으로 이 남자가 무척 부지런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전에도 이랬던가?”
“하하. 그땐 꼬마였는걸.”
“뭐, 그렇기는 해.”
완벽히 준비된 차림으로 들어선 후벵 디아스는 벤피카에 있을 때부터 2시간 정도 일찍 출근하는 게 습관이었다고 말했다.
자신 외에도 부지런한 친구들이 몇몇 더 있었다며, 결국 그들이 실력을 인정받고 더 좋은 무대로 떠났다고 말이다.
“그건 전부 네가 만든 문화잖아.”
“내가 했다고?”
“응. 다들 꼭대기를 노릴 때부터 넌 유명했어. 과자 가족이라든가 그런 것들을 만들고, 다들 하나가 될 수 있게 도왔잖아. 나처럼 너보다 어린 친구들은 너를 동경했다고. 그래서 너처럼 일찍 훈련하면, 뭔가 될 줄 알았지.”
“그럼 넌 성공했네. 그렇지?”
“하하. 맞아. 꼭 여기로 오고 싶었어.”
“잘 왔어, 후벵. 한번 해 보자.”
“응.”
후벵 디아스가 몸을 풀고자 한쪽으로 떠나고, 난 다시 벤치에 누워 멈췄던 프레스를 가져갔다.
‘이번에도 좋았지.’
버블 기간 리스본에서 머무는 내내, 나는 사람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 전염병으로 다들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그것들이 더욱 감사했다.
우리가 PSG를 꺾고 빅이어를 들어 올린 순간, 리스본의 사람들이 마치 자신이 응원하는 클럽이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기뻐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리스본은 여전히, 내가 언제라도 돌아갈 수 있도록 기다리고 있었다.
“…….”
귀에 블루투스 이어폰을 꽂은 후벵이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며, 나 역시 좀 더 힘을 내보기로 했다.
나의 삶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고 그것으로 인해 그 누군가가 자신이 머무는 장소를 좀 더 좋은 곳으로 가져가는 거라면, 조금 더 열심히 해봐도 될 것 같다.
더구나.
‘이젠 내가 주장이니까.’
조금 전, 라커룸에서 준비할 때 보았던 내 이름표 옆에 붙여진 스티커가 눈에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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