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60)
59화
※ SL 벤피카 메디컬 리포트 (FIFA/UEFA 제출용)
-> 작성자 – 니코 마시엘 : SL 벤피카의 헤드 팀닥터
1. 일반 사항.
이름/성별/나이 : 김다온/남/17세(1993.12.16.)
신장/체중 : 178.1cm/70.6kg
포지션 : 사이드백
주로 사용하는 발 : 오른발
지난 1년간 뛴 경기 수 : 29경기(리그 23/유럽대항전 6)
2. 개인 및 가족병력.
약물 부작용 병력 : N/A
알러지 : N/A
당뇨/혈압 등 성인병 병력 : N/A
심장병/천식/류머티즘 등 면역질환 병력 : N/A
돌연심장사 가족병력 : 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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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생략)
***
1500-313 리스본, 포르투갈. 에우제비오 다 시우바 페헤이라 거리. SL 벤피카 클럽하우스 의료실.
클럽하우스 앞에서 사람들을 소개받은 직후, 나는 곧바로 의료실로 이동해 메디컬테스트에 돌입했다.
FC 노르셸란으로 떠날 당시에도 간단한 메디컬테스트를 했지만, 오늘 하는 것은 이전의 경험과는 전혀 달랐다.
훨씬 더 복잡하고 구체적인 질문들에 답변해야 했고, 메디컬테스트의 진행 과정에만 약 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될 예정이었다.
[좋아. 그럼 저쪽으로 이동하도록 해.]“뭐래요?”
“저리로 가래.”
“······.”
덴마크에 돌아가는 대로, 에이전시는 내게 포르투갈어를 가르쳐줄 사람을 따로 고용하기로 했다.
이적까지 약 두 달 정도 여유가 있는 만큼, 가장 중요한 언어 부분을 집중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나 역시 덴마크에서 적응하는 과정에서 언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기에, 군말하지 않고 열심히 배우겠다고 대답을 했었다.
[에-이! 너구나! 17살에 1,700만 유로를 받았다는 꼬마가!]“어······ Ola?”
[하하하. 안녕. 거기에 눕겠어?]대충 눈치를 살펴 가며, 침대에 누우라는 뜻으로 해석했다.
지금까진 FIFA가 요구하는 메디컬테스트를 진행해왔고, 이제부턴 SL 벤피카의 내부규정에 맞춘 검사를 진행하게 될 것이다.
SL 벤피카의 메디컬테스트는 매우 광범위한 영역을 다뤘는데, 시력과 청력 그리고 치아와 관련된 검사도 진행했다.
그리고 다소 쌀쌀맞았던 헤드 팀닥터와는 달리, 이곳에서 검사를 해주고 있는 젊은 의사는 무척이나 다정다감했다.
그는 내게 검사의 모든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해줬고, 그렇게 설명을 들어가며 검사를 받으니 조금씩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던 메디컬테스트가 순식간에 끝나버렸다.
중간 어디론가 사라졌던 에두 크루즈는 검사 막바지에 다시 의료실에 모습을 비췄고, 그는 검사가 끝난 후 내게 옷을 갈아입으라고 말하고는 클럽의 시설을 소개해주겠다고 했다.
[어서. 계약서도 작성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거니까.]“후우- 기네요.”
“당연한 거야. 벤피카가 너한테 투자한 돈을 생각하면 말이지. 이적이 공식화될 때쯤엔 넌 18살이겠지만, 그래도 아시아에서 온 10대에게 천만 유로 이상을 투자했다는 건, 꽤 많은 위험부담을 감수하는 일이거든. 꼼꼼해서 귀찮았겠지만, 잘 견뎌줬어.”
“······네.”
***
김다온이 에이전트들과 함께 옷을 갈아입으러 이동한 사이, 제2 검사실로 들어선 니코 마시엘(Nico Maciel)은 빅토르 세이샤스(Victor Seixas)에게 결과표를 보여주었다.
바로 직전까지 빅토르가 입력한 숫자들의 종합결과가, 니코가 앉아있던 제1 검사실의 컴퓨터를 통해 출력된 상태였다.
발달 된 의료/과학 기술의 혜택과 SL 벤피카가 지금까지 쌓아놓은 스카우트 자료들로 인해, 이제는 메디컬테스트의 결과를 분석하기까진 단 2분이면 충분했다.
자료를 읽어보던 빅토르 세이샤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70경기? 정말인가요?”
“나도 몇 번이나 확인했지. 자네가 숫자를 잘못 입력한 게 아닌가 해서 프로그램을 켜 일일이 대조까지 했어. 하지만, 제대로더군. 자료의 신뢰도는 98.4%야. 오차범위는 +-0.8%고.”
“이런, 세상에나!”
김다온은 이미 한 차례, 메디컬테스트를 지켜보던 이들을 놀라게 했었다.
그것은 전력 질주 테스트를 했을 때 벌어진 일로, SL 벤피카는 메디컬테스트를 받는 선수의 20m 대쉬 기록을 두 종류로 나누어 확인했다.
우선 하나는 20m를 달리는 동안 제로백에 얼마나 빨리 도달하는가를 확인했고, 다른 하나는 최고속력이 나온 뒤에 20m를 달리도록 하여 속도의 일관성과 속도지구력을 검사했다.
그리고 이 검사에서, 김다온은 사람들이 그의 이적료와 똑같은 단어를 사용하도록 만들었다.
바로, 클럽 레코드.
“제로백에 도달하기까지 겨우 6.53m밖에 필요하지 않은 녀석이야. 그리고 20m를 2.72초에 돌파했지. 그것도 몇 시간 전에 막 비행기에서 내린 녀석이 말이야.”
“16.3%였던가요?”
“그래, 맞아.”
16.3%는 SL 벤피카의 메디컬스태프들이 비행 후 회복 전에 저하되는 선수들의 피지컬 효율을 구체화한 숫자였다.
이를 김다온의 기록에 적용할 경우, 제로백까지 필요한 거리는 5.47m. 그리고 20m를 주파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27초가 나왔다.
많은 프로 축구 클럽들이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NFL의 기록과 비교를 해보더라도, 속도에 관해서는 크게 뒤처지지 않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지금의 이런 대화를 하게끔 만든 계기가 된 70이라는 숫자와 관련된 부분이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클럽들이 특히나 관심을 쏟는 메디컬테스트 항목은, 이적해 올 선수가 과연 남은 시즌 동안 몇 경기를 뛸 수 있느냐에 관한 부분이었다.
이는 체지방/심박/근골격/등속성근력 등, 메디컬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얻은 내용을 종합하여 결과가 도출된다.
처음 니코 마시엘은 자신이 하나의 풀시즌을 모델로 놓아두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다음에는 몇 번이나 컴퓨터를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었다.
현시점 기준, 김다온은 70경기를 더 뛸 수 있었다.
물론 여기에는, SL 벤피카가 1군 선수들을 관리하는 평균치 만큼을 받았을 때라는 전제조건은 세워져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당연히, 그런 관리를 받게 될 테니까.
오히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시즌 절반을 남겨둔 시점에서 이런 결과물이 도출되었다는 점이었다.
물론 덴마크 수페르리가엔의 일정이 다른 리그에 비해 여유롭다고 알려져 있긴 하나, FC 노르셸란 같은 경우 지금까지 유로파를 병행해온 클럽이었다.
“이거, 정말 놀랍군요. FC 노르셸란은 대체, 어떤 녀석을 데리고 있었던 거죠?”
“타고난 걸세 빅토르. 확실한 건, 지금껏 이런 경우는 없었다는 거야. 그래도 그들이 관리를 잘 해왔다는 건 부정할 수 없겠군. 본인의 노력이 어떤지는 차차 우리가 알게 되겠지.”
종이를 조심스럽게 파일에 옮긴 니코 마시엘. 그는 원정에서 돌아온 조르제 제수스가 이것을 확인했을 때의 반응이 궁금해졌다.
‘내일 곧바로 그를 찾아가야 하겠어.’
아주 흥미롭고 미래가 기대되는 사이드백이 팀에 들어왔다.
이 내용은 선수단이 아닌, 팀의 메디컬 스태프들에게서 먼저 시작되고 있었다.
***
옷을 갈아입고 나온 뒤에 가장 먼저 향한 곳은, 계약서를 작성하기 위해 마련된 사무실이었다.
[앞서 알고 있는 것과 다른 내용이 있다면 말해주게.]“Si.”
얀과 요나스의 도움을 받아가며 검토를 시작한 계약서의 내용은 전에 보았던 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그래서 지금 확인해야 할 내용은, 이적 동의서에는 적혀있지 않은 부대 조항에 관련된 부분이었다.
SL 벤피카의 이적을 받아들인 뒤로, 난 에이전시를 통해 클럽 측에 요구사항을 전달해왔다.
가장 강조한 부분은 바로, 가족과 관련된 요구사항들이다.
그래서 난 곧바로 부대 조항 항목을 찾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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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부대 조항
a) SL 벤피카는 선수와 선수의 가족이 머물 수 있도록 임대주택을 지급한다. 주택의 주소 지는 387 잉그라테라 에스토릴이며, 경기장 및 훈련장까지의 거리는 차로 21분. 주택은 총 5개의 방과 3개의 욕실. 야외 수영장과 정원/분수. 마지막으로 세단 세 대 정도를 주차할 수 있는 차고가 제공된다.
b) SL 벤피카는 선수와 선수의 가족이 포르투갈의 운전면허를 획득할 수 있도록 도우며, 그뿐만 아니라 저렴하게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보증인의 역할에 설 것을 확인한다.
c) SL 벤피카는 선수의 아버지가 직장을 얻을 수 있도록 일자리를 주선하며, 보증인의 역할에 설 것을 확인한다. 단 FIFA의 새로운 규정체결이 예상되는 관계로, 축구와 관련된 직업은 가질 수 없음을 선수 역시 확인한다.
d) SL 벤피카는······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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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와 포르투갈은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따라서 이적 후의 내 삶 역시도 많이 바뀌게 될 것이다.
쾨벤하운에서 계속해서 대학을 다니기로 한 누나는 덴마크에 남게 될 예정이라, 이제는 나와 부모님 셋이서 새로운 생활을 준비해야만 한다.
SL 벤피카는 이를 위한 편의를 최대한 제공해줌과 동시에, 이적에 맞춰 한국 음식이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를 적은 특별 팸플릿 역시 제공해주기로 약속했다.
스윽- 슥슥, 촤락.
스윽- 슥슥, 촤락.
무려 42개나 되는 페이지 하나하나에 일일이 서명을 하고 나면, 다음으론 에이전시가 서명하고 마지막으로 SL 벤피카의 대리인인 에두 크루즈가 서명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원본은 구단이 보관하고 4부 정도 복사될 사본은 각각 UEFA와 포르투갈 축구협회, 그리고 나와 에이전시가 보유하게 된다.
계약 내용을 확인하고 또 사인하는 데에만 또 한 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분명 1시쯤 리스본에 도착했는데, 일정이 전부 마무리되고 나니 오후 6시를 훌쩍 넘겨 있었다.
꼬로로로록-.
“이크!”
평소였다면 뭐든 먹어도 먹었을 시간이 한참이나 지난 지라, 내 배꼽시계는 참지 못하고 소리를 내고야 말았다.
이를 들었는지, 에두 크루즈가 크게 웃었다.
[하하하핫-!! 역시 배가 고픈가 보군! 이적은 길고 지루한 작업이지. 조그만 참게, 내가 멋진 식당을 예약해 놓았으니까 말이야.]“Si.”
나와 에이전시 사람들은 오늘 하루 리스본에 머문 뒤, 내일 오전 다시 전용기를 통해 덴마크로 돌아가게 된다.
오늘 남은 일정은 계약서의 앞에서 사진을 찍고, SL 벤피카의 유니폼을 받아 그라운드로 나가서 또 사진을 찍는 일이었다.
이미, 이적은 돌이킬 수 없게 됐다.
찰칵-!! 찰칵, 찰칵-!!
SL 벤피카와 FC 노르셸란, 그리고 에이전시 모두 이적과 관련해서는 자연스럽게 알려지도록 내버려 둘 예정이었다.
굳이 호들갑스럽게 언론에 알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인데, 나 역시 그것을 원했다.
길었던 일정이 모두 끝나고 난 뒤, 우리는 SL 벤피카의 고위 관계자 여럿과 함께 식당으로 이동해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응? 티아고에게 듣기론, 많이 먹는다던데.]“뭐라고 해요?”
“왜 이렇게 조금 먹느냐는데?”
“많이 먹어도 돼요? 비싸 보이는데.”
[하핫-!! 우린 이미 자네한테 2천만 유로를 투자했어!! 그런데 고작 음식 가지고 쩨쩨하게 굴 것 같은가? 마음껏 먹으라고 전해주게! 얼마든지 상관없으니까.]“그렇대.”
“오-! 그러면, 사양 않고.”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한 나를 바라보던 SL 벤피카 사람들의 표정에, 이내 이채가 새록새록 돋아나기 시작했다.
이런 내가 좀 우스워 보이려나?
에이, 아무렴 어때.
눈앞에 놓인 맛있는 음식에, 온전히 집중하기로 하는 나다.
***
셸란, 덴마크. 파룸, 파룸 파크 2. FC 노르셸란 클럽하우스.
같은 시간.
FC 노르셸란의 구단주 톰 버논은 얀 아담센으로부터 협상이 완료되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계약이 완료되었다는군.”
“그렇군요.”
“후후. 그거 아나? 이런 계약은 말일세, 내가 처음 이 클럽을 사들일 때부터 늘 꿈꿔왔었던 일이야.”
영국에서 태어난 톰 버논에게 있어, 축구와 관련된 직업을 가지는 일은 숨을 쉬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일이었다.
본래라면 언젠가 맨유의 풋볼매니저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맨유의 스카우트로 재직하며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꿈이 바뀌게 되었다.
“아프리카로 스카우트를 위해 떠났을 때, 그때 결심했지. 그전까지 영국에서만 살았었던 나는, 세상에 그토록 불행한 아이들이 많은 줄 몰랐어. 축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아이들과 축구를 하지만, 도구가 없어 맨발로 뛰고 아무렇게나 만든 가짜 공을 가지고 놀던 아이들이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네.”
“네. 그래서 당신이 여길 만들었잖아요.”
“그래, 맞아. 여긴 누구나가 다 꿈을 가질 수 있는 곳이니까 말이야.”
톰 버논은 창가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구단주실 창가 정면으로 내려다보이는 인도 위엔, 경기장 지붕에 새겨진 것과 같은 문구가 적혀져 있다.
“모두가 꿈을 가질 자격이 있지. 난 그 자격을 박탈당한 아이들을 노르셸란에 불러모으고 싶었어. 다온이 그중 처음은 아니지만, 내게는 처음으로 현실을 깨닫게 해주는군.”
“현실이요?”
“그래. 이 클럽이 진정으로 축구를 잘하는 이들에겐, 마지막 종착역일 수 없다는 것 말이야. 그게, 날 너무 씁쓸하게 해.”
언젠가 FC 노르셸란이 유럽 최고의 클럽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인프라의 한계란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것이며, 덴마크의 축구는 이미 셀링 리그로 확실한 방향성을 잡아 둔 상태였다.
이것을 잘 알고 있었던 톰 버논이기에, 현재 느끼고 있는 좌절감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도 느끼고 있었다.
그저, 이건 그냥 약간의 자기 혐오였다.
팀 내 최고의 선수를 항상 판매해야 한다는 것에서 오는, 모든 셀링클럽의 고위관계자가 거쳐 간 감정 말이다.
그리고 역사가 증명하듯, 톰 버논 역시 어느새 여기에 익숙해져 갈 것이다.
“후우- 새로운 한국인의 영입은 어떻게 됐지?”
“다 끝났습니다. 발표할까요?”
“음- 다온의 이적이 알려지기 전에, 미리 그걸 밝혀두는 게 좋겠지. 내일 뉴스가 나오는 게 좋겠어.”
“네. 기자들에게 이야기를 흘리죠.”
다시 혼자가 된 CEO 실의 안에서, 톰 버논은 지금의 씁쓸한 감정을 잊어버리기 위해 독한 술의 뚜껑을 비틀었다.
드르르륵-!
그리고 보내는 건배는 김다온의 미래를 향한 것이었다.
‘얼마 안 있으면 작별이로군. 부디 그때까지, 이곳에서 좋은 기억만을 가져가게나.’
***
[다가오는 겨울 휴식기, 두 명의 한국인을 추가하기로 한 FC 노르셸란. 문선민(MF)/권정혁(GK) – SBS DISCOVE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