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207)
〈 207화 〉 207 먼치킨 이상형월드컵
* * *
1.
[가상현실 연애코칭 VS 미연시 연애코칭]방제에 떡하니 적힌 제목에 이소혜는 자신도 모르게 식혜를 뿜을 뻔했다.
“이 인간이 후유증 가라앉히라니깐 뭘 하고 다니는 거야?”
“시스터 이소혜. 사레가 들리셨다면 제가 도와드릴까요?”
“자, 잠깐만! 손이 왜 번쩍이는 거예요. 이런 사소한 일에 수명이 깎이는 무시무시한 능력을 쓰려고 하지 말라고요!”
“아. 이거요?”
이브가 한손으로 빛나는 손을 잡아당기며 끙끙 거리더니, 입으로 손가락을 물었다.
그러자 슥 하고 벗겨지는 반짝거리는 살색장갑이 한 겹.
“야광장갑이에요. 보이스걸님이 준 선물인데 어때요?”
저 여자가 능력을 쓰면 손이 반짝거린다는 사실을 노리고 다른 사람들 간담이 서늘해져보라고 건넨 선물이 틀림없다.
“괜히 빌런조직의 간부가 아니었네. 아니, 그보다. 이거 봤어요?”
“연애코칭…? 대쉬맨씨가 또 별난 일을 하시나보네요. 너무 무리하지 않으시면 좋을 텐데.”
이소혜 눈에는 이브나 대쉬맨이나 똑같이 별난 사람으로 보였지만 그걸 면전에서 지적하지는 않았다.
유교남 김제철 때문에 유교적인 식습관마저 생겨서 커피 대신 식혜와 생강차를 마시는 그녀가 할 소리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쉬맨이 그렇게 연애코칭을 잘해요?”
“인기가 많은 분이기는 하죠.”
“정말로? 그 대쉬맨이?”
“뜨거운 열정을 지닌 분이니까요.”
“의외네요. 그쪽이 대쉬맨을 그렇게 생각할 줄은 몰랐는데. 남자로서는 어때요? 애인 후보라던가.”
이브의 표정이 찌푸려졌다.
‘아, 이건 말 안 해도 알겠네.’
엄청 곤란해 하고 있다.
대쉬맨에게는 가엽게도 그리 가망이 있는 승부로 보이지는 않았다.
2.
“제 가상현실 연애코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겁니다. 가상의 캐릭터와 가상세계의 유명인!”
왜 죄다 가상이죠?
가상현실 연애코칭? 어질어질하네요
대결맨 이놈! 대쉬맨님 몸에서 당장 나가!
묵언검객보다 강한 사람을 찾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부득이한 선택.
그래도 대결인 이상, 어떻게든 활용할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그것이 브이튜브 스트리머의 사명!
“그런 관계로 길드장님, 아니 묵언검객님은 지금부터 먼치킨 이상형월드컵을 시작하겠습니다.”
결론이 왜 그렇게 되죠?
그냥 이거 시키고 싶었지?
어떤 먼치킨 좋아하는지 취향조사인 듯
최애캐를 알아보고 최애캐와 연애를 하는 연애코칭…? 이거 그냥 씹덕 입문 아니냐?
씹덕타락 연애코칭ㅋㅋㅋ
데이트할 상대를 묵언검객이 직접 고른다.
먼치킨 이상형월드컵에는 그런 의도가 담겼다.
출제자의 의도가 무색하게도 정작 해응응의 표정은 ‘이게 뭔데 씹덕아’에 가까웠지만.
앗, 아앗…
묵언검객 표정 ㅅㅂㅋㅋㅋ
아무도 원하지 않은 저세상 대결
이러시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제작맨님 다시는 또작맨이라고 놀리지 않겠습니다 제발 부끄러운 방송 그만하고 또작맨으로 돌아와주세요ㅠㅠ
언제나 그렇듯 부끄러움은 시청자들의 몫이 되어버린 방송.
씹덕들의 자기만 아는 이야기를 바라보는 일반인 특유의 너 그런 거 보니? 라고 묻는 차가운 시선을 보내던 해응응이었지만.
막상 이상형월드컵이 시작하니 적극적으로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먼치킨 캐릭터 월드컵 32강 1/16] [비월색마] vs [라스트 오더]전신에 붕대를 두른 채, 얼굴에 감긴 붕대 사이로 뇌쇄적인 눈빛을 보내는 잔근육이 많은 장발의 남자, 비월색마.
풍선껌을 불며 얼굴에는 별 모양 스티커가 붙은 한 성깔 하게 생긴 날카로운 인상의 남자아이, 라스트 오더.
해응응의 눈에는 그저 빨강머리와 은발머리로만 보였다.
[머리색깔이 굉장한 사람들이네요. 뭐하는 사람들인가요?]대쉬맨은 컨텐츠를 잘못 골랐음을 깨달았다.
“비월색마는 전신에서 이성을 홀리는 페르몬을 발산하는 남캐인데, 원치 않아도 이성을 꼬시는 능력 때문에 수많은 적을 만들고 무림공적이 되어서 늘 붕대를 두르고 다니는 남캐입니다.”
[안됐네요.]“오, 이런 거 좋아하세요? 캐릭터 설정이 마음이 드셨나? 1점부터 10점으로 평가하자면 대략 몇 점인 부분입니까?”
[초대면의 사람을 불우한 개인사로 평가하는 건 나쁜 습관이에요.]“아니… 이거 현실 사람이 아니라 가상세계 사람을 두고 하는 이상형월드컵인데…”
쭈글 ㅋㅋㅋ
갸아악!! 손발이 뒤틀려서 못보겠다!!!
죽어 대쉬맨! 죽어 대쉬맨! 죽어 대쉬맨!
일반인한테 괴롭힘 당하는 컨텐츠인가요?
왜 우리가 더 괴롭죠?
일반인한테 씹덕게임 세계관최강자 캐릭터설정 설명하는 컨텐츠 돌았냐고 진짜
[그래서 옆의 은발머리 꼬맹이는요?]“초능력을 다루는 학원도시에서 랭킹 1위를 찍은 최강의 초능력자입니다. 얘는 도시의 권력자들의 비밀실험으로 만들어진 능력자라서 성격이…”
[다들 안됐네요.]“선생님께서는 혹시 과몰입을 잘하시는 편인.. 죄송합니다. 입 다물고 있겠습니다. 주먹은 쥐지 말아주세요.”
해응응은 비월색마를 골랐다.
불행한 애보다는 불행한 어른이 낫지, 하는 마음에서였다.
“잔근육이 많은 페로몬 흘리고 다니는 붕대남을 좋아하시는구나.”
빠악!
결국 한 대 맞았다.
[사용자의 안전이 위협받는 과도한 충격으로 인해 강제 로그아웃 되었습니다.]덕분에 즐거운 건 대쉬맨의 시청자들.
평청자 2000명이라던 말이 무색하게 벌써 1만 명을 넘기고 있다.
묵언검객 시청자들까지 모여든 덕분이다.
[실시간 대쉬맨 딱밤 맞고 강제로그아웃.gif] [이상형올림픽 컨텐츠 근황] [씹덕 괴롭히는 킹반인 묵언검객]실시간으로 커뮤니티 각지에 방송소식이 알려지며 유입도 점점 늘고 있다.
‘이런 걸 고르는 게 그렇게 재밌는 걸까요?’
재접한 대쉬맨에게 얘는 누구고 뭐하는 놈이고, 쟤는 어떤 비운의 설정을 지닌 어떤 능력을 지닌 어느 세계관 최강자고 이야기를 듣는다.
덕분에 해응응은 지난 20년 사이에 가상세계에서 탄생한 수많은 먼치킨들을 알게 되었다.
암흑쇄도 능력을 지닌 흑인영웅 블랙맨.
귀여운 척을 해야 강해지는 변신 마법소년 케이.
행적은 극악무도 그 자체지만 잘생김 하나로 여성팬들에게 모든 죄가 용서되는 미남빌런 이오.
피부색은 개의치 않는 편인 듯
흑인 각성자들 싱글벙글
현실에서 변신하는 능력자들도 있냐?
있긴 있는데 마법소년이 아니라 짐승새끼들로 변하는 야수화 능력자들임
응 걔넨 조졌고
근데 의외로 얼빠는 아니네
이오가 4강 안 가는 이상형월드컵 진짜 드무네
잘생기고 나발이고 설정이 선 넘었다 싶으면 다 내쳐버림ㅇㅇ
이상형월드컵은 뜻밖에도 건실한 효과가 있었다.
해응응이 남자를 판단할 때 어떤 판단기준을 지니고 있는지,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는지를 알게 된 것이다.
시청자들마저도 대쉬맨의 선택에 대한 평가가 뒤바뀌었다.
우리가 몰랐을 뿐이지 실은 가상현실 연애코칭이 실제로 있었던 건 아닐까?
이게 왜 효과가 있냐고!
묵언검객은 페로몬붕대남과 흑인영웅, 메카물열혈남, 중성적인 남자를 좋아한다… 메모
중성적인 남자를 좋아한다고요?
(짱구는 못 말려 중성마녀 영상)
그만둬어어!
중성적인 남자는 맞네ㅋㅋㅋ
얘야 인생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법이란다~
하나하나 설정을 들어가며 신중하게 선택을 하던 해응응.
그녀의 눈에 기묘한 라인업이 들어왔다.
[먼치킨 캐릭터 월드컵 32강 15/16] [백령신군] vs [대요괴]눈부신 하얀 백의에 눈처럼 하얀 피부를 지닌, 병약한 문사처럼 보이는 남자.
그에 비해 터질 것처럼 넘쳐나는 근육질을 털로 뒤덮은 야성적인 존재감의 요괴.
반요곡의 주역들인 백령신군과 대요괴가 나란히 등장했다.
와! 반요곡!
라인업 ㅁㅊ
이 정도면 세력선호도 조사 아니냐?
[설명은 됐어요. 이 둘에 대해서는 게임 외적으로 정보를 얻고 싶지 않으니까요.]해응응은 백령신군과 대요괴에게 분명한 호승심을 느끼고 있다.
강대한 요괴들이 나타나는 세계관.
반요곡의 패권을 두고 앞 다투는 각 세력의 최고지도자들.
관심이 안 간다면 거짓말이다.
그들의 행적에 대한 적개심과는 별개로 그들의 강함에 대해서는 호기심이 컸다.
“알겠습니다. 그럼 순수한 외형만 놓고 따져보면 어떠십니까? 병약한 문사처럼 생겼지만 반전으로 엄청나게 강한 백령신군과 생긴 것처럼 강한 야수적인 대요괴. 정말 극과 극 아닙니까?”
생긴 것 만이라.
문득 스치는 얼굴이 둘 있었다.
응응 소저. 화산의 매화를 너무 미워하지는 말아줬으면 좋겠소.
돌아가라, 신검일후여. 천하제일인이 되지는 못했을지언정, 그대는 천하제일인의 인정을 받은 무림인이다.
화산파의 이소천.
그는 백령신군이 연상되는 얇은 몸 선에 세심한 면모를 지닌 남자였다.
고금제일인 기극조.
그는 대요괴가 연상되는 두꺼운 몸 선에 터프한 면모를 지닌 남자였다.
백령신군과 대요괴가 아닌.
이소천과 기극조.
‘그 두 사람을 나란히 떠올린다면, 누가 더 좋았을까요. 누가 더 제 가슴에 깊이 새겨졌던 인연이었을까요.’
무에 대한 순수한 강함으로는 기극조를 동경한다.
그러나 여성의 몸으로 남자에게 구애받는다는 것이 꼭 괴롭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었던 이소천도 특별한 사람임은 분명했다.
[어려운 선택이네요.]“드물게도 고민이 길어지시네요. 지금까지는 설정만 들으면 곧잘 선택하셨는데.”
[인연이 있는 대상들이니까요.]그래도 결정했다.
그녀의 선택을 받은 대상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