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238)
〈 238화 〉 238 꼬우면 하드모드로 하시던가
* * *
1.
보다 못한 민우성이 지적했다.
“길드장님의 기본을 충족시키기엔 수련제자들의 수준이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기본을 달성하기 위한 더욱 기초훈련을 시키는 건 어떻습니까.”
[이것보다 더요?]와 이것보다 더 기초면 나가 죽어야하는데
ㅋㅋㅋ
쌉ㅇㅈ
이게 사람새끼들인가 싶을 듯
솔직히 반요곡 최고난이도 병귀들이 얘들보다 조금 더 강하지 않나?
ㅇㅇ
그래서 반요곡 언제함?
(차단된 채팅입니다. 남은 시간 10:00)
해응응은 결국 현실과 타협했다.
[제 기준이 너무 높았나보네요. 기대를 접고, 많은 걸 포기하고, 어떻게든 최저선만 넘기도록 애써보아야겠어요.]수첩으로는 그리 말했지만 사실은 해응응도 알고 있다.
수련제자들이 따라오기에는 벅찬 진도라고.
목적은 제자들이 특혜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가혹하리만치 굴리는 것.
다행히도 제자들의 수업에 대한 세간의 인식도 악질련에게 당하는 불쌍한 아이들 정도로 정착되었고, 질시의 댓글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너무 굴리기만 하면 현자타임이 온다.
좀 더 손쉬운, 가까운 목표도 필요하다.
랭킹보드를 바라보며 고민하는 해응응.
그녀의 눈에 익숙한 닉네임이 들어왔다.
엄길동.
묵언검객 따라잡기의 제작자.
피지컬은 별로지만 뇌지컬과 근성으로 어떻게든 높은 기록을 달성하는 스트리머.
[오늘 합방 목표는 엄길동 기록 넘기기에요. 이보다 낮으면 경연에서의 성적은 끝났다고 생각하고 마음의 정리를 해두세요.]엄길동보다 못하면 최저점.
최소한 엄길동 기록 넘길 때까지 맹훈련을 시키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묵언검객 오피셜> 엄길동보다 못하면 사람 아니야
ㅋㅋㅋ 당신 눈에는 엄길동이 허접일지 몰라도 일반인들한테는 쥰내 잘하는 형이라고
일반인 최강자 엄길동ㅋㅋ
진심모드 엄길동은 이해찬 이다혜도 이기는데 수련제자들로 되겠음?
그럼 그렇지 기록 아무도 엄길동 못 넘죠?
[도전종목 잡귀포위전] [RANK 10. K카피닌자엄길동최종기록] [상세기록] [Time record 585초 / 사살잡귀 1916마리 / 사살정예잡귀 12마리] [사인 : 네임드 잡귀의 돌격경로에 스쳐서 호들갑 떨다가 눈먼 화살 맞고 사망]보기에는 그냥저냥 만만해 보이는 기록.
실제로는 의외로 난이도가 어려웠다.
엄길동 미쳤네
언제 저만큼 기록 더 올려놓음?
진짜 근성 하나는 알아줘야해
잡귀포위전 여포마냥 잡귀들 못쓸어버리면 순식간에 물량 늘어나서 개뚜까맞다가 끝나던데
정신 차리고 보면 어느새 도망 다니기 급급함
염마왕 저 새끼가 던지는 파이어볼 겪어보면 야구 투수들 몸값 높은 이유 바로 이해됨
불타는 마구를 던지는 양손잡이 파이어볼러(진짜로 불탐) 못 참거든요
왼쪽일 것처럼 보이는 오른쪽으로 날아오는 파이어볼이 순간이동으로 왼쪽으로 날아와서 좌우로 찢어져서 양쪽에서 터지는 사기 당해보쉴?
챗만 봐도 어지럽네ㅋㅋㅋㅋ
묵언검객 따라잡기의 전통을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악질적으로 변하는 패턴!
조금이라도 페이스가 늦어지거나 모르면 당해야지 패턴에 피해가 누적되면 점점 위기로 몰리다가 끝내 속수무책으로 탈락한다.
[도전종목 잡귀포위전] [RANK 488985. 참가번호 213번 차지연] [Time record 42초 / 사살잡귀 56마리]자동수복 되는 아바타로 의복은 멀쩡해졌지만 멘탈은 그렇지 못한 제자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평균에 해당하는 제자인 213번 차지연의 수준이 이 정도였다.
해응응이 생각하기에도 저 정도가 보통이다.
‘내공도 없는 일반인의 한계죠.’
그런데 약 한 명.
다른 제자들과 달리 눈에 띄는 제자가 있다.
[RANK 107702. 참가번호 100번 김한나] [RANK 92275. 한나 구른닷!] [RANK 85101. 한나아파요호해죠] [RANK 81009. 한나집에가고싶다…] [RANK 80052. 선생님한나5분만누워있을게요]김한나.
1차 심사 전반전에서도 뛰어난 활약상으로 해응응의 체면을 살려주었던 해남파 수련제자.
그녀에게는 소질이 있었다.
게임에 대한 소질.
무술에 대한 소질.
예능에 대한 소질.
모든 방면의 소질이 말이다.
김한나 왤케 커여움?ㅋㅋㅋ
랭킹보드에 묵언검객한테 하고 싶은 말 적지 말라고ㅋㅋㅋ
순위 쭉쭉 오르는 모습 흐뭇하네
이 맛에 아이돌 빠는 건가?
먼가 물고기키우기 하는 것처럼 뿌듯해짐
한나야 무럭무럭 커서 묵언검객을 잡아먹으렴
오늘부터 내 원픽은 한나야!
경연프로그램 언제 시작함? 한나 때문에 방송 찍먹이라도 해봐야겠음
김한나의 뒤로도 두 명의 수련제자들이 나름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 거기 힘들지? 이럴 땐 이렇게이렇게 느낌으루다가 하면 돼!”
“모르겠어.”
“어? 이거 모르면 안 되는데.”
“모르겠어. 모르겠어모르겠어모르겠어. 진짜 모르겠어. 무슨 말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고 왜 너만아는건데설명하는척괴롭히는거아니지진짜제대로알려주는거맞지나엿먹이고그러는거아니지?”
“어어어, 쌤!! 지수 고장났어요!!”
ㅋㅋㅋㅋㅋㅋ
어어 점마 왜 저러노
미칠만도 하지ㅋㅋ
방송이니까 웃으면서 봤지 묵언검객이 나한테 저거 시켰으면 차라리 징벌동 들어갔다
갑자기 말 빨라지면서 음정 사라져서 쥰내 무섭다ㅋㅋㅋ
그러니까 지수는 해남아이돌즈에서 랩 담당이다 이거죠?
해남아이돌즈ㅋㅋㅋ 네이밍 수준 보소
야구구단이야?
참가번호 115번.
과부하 걸린 고장 난 연습생 예지수.
“여, 여기서 왼쪽으로 세 바퀴 구르고……”
퍼어엉!
휙, 데굴데굴…… 털썩.
“아, 안 돼… 쿨럭, 우에에. 앞으로 15m 달려야하는데…….”
죽은 듯이 엎어져서 콜록콜록 모래 섞인 기침을 토해내는 수련생.
그런 수련생의 위로 파이어볼이 내리꽂히며 또 한 번의 도전이 실패로 끝난다.
ㅋㅋㅋㅋㅋㅋㅋ
전쟁터에서 구르는 병사 같네
왤케 리얼해 진짜
얘 하는 꼴 보니까 눈물 나서 못 보겠어…
일반인이 전쟁터 끌려가면 딱 이럴 듯
참가번호 213번.
근성은 있지만 성과는 따라주지 않는 차지연.
해남아이돌즈 정리> 재능충 막내 김한나, 종종 고장 나는 무음정 무호흡 랩 담당 예지수, 일반인 동정표 담당 차지연
벌써 셋 건졌네ㅋㅋㅋ
참가번호도 기억해두셈 100번 김한나 115번 예지수 213번 차지연.
시청자들도 보는 눈이 있으니 이건 된다 싶은 제자들과 얘들은 글렀다 싶은 제자들을 어느 정도는 구분할 줄 안다.
실제로 다른 제자들은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지만 큰 성과는 기대하기 어려웠다.
‘각성능력을 어떻게 얻느냐에 따라 기적적인 부활을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극히 드물겠죠.’
그래도 훈련은 나름 성과가 있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랭킹 십만 등 바깥에서 랭킹 1000등 안쪽까지 기록을 올린 김한나.
각각 11000, 12000 대에 기록을 올린 차지연과 예지수.
그밖에도 2만 위에서 5만 위 사이까지 기록을 크게 당긴 수련제자들.
구르고 구르고 또 구르다보니 몸과 머리로 패턴을 학습했다.
남들 눈치 보며 사리는 몹쓸 버릇도 사라졌다.
해맑고 조신한 수련제자들은 어디 갔는지 방송에는 흙먼지와 피를 뒤집어쓰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악에 받힌 무림인들만이 남았다.
“화염구가 터지기 전에 전진, 화염구가 터지기 전에 전진, 화염구가 터지기 전에……”
“엄길동 이 사람 일반인 맞아…? 어떻게 각성도 안 한 사람이 탑 텐에 이름이 올라가…? 이건 사기야. 말이 안 되잖아…….”
유독 험하게 구른 예지수와 차지연의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이기는 했지만, 분명 오늘의 고생이 내일의 성취로 되돌아올 것이다.
‘따라오는 것이 불가능한 진도를 어떻게든 이해 가능한 만큼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내는 경험은 고수의 가르침을 받아들일 때 가장 도움이 되죠.’
무림에서 가르침에 서투른 고수들의 교육은 보통 이런 식이다.
이런 고문에 가까운 가르침을 한 번이라도 소화해낸 경험이 있다면, 그 뒤에는 어떤 가르침도 악착같이 따라갈 수 있다.
경연프로그램의 심사위원들이 아무리 악질이라도 이보다 더한 악질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길드장님.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나요?]“그게 아니라 길드장님이 너무 애들을 험하게 굴리셔서 겁먹은 제자들이 탈주를 하고 있습니다. 수련동에서 방송중지시키라고 외부교신이…….”
ㅋㅋㅋㅋㅋ
이건 도망가야지
유격훈련보다 강도 높은 훈련이 기다리고 있다? 오우쉣ㅋㅋ 무조건 튀어야지
[아쉽네요. 다음엔 관문돌파 모드랑 대수림 타임어택 모드로 기초신법과 기초경신술 수련을 시키려고 했는데.]“장담컨대 기초훈련 한 번만 더 했으면 여기 있는 애들도 집단탈주 했을 겁니다.”
민우성의 적절한 개입 덕분에 수련제자들은 생방송에서 쓰러지기 직전에 탈출할 수 있었다.
2.
“이번 1차 심사 후반부의 종목은 묵언검객 따라잡기 버전 5.0입니다! 참가자분들은 랭킹 10만등을 넘긴다면 합격! 만일 1만등을 넘길 수 있다면 만점입니다!”
엄길동 점수 따라잡기는 무리라도 천 등은 찍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잔뜩 굴림 당했던 해남파 수련제자들.
그들 모두의 거멓게 죽은 눈이 특별심사위원석의 해응응에게 향했다.
천등은 찍어야 한다면서요.
만등만 넘겨도 만점이래잖아요.
“니들 딱 걸렸어! 시험과제 발표 전에 묵언검객이 제자들과 수련방송으로 묵언검객 따라잡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이건 시험내용이 유출됐다고 봐야 합니다!”
이전 방송에서 초죽음이 되어 돌아간 태백엔터 본부장 대신 새로 파견된 실장급 인사가 언성을 높였다.
해응응은 지적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거나 부정하는 대신, 제자들을 돌아보았다.
원망어린, 독기어린, 혹은 인생이 무상하다고 느끼는 거멓게 죽은 생선눈깔 같은 시선들.
해응응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림인이라면 저런 눈도 할 줄 알아야지.
[지적에 대한 답변을 겸하여 한 가지 불만사항을 제기하고 싶어요.]“아, 여기서 특별심사위원 해응응 길드장님의 항의가 들어옵니다! 역시 심사기준이 너무 어렵고 까다롭다고 생각하시는 걸까요?”
[저희 해남파는 묵언검객 따라잡기를 통해 나름대로 수련방송을 했지만, 이렇게 기준치가 낮으면 수련을 한 의미가 없어요.]“예?”
[만점은 천등 안쪽, 합격선은 만등 안쪽으로 커트라인을 높였으면 해요.]“예? 아니, 예?”
[불만이 있으면 딱 열배만 더 어렵게 가는 거죠. 이 정도면 재능의 옥석을 가리는 건 어렵지 않을 텐데. 어떻게 생각하나요?]준비한 것보다 시험이 쉬우면 시험난이도를 사전준비 했던 것만큼 높이면 된다.
겨우 만점을 노려볼 수 있던 차지연와 예지수가 울 것 같은 얼굴로 무언의 불만을 드러냈지만 그런 불만에 넘어갈 해응응이 아니다.
지적을 했던 태백엔터 실장이나 심사위원들 사이에서도 와 이집 독하네, 저 정도는 되어야 인간괴물이 될 수 있는 건가 따위의 술렁거림이 이어지는 가운데.
심사위원들은 중대한 사실을 깨달았다.
묵언검객이 항의를 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라고 대답한 사람의 몸을 몇 토막으로 만들지도 모를 묵언검객에게 말대꾸를 해야 한다.
누가?
자신들이.
“…….”
“…….”
“…….”
니가 말해.
싫어. 내가 왜? 니가 말해.
안 돼. 나도 무서워.
무언으로 오가는 신호.
치열한 눈싸움과 고개질이 오가는 가운데.
보다 못한 한채린이 한숨을 내쉬었다.
“동생. 유감스럽지만 발표한 채점기준은 변경할 수 없어요.”
[왜죠?]“당신 기준이 너무 높아요. 1차 심사부터 애들을 다 탈락시키면 경연을 어떻게 이어가겠어요?”
빙글 걸음을 돌려 태백엔터 실장을 돌아본 한채린.
“본의 아니게 해남파의 시험연습종목과 시험종목이 일치하여 불편함을 느끼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어요.”
그녀가 말을 이었다.
“그러니 선택권을 드리죠. 연습이 단순한 우연의 일치임을 받아들이고 기존 채점기준으로 임할지, 연습의 의미가 없을 정도로 가혹한 채점기준으로 모든 참가자들이 다 같이 열 배 더 어려운 점수에 도전할지. 어떻게 할래요?”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자들의 시선이 태백엔터 실장에게 따갑게 꽂혔다.
말 한 마디만 잘못했다간 진짜로 두들겨 맞을 기세!
“원안대로 따르겠습니다.”
태백엔터 실장은 마지못해 기존 심사기준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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