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298)
〈 298화 〉 298 숨만 쉬면 강해지는 검객
* * *
1.
묵언검객 악질시청자들의 한양보내기와 닌자들의 활약으로 천금 같은 시간을 번 이해찬. 그러나 시간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드래곤코어 소화율 1.3%]“0.3%에서 1%를 올리는데 이만큼의 시간이 걸리다니, 뭔가 심각한 문제라도 생겼나?”
“드래곤하트의 마나의 마나압축률이 지나치게 높습니다. 기존 기체의 성능으로는 마나를 흡수하는 것만으로도 회로에 손상이 가는 중입니다.”
마나를 얻었지만 그 마나를 다루는 마나연공법이 없는 아머드태종!
강철거인의 시대를 열며 흙의 자손들에게 공포를 선사한 그들이었지만, 신비와 비술과 맞닿은 마나의 힘은 철의 자손들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오래된 신비와 비술을 기억하던 요정들은 천년왕국의 소멸과 함께 자취를 감추었다.
“보다 효율적인 마나습득을 위해서는 엘프 같은 장수종이나 페가수스 같은 환상종의 비밀을 밝혀내야 합니다.”
“아이고. 망할 요술쟁이 녀석들이랑 귀쟁이 녀석들, 아머드 나온 뒤로는 싹 다 사라졌는데 그걸 어디서 찾아?”
그나마 최근 나타난 장수종이나 환상종이라고는 묵언검객의 군세에 합류한 유니콘 떼거지들 정도인데, 그것도 영 탐탁지 않았다.
보통 특정종족의 기술은 사용조건이 대단히 까다롭기 그지없는데 유니콘의 비의는 아무리 생각해도 예상가는 사용조건이……
“동정이나 처녀가 아니면 배울 수가 없을 것 같단 말이지…”
아머드태종의 궁전에는 무려 중전마마께서 기거하고 계신다.
당연히 기혼자.
동정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래서 짝이 있으시겠다?
모든 걸 다 가진 남자 아머드태종
너도 뇌 빼고 신체 다 갈아볼래?
그건 좀
야스를 할 수 있는데 그깟 몸뚱아리가 문제임?
그러네
다 가져가 ㅅㅂ 내 몸 필요없어
안 돼
아 왜
상한 건 폐기비용이 더 커
ㅋㅋㅋ
말넘심
유니콘의 비의고 나발이고 철야로 눈이 벌써 침침하다.
“아 오늘은 도저히 무리. 뒤는 너에게 맡기도록 하마, 아머드태종아.”
“편히 쉬십시오, 태사부.”
방송을 종료하고 로그아웃을 한 이해찬.
씻을 생각도 못하고 침대에 엎어진 그의 손목에서 진동이 울렸다.
[묵언검객 님이 방송을 시작합니다.]“…진짜 독한 년.”
배 째라, 배 째.
이해찬은 진동을 끄고 침대에 고개를 묻었다.
2.
“묵언검객님, 지금이 기회입니다! 이해찬이 로그아웃을 한 사이에 거사를 벌입시다!”
로그인을 한 묵언검객.
그녀의 앞으로 새로운 간부들이 앞다투어 달려와 목소리를 높였다.
“저희 엘프신사회의 정보에 따르면 국경 너머에 엘프들이 숨어산다고 합니다. 함께 노획을 하신다면 엘프병사들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유니콘들과 처녀상실의 축제를 벌이신다면 유니콘군단의 전투력이 일주일 간 200% 상승하는 이벤트를 발동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지 말고 하피들과 함께 식량창고를 급습하는 건 어떻습니까? 하피들은 식량이 많으면 발정기에 들어가서 정말 야해집니다!”
하나같이 본능에 충실한 심연의 주민들의 제안에 뒷목이 살살 당겨온다.
본래부터 검투사키우기의 심연에 기거하던 유니콘충들이나 하피박이들과 막상막하의 존재감을 발휘하는 엘프신사회도 참 대단했다.
엘프키워서따먹고싶다의 절박한 엘프수색ㅋㅋ
만들어서 키우는 건 포기하고 주워서 키우기로 노선 변경한 듯
시장통처럼 북적이던 회의실이 풀벌레 우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요해졌다.
미국이나 흑산도보다 무서운 한양행 귀양!
악질시청자들의 집단 한양처형식 이후, 적국의 수도 한복판인 한양으로 가라는 말은 사실상 죽으라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사실 안 보낼 거예요.]“휴!”
“농담이 과하셨습니다. 하하.”
“진짜 죽는 줄 알았지 뭡니까.”
[이번엔 진짜로 한양으로 진군할 거거든요.]마침내!
묵언검객이 이해찬과 아머드태종이 있는 수도 네오한양으로 진격을 결심했다.
플레이어들은 기나긴 검투사키우기 강점기에도 끝이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했다.
[여러분에게도 제 군문에 합류한 각자의 이유가 있는 건 알고 있어요.]누군가는 엘프를 키잡하기 위해서.
누군가는 오랜 시즌동안 핍박받은 말박이 메타의 부활을 위해서.
누군가는 혼란을 틈타 날짐승 하피와의 사랑을 위해서.
[누군가는 수치를 알라고 말하지만, 저는 사람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사랑이 있다고 믿어요.]종의 한계를 떠나 화합을 이룬다.
욕망 90% 화합 10%로 이루어진 순수하지 못한 동기라도 그 마음가짐 하나만큼은 해응응이 보기에는 퍽 그럴싸했다.
적어도 더 강한 금속거인을 만들기 위해 구름용의 심장을 취한 이해찬보다는 백배 낫다.
주류가 아닌 비주류.
정석이 아닌 비정석.
상식이 아닌 비상식.
마교와 함께 하는 삶은, 정파무림을 벗어난 삶은 늘 소수자의 입장과 함께 했다.
그런데도 그곳에는 사람이 있고, 사람답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니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따라오도록 하세요. 이 묵언검객의 군세를.]멋진 필담과 함께 망토를 흩날리며 기체에 탑승하는 묵언검객.
자신들을 부끄러이 여기거나 경멸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준 묵언검객의 연설에 모든 플레이어들이 진심어린 충성의 눈빛을 보였다.
짝짝짝!
누구 하나 시키지 않아도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박수소리!
명연설과 함께 사기가 최고조에 오른 그들은 한양으로 향하는 길에 올랐다.
“도모 묵언검객=상. 닌자21호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
“이 다리는 네오한양으로 향하는 강을 건널 유일한 다리. 코코와 모 오와레나이. 살아서 건너는 것은 포기하도록 해라!”
반드시 지나야만 하는 다리를 지키는 닌자부대와 마주치기 전까지는.
“곤란하게 됐군. 저놈들, 우스꽝스러운 말투를 쓰기는 해도 실력은 진짜입니다. 무리하게 건너려다간 엄청난 피해를 입을 겁니다.”
“쿠쿡~ 겁먹는 속도 너무 빨라♡ 일본어에서 패배한 개를 마케이누라고 부르는 거 알아~? 오른팔씨는 국산이니까 마K누려나~?”
“누굴 꼬리를 만 개 취급하는 거냐! 묵언검객님, 제게 선봉을 맡겨주십시오. 저깟 닌자놀이나 하는 일뽕애송이들은 아머드 50기면 충분합니다!”
간단히 도발에 넘어가는 엄길동의오른팔.
쉽네 쉬워♡ 하는 얼굴로 샐쭉한 웃음을 짓는 애플녀가 얄미워 보이긴 해도 속전속결은 지금의 군세에 필수적이다.
기껏 올라간 사기도 발이 묶인다면 낮아지고, 그들도 사람인 이상 일상생활을 위해 이탈하는 플레이어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동부공업지대에서도 오른팔씨는 기체성능의 차이를 넘어서서 황금강의 유니크기체를 전담마크할 정도의 실력을 보여주었죠.’
나름 판단에 의거하여 선봉을 맡긴 해응응.
기대가 컸던 걸까.
아니면 절박함의 크기가 달랐던 걸까.
우위를 점한 건 엄길동의오른팔의 노예검투부대지만 닌자부대는 놀라온 행동을 선보였다.
바로 기체가 전투불능의 피해를 입을 때마다 스스로 동력부를 폭주시켜 대폭발을 일으키는 자폭공세를 펼치는 것!
“큭! 이 자식들, 목숨이 아깝지도 않은 건가?!”
연이은 폭발에 휩쓸리며 위험할 정도로 체력이 낮아진 엄길동의오른팔.
“묵언검객의 가신을 해치울 절호의 기회다!”
“최후의 사산폭발은 나 자신이 폭발하는 것!”
“죽도록 해라, 엄길동의오른팔!”
사방에서 달려드는 닌자자폭병들.
낭패라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던 엄길동의오른팔의 기체에 휘리릭 하고 무언가가 감겼다.
‘아직은 경험이 부족하네요.’
용맹함과 피지컬을 뒷받침할 임기응변만 있으면 훨씬 강해질 것도 같은데요.
그런 생각을 하며 채찍 대신 뽑아든 전선을 강하게 당기는 해응응.
딸려오는 과정에서 기체의 팔 관절부위가 어긋나기는 했지만, 폭발에 휩쓸려 사망하는 것에 비하면 훨씬 양호한 부상이었다.
[방심했군요.]“크윽. 큰소리 치고 나가서 패전을 당한 꼴이라니. 면목 없습니다.”
[살았으면 됐어요. 저도 저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으니까요.]닌자부대는 자멸했지만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자폭에 휩쓸린 다리가 공준분해 된 것!
아머드야 잠시 저공비행으로 건너면 그만이지만 보병이나 보급물자들은 그럴 수가 없다.
“어떡하시겠습니까? 다리가 수리될 때까지 기다리시겠습니까?”
“오른팔씨는 바보~? 적이 바라는 대로만 움직여주면서 이기기를 바랄 셈~? 허접♡ 아이큐 너무 낮아♡ 병법서부터 다시 읽고 와♡”
“크윽. 이 도S녀. 패전 한 번 했다고 쥐 잡듯이 잡아먹으려 드는군. 그렇게 전력이 분단되는 것이 적의 노림수일지도 모르지 않는가.”
근데 맞는 말이기는 한 듯
무력 87에 지력 21 박힌 돌머리 무장 느낌
ㄹㅇㅋㅋ
우리 단장님 그렇게까지 멍청하진 않아!
그래 박박시 내가 맞음
반박이 아니라?
얼마나 급하면 박박을 했겠음ㅋㅋㅋ
박박이면 인정해드려야지
다 했으면 꺼져
뭘 박박 했을까?
보병은 뒤에 두고 아머드 부대로만 행군을 이어가자는 애플녀와 자폭공세로 호된 꼴을 겪고 신중을 기하고 싶은 엄길동의오른팔.
엇갈리는 두 부하들의 의견 사이에서 해응응은 기체에서 내려 다리 밑 강가로 향했다.
‘이 정도면 아머드의 마력을 변환하면 어떻게든 될 것 같기도 하네요.’
뭘 하려는 걸까. 고개를 갸웃하며 바라보는 수만 명의 플레이어들을 뒤로 둔 채, 다시 아머드에 탑승한 해응응.
그녀가 빔소드를 쥐더니 강가를 향해 일검을 크게 내질렀다.
뭐지?
칼로 물 베기?
자기과시?
다 벴으면 꺼져
뭘 베었던 걸까?
뭘 자꾸 꺼지래ㅋㅋㅋ
?
어어 강 왜 저럼
???
저거 머임? 어케함?
왜 혼자 검으로 이상한 짓해요
숨만 쉬면 강해지는 검객ㄷㄷ
늘어난 공력과 아머드의 마력.
지금까지는 높은 소모율로 인해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의 공격.
검이 벤 경로를 모조리 얼려버리는 속성검이 펼쳐졌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