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16)
〈 316화 〉 316 무림인감수성
* * *
1.
팽휘룡의 은거고수메타.
유요현의 식재료도둑질과 호객메타.
경쟁자들의 쟁쟁한 승부수에 비하면 인금수는 고개를 들 낯이 없었다.
“마지막 인금수 팀은 상대적으로 초라하네요. 특별한 메타를 보이지도 않았고, 그저 상황에 따라 열심히 피난 다닌 모습만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가 보기엔 가장 일반인 팀처럼 느껴지는데요?”
“하하, 보조MC 와구와구님이 313번 조에 정이 들었나봅니다. 그래도 길드장님의 엄정한 평가를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해응응은 인금수 팀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들의 객잔에 남은 손님은 백소천과 위스퍼.
양측의 대장, 단 두 사람!
워낙에 고강한 무위를 지닌 두 사람이었기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양측 부하들도 급히 다른 객잔으로 피신하는 수밖에 없었다.
재료부담은 가장 적은 상황!
그렇지만 그만큼 주방의 조리대가 입은 피해도 가장 극심했고, 완성하거나 완성되어가던 요리도 하나같이 개박살이 난지 오래였다.
[이쪽 팀의 팀장인 인금수 셰프는 다른 참가자들과 달리, 특별한 참가동기가 있었죠.]인금수는 깨달았다.
난리통에도 해응응이 그를 향한 곱지 않은 마음을 여전히 품고 있었음을.
예선전에서 식품진열대에서 가장 먼 자리에서 시작했던 것도, 본선에서 가장 강한 지휘관들이 그들의 부스 앞에서 서로 충돌했던 것도.
전부 인금수가 이 팀에 있었기 때문임을.
“힝. 열심히 만들었는데.”
“셰프선생님, 테이블은 여기 하나 있어요. 방패 대용으로 들춰 매고 오길 잘했지 뭐야? 깔깔!”
“그럼 뭐합니까. 밖에 세워둔 음식도 충격파에 죄다 쓰러져서 바닥에 엎어졌는데.”
그나마 상태가 온전한 음식도 먼지를 뒤집어쓴 모양새가 식탁에 올릴 수준이 아니었다.
‘젠장. 나만 아니었다면 이 사람들도 이보다는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었을 텐데!’
자신밖에 모르던 이기적인 인금수가 처음으로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을 했다.
“앗, 잠깐만요! 제가 조리대 안에 밀봉보관한 음식이 있습니다!”
그때, 조리대 사용설명서 정독한 조철봉이 파괴된 주방 구석에서 구겨진 조리대를 가리켰다.
도광기가 검으로 조리대를 부수자 밀봉용기에 랩을 씌워 보관된 소면 두 그릇이 나왔다.
“먼지가 없어요!”
“그을음도 없군.”
“철봉학생, 정말 잘했어!”
“하하, 이럴 줄 알고 준비한 건 아니었는데 모처럼 밀봉용기 기능이 있는 걸 안 써먹기 아쉬워서 써봤더니 이렇게 됐네요.”
조철봉의 기지 덕분에 멀쩡한 요리 내놓을 수 있게 되었다.
“난 철봉학생이 조리대 사용설명서만 15분을 볼 때 우리 아들 군대 얘기 생각나고 관심병사? 폐급? 막 그런 건줄 알았잖아. 깔깔!”
“…….”
그렇다고 해봤자 고작 소면 두 그릇.
테이블에 올라온 두 개의 소면.
단출하디 단출한 식사.
이런 걸로 우승경쟁은 말도 안 된다.
“저 팀은 끝났군.”
“우승은 남은 우리 두 팀에서 나오겠어.”
코웃음을 치는 다른 팀들.
해응응은 백소천과 위스퍼에게 권했다.
[두 분은 아직 식사를 안했죠? 한 번 드셔보고 평가를 해주세요.]백소천과 위스퍼.
둘이 테이블에 앉아 소면 한 그릇을 해치웠다.
젓가락을 들고 면을 흡입하기까지 채 1분이 걸리지 않은 빠른 식사.
무림인의 식사란 대체로 이랬다.
“그냥 그렇군.”
“먹을 만은 하군.”
무림인이 아닌 각성자.
그들의 평가는 심심했다.
“역시 저 팀은 탈락인가봐.”
“소면 두 개는 에바지. 킥킥.”
“우리팀처럼 재료를 잘 털어오던가. 큭큭.”
경쟁자들과 탈락자들, 심지어는 관중들 사이에서도 나오는 비웃음!
[좋은 평가를 받았군요.]해응응의 그런 반응조차도 놀리는 건 아닌가 싶어 여고생 참가자의 눈에서 눈물이 막 고이려던 그때, 백소천이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그렇소. 이런 정갈한 객잔은 아주 오랜만이오.”
“?”
“???”
왜 호평임?
소면 매니아임?
돈 받은 거 아니야?
해남파 돈 많아 븅신아
백대협이 빈말이나 하실 분도 아닌데;
사방에서 쏟아지는 의문!
위스퍼는 거기에 한술 더 떴다.
“제대로 된 요리라면 이래야지.”
“???”
“?????”
넘쳐나는 의문.
혼란에 빠진 경연경쟁자들과 관중들!
심사위원석에서도 혼란이 그치지 않는 가운데, 엄길동의왼쪽다리가 말했다.
“방송에 미친 브수들이라면 알겠지. 영양가 없는 현실세계에서 쓸모없는 육신 때문에 억지로 영양분을 보급해야 하는 비애를.”
“그건 그냥 브이튜브에 미친 백수 아닌가요?”
“뭐든 빨리 먹어치우고 캡슐로 들어가서 눕고 싶을 때, 최대한 몸에 부담이 덜한 음식을 고르는 마음을.”
우지우의 딴지를 무시하고 엄길동의왼쪽다리는 자신의 심사평을 공개했다.
“무언가에 집중하고 미쳐 사는 사람들에게 음식은 즐거움이 아닌 고문의 대상. 이번 대회에 참여한 이들이라면 더욱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관중들이 공감을 보였다.
“5인분을 처먹이는 미친놈들 때문에 당분간 음식은 도저히 못 먹겠어.”
“중화요리 못 먹을 것 같애.”
“세상에서 제일 끔찍한 고문은 식고문이 아닐까? 위가 억지로 늘어나서 너무 고통스러워!”
간신히 현장직관에 비볐는데 음식 좀 못 먹었다고 쫓겨나기 싫은 관중들의 발버둥!
그들이 느낀 음식에 대한 피로가 엄길동의왼쪽다리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냈다.
팽휘룡과 유요현은 긴장감을 느꼈다.
좌중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모두가 어쩌면? 하고 인금수 팀을 보고 있다.
본선 3강 중에서는 제일 먼저 탈락할 약체팀이라고 우습게 여겼지만.
따끔.
찌르르.
저깟 소면 두 그릇에 진지하게 우승을 위협받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피부로 느껴졌다.
[모두가 간과하기 쉽지만 무림숙수의 대접을 받는 사람은 대체로 고관대작이 아니면 무림인이에요. 그리고 이번 객잔에는 전원이 무림인이었죠.]“앗!!”
“무사들!!”
“전부 검 들고 싸우던 인간들이잖아!!”
그렇다.
해응응도 마냥 무친련마냥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지면 눈치껏 알아서 해! 하고 악질검객 노릇을 해왔던 건 아니었다.
꾸준히 간접적으로 힌트를 주고 있었던 것이다.
어떤 부류의 손님들이 오고 있는지.
그들이 어떤 성향의 손님들인지.
“이의 있습니다!”
탈락한 팀 중 하나가 불만을 드러냈다.
“저희 팀도 소면 내왔는데 탈락했어요!”
“맞아요! 저희도 흑의인이 이길 줄 알고 소면만 만들었는데 백의인들이 우릴 우롱하는 거냐면서 객잔을 부쉈어요!”
“왜 우린 안 되고 저기는 되는 거죠? 저쪽도 공평하게 백소천 저분이 막 다 때려부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우지우가 중얼거렸다.
“이미 다 박살났는데.”
“…….”
말이나 안하면 밉지나 않지!
사방에서 쏟아지는 따가운 시선에도 신경줄 굵은 우지우가 시큰둥하게 받아넘기는 사이, 해응응이 그들과 313번 팀의 차이를 짚었다.
[거꾸로 보죠. 313번 팀이 여러분들의 팀처럼 만만한 무림인들이 싸웠다면, 요리가 소면 두 그릇만 남았을까요?]“그건…….”
[반대로 여러분이 313번 팀처럼 격전의 중심지에 속했다면 끝까지 몸을 사리고 살아남아서 소면이라도 내놓을 수 있을까요?]“할 수 있습니다!”
“그깟 소면쯤이야 뭐가 어렵다고!”
[아뇨, 불가능해요.]해응응은 단언했다.
[여러분은 훨씬 쉬운 상대로도 팀원을 잃었던 팀이니까요.]무림인과 객잔의 관습.
한 명을 죽였거든 나머지도 모두 죽여라!
해응응의 지론에 따르면 사망자가 나온 시점에서 객잔은 폐업, 종업원은 전멸이다.
“탈락팀들이라면 그랬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끝까지 살아남은 저희 팀들은 다릅니다. 저희 팀이라면 어항육사도 내놓을 수 있습니다.”
“그럼 우리는 중국향신료를 곁들인 통 그릴 바비큐로 받아치지.”
유력우승후보자 유요현과 팽휘룡이 서로를 노려보며 외쳤다.
“궁보계정!”
“족발. 향신료를 곁들인.”
“회과육!”
“목살 스테이크. 향신료를 끼얹어서.”
충분한 조리시간과 난이도 높은 요리도 만들 수 있다며 자신하는 유요현.
일단 양 많은 고기에 향신료를 끼얹어서 풍족한 잔칫상을 장담하는 팽휘룡.
어느 누가 우승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던 강자들!
[아쉽네요. 그 말만 하지 않았어도 조금은 고민을 했을 텐데. 우승자가 가려졌어요.]해응응의 화이트보드에 두 사람이 서로 긴장한 얼굴을 했다.
둘 중 누군가가 실수를 한 걸까?
[313번 팀의 상황을 되짚어보죠.]해응응은 관점을 환기시켜주었다.
[두 무림고수가 다툼 끝에 휴전을 취했어요. 마지못해 객잔에 들어와 테이블에 앉았죠. 그들이 뭘 먹고 싶을까요?]“맛있는 산해진미라고 생각합니다.”
“허기진 배를 채울 양 많은 요리 아닌가.”
[둘 모두 틀렸어요. 정답은 최대한 빠르게 먹어치우고 자리를 뜰 음식이에요.]“!”
“!”
[여러분은 무림인감수성이 부족했어요.]그게 뭔데 씹덕아.
불만이 그득그득한 두 사람의 표정을 알기나 하는지, 해응응은 자신의 지론을 펼쳤다.
[지칠대로 지친 두 강자가 호적수의 앞에서 멀쩡한 척 요리를 먹는다고 한들, 몸과 마음이 편할 리가 없겠죠.] [부들부들 떨리는 팔근육을 강제로 억제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필사적일 거예요.]백소천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잔치라는 말의 함정에 속아서는 안 되네. 애당초 습격이 벌어진 시점에서 잔치는 이미 물건너간 상황이 아니던가.”
위스퍼 역시 음산한 목소리를 더했다.
“승패를 가리지 못한 것도 아니꼬운데 밥이 넘어가겠나. 소면 한 그릇이니 먹고 갔지, 아니었다면 화풀이로 객잔을 부쉈을 거다.”
직접 요리를 먹은 두 사람과 총 심사위원 해응응의 의견이 모두 일치했다.
[결승전의 우승팀은 무림숙수라는 직업의 위험성을 깨닫고, 가장 무림숙수다운 모습을 보여준 313번, 인금수 팀장의 팀이에요.]“내가, 우승?”
벙찐 인금수의 곁으로 팀원들이 달려와 손을 잡고 환호성을 질렀다.
인금수는 멍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내가 무림인감수성이 좋은 편인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