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25)
1.
게임제작사가 게임을 치사하게 만드는 방법에는 DLC(DownLoadable Content), 다운로드 가능 컨텐츠가 있다.
돈 주고 산 게임에서 추가과금을 해서 다운받아야 하는 기능이 있고 심지어 그게 없으면 게임진행이 불가능할 정도라면 보통은 열불이 터질 것이다.
그런데 지금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다른 의미로 열불이 터졌다.
-아니 ㅆㅂ 이걸 깨라고 만들었어?
-야 이 양심도 없는 놈들아!
-시미럴사 이 상도덕도 없는 것들!!
-어떻게 종반부 히든루트 클리어방법이 다른 게임에서 데려온 3대 요괴왕임?
-이거 한 1000회차쯤 반복해서 3대 요괴왕의 진명을 거두어야 쇼부 보는 각이네
-고인물 다 뒤지겠다!
-ㄴㄴ 이제 고인물이라고 말도 못함 히든루트 최고난이도도 못 깨는 있으나 마나한 무능충들임
-ㅠㅠㅠ
-듣는 무능충 서럽다 욕하지 마라ㅠ
-쟤들이 뭔 잘못이 있겠음 개사기무공으로 날먹하는 무림인이 나빴지
-근데 비교상대가 천마검객이면 납득 쌉가능 아님?
-ㅇㅈ
공략법은 알았다.
묵언검객처럼 말도 안 되는 방법을 따르지 않아도 노가다로 어떻게 시행착오를 겪으며 때려 박으면 진명을 거두어 요괴왕을 복종시킬 수 있다.
진명개방을 무기 삼아 휘두르면 마선의 분신의 교활한 수작질도 능히 이겨내게 된다.
-사실 백령신군 정체 드러나서 오히려 운이 좋은 상황 아님?
-당연히 좋지 마선이랑 영혼의 한타 벌이는데 도중에 통수 치고 본색 드러냈으면 아군 떼거지로 죽어나갔을 테니깐
심지어 이게 ‘정답’이라는 확신까지 들었다.
진엔딩을 보려면 이게 맞다.
-그래서 저거 어디서 삼?
-몰?루
-헬즈 쇼핑호스트?
-세상에 DLC 컨텐츠를 다른 게임 히든엔딩 클리어로 구해와야 하는 게임이 있다?
-제발 돈 주고 팔아!!
-돈은 있는데 살 수가 없어서 스토리를 못 미네ㅠ
문제는 돈으로는 3대 요괴왕 진명을 살 수 없다.
지구 사람들이 만든 게임이면 차라리 과금컨텐츠라도 있을 텐데, 가상현실게임이라는 것들은 대부분이 이계의 침략수단이 아니던가.
헬즈 쇼핑호스트에서 나타난 장삼단봉 어르신의 이야기도 그렇고 이번 반요곡 플레이도 그렇고 게임의 실상은 이제 대중들에게도 알려졌다.
[반요곡 DLC 3대 요괴왕 진명 구매하는 법] [작성자 – 신고받고왔습니다] [본문]그런 건 없다 머글들아ㅋㅋㅋㅋㅋㅋㅋㅋ
니들이 선택한 반요곡ㅋㅋㅋㅋㅋㅋㅋㅋ
이계침략룡 외계게임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NAVER!!!
DLC 과금컨텐츠 출시는 없다 머글들아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죽어 씨발롬아
-그런 건 없다 머글들아ㅋㅋㅋㅋ
-니가 선택한 외산게임이다ㅋㅋㅋ
-제발 헬적화 좀 해줘 시발 p2w해도 좋으니까 돈을 내서라도 엔딩 좀 보게 해줘!!!
-묵언검객 방송 보면 되는데 왜 갤에 와서 난리임?
-묵언검객 무친련이 매드무비 안 끄고 깜빡한 채로 지 혼자 게임하고 있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중에 누가 제일 잘못함?] [작성자 – 가시인간] [본문]DLC컨텐츠 출시 안하는 시미럴 사
남의 게임 DLC컨텐츠를 지네 인게임에서 멋대로 뿌리는 염라컴퍼니
매드무비 안 끄고 혼자 게임하는 묵언검객
-못생긴 너요
-(작성자)밑도 끝도 없네 개새끼가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사서 뭐하게? 어차피 묵언검객이 깨잖아
-넌 야스 왜함? 어차피 알파메일이 대신하는데
-ㅁㅊ놈아 그건 내가 해야 재밌지!!!
-게임도 그럼ㅇㅇ
-DLC 판다고 니가 묵언검객처럼 할 수 있음?
-너도 운동하고 돈 벌고 해봤자 상판데기 못 고쳐서 베타메일 퐁퐁이형 되잖아
-너 어디사냐 개새끼야 현피 뜨자
-언럭키 가시인간ㅋㅋㅋ
-가시인간은 퐁퐁조차도 불가능한데 럭키 가시인간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작성자) 너네 진짜 뒤질래
-ㅋㅋㅋㅋㅋ
-주먹이 두렵지 않은 녀석들ㅋㅋㅋ
-근데 DLC컨텐츠 떡밥은 왜 나옴? 요괴왕이 왜 다시 거론됨?
-몰?루
-누가 새로고침 연타해서 매드무비지옥 뚫고 방송 보고 있는 거 아니야?
게임 밖에서는 거듭 발생하는 게임사와 묵언검객을 향한 강도 높은 규탄…의 탈을 쓴 한탄!
수많은 시청자들의 애를 태운 장본인은 시청자들이 뭐라건 안중에도 없이 DLC컨텐츠(아님)의 힘으로 마선의 분신을 묵사발을 내놓았다.
2.
[마선의 분신을 제압했습니다.] [토벌 이벤트 “분신의 제안”이 활성화됩니다.]인간상성 대요괴의 진화체에 붙잡힌 마선의 분신은 사용하는 모든 재주가 발현즉시 봉쇄되고 스스로의 목을 조이는 견제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등판을 발로 밟고 고개를 엉덩이로 깔아뭉갠 요괴왕에게는 여유마저 느껴졌다.
“꽤나 여유롭게 제압했군요.”
“분신의 한계다. 아무리 대단한 도술을 지녔어도 근본이 되는 그릇이 백령신군 따위라면 절대로 짐을 능가할 수 없지.”
“그래서… 이제 어떡할 셈이냐? 분신은 이미 너희의 정보를 전부 입수했다. 진즉에 본체에게 모든 사실을 전달했을지도 모르지.”
“잠깐! 그건 사실과 다르다. 나는 아직 어떤 정보도 본체에게 전하지 않았다.”
“분신께서 수작을 부리고 싶나보군. 어쩔 텐가?”
요괴왕의 다리에 가볍게 힘이 실리자 분신의 등골에서 뼈와 근육이 짓눌리는 소리가 울렸다.
“그만.”
“마음씨도 좋군.”
“제가 원래 인성이 좋기로 유명해요.”
“요심 좋은 짐이 인정해주지.”
-?
-?
-인성 안 좋기로 악명 높은 것들끼리 금칠 못해서 난리 났네ㅅㅂㅋㅋ
“자, 그러면… 분신씨? 하고 싶은 말을 해보세요.”
“마선의 본체는 반복되는 오랜 유희에 질려버린 존재다. 그에게 기억을 전송하는 행위는 분신의 최후를 뜻하지. 나는 아직 객체로서 존속하고 싶다.”
“나쁘지 않은 시작이네요. 당신이 객체로 존속하게 용인해주면 우리에게 뭘 해줄 수 있죠?”
“백령신군이 네게 했던 약속을 대신 들어줄 수 있다. 요괴의 피를 마신 모든 인류를 다시 인간의 형태로 되돌려주마.”
상대의 욕망을 파악하는 재주에 점수를 매긴다면 마선의 분신에게는 10점 만점에 8점은 능히 매겨줄 수 있었다.
“전부터 궁금했는데 그 놀라운 기적은 무슨 원리로 어떻게 실현시키는 건가요?”
“간단하다. 요괴의 피가 인간을 요괴로 만들고, 인간의 피가 요괴를 반요로 만든다면 요괴들에게 인간의 피를 주입하면 그만이지.”
“그 피는 어디서 구하고요?”
“역행위술을 사용하면 된다. 모든 요괴들의 선조의 피를 발현해서 강제로 인간의 피를 체내에서 생성, 요괴의 순도를 한없이 낮추는 도술계의 극의 중 하나이지.”
“그만한 도술에 소모비용이 없을 리가 없겠군요. 사용조건은 뭐죠?”
“귀물에 깃든 요력을 사용하는 것. 그러지 않으면 인간 하나 만들겠다고 요괴를 천 마리씩은 마른오징어가 되도록 요력을 쥐어짜다가 죽여야 할 거다.”
역시나 글러먹은 제안이다.
좋아, 죽이자.
검부터 뽑아드는 그녀에게 분신이 급히 손을 저었다.
“귀물을 쓰면 된다고 했지 내가 언제 아무 귀물이나 쓰겠다고 했나!? 함정귀물은 사용하지 않을 거다. 그 안에 깃든 다른 분신을 해방시킬 생각도 없고!”
“잘 생각해서 변명하는 게 좋아요. 당신의 목숨, 지금 벼랑 끝에 섰어요.”
분신은 체면 구겨지는 것도 아랑곳 않고 더욱 간절하게 매달렸다.
“함정귀물이 아닌 멀쩡한 귀물을 쓰겠다. 그러면 믿어줄 수 있겠나?”
“그게 함정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신뢰하죠?”
“백령신군의 혼이 담긴 가면! 이 가면이라면 너희도 보지 않았는가! 분신이 아닌 백령신군이 깃들어있는 ‘안전한 귀물’임을!”
“…과연. 그 생각은 미처 못했네요.”
“백령신군이라면 모든 조건이 들어맞는다. 그의 백귀야행은 요괴와 요력을 거듭 제공하고, 그 힘을 이용해서 귀물 밖의 요괴들은 인간으로 되돌릴 수 있다.”
“얼마나요?”
“그가 버티는 한 계속해서. 밖에서 일어나는 일을 깨닫는다면 백령신군도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내어주고 그를 믿고 따른 수하들을 인간으로 만들겠지.”
그럴싸한 제안이다.
백령신군도 애초에 약속했다.
자신의 힘으로 도원향을 세우고 모든 일이 끝나거든 부하들을 인간으로 되돌릴 작정이었다고.
대신 이 작전에는 백령신군의 협조가 요구된다.
해응응은 허공섭물로 분신의 손에서 가면을 끌어당겨 손에 쥐었다.
[들리나요?]전음을 보내자 가면 너머에서 흐릿하게 백령신군의 목소리가 들렸다.
[묵언검객… 면목이 없군.]거짓말은 아니었다.
이 안에는 백령신군의 자아가 남아있다.
기억의 연속성도 유지되고 있으며.
죄의식과 감정의 발현도 확인됐다.
가면 안에 깃든 인격은 육신을 지닌 백령신군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백령신군의 자아는 확인했어요. 하지만 이 대목에서 문득 이런 의문이 들더군요. 백령신군은 결국 마선의 유희를 위해 탄생한 그릇. 일개 그릇의 자아 따위, 만든 이의 뜻이 반영되었을 뿐이 아닌가요?”
백령신군이 협력을 한다고 해놓고 결정적인 순간에 도술의 영향을 받는 모든 요괴를 죽이고는 “큭큭 멍청한 것” 이딴 소리를 해대며 분신의 농간에 놀아났다가는 자신의 안일함에 분노가 치밀 것이다.
“일리 있는 우려로군.”
“그렇죠?”
“그래도 짐은 괜한 걱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요괴왕은 지극히 논리적인 이유를 대었다.
“같은 분신인 마크2를 떠올려봐라.”
“!”
해응응은 큰 깨달음을 얻었다.
마크2는 자신과 같은 신체를 지닌 존재.
그러나 그 안에 깃든 자아는 그녀와는 전혀 달랐다.
벌꿀사탕을 좋아하고.
언제나 무언가를 배우고 싶어 하며.
부모의 사랑을 갈구하고 주변인의 앞에서 그날 자신이 누군가에게 배운 것들을 자랑해댄다.
솔직하고 어수룩하고 그럼에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귀여운 아이.
‘저와 마크2의 관계처럼 마선의 분신과 분신의 분신 꼴인 백령신군도 절대복종하는 수직관계는 아니라는 말이겠죠.’
요괴왕도 뜻밖에 인간적인 면모가 있구나.
그녀의 기대에 부응하듯 요괴왕이 말을 이었다.
“분신은 본체보다 멍청하고 덜 떨어졌다. 하등한 분신이 더욱 하등한 이단분신을 만든 결과물이 백령신군인데 그깟 놈이 통수를 쳐봤자 얼마나 치겠나. 끽해야 인간화가 진행중이던 요괴 수백에서 수천 쯤 버리는 셈 치고 같이 죽이면 그만이겠지.”
…과연 요괴왕다운 대답이다.
다른 의미로 기대가 충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