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49
48화 해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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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하군. 아주 위험한 외줄 타기를 하고 있어.”
전황을 지켜보며 벨리알이 침음했다.
“으음.”
함께 지켜보는 그레모리도 보고 있기 아찔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아직 제대로 된 전투는 한 번도 펼쳐지지 않았다.
하지만 폭풍 같은 긴장감이 제2전장 블루레인 전체에 드리우고 있었다.
그것은 아슬아슬한 곡예 같은 전략을 펼치고 있는 이신 때문이었다.
6번째, 7번째 노예로 전장의 중앙 지역까지 멀리 나와 병영 2개 건설.
마력 확보에 신경 써야 할 이른 시간에 저런 투자를 했다. 상대보다 마력량에서 불리한 출발을 할 각오를 했다는 뜻이었다.
만약에 조아생 뮈라가 중후반을 바라본 운영을 했다면, 가난하게 출발한 이신의 전략은 큰 실패를 했을 터.
하지만 적중했다.
조아생 뮈라는 아까처럼 오크 창기병을 최대한 빨리 소환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중후반에 가서 서로 병력 규모가 커지면, 조아생 뮈라가 아무리 혼자 잘 싸워도 영향이 미미해진다.
그 점을 잘 알고 있기에 조아생 뮈라는 빨리 승부를 보려고 했고, 이신은 그 의도를 읽었다.
이어서 양옆으로 크게 돌아가는 샛길까지 식량창고 등의 건물로 막아버린 행위는 놀랍기까지 했다.
병력 규모에서는 명백한 이신의 열세.
오크 창기병 4기와 오크 전사 12명을 마련한 조아생 뮈라에 비해, 이신은 궁병 20명과 방패병 4명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신은 전 병력을 중앙 길목에 배치해 방어에만 주력했다.
언덕 위에서 학익진처럼 배치되어 일제사격을 할 수 있는 지형이라, 천하의 조아생 뮈라도 이곳을 돌파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조아생 뮈라는 당연히 샛길로 멀리 돌아 이신의 본진으로 향해야 했다.
하지만 조아생 뮈라가 공격에 나설 때마다 이신은 궁병으로 그가 자리를 비운 본진을 공격하는 빈집털이 전술을 썼다.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벨리알은 갈팡질팡하는 조아생 뮈라를 보며 분통을 터뜨렸다.
공격을 할 거면 제대로 마음먹고 진격하고, 방어를 할 거면 마력석 채집장을 늘려서 규모를 키우는 운영을 해야 할 게 아닌가.
이신의 전술에 휘말려 시간만 낭비하는 조아생 뮈라의 모습이 너무나 답답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더 시간을 주면 안 된단 말이다!”
그랬다.
이신은 마력석 채집장을 두 군데나 늘린 상태였다.
다양한 교란 작전으로 시간을 벌면서 열심히 마력석을 캐먹고 있었다.
한편, 그레모리는 자신의 계약자에게 감탄이 나왔다.
‘저런 도박 같은 수를 쓰는데 전부 적중하고 있다니.’
조아생 뮈라의 활약을 처음 봤을 때는 깜짝 놀랐다.
맹장 타입의 계약자는 여럿 만나봤지만, 본인이 직접 소환대상에게 빙의되어서 직접 싸우는 경우는 처음 봤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대라고 생각됐지만, 이신의 강력한 주장으로 벨리알과 두 번째 서열전을 치르게 되었다.
그리고 이신은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었다.
조아생 뮈라와는 정반대의 치밀한 전략가!
모든 게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처럼 보이는데, 전부 다 적중되고 있다.
조아생 뮈라에 대해 전부 간파하고 대응하기 때문.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병적으로 강한 자신의 계약자가 모 아니면 도의 전략을 펼칠 리 만무했던 것이다.
이제 곧 있으면 마력석 채집장 세 군데서 모이는 엄청난 마력이 전부 병력이 될 터였다.
“전부터 그랬지만 늘 배팅 운이 좋지 않구나, 벨리알.”
그녀의 말에 벨리알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아직 승부는 모른다!”
“후훗, 난 알겠는데.”
그레모리는 즐겁게 눈웃음을 지었다. 벨리알은 부들부들 떨며 분노를 억눌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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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끝난다.’
이신의 표정에 여유가 가득했다.
앞선 대결의 패배 때는 적잖이 당혹감을 느껴야 했다.
똑같은 오크 창기병으로 말도 안 되는 위력을 내버리다니!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의 관점에서 서열전을 바라보던 이신으로서는 충격이었다.
사도에게 부여할 수 있는 무기·방어구·능력은 각각 하나뿐. 그것을 전부 갖춘다 해도 승부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정도로 강해지는 건 아닐 터였다.
그런데 조아생 뮈라는 밸런스를 붕괴시킬 정도의 위력을 냈다.
그것은…….
‘순전히 본인의 실력이라는 것이군.’
똑같은 오크 창기병도 조아생 뮈라가 빙의되어 싸우면 엄청난 활약을 떨친다.
과연 주먹 하나로 왕까지 된 사나이라고 해야 할까.
이신은 그의 싸움 실력에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그것 하나로 서열전에서 매번 이길 수 있다면, 모든 악미군주가 그처럼 싸움 잘하는 계약자를 골랐겠지.’
암두시아스가 바보라서 자코모 카사노바를 계약자로 택했을까.
그런 개인의 용맹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
‘중후반이 넘어가 서로 규모가 커지면 개인의 용맹은 그 영향력이 미미해진다.’
그 때문에 이신은 초반에 무리할 정도로 디펜스에 열중했다.
시작부터 병영 2개를 중앙 지역에 지어 길목을 막아버린 것은 마력상의 손실을 감수한 결정이었다.
공간!
최영준과 겨루고서 깨달은 교훈을 고스란히 담은 디펜스 전략.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중앙을 먼저 점유할 필요가 있었다.
시작부터 거의 올인을 하다시피 중앙에 방어를 해놓은 결과, 조아생 뮈라는 그곳을 돌파하지 못하고 양옆의 샛길로 멀리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 덕에 조아생 뮈라가 공격에 나서려고 샛길로 빙 돌아갈 때, 이신은 중앙에 전진 배치된 궁병으로 하여금 그의 본진을 빈집털이 시켰다.
이동거리가 훨씬 가깝기 때문에 조아생 뮈라가 샛길을 막아놓은 식량창고를 부술 때, 그의 본진에 게릴라를 펼칠 수 있었다.
결국 조아생 뮈라는 본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공간을 장악해 시간을 빼앗는 가장 완벽한 디펜스.
직접 충돌을 피하면서 조아생 뮈라의 공격을 막아야 하는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전략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벌린 틈을 타서 마력석 채집장을 늘려 나갔다.
그리고 이제 정면충돌을 한다 해도 이길 수 있을 정도의 전력이 마련되었다.
“소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약자님!”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12기의 기사가 이신 앞에 집결했다. 오크 창기병과 싸워도 능히 이길 수 있는 강력한 무장을 한 정예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마법사 2명에 투석기 2대까지 마련해 후방 화력 지원까지 완료.
“전진해라.”
“옛!”
기사 12기와 마법사 2명, 투석기 2대가 일제히 출발했다.
전장 중앙에 배치된 다수의 궁병과 합세시켜 총공격에 나설 생각이었다.
‘이만한 규모의 전투에서도 조아생 뮈라의 싸움 실력은 무시할 수가 없지만.’
조아생 뮈라도 이신의 교란 작전에 휘말려 갈팡질팡했지만, 이제 병력 키우기에 전념한 모습이었다.
더 방치하면 조아생 뮈라의 전력도 강해지게 되니 지금 승부를 봐야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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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리고 있던 이신이 마침내 먼저 행동에 나섬으로서 격렬한 전투의 서막이 올랐다.
이신의 공격은 소리 없이 시작되었다.
눈앞에 나타나 정면 공격하는 방식은 싸움을 원하는 조아생 뮈라를 즐겁게 만들 뿐이었다.
그래서 이신은 그가 매우 싫어할 만한 방식으로 공격했다.
사정거리가 긴 투석기를 순차적으로 전진 배치 시켜, 조아생 뮈라의 활동 폭을 좁혀 나가는 조이기였다.
투석기를 이용한 공간 점유.
조아생 뮈라는 뒤늦게야 자신의 목이 조여지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신의 동태를 파악하기 위해 병력을 끌고 나왔다가 별안간 날아든 바위에 얻어맞은 것이다.
쿠웅!
“취익!”
제대로 머리를 얻어맞아 버린 오크 창기병 1기가 즉사해 버렸다.
놀란 조아생 뮈라는 즉시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가는 곳마다 투석기가 바위를 소는 것이었다.
결국 병력 피해를 입고서 본진에 되돌아와야 했다.
‘이게 뭐야!’
비로소 그는 자신이 궁지에 몰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자식이, 가만두지 않겠다!”
그는 말머리를 돌려 왼편 샛길을 돌파해 이신의 본진을 치고자 했다.
본진은 오크 전사들을 남겨놓아 빈집털이 당하는 걸 방지했다.
샛길을 막고 있는 식량창고를 파괴해 버리고 질주하는 조아생 뮈라의 기마군단!
그 방면에도 투석기가 배치되어 있어 바위가 계속 날아들었지만 그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조아생 뮈라의 질주를 막은 것은 바로 기사들이었다.
기사들이 나타나 샛길을 가로막았고, 오른편 언덕 위에서는 궁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투석기도 계속 바위를 날리고 있으니, 조아생 뮈라는 여긴 싸울 만한 장소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회군하여 본진에 돌아온 조아생 뮈라는 그제야 상대가 정말 만만치 않은 상대임을 깨달았다.
‘마치 보나파르트 같잖아?’
포병과 기병과 보병의 상호유기성으로 승리를 만들어냈던 나폴레옹을 떠올리며, 조아생 뮈라는 전율했다.
살아생전 작전지도를 들고 다니지 않는 걸 자랑스럽게 여겼던 조아생 뮈라.
그런 그도 나폴레옹의 천재성은 매우 신뢰했다. 왜냐하면,
-난 72악마군주의 한 사람인 벨리알. 너에게 선물과 지위를 줄 수도, 적이나 친구의 호의를 제공할 수도 있지. 대신 너는 아주 먼 훗날 나를 위해 싸워야 할 것이다.
벨리알에게 계약을 제안 받았을 때, 조아생 뮈라는 왕이 되고 싶다고 소원을 빌었다.
벨리알은 웃으며 말했다.
-어렵지 않군.
벨리알은 조아생 뮈라에게 나폴레옹의 호의를 얻게 해주었다.
나폴레옹은 그에게 나폴리의 왕위를 주었다.
그래서 조아생 뮈라는 그의 천재성을 신앙처럼 믿었다.
아내로 맞이한 나폴레옹의 여동생 카롤린이 오빠를 배신하라고 꼬드기지만 않았어도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으리라.
상념에서 벗어난 조아생 뮈라는 피식 웃었다.
“미쳤군. 내가 감히 누구랑 비교를 하는 거지?”
조아생 뮈라의 ?끝장을 보기로 결심했다.
‘정면으로 한 판 붙자!’
오크 창기병과 오크 궁기병을 결집시켰다.
그 앞에는 오크 전사들을 배치했다.
병력을 전진시켜 이신이 장악하고 있는 중앙 협곡 지역에 도착했다.
양옆의 샛길보다는 이 중앙 길목이 병력을 펼치기 좋다는 판단이었다.
이미 예상했는지 그곳에는 기사단과 마법사, 궁병, 투석기가 순차적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좋아, 이게 내 취향이지.’
크고 화려한 전투를 직감한 조아생 뮈라는 기분이 좋아졌다.
“공격!”
오크 전사들이 먼저 돌진했다. 그들은 기마대를 위해 길을 열어주는 화살받이였다.
투석기가 쏜 바위에 짓이겨지고, 궁병들의 화살에 맞아가면서 오크 전사들은 돌진했다.
상대측 기사들은 오히려 최대한 뒤로 물러나며 오크 전사들과 충돌을 피했다.
일단은 오크 전사들이 바위와 화살에 맞아 충분히 피해를 입도록 기다리는 것이었다.
마침내 오크 전사들이 지척에 이르렀을 때였다.
“돌격!”
“계약자님을 위하여!”
“한 번에 밟아버려라!”
기사들이 비로소 그들의 특기 ‘돌격’을 실행했다.
순간적으로 증폭된 공격력으로 오크 전사들을 단숨에 분쇄해 버렸다.
그 날카로운 돌격 타이밍에, 기병지휘의 명수 조아생 뮈라도 감탄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미 돌격을 사용했지.’
조아생 뮈라도 오크 전사들을 희생시킨 보람을 얻었다.
기사들이 ‘돌격’을 사용해 에너지를 소모하기를 원했던 것이다.
“가자!”
조아생 뮈라는 자신의 사도인 오크 창기병 엑투스에게 빙의되었다.
오크 창기병과 오크 궁기병이 일제히 돌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