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82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295화
96. 마지막의 시작(2)
조선이 거의 모든 땅을 밀고 들어갔다.
그들이 일직선으로 길을 뚫지 않은 대신, 땅을 하나하나 먹어 들어간 건 처음엔 실수였으나.
이제 와선 확실한 승부처가 됐다.
“3시대지만 조선이 숫자는 더 많거든요!? 그리고 자원도 계속 병사 부활에 쓸 거기 때문에! 사실상 거의! 이 게임 거의 8할은 가져온 거예요! 몰아붙이기만 하면 됩니다!?”
“맞습니다! 지금도 본진에서 계속 충원되구요! 아예 전진 병영까지 나오고! 이제 진짜 쐐기를 박으면 되는데! 이게 생각보다 발악이 엄청나요!”
“근데 이 시빌엠이라는 게임이! 잘하는 쪽에서 버티려고 마음만 먹으면! 진짜 오래 버티거든요!?”
“그쵸! 건물이 방어 능력이 상당히 뛰어나니까요!”
본래 실제 전쟁도 그러했다.
항복을 받아내는 게 훨씬 수월하지, 자기 땅을 지키겠다고 끝까지 발악하는 곳을 전멸시키는 건 매우 어렵다.
그런 건 전성기의 몽골군이나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원래 레이드 게임에서도 다 잡다가! 발악 패턴에 전멸하거든요!? 쿠키! 거의 다 왔습니다! 신중하게 압박 계속하면! 이거 잡았어요!”
“어차피 중국은 절대 항복 안 할 겁니다! 원래도 안 하고! 2경기는 너무 중요해서 절대 안 해요! 마지막까지 버팁니다!”
“예! 확실하게! 확실하게 숨통을 끊어버려야죠! 방심하면 안 돼요!”
이때 중계 화면이 바뀌었다.
보병들의 힘 싸움이 아닌, 기마대들끼리의 격돌이다.
“말씀드리는 중에! 지금 보병들 말고! 기마 궁수들 나오는데! 아~! 여기 치열해요!”
“거의 양측의 자존심을 건 대결 수준이죠!?”
“몽골만큼은 아니겠지만! 중국도 원이라는 문명이 있는 만큼! 여기서 밀려선 안 되는 거라 생각할 거예요!”
“서로 미친 듯이 달리면서 미친 듯이 쏩니다아아아아!”
콰아앙!
처음 격돌에선 조선이 훨씬 큰 피해를 입었다.
원의 폭발 화살이 꽤 많이 적중된 것.
“아아아아아……!”
“이, 이거 되나요!?”
“성능 차이가 좀 납니다! 아무래도! 3시대랑 5시대 싸움이라서! 이게!”
-저게 뭘 보면ㅅ
-원거리 마인 대박 장난하냐 ㅋㅋ
-와 씨……
-도망도 못 칠 거 같은데
-헐
-적 벌쳐는 왜 마인을 던지죠?
“순식간에 조선 기마 궁수랑 중국 숫자가 비슷해졌어요!? 본진에서 더 충원되어서 오고 있긴 한데! 잠깐 그렇게 됐어요!”
“예! 이거! 충원되고 다시 싸우면 되거든요!? 그럼…… 에에엥!?”
“그런데!? 또 돌아서 다가갑니다!? 조선이! 조선이 먼저!?”
3시대와 명나라.
분명히 느껴진 성능 차이.
그럼에도 조선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더 달려든다.
인력 보충 따위 필요 없다는 듯이.
“이, 이건…… 되나요!?”
수많은 기마 궁수들이 일제히 다시 말을 돌려 달린다.
다그닥! 다그닥!
그들의 눈이 투지로 불타고 있었다.
자신보다 훨씬 더 큰 맹수를 향해 계속해 달려드는 늑대 떼를 보는 듯했다.
“아니! 선두에 아몬드! 지금 완전 뭔가에 사로잡혔어요!”
기리릭─
조선의 활시위가 당겨지고.
“아몬드가! 말하는 거죠!? 활로 우리한테 덤벼?!”
중계진이 흥분하며 고래고래 외쳤다.
──파아아앙!
“내 성격 까먹었나 보네!!?”
화살이 쏘아졌다.
그러나 관중석 시점에선, 조선의 화살만 쏘아진 게 아니었다.
“어어!?”
“뭐, 뭐야 어떻게 되는 거야!?”
“아씨……!”
“이긴 거 맞아!?”
중국도 화살을 쐈다.
그들의 눈엔 거의 동시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중국의 1열이 무너진다.
──쿠궁!
수많은 말들이 일제히 쓰러지며, 진동이 울려 퍼진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관중들이 일제히 일어나며 함성을 쏘아낸다.
“이, 이겼어요! 이번엔 이겼어요!? 완벽한 선제공격!! 그러나! 전투 끝나지 않았습니다!!”
처음의 한 호흡.
그때만 조선이 우위를 가진다.
이후로는 난전이었다.
한쪽이 쏘면 다른 쪽이 죽고, 다른 쪽이 쏘면 이쪽이 죽었다.
퍼버벙!
퍼어엉!
퍼엉!
가끔가다 터져 나오는 폭발 화살에 조선 기마 궁수 둘 이상이 엉켜 쓰러지기도 했다.
수많은 말들이 피를 흘리며 널브러지고, 주인 없이 어딘가로 달려 나가기도 했다.
-와 미쳤다
-이게 전쟁이냐;
-ㅈㄴ 치열하누
“전부 산개돼서! 지금!!”
“이게 누가 누군지 잘 안 보여요!?”
“완전 각개전투! 개싸움!!”
“곧 충원 병력이 왔어요! 이제 조선이 거의……!”
이때부턴 서로 완전 뒤엉켜, 어디가 어디를 쏘는지도 관중석에선 잘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확실한 건─
“──지금! 계속 빨간 점만 줄어들고 있거든요!?”
어느 순간부터 확연히 보였다.
조선군이 훨씬 많았다.
원래부터 많아서가 아니라, 점점 많아지고 있다.
즉, 중국군이 더 많이 죽고 있다.
파아아앙!
파앙!
맹렬히 쏘아지는 화살들이 그려내는 촘촘한 그물망 안에서, 살아남는 건 푸른 도포의 조선군들이었다.
“조, 조선이! 조선이 더 많은데요?! 압도적으로 많은데요!?”
“지금 조선!! 폭발 화살을 인지한 완벽한 산개! 그리고 각개전투에서 보여주는 개인 기량!!”
“조선의 개인 기량! 이런 말을 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만! 중국을 압도하고 있어요!!!”
달리는 말 위에서의 순간의 타깃팅, 집중력, 안정된 호흡.
모든 면에서 조선이 위였다.
보는 관중들도 믿기지 않았다.
“이, 이렇게 잘했어?”
“뭐야. 대체.”
중국은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였다.
그런 팀과 호각을 겨루는 것도 대단한데, 개개인이 한 수 위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각개전투하면 다 개인 기량대로 흘러가게 되어 있거든요!? 농구에서도 맨투맨 마크하면 개인 기량! 체급 좋은 팀이 유리해요! 지금 조선과 중국이 서로 기량을 믿고 각개 전투로 간 건데!!!”
“결국! 결국!!”
남은 중국의 기마 궁수들도 끝까지 분전했기에, 치열하게 화살이 더 오고 갔다.
그러나 전장에 남은 색깔은 푸른 색뿐이었다.
“중국! 비사아아아아아아앙!!”
“조선이!! 기마 궁수 대전에서 대승을 거둡니다아아아아아! 전멸시켰어요! 이 게임! 거의! 거의 가져오는 그림인데요!?”
-캬
-미쳤네
-헐
-얘넨 ㄹㅇ 어나더레벨이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관중들이 일제히 일어나 고함을 지른다.
무아지경에 팔을 휘두르며,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기까지 한다.
처음부터 이 게임을 응원해 왔던 이들일 것이다.
어떤 이는 얼굴을 파묻고 아예 일어서지도 못했다.
-이게 우리가 알던 그 찌질한 조선이 맞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어떡해 ㅠㅠㅠ 감동 ㅠ
-왤케 잘해짐 미쳤나봐
* * *
수많은 환호가 쏟아지는 전장터.
승전보를 울린 기마 궁수들은 두 손을 위로 들어 올려 승리의 포효를 하고 싶은 지경이었다.
그러나 아직 전쟁은 한창이었다.
기마 궁수들끼리의 대결은 끝났지만, 팔문금쇄진은 여전하고, 관우의 철갑기병들은 아군 보병들을 틈만 나면 휩쓸고 다녔다.
“월척이다아아아아아아!”
그래서인지, 기합 담당인 팡어 혼자만 화이팅 넘치게 승리를 포효했다.
모두가 하고 싶은 걸 대신 해준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의 위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다.
“?”
팡어는 뭔가 싶어 위를 바라보는데.
‘아.’
보자마자 그 정체를 알아챘으나.
이미 늦었다.
──콰아앙!
팡어는 그대로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그 자리엔 거대한 포탄만이 찌그러진 채 남아 있었다.
“!”
기마 궁수들 모두가 일제히 그곳을 바라봤다.
“뭐, 뭐야 사석포가 여길 노린 거야!?”
매복해 있던 사석포가 여기를 노린 줄 알았으나.
그게 아니었다.
“성이야! 성에서 쏜 포야!”
당근이 위를 가리킨다.
중국의 궁궐에 포병 수비 업그레이드가 완료되어 있었다.
“…….”
아몬드는 할 말을 잃었다.
업그레이드 때문이 아니었다.
‘언제 여기까지 온 거야.’
그들이 어느새 적 궁궐의 사거리 안까지 들어와 있었다는 게 놀라웠던 것이다.
“또 쏠 거 같은데?”
방금은 다행히 미리 산개해 둔 진형 덕에 피해자는 오로지 팡어뿐이었으나, 여러 번 쏜다면 달랐다.
“다시 본대 쪽으로 일단 가야…….”
“아니.”
아몬드는 고개를 저었다.
기마 궁수 부대가 이 전쟁에서 해야 할 역할이 아직 남았다.
그는 최순신의 컨트롤을 받을 때를 떠올렸다.
그녀는 한 번 적 포탑의 타겟팅이 된 유닛을 끝까지 놓지 않고, 계속 움직여댔다.
그 유닛 하나로 포탑을 묶어놓는 것이다.
그러면 나머지는 편하게 싸울 수 있다.
지금 저 궁궐의 포탑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보병들에게 쏜다 생각해 보라.
피해자가 십수 명씩 터져 나올 것이다.
“여기를 또 쏘게 만들어. 지휘관이 애써 직접 보지 않는 한 포탑은 자동 공격이야.”
“!”
모두가 안색이 시퍼래졌다.
“우리한테 포탄이 와야 되는 거야.”
그의 소원은 아주 쉽게 이뤄졌다.
철컥─
일단 가장 가까이 있는 게 기마 궁수들이기에, 그들 쪽으로 포탑이 다시 시커먼 포구를 들이밀었기 때문이다.
──퍼어어엉!
그 포구가 불을 뿜는 그 순간.
“달려!!”
아몬드는 곧장 앞으로 튀어나가며 모두에게 명령했다.
그들은 전부 사방팔방으로 산개하여, 각각 최대한 흩어졌다.
포탄이 이중 누구를 노린 건지를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
모든 이들은 누굴 향해 쏘아진 건지 알아버린 후.
“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와중에 당근이 중얼거렸다.
“가위바위보 하자고 한 놈이 진다더니.”
포탄은 죽어라 아몬드의 뒤에 포격을 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퍼엉!
펑!
“거리 두고 따라가자!”
“오케이!”
포탄이 꼬리에 붙어 부리나케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아몬드와 한참 거리를 두고, 기마 궁수 부대들이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
* * *
중계 화면은 다시 보병들의 전투로 넘어갔다.
이 전쟁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참여한 주요 전투였다.
팔문금쇄진에 명나라 무장을 한 중국군과, 3시대 무장이지만 훨씬 많은 머릿수와 승기에 충만한 조선군의 대결.
“아아! 여, 역시 팔문금쇄진입니까!? 잘 안 뚫려요!”
“지금 건물 포격 업그레이드도 너무 크거든요!? 아무리 병력이 계속! 계속 충원돼도! 이거 막 쏟아부으면 안 돼요!”
“아니, 아무리 포의 도움이 있어도! 이렇게 적은 숫자로 이런 진을 만든다는 것도 신기한데! 이게 진짜 먹힌다는 게 더 신기합니다아?!”
팔문금쇄진은 본래 몇천의 숫자로 이뤄내는 대규모 전쟁 진법이나.
현재 중국은 100가량으로 그 진법을 구사하고 있다.
당연히 완전히 같은 진법일 리가 없었고, 사실상 현 지휘관 유비만의 새로운 진법이라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그러니 그들이 최후까지 이 방책을 아껴둔 것.
“또 막혀요! 이거 점점 숫자가……?!”
“팔문금쇄진이 어디로 가도 대응이 된다는 게! 이게 아까 쿠키가 기마대로 농락할 때는! 괜찮았거든요!? 근데 이젠 진짜 벽처럼 느껴집니다!”
“아니, 그리고! 중국의 에이스 창병부대! 지금 일당 몇이에요!? 이게!?”
보병 간 전투에선 중국이 압도적이었다.
애초에 진법 자체가 상대를 정해진 몇 명씩 들어오게 강제하는 방식이라, 숫자가 많은 건 체력을 저하시킨다는 의미 정도였다.
-ㄷㄷ
-창병은 ㄹㅇ 미쳤네
-단체로 장비 빙의했나;
-그래도 거의 이겼음!
“조선! 천천히 들어가는 게 좋겠습니다? 이거 좀 무리하는 거 아닌가요!? 지금 뒤에 더 충원오거든요!? 공성 병기도 오거든요!?”
“아 그런데! 기마대까지!”
“아! 관우가 다시 선봉장으로 와서! 이거 후방이 좀!”
“어어!? 관우 기마대가 충원오는 길목을 끊어버리면! 이건 좀!”
관우의 기마대가 후방에서 지원오는 병력들을 끊으려 한다.
그런데, 그때 킹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어!? 근데 저 기마 궁수! 뭐죠!?”
갑자기 기마 궁수 한 명이 팔문 금쇄진 입구로 난입하더니, 조선과 중국군이 싸우는 전장 한복판을 그냥 휙 지나가 버렸다.
[후퇴]이에 맞춰 조선군은 순식간에 뒤로 빠져 버린다.
갑자기 뒤로 빠지는 조선군에 의해, 중국군은 우르르 따라나와 버리는데─
“!”
──콰아아아앙!!
그 자리에 그대로 포탄이 떨어졌다.
-ㅁㅊㅋㅋㅋㅋㅋ
-역마인대박
-이게 조선 벌쳐다 이말이야~
-미쳤닼ㅋㅋㅋㅋㅋㅋ
-아몬드 무친넘ㅋㅋㅋㅋㅋ
-왘ㅋㅋㅋㅋ
-헐ㅋㅋㅋㅋ
“너네 포탄 쩔더라아아아아아아아!?”
킹귤이 흥분하여 고래고래 고함을 내지르고.
‘이런.’
화면에 비친 유비의 얼굴이 어느 때보다 크게 일그러졌다.
‘뚫렸다……!’
반면 쿠키의 표정엔 대놓고 미소가 감돌았다.
이 경기가 시작하고 거의 처음 웃은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의 손이 마지막 수가 될 백돌을 집어 든다.
[진입]커피 그리고 식빵에게 명령이 전달된다.
진입 명령이 찍힌 곳은 바로 중국의 궁궐이다.
스릉!
식빵이 선봉을 서며, 지휘관의 칼을 뽑아 들었다.
그녀의 뒤로 십수 명의 기마 돌격대가 편제된다.
모든 말 머리가 일제히 돌아가며, 순식간에 하나의 화살 같은 진형을 이루었다.
다그닥! 다그닥!
조선의 마지막 화살이 될 이 기마대는 온 힘을 다해 목표 지점으로 내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