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6)
아직 만들고 싶다 (5)
현수는 그저 검을 갈았을 뿐인데 공격력이 2%, 내구도가 5% 상승했다는 것에 놀랐다.
‘오, 원래 검 잘 갈면 이런 효과가 생기나?’
그럴 턱이 있나.
평생 게임이라곤 안 해 본 현수는 이것이 정말 칼을 잘 갈아서 생긴 일임을 몰랐다.
검은 날카로울수록 공격력이 올라가는 게 당연한 일.
현수는 그 잘 갈린 검을 교관 잭에게 건넸다.
잭은 꽤 훌륭하게 갈린 검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NPC들도 아티팩트 정보 확인이 가능한바.
그저 둘러보던 그가 상세정보를 확인해 봤다.
“헉!?”
잭이 놀란 눈으로 현수와 검을 수차례 번갈아 봤다.
현수는 몰랐지만 검의 공격력이 영구적으로 2% 내구도가 5% 상승하는 건 엄청난 일이었다.
잭은 가만히 앉아서 더 강한 공격을 할 수 있게 된 셈!
“자, 자네 정말 대단하네, 정말 대단한 대장장이야!”
[잭과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잭은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이 정도 검 갈기를 고작 50실버에 받기엔 내가 미안하지!”
그렇게 말하면서 잭이 금화 하나를 건넸다.
[1골드를 획득합니다.]아레스의 화폐단위는 실버와 골드로 나뉜다.
100실버는 1골드가 된다.
또한 초보존의 유저들은 처음에 10실버만을 가지고 시작한다.
그런데 현수는 50실버를 받기로 해 놓고 2배 값을 받으며 일반 유저들보다 10배는 많은 돈을 쥐게 된 셈.
‘개, 개이득!’
그리고 현수는 냄새를 맡았다.
킁킁.
냄새가 난다. 냄새가.
이것은 아주 엄청난 돈 냄새였다.
‘천 원을 벌었단 거지.’
물론 현수는 엄청 적은 금액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곳은 초보존이다.
초보존에서의 화폐 거래량은 적고 그 보상으로 주는 금액 자체도 매우 낮은 편이니까.
‘잔액이 101만 원 정도였던가?’
접속하기 전 현수의 통장 잔고는 그 정도 있었다.
티끌 모아 태산이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우리 호갱님께서는.
“이봐들, 이리로 좀 와 보시게!”
다른 호갱님들을 불러 모으셨다.
“무슨 일인가?”
“잭 교관, 무슨 일이지?”
교관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교관의 숫자는 약 열댓 명.
“이 검 좀 보게, 이 친구가 갈아 준 검인데…….”
“헉!”
“아, 아니!”
“이럴 수가!”
교관들이 현수를 놀란 표정으로 바라봤다.
잠시 후.
현수가 에헴, 목을 가다듬고 복식호흡하여 숨을 들이마셨다.
그러곤 힘껏 뱉어 냈다.
“줄을 서시오오오오!”
현수의 외침에 교관들이 줄을 섰다.
[검을 최고의 솜씨로 갈아 내셨습니다.] [검의 공격력이 2% 상승하고 내구도가 5% 상승……]“지, 진짜잖아? 여, 여기 1골드일세!”
[브라운과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내 검도 봐주게!”
[검을 최고의 솜씨로……] [검의 공격력이……]“혹시 도끼도 갈 수 있나?”
“아, 물론이고 말고요. 호갱…… 아니, 교관님, 헤헤!”
[도끼를 최고의 솜씨로……] [도끼의 공격력이……]“기분이 좋군, 자 난 50실버 더 주겠네. 여기 1골드 50실버!”
“잘생긴 교관님께서 이렇게 마음씨도 좋으시다니.”
교관은 오크를 닮았다.
“하, 하하핫…… 기분이다. 50실버 더!”
총 2골드!
그리고 현수는 자신의 가치를 느끼고 있었다.
“헉, 죄송합니다. 교관님.”
다음 순번의 교관에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는 과장된 뉘앙스를 풍겼다.
마치 깍쟁이 할머니들에게 장사를 하던 것처럼.
‘아이고, 아쉽게도 이 식칼은 딱 한 자루밖에 안 남아 버렸네! 아, 거참. 딱 한 자루라니까요, 할머니!’
“애석하게도 숯돌이 몇 개 남지 않아 가격을 좀 올려야 할 거 같습니다.”
“뭐엇!? 어, 얼마나!?”
현수의 인벤토리에 숯돌은 아직 40개 남아 있었다.
“다섯 개밖에 안 남아서 이제부턴 2골드는 받아야 할 거 같습니다.”
“아하하, 괜히 놀랬군. 고작 2골드에 공격력이 2%나 오른다면 거저지, 거저. 안 그런가?”
“맞네, 맞아!”
그러다 현수는 멀리서 오는 이들을 발견하고 고개를 갸웃했다.
“저분들은……?”
“옆 동네 교관들인데. 내가 전서구로 불렀다네. 이런 좋은 기회를 함께하면 좋지 않은가!”
그러나 현수는 계산적인 사람이었던 바.
이곳의 교관들 것을 날 갈기 해 준 후, 옆 동네 교관 한 명의 것을 갈아 줬다.
그다음.
“아쉽게도 숯돌을 다 써서 오늘은 힘들 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뭐, 뭐!? 우리 멀리서 왔는데에!?”
“그럼 내일 오시죠. 내일 갈아 드리겠습니다. 대신 내일은 2골드 50실버를 받아야 할 것 같은데, 괜찮으십니까?”
“괜찮고말고. 내일 꼭 갈아 주어야 하네!”
“물론이죠. 아, 옆 동네에 홍보해 주시면 50실버 할인해 드리겠습니다.”
“오오오.”
“2골드 50실버에서 50실버를 깎아 준다고!? 거저네, 거저!”
호갱은 호갱을 불러오는 법.
그러나 말이 호갱이지 2%의 공격력 상승은 현수의 예상보다 훨씬 대단한 것이었다.
교관들과 헤어진 후 현수는 심호흡을 가다듬었다.
“후우…….”
눈을 감은 상태로 인벤토리창을 열었다.
반투명하게 앞에 인벤토리 창이 떴을 때.
슬쩍 한쪽 눈을 뜬 현수는 곧 보이는 골드를 보고 감탄했다.
[39골드 38실버.]현금으로 환산하면 자그마치 4만 원 정도의 가치를 가진다.
아레스의 시간은 현실보다 3배 빠르다.
즉, 현실의 하루가 아레스의 3일이었던 바.
고작 몇 시간 만에 현수는 4만 원을 벌은 거다.
“…….”
현수는 갑자기 가슴이 벅차올랐다.
물론 이 골드들은 VVIP캡슐 얻기를 위해 투자될 거다.
그러나 교관들의 반응을 보며 느꼈다.
아버지가 말씀하셨던 세상.
우리들이 만든 완성품을 보고 기뻐하는 자들이 있는 세상.
이 세상은 딱 그런 세상이었다.
자신이 만들어 낸 완성품에 그들은 기뻐했고 고마워했으며 자신을 소중히 여겼다.
현수는 그런 꿈같은 세상에 지금 와 있는 것.
또한, 그런 이유만으로 가슴이 벅차오르는 건 아니다.
“하…….”
그가 한쪽 눈에서 또르르 흐른 눈물을 닦아 냈다.
재밌다.
미치도록 재밌다.
재밌어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힘든 노가다를 반복하고 있음에도 3년 전의 현수에겐 세상에서 가장 재밌던 일이었다.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에 너무도 즐거워졌다.
그렇게 궁상을 떨던 때.
[론드: 즐아 중?]지훈에게 귓속말이 왔다.
아레스는 캐릭터 중복이 가능하다.
대신에 중복된 캐릭터명 옆에 상대방의 휴대폰 번호를 적어야 고유 코드번호가 뜬다.
[현수: ㅇㅇ.] [론드: 재밌게 하고 있었나 보네. 집 가자.] [현수: ㅇㅋ]자신의 오른손을 내려다보던 현수는 작게 웃으며 로그아웃했다.
***
늦은 저녁 치킨집의 구석 테이블.
지훈은 신이 나서 떠드는 친구 현수를 보았다.
‘진짜 재밌었나 보네.’
간만이다. 녀석이 이렇게 상기되어 떠드는 것은.
그 일이 있은 후 현수는 말수가 무척 적어졌었다.
오늘은 그 적었던 말수를 다 토해 내듯 아레스에 대해 늘어놓고 있었다.
또 지훈은 그의 이야기를 통해 그의 대장장이 기술이 실제로 아레스에도 먹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와, 미친 사기캐인데……?’
세계에서 유일하게 명장이라 불렸던 그의 아버지.
그리고 그 아버지에 견주기에 명장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는 현수.
그의 아버지는 안타깝게도 식물인간이 되셨기에 어쩌면 지금 세계 제일의 명장(名匠)은 그였다.
“근데 손재주 스텟 얻는 게 원래 이렇게 쉽나?”
“응?”
지훈은 고개를 갸웃했다.
손재주 스텟?
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뭔 소리야, 쉽긴 뭐가 쉬워. 엄청 어려운데.”
“그래?”
아레스의 장점은 어떠한 행동을 반복해서도 스텟을 올릴 수 있다는 것에 있다.
특히 초보존에서는 그 효과를 더 톡톡히 봤다.
하지만 그마저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목각인형을 6시간은 때려야만 힘 스텟 1을 얻는다.
그리고 손재주 스텟은 생산직 직업군들의 전유물이다.
역시 노가다를 하면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역시 쉽지 않다.
“아레스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레벨 올리기 VS 스텟 올리기라는 주제가 나온 적이 있어.”
현수는 지훈의 설명에 귀기울였다.
“근데 사람들은 전부 레벨 올리는 게 더 쉽다더라.”
당연한 이야기이다.
레벨은 사냥만 하면 오르지만 스텟은 아니다.
초보존에서나 4시간 5시간 반복하면 손재주가 오르는 거지, 초보존을 벗어나면 이제 극악의 확률로 변한다.
물론 이것도 레벨이 저렙일 때 더 보정 받긴 하는 편이지만.
“그래? 내 생각보다도 훨씬 레벨 올리는 게 쉬운 편인가 보네.”
뭐, 사람마다 기준은 다른 편이었으니까.
현수는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지훈은 현수가 레어 아티팩트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와 장사를 하는 중이란 말만 들었다.
그의 지금 상태창이 어떤지는 알지 못했다.
“아레스 앱 좀 깔아 봐.”
캐릭터의 상태창은 스마트폰으로도 확인 가능하다.
‘손재주 올리는 게 쉽다라. 한 3개 정도 올렸으려나?’
그마저도 정말이지 어마어마한 손재주 개수이다.
보통의 유저들은 초보존을 벗어날 때까지 5대 기본 스텟이라 불리는 힘, 민첩, 체력, 지혜, 지력을 얻지 못한다.
심지어 특수 스텟으로 분류되는 손재주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3개여도 진짜 미친 건데…….’
현수가 아레스 앱을 다운로드한 후 상태창을 열었다.
그다음 지훈에게 건네줬다.
그 상태창을 본 지훈이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드르륵-!
“뭐, 뭐야!?”
“……너 때문에 사람들 다 쳐다보잖아.”
의자가 밀려나는 소리에 사람들의 이목이 향했다.
지훈은 자리에 앉아 흥분된 가슴을 추슬렀다.
“이, 이 새끼 이거 미친 새끼네……!”
“왜? 뭐 문제 있어?”
“문제? 있지, 인마!”
“???”
현수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 시고르자브종 같은 표정을 지었다.
지훈은 혹시 잘못 본 건가 싶어 아레스 앱을 껐다가 다시 켜 봤다.
그러나 그의 눈앞에 있는 상태창은 진짜였다.
“나 이런 거 처음 본다…….”
“뭔데, 말을 하라고. 말을……!”
그 재촉에도 지훈은 멍하니 그 상태창을 바라봤다.
‘와씨, 이게 가능해?’
(현수)
레벨: 1
직업: 무직
힘: 10 민첩: 8 체력: 8 지혜: 7 지력: 7 손재주: 63
현수가 답답하단 듯 그를 불렀다.
“얀마, 뭔데에!”
“아직도 모르겠냐? 현수, 너 렙 1이잖아.”
“근데?”
“1렙은 모든 스텟이 5거든?”
“엉.”
“근데 힘이 10이네? 일반 1렙의 두 배야, 두우배!”
“그게 뭐?”
“야, 너 지금 일반 1렙들보다 딱 두 배 더 쎄다고!”
“헉!?”
“……?”
지훈은 뭐 이런 놈이 있나 하는 표정을 지었다.
물론 스텟창에 표기되는 건 칭호, 아티팩트 효과 등이 모두 포함되어 나타난다.
‘심지어 이거 평생 가는데…….’
100레벨이 되어도 현수는 다른 유저들보다 스텟이 앞설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러나 지훈이 놀란 것은 이런 스텟들이 아니었다.
그가 자신의 머리를 쓸어 올렸다.
“나 이런 거 처음 본다. 1레벨이, 그것도 게임 시작 하루 만에 손재주 스텟이 63개?”
최소 50개를 하루 만에 올렸다는 뜻이 된다.
아무리 초보존이기에 훨씬 잘 오른다 해도 말이 안 되는 수치.
“뭔 일이 있던 거야?”
“혹시 그거 때문인가?”
그제야 현수가 알림에서 떴던 ‘비상식적인’이라는 알림과 날 갈기를 할 때 떴던 알림을 설명했다.
“비상식적……?”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가.
‘게임 보정 받을 필요 없이 애초부터 사기캐라 그런 알림이 뜬 건가?’
그러나 그것보다 더 경악적인 게 있었다.
‘이 녀석이 대장장이로 전직하면 뭔 일이 벌어지게 되는 거야……?’
현수는 아직 전직하지 못했다.
즉 스킬이 없었고 전직에 의한 스텟 보정도 받지 않았다.
스킬은 제작을 도와주는 역할도 하지만 여러 효과도 있다.
더 높은 등급 아티팩트를 만들어 낼 확률 상승.
아티팩트 제작 속도 상승.
아티팩트에 더 뛰어난 특수능력 부여하는 힘 외에 수십 가지.
떠어어억-
지훈의 입이 벌어져 버렸다.
그는 현수의 찐친이었던 바.
“나, 나쁜 놈…….”
부러워 죽을 지경이었다.
“……?”
갑자기 앉아 나쁜 놈이 된 현수가 고개를 갸웃했다.
자신이 전직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