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Survivor RAW novel - Chapter 1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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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지옥에 끌려가지 않을 길이 아주 약간 열렸음을 파악한 솔트는 더욱 크게 외쳤다.
‘백 배! 천 배! 아니 만 배로 갚아내겠습니다.’
이건 급해서 한 말이었는데 진짜 무덤이었다.
아이언이 드디어 걸렸다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럼 좋다.
일만 배로 갚아.
불모지 행성 십일만 개를 지성체가 거주할 수 있는 행성으로 개발하여 바치는 것으로 배교행위도 참아주지.”
그리고 종이 하나가 지옥의 구멍을 붙잡고 있는 솔트의 영혼 앞으로 떨어졌다.
방금 말한 행성으로 보상하라는 내용을 확인한 뛰어난 이성이 빠르게 작동한다.
이건 함부로 거래할 일이 아니었다.
‘헉! 불모지 행성을 십 일만 개나 개발하란 말씀이신가요?
너무 많은데요.
그리고 행성은 제가 파괴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정도 여건이 되는 행성을 인간이 살 수 있게 바꾸는데도 엄청난 시간과 자원이 들어간다.
자신이 직접 부순 것도 아닌 행성 열 한 개를 일만 개를 개조해서 갚으라니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생명조차 살 수 없는 불모지 행성을 이상적인 환경으로 바꾸려면 정말 아득할 정도로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은하계를 부흥시킬 생각으로 가득 찬 아이언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기계 귀족들의 대표가 너잖아?
귀찮게 부하들에게 일일이 배상을 받기 힘드니 네가 전부 한번에 갚아.
그리고 계산하기도 짜증이 나니 일만 개는 깎아주마.
딱 십만 개만 만들어.”
이건 아무리 보아도 농담이 아니었다.
제국의 능력으로도 일백 년에 하나가 가능할지 모르는 불모지 행성개발을 십만 개나 만들어 바치라는 이 정체 모를 존재가 제정신이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
대충 들어갈 자원과 노력을 산출하니 지옥의 끔찍한 고통조차 희미해질 지경이었다.
그냥 지옥으로 갈까 고민을 하는데 아이언은 놀리듯이 부추겼다.
“원래는 일백 개 정도만 받으려고 했는데 감히 나를 비난하는 배교행위를 하더구나.
그래서 십만 개다.
대신 지금까지 너의 배교행위도 용서를 해주고 삶도 연장해 주마.
고맙지?”
‘……..’
영웅은 괴물을 토벌한다.
욕설도 아니고 어느 이야기에서나 나오는 과정이었다.
그런데 이런 대가로 돌아오니 뭐라고 할 말이 없는 표정이 된 솔트였다.
‘십만 개의 불모지 행성을 개발하기까지 삶까지 늘려 준다고?
나보고 수백억 년을 일만 하란 소리냐?’
이대로 지옥에 떨어질까 고민을 할 정도였다.
그러나 배교행위로 영구적으로 지옥에 묶인다는 말이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먼저 가는 선객들이 있었다.
스스스스스-!
아이언이 뇌만 떠다니는 기계 귀족들의 영혼을 모두 지옥으로 흡수시켜버린 것이다.
“보상할 능력도 없는 너희들은 모두 지옥이다.”
푸하하하하하하-!
다른 지옥의 구멍이 열리고 뇌만 남은 영혼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모두 빨려 들어간다.
‘크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
순식간에 정리된 기계 귀족 등의 영혼들에서 뽑아낼 정기와 마력을 생각하면서 정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상급 마족이었다.
그리고 환한 웃음을 가득 찬 얼굴로 솔트에게 권유한다.
“고객님. 일하기 싫으시면 바로 포기하시면 됩니다.
제가 지옥에서 특별히 모시겠습니다.
신계 주신께서는 자비로우시니 언제인가는 사면을 해주실 것입니다.
순간의 고통만 참으시면 모든 기억을 잃고 새로운 삶을 사실 수도 있습니다.”
이 말은 솔트가 행성개발의 계약을 받아들이기 원하는 아이언의 의도에 방해가 된다.
그러나 이미 아이언의 의도를 읽은 상급 마족은 지극히 온화한 표정으로 상황을 알린다.
“순간의 쾌락이 무료한 영원보다 낫습니다.
짧고 굵게 살자.
이게 바로 저희 지옥의 표어입니다.”
머리가 좋다고 잘난 척하는 악령들은 무수히 다루어본 상급 마족이었다.
그들은 이렇게 정보를 주면 알아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간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았다.
‘자기가 똑똑하다고 자신하는 이런 놈들은 꼭 충고해준 반대쪽으로 움직이더군.
그리고 자신의 이득만 취하려고 하지.
당장 이득은 되겠지만, 나중에 지옥으로 오게 되는 지름길로 말이야.’
상급 마족의 말은 마음을 위로하면서 달콤하게 유혹했지만 솔트는 어리석지 않았다.
‘현실은 가늘지만 길게 살아남은 자들의 것이다.
그리고 순간의 쾌락보다 인고의 세월을 거치면서 재산과 능력을 쌓아온 존재들의 소유다.’
흡입력이 더욱 약해진 지옥의 구멍에서 기어 나와서 이를 악물고 서명을 했다.
스스슥-!
환하게 빛을 발산하는 카르마의 계약서를 회수한 아이언은 서명을 확인하고 묻는다.
“넌 어떤 꽃을 좋아하느냐?”
갑자기 나온 질문이지만 이미 대항을 포기한 솔트는 망설임 없이 대답한다.
“해바라기입니다.
식물이면서 태양을 바라보기 위해 끝없이 고개를 움직이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그래? 후후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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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이 나직하게 웃기 시작하자 옆의 상급 마족도 웃으면서 분위기를 올리는 것을 도왔다.
“푸후후후후후! 언제나 해를 쳐다보는 해바라기를 좋아했군요.
그래서 그런지 이 고객은 한결같이 지옥으로 옵니다.
다른 지성체들은 태어난 환경이 좋으면 본성을 깜박하고 가끔 천국으로 가던데 말입니다.”
“원래 똑똑한 놈들이 천국에 가기 힘든 법이다.
절대 손해를 보지 않고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하다 다른 존재들에게 손해만 입히니 지옥이 당연하다.”
솔트가 보기에는 절대로 착하고 볼 수 없는 두 명이었다.
그런데 웃으면서 말하자 지극히 불안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의 운명을 쥔 존재들이 분명하다.’
그 불안감은 바로 현실이 되었다.
아이언의 신력이 노인의 상태로 동면 중인 솔트의 육체를 변화시킨다.
“그 몸으로는 얼마 버틸 수 없으니 새 신체를 내려주마.”
슉-! 슈우우우욱-!
인간의 육체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은색으로 빛나는 커다란 해바라기 꽃이었다.
‘아-! 으어어어어어-!’
그리고 영혼조차 은빛 금속으로 이루어진 해바라기 모습으로 바뀐다.
간단하게 솔트를 해바라기 기계 꽃으로 변화시킨 아이언은 왜 이렇게 했는지 현자답게 설명했다.
“감각에 지배되는 육체로 수시로 변하는 욕망과 감정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 긴 시간을 버틸 수 없다.
그러나 너에게 초월자의 신체를 주거나 기계신의 몸을 주면 상당히 문제가 많겠구나.
딴생각이 문제가 아니라 지옥으로만 향하는 너의 본성을 보면 길게 버티어봐야 일만 년도 힘들다.
그래서 해바라기 기계신체를 하사하였다.”
금속바닥에 순식간에 뿌리를 내린 해바라기 꽃이 떨리면서 음성을 쏟아낸다.
그것은 솔트의 절규였다.
“으아아아아-! 날 이렇게 만들다니?”
뭐라고 욕설을 하려다가 다음 이어지는 아이언의 말에 그대로 닫힌다.
“불모지 혹성 하나를 개발하고 지성체가 자리를 잡으면 그곳에서는 본래의 모습을 허락한다.
물론 가장 생명력이 넘치는 청년 시절로 말이다.”
“……”
개발이 끝난 행성에서 원래의 인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쁜 일은 아니었다.
더구나 젊음을 되찾고 생활할 수 있다면 별 하나를 개발하는 대가는 아주 작은 것이었다.
물론 그렇게 좋은 조건을 아이언이 줄 리가 없었다.
“단 네가 개발한 행성에서 머물 수 있는 기한은 한 달로 한정한다.
개발 행성 하나에 한 달씩이다.”
별 하나를 개발한 대가로 한 달만 인간으로 생활할 수 있다니 기가 막혔다.
자신의 능력을 아이언이 필요로 한다는 걸 깨달은 솔트는 용기를 내어서 말했다.
“으윽-! 한 달은 너무 적습니다.
너무 가혹하십니다.”
불모지 혹성을 거주 가능한 행성으로 만드는데 들어가는 자원과 노력을 생각하면 겨우 한 달이라는 청년의 삶이란 보상은 너무 적은 것이다.
그러나 아이언은 전혀 의외라는 듯이 말한다.
“호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느냐?
똑똑한 줄 알았는데 아니구나.
나는 굉장히 자비로운 조치라고 생각한다.”
멀쩡한 인간을 해바라기 기계 꽃으로 만들고 불모지 행성의 개발을 맡겼다.
그리고 그 대가가 그 행성에서 한 달의 휴가뿐인데 자비라고 말하니 이해랄 수 없는 일이었다.
주위에서 듣고 있던 프롬과 에메랄드 공주, 상급 마족까지 어이가 없을 정도였지만 아이언은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한다.
“열두 개의 행성을 개발하면 일 년이다.
백이십 개면 십 년이지.
그리고 천이백 개면 일백 년이다.
일만이천 개면 일천 년이 된다.
최종적으로 십일만 개가 되면 일만 년의 청춘을 받는다.
단순한 수치상으로 그렇지만 너무 황당했다.
그러나 다음 말에 점점 생각이 복잡해져 갔다.
“노력만으로 영원에 한없이 가까운 삶을 얻을 수 있다.
현세계의 고위신 중 누가 이런 보상을 해주었는가?
대부분 거의 불가능한 고난만 부과하고 지성체의 노력으로도 얻을 수 있는 쓸데없는 부와 명예라는 대가만 주었다.
그런데 나는 신이 아니면 결코 얻을 수 없는 영원한 삶을 업무의 대가로 약속한다.
이게 더 없는 자비가 아니고 뭐냔 말이냐?”
“…….”
솔트는 일단 하나는 깨달았다.
눈앞의 존재가 일반적인 수준의 기준과 사고를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나 이어지는 설명에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해바라기 기계 꽃의 상태라면 수명도 노화도 없다.
그리고 다른 기계의 인공지능에 직접 접속하여 지시를 내리고 움직일 수 있다.
그 상태로 영원히 계속 살아가면서 연구할 수 있는 것이다.
네가 그렇게나 원하던 영원한 생명을 통한 물리법칙에 속한다는 과학의 한계들을 넘는 연구를 계속할 수 있다.’
그 말에 솔트는 뿌리로부터 제국의 인공지능들이 연결되어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제국의 모든 기계의 움직임이 손바닥 보듯이 보였다.
‘지금 나는 본성의 중앙 컴퓨터조차 능가하는 초 인공지능이 된 셈이로군.’
그것도 기계라도 무엇이든 통제하고 조종할 수 있는 초능력까지 가지고 있었다.
어느 정도 자신의 기계신의 능력파악을 한 솔트를 보면서 아이언은 확신이 서린 어조로 말했다.
“다른 존재에게 형벌일 수 있으나 과학자인 너에게는 축복이다.
별을 개발하면 영원한 삶 일부를 받는다.
이 조치가 다른 무능한 존재에게는 가혹한 징계일 수도 있으나 유능한 너에게는 커다란 자비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
제국의 인공지능과 기계를 통제하여 최대한 행성을 개발하고 지성체를 번성시키라.”
“…….”
불모지 행성개발 하나에 청년 모습으로 한 달의 휴가라는 가혹한 조건이다.
하지만 해바라기 꽃 상태로 기계와 직접 연결되어서 아무런 제약도 없는 연구활동의 보장이 있었다.
‘인간의 육체 대신 해바라기 기계 꽃이라?
육체의 욕망이나 노화가 귀찮아서 동면을 시켜버린 나게는 딱 맞는 조치로군.’
솔트는 미녀나 맛있는 음식, 권력조차 아무런 흥미도 없었다.
원한 것은 다른 과학자들이 그어놓은 과학의 한계를 넘어서는데 필요한 연구시간과 자원이었다.
제국의 황제가 되려고 했던 이유조차 은하 전부의 자원을 연구에 총동원하기 위해서였다.
‘말 그대로 다른 자들에게 형벌이지만 나에게는 축복이로군.
더구나 아이언이라는 이 신은 내가 당연히 기뻐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만큼 높게 평가하고 있어서 이런 과중한 업무를 맡겼다는 뜻인데 이걸 기뻐해야 하나?’
일반적인 인간이라면 절망에 빠질 벌이지만 자신의 능력이면 얼마든지 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보인다.
프롬 여왕과는 다른 지배자의 카리스마를 느끼며 새로 얻은 해바라기 기계 꽃을 신체의 능력을 조사한 솔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영원히 연구하면서 살고 별을 개발하면 일정 기간 인간으로 되돌려 준다는 약속은 꼭 지켜주십시오.”
“내가 이 은하계의 신계 주신으로 있는 동안 이 계약은 이어진다.
설사 내가 사라진다고 해도 그분의 권능에 의해 유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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