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08
밥만 먹고 레벨업 1009화
군신의 광고영상이 나간 후, 가뜩이나 밀려 있던 천외제국 이주민 신청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천외제국으로의 이주를 신청한 자들은 35,305,000명입니다!]아직 안정기를 찾아나가는 루브앙 제국과 다르게 민혁은 진짜 군신이 되었고, 그에 대한 광고영상을 내보내자 급속도로 이주민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천외제국이 이 모든 이주민을 받기엔 아직 버겁다.
때문에 처음 받았던 것처럼 선착순으로 차근차근 승인할 예정이었다.
군신의 교 앞.
민혁이 바글거리는 성도들 앞에 서 있다.
엄청나게 많은 자들이 민혁의 말에 귀 기울이며 눈을 빛내고 있었다.
그 모습을 작은 웃음을 지으며 바라보는 한 사내가 있었다.
바로 흑염룡이었다.
흑염룡은 그런 멋진 아들의 모습을 그저 흐뭇한 미소로 말없이 바라보다, 로그아웃했다.
로그아웃한 강민후 회장.
그는 작은 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그 웃음 뒤론 복잡한 심정 또한 있었다.
그러다 곧.
손수건으로 서둘러 입을 막았다.
“쿨럭쿨럭!”
기침을 토한 강민후 회장은 요 며칠 몸이 많이 안 좋은 것을 알았다.
사실 본인의 몸은 자신이 가장 잘 안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얼마나 남았으려나?”
그건 알지 못하겠다.
곧, 강민후 회장이 주르륵 쓰러져내리고 말았다.
똑똑-
“회장님, 들어가겠…… 회장님!?”
때마침 노크를 한 이진환이 쓰러져 거친 숨을 헐떡이는 민후를 발견하곤 서둘러 그에게 다가왔다.
곧 그를 보자 안심이 된 것인지 강민후 회장이 정신을 놓으며 중얼거렸다.
“민혁이에겐…… 알리지…… 마…….”
* * *
회장 강민후.
대한민국의 꿈 많은 모든 청년들이 동경하는 회장이다.
‘털어서 깨끗한 기업은 없을 것’이라는 사람들의 생각과 다르게, 일화그룹은 깨끗한 기업이었다.
일화그룹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시작한 작은 구멍가게를 대한민국 재계 1위로 올려놓은 살아 숨 쉬는 전설이었다.
그런 일화그룹의 회장 강민후가 병실복을 입고 창밖을 바라보는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쿨럭쿨럭!”
또다시 기침이 시작됐다. 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기침하는 강민후 회장은 창밖을 보았다.
씁쓸한 웃음을 지은 강민후 회장.
그는 쓰러지고 깨어나자마자 곧바로 모든 검사를 진행하였다.
사실, 자신의 몸 상태는 본인이 가장 잘 안다고.
그랬기에 그는 다가오는 그것을 알 수 있었다.
‘민혁이는 가장 늦게 알았으면 한다.’
이제 막 병마를 이겨낸 내 아이다.
그런 생각을 하다, 문득 어떠한 존재들이 생각났다.
바로 자신이 거느리는 용들이었다.
VVIP병실엔 아테네 접속 캡슐도 있는바.
-절대 안정 취하셔야 합니다.
이진환의 그런 말이 있었지만 강민후는 아테네에 접속했다.
그리고 자신의 용들을 소환했다.
“끼에에에에에!”
“기이이이이이!”
“키에?”
네 마리의 용들이 흑염룡의 소환에 그의 몸에 얼굴을 비비거나 그와 눈을 맞추며 애교를 부리며 좋아했다.
흑염룡은 부드러운 손길로 그들을 쓰다듬었다.
“너희와 함께 신화 속에 전해져 오던 진짜 흑염룡이 되고 싶었는데…….”
강민후는 민혁에게 언급했던 바 있다.
게임 속에서나마 진짜 용. 완전한 흑염룡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그리고 그것에 대한 실마리도 드디어 찾아냈다.
그러나 내겐.
“시간이 얼마 없는 것 같구나.”
강민후가 슬픈 눈으로 그들의 몸을 쓰다듬어 준다.
그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강민후가 로그아웃했다.
로그아웃해서 나오자, 때마침 이진환이 와 있었다.
“쿨럭쿨럭.”
강민후가 다시 손수건으로 입을 막으며 침대에 앉아 창밖을 보았다.
“회장님,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 하지 않았습니까.”
이진환의 말에 강민후가 쓴웃음을 지었다.
곧 한숨 쉰 이진환이 말했다.
“회장님, 검사결과 나왔습니다.”
‘내 몸은 내가 가장 잘 알아.’
“꼭 알아야 하는가?”
때론 모르는 것이 나을 때도 있는 법이니까.
강민후가 말을 이어나갔다.
“오늘 많은 사람들 앞에 선 민혁이를 보았네. 아비로서 기쁘고 대견하고 여러 감정이 들더군.”
“…….”
강민후 회장의 말을 이진환은 경청했다.
“이제 일화그룹은 그 아이가 이끌어야 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들었어.”
강민후는 아주 쓰게 웃었다.
“그 삶이 내 아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가.”
꼭 그래야만 할까? 나의 욕심에 이제 겨우 병마를 이겨낸 어린 아들을 회장직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앉히는 것이?
“그것은 너무 큰 짊이지 않나 싶네. 그래서 요즘 잡생각이 많아, 앞으로 어찌해야 하는지.”
강민후가 창밖의 하늘을 올려다봤다.
푸른 하늘이 오늘따라 유독 더 아름답게 보인다.
곧, 이진환이 말했다.
“검사결과는…….”
강민후 회장. 그가 더 슬픈 눈을 하며 세상을 바라봤다.
“그래, 이제 며칠이나 남았는가, 1달? 1년?”
“신체나이 35살이십니다. 올해 쉰여덟이신데, 이런 신체나이는 처음이라며 모두가 놀라더군요.”
“……?”
“또 간검사 정상, 폐검사 정상, 모든 암검사 정상. 심지어 근육량과 골격근량은 20대 애들보다 좋아요.”
강민후. 그는 쓰게 웃었다.
“내 몸은 내가 잘 아네. 계속 기침이 나왔고 열이 났지, 며칠 전부터 눈앞이 핑핑 돌았어.”
“감기몸살이시랍니다.”
“…….”
강민후. 그가 다시 슬픈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봤다.
‘기쁜데, 뭔가 찝찝하다.’
아무튼 그랬다.
* * *
민혁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이주를 원하는 자들의 숫자가 예상보다도 훨씬 많았다.
그로 인해 영토확장도 고려해야 했으며 그들이 살아갈 보금자리도 마련해야 했다.
또 그들 대부분이 군신의 교를 바라보고 이주한 것을 감안하여 군신의 교 퀘스트도 준비해줘야만 했다.
말 그대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것이다.
“헤이즈, 언제까지 이렇게 바쁘려나?”
민혁의 질문에 헤이즈가 어색하게 웃음 지었다.
“평소라면 폐하가 안 계셔도 괜찮다 말씀드렸겠지만 힘드시더라도 일주일은 저희를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일주일. 어찌 보면 황제로서 고작 일주일을 쓰는 것은 매우 적은 시간이었다.
그만큼 천외제국의 많은 이들이 자신을 위하고 있다는 반증이 되기도 했다.
‘할 일이 많구나.’
맛있는 것도 먹어야 하고, 제국도 부흥시켜야 하며, 추후 루브앙 제국과도 싸워야 한다.
한숨을 쉰 민혁이 다시 업무에 집중했다.
* * *
푹 자고 일어나자 무겁던 몸이 씻은 듯이 나은 흑염룡이 아테네에 접속했다.
용들이 초롱초롱한 눈을 빛내며 질문하는 듯했다.
‘이제 괜찮아?’
그에 흑염룡은 짙은 미소를 머금었다.
“크큭, 몸 곳곳에 용의 피가 흐르는 내가 쉽게 죽을 리 없지, 죽기엔 하늘은 너무 푸르거든? 크크큭.”
오글거리는 중2병에 걸린 멘트!
용들은 본래로 돌아온 흑염룡에 기쁨을 표현했다.
쉴 새 없이 몸을 배배꼬거나 흑염룡에게 안겨 애교를 부리는 것이다.
자신의 몸이 괜찮음을 알게 된 흑염룡.
“이제 내가 진짜 용이 될 때다.”
흑염룡은 꿈꿔왔다.
오로지 흑빛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용의 자태를.
“용이 된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겠지.”
모든 용들이 그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크큭, 나를 건드리다니. 내 진짜 힘인 용의 힘이 미쳐 날뛰는구나!”
“끼, 끼에에에!”
“끄에에에에!”
“끼야아아아?”
모든 용들이 감탄과 경악 어린 시선으로 흑염룡을 바라본다.
멋이라는 게 폭발한다.
용들이 눈을 더 밝게 빛낸다.
“그리고 내 곁에 함께 꿈틀거리는 네 마리의 용들인 너희들도 있지, 크큭.”
“크크크크크크큭!”
“키키키키키키키키킥!”
“이히히히히히히히!”
네 마리의 용들이 흑염룡처럼 음침한 웃음을 터뜨렸다. 흑염룡은 용이 되기 위한 방법을 이미 알아낸 바 있다.
그 방법은 자그마치 두 가지나 있다고 들었다.
또 흑염룡은 정보꾼 아벨을 통해 정보를 얻곤 하진 않는 편이다.
그 이유는 천외제국에서 아벨을 필요로 하는 자들이 너무도 많았기 때문이다.
또 세계적인 인사인 흑염룡의 정보력은 아벨 그 이상이라고 할 수 있었다.
“모든 용이 잠든 그곳.”
용들의 무덤.
그곳에 반용족도 아닌 진짜 용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흑염룡이 지체하지 않고 출발했다.
* * *
용들의 무덤.
흑염룡은 네 마리의 용들과 함께 이미 죽어버린 용들과 필사적으로 싸우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는 어린 시절 용에 대한 꿈을 품었다.
하늘을 승천하는 용은 말 그대로 전설적인 존재였고, 입에서 뿜어내는 브레스는 너무도 멋졌다.
그리고 어른이 된 지금 그에게는 유일한 목표가 되었다.
이미 모든 것을 가진 흑염룡은 더 이상 가질 수 있는 즐길 거리가 없었다.
그러나 이 아테네라는 곳에서 브레트니를 얻고 진정한 흑염룡에 한 걸음 다가감으로써, 그는 진짜 용이 되고자 하는 마지막 꿈을 품게 된 것이다.
“물러서지 말거라, 내가 뒤에서 지켜주마!”
흑염룡은 미친 듯이 몰려오는 죽어버린 용들과 격렬한 전투를 벌이며 이를 악물었다.
자신이 거느리는 4대 용들이 위험에 빠질 때마다 흑염룡은 자신이 온몸으로 그를 맞으며 그들을 보호해줬다.
그리고 물약을 복용하며 앞에서 미친 듯이 죽어버린 용들을 베어냈다.
벌써 3일째일까.
그들은 지쳤으나 나아갔다.
“크큭, 상상해봐라. 용이 된 나와 함께 하늘로 승천하는 수천 마리의 용들을!”
“끼이끼이!”
“끼에에에에!”
“끼히이이이!”
흑염룡은 동심으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그 즐거운 상상을 하며 앞으로 나아가던 흑염룡.
그는 마침내 용들의 무덤 끝에 도달할 수 있었다.
[세뇌당한 용들의 왕의 출현!]용들의 왕.
그는 일반 용보다 두 배는 거대했다.
또 놈의 주변으로 수백 마리의 죽어버린 용들이 함께 나타났다.
용갑옷을 두른 흑염룡이 자신이 이끄는 용들과 함께 하늘로 날아올랐다.
이곳이 자신의 꿈이 닿을 수 있는 마지막 종착점.
콰콰콰콰콰콰콱-!
치열한 전투가 펼쳐졌다.
흑염룡은 꿈을 위해 싸웠고, 네 마리의 전설의 용들은 그런 흑염룡의 꿈을 지켜주고자 하여 싸웠다.
네 마리의 용들은 흑염룡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아꼈다.
때문에 그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바.
“크하아아아악!”
“키헤에에에에엑!”
“키히이이이이이익!”
흑염룡이 용들의 왕의 브레스에 직격 받고 떨어지자, 네 마리 용들이 그를 지키기 위해 일제히 날아오른다.
“괜찮다, 다시 가자꾸나!”
“끼이이!”
“끼헤에에에!”
그리고 그 치열한 전투는 흑염룡이 만신창이가 되어서야 종을 내렸다.
죽어버린 용들의 왕의 영혼이 두둥실 빠져나왔다.
용들의 왕.
그가 말했다.
“용들의 무덤의 지배자가 되기 위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 그러기 위해선 인간이 용이 되어야만 한다. 그것은 쉬운 일은 아닐 테지.”
그렇다. 대부분의 인간은 용이 돼라 하면 거부감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흑염룡의 입가엔 작은 미소가 감돌고 있다.
“그렇기에 두 가지의 것을 제안한다.”
띠링!
[용들의 왕이 두 가지 보상을 제안합니다.] [첫 번째 보상은 용이 될 수 있는 여의주입니다.] [두 번째 보상은 용들의 정기를 머금은 닭고기입니다.] [보상 중 한 가지만을 선택하여야만 합니다!]“…….”
흑염룡, 그는 기쁘기 그지없었다. 자신이 드디어 용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떠오른 다른 보상.
그것은 용들의 정기를 머금은 닭고기다.
확인해보자 신등급 재료였고, 일반 신등급 재료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편에 속했다.
또 이것은 맛있겠지.
하지만 흑염룡은 진짜 용이 되고자 오랜 시간 꿈꿔왔다.
그러나 그는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다.
그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미안하다, 애들아.”
“끼에끼에!”
“끼에에에!”
힘겹게 자신과 싸운 착한 용들은 흑염룡의 선택을 그저 존중해 줄 뿐이었다.
그들은 고개를 저으며 괜찮다 했다.
우스운 일이다.
그런데 그 우스운 일이 아버지와 자식 사이에선 자주 일어난다.
흑염룡은 매번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자신의 패딩 살 돈으로 아들이 갖고 싶다던 게임기를 사주고 여전히 낡디낡은 패딩을 입고 다니는 누군가의 아버지.
수십 년간 피워온 담배를 끊고, 그 돈을 모아 딸의 결혼식 비용으로 썼다는 또 다른 아버지.
그리고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많은 것을 가졌지만, 그들과 다를 바 없는 흔한 아버지 강민후.
낡은 패딩을 입는 아빠는 여전히 그 옷을 입으면서도 기뻐하는 아이를 보며 웃었을 것이고, 결혼식 비용에 돈을 보탰던 아빠는 아쉬움 없이 딸 아이를 보냈을 것이다.
그랬기에 흑염룡도 마찬가지다.
그저 자식의 입에 들어가는 먹을 것. 그것에 웃을 아들 민혁이를 위해.
“두 번째 보상을 택하겠네.”
그는 흔하디흔한 아버지다.
그 시각.
바쁘게 업무를 처리하던 민혁은 아벨에게 귓속말을 받았다.
[아벨: 민혁아, 일전에 네가 말했던 용이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찾았다. 총 두 가지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중 하나만 알아냈어.]그리고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인 민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