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113
밥만 먹고 레벨업 1114화
민혁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끄는 자들의 땅에 도착함과 동시에 그를 마중 나온 이가 있었다.
그는 만물자의 왕과 선왕, 파괴왕 등에 대해 설명해 줬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만물자의 왕에게 밉보여선 좋을 것이 없다 일렀다.
또 그와 선왕에 대한 위대함에 대해 힘껏 떠들어댔다.
뭐, 그럴 순 있었다.
싸움만 가득했던 이끌던 자들의 땅에서 그들이 등장함과 동시에 평화를 일구어냈다고 하니 말이다.
민혁을 안내하는 이도 만물의 군주들을 보자마자 정중히 예의를 갖춰 고개 숙여 보이라는 말을 했다.
그들뿐인가?
만물의 군주라는 자들도 오만하게 자신들 앞에 절을 하란다.
“싫습니다.”
민혁이 딱 잘라 말하자 화기애애했던 만찬장의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특히나 자신이 만물자의 왕이 된 것처럼 오만하게 웃던 로칸이라는 자의 얼굴은 무섭게 일그러졌다.
“감히 지금 만물자의 왕의 최측근인 내 앞에서 상식을 말하는가!?”
애초에 로칸은 성격이 그렇게 좋은 인물은 아니었다.
“고분고분하게 말하였더니, 고작 처먹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자가 기고만장하구나.”
이미 이 자리의 많은 이들은, 민혁이 사전투표 1위를 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그가 먹는 자들의 기둥이 되고자 한다는 사실 역시 들었다.
“싸우고 싶지 않으며, 언성 높이고 싶지도 않습니다.”
민혁은 단호했다. 굳이 그들과 충돌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렇기에 만물의 군주들을 지나쳐갔다.
“처먹는 자들의 기둥이라면 아무거나 다 처먹겠군? 이런 것도 먹을 수 있겠나?”
로칸의 목소리에 민혁은 고개를 돌렸다. 민혁은 곧, 그가 접시 위의 음식을 쏟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만찬장의 이들이 민혁의 앞으로 접시 위의 요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로칸이 땅에 떨어진 음식을 부츠발로 짓이기면서 말했다.
“이것도 처먹어보지? 처먹는 자의 기둥이시여?”
다른 이들도 민혁을 경멸 어린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
민혁은 땅에 버려진 음식들을 보며 그들을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이게 과거의 기둥후보들의 수준입니까?”
순간 뜨끔한 이들이 얼굴을 붉히거나 시선을 회피했다.
그러나 그중, 그딴 것은 안중에도 없는 안하무인 한 자들도 있을 수밖에 없었다.
“만물자의 왕은 우리 모두가 따르고 존경하는 분이다.”
앞으로 나선 이는 ‘도끼꾼 벨스’였다.
그 역시 만물자의 왕을 섬기는 인물이었다.
“오, 도끼군 벨스.”
“다섯 황제의 머리를 저 도끼로 무자비하게 내리찍은 자.”
도끼꾼 벨스라는 자는 키가 2m 30㎝에 이를 정도로 거구였다.
민혁의 앞에 서자, 어린아이와 다 큰 성인이 마주 보고 선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민혁은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레벨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레벨 700?’
물론 높은 편이다.
700레벨 정도라면, 당장 지상에 내려가도 새로운 전설을 써내려갈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자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런데 민혁이 보았던 몇몇 후보들과 기둥들은 레벨 1,000을 넘어서는 힘을 가졌다.
‘혹시……?’
민혁은 몬스터의 주인 바바리안의 말을 떠올려봤다.
바바리안은 현시대에 이토록 많은 강자가 있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면 대악마 베로스나, 그 외의 강자들과 싸우면서 민혁은 이와 같은 말을 숱하게 들었다.
-이 시대엔 이토록 강자들이 넘쳐나는가?
그렇다.
과거엔, 지금처럼 빛을 발하는 강자들이 많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민혁의 결론이었다.
민혁은 이번 사전투표를 진행하면서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의외로, 후보에 오르는 것 자체는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엘레는 레벨 600 후반대임에도 그 업적과 대륙황제라는 공로를 인정받아 후보가 되었다.
또 생각해 보면 강화의 주인도 분명 엄청난 힘을 가진 것은 사실이나, 레벨로 따지면 약 600레벨 후반 정도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전투표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건 자연의 주인과 죽음의 기둥뿐이었다.’
그들의 힘은 사실 1,000레벨을 넘어서는 게 맞았다.
그렇지만 자신을 포함한 나머지 여덟 명은?
‘실제로 기둥의 자리에 앉은 이들. 혹은 뛰어난 후보들에 비해 한없이 부족하다.’
들러리라는 표현이 적합할까?
‘오블렌이 곧바로 기둥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러한 세상에서 말도 안 되는 힘을 가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군주님들께 절하고, 만물자의 왕께서 행차하시면 그분께도 절하라. 그 후에는 어떠한 강요도 하지 않겠다.”
벨스가 으르렁거리며 자신의 손바닥 위로 도끼대를 착! 하니 내려치곤 위협했다.
“먹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자가, 그렇게 건방을 떨어대다가는 내게 곤죽이 되어 이 바닥을 기고 있을지도 모르지.”
“워워, 벨스. 저자가 그대의 도끼질을 한 번이라도 견딜 수 있겠는가?”
“크흐흐, 한 대만 맞아도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 빌지 않을까?”
“애초부터 먹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자가 기둥후보라니, ‘현시대’의 후보들의 수준을 보지 않아도 알만하군.”
그들은 오랜 시간을 이곳에서만 살아왔던 자들이다.
바깥세상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
그러던 때, 벨스가 말했다.
“나는 한때 악귀 오블렌에게 상처를 입힌 적이 있는 몸.”
“……?”
“악귀 오블렌은 나로 인해 자그마치 두 방울의 피를 흘렸지.”
“……?”
민혁은 말문을 잃은 표정으로 벨스를 볼 수밖에 없었다.
어깨를 으쓱이는 벨스를 보며 주변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그렇지, 벨스는 그러한 업적을 남겼지.”
사실 벨스의 말은 거짓이었다. 그는 악귀 오블렌과 마주한 적이 있긴 했지만, 오블렌을 보자마자 바지에 오줌을 지려 버렸다.
오블렌의 이름을 꺼내는 이유는 간단했다.
‘기둥이자 악귀인 오블렌은 현시대에서도 공포의 대상일 것이다.’
벨스는 말 그대로 허세 가득한 인물이었다.
어차피 다른 이들은 확인할 방도 자체가 없다는 것을 알기도 했다.
“만약 헬레냐를 만났어도, 나는 정확히 한 번의 공격을 성공시켰을 것이다.”
에헴, 하는 듯한 모습으로 어깨를 으쓱이는 벨스. 마치 ‘나 이렇게 대단한 자다’라며 강조하는 듯했다.
민혁은 말문을 잃고 그를 바라봤다.
그 모습에 다른 군주들과 후보들이 비웃었다.
“벨스가 우리 중 무척 약한 편에 속한다지만 그 정도의 영향력을 가졌지.”
“후보란 이런 것이다. 알겠는가? 처먹기만 하는 자여?”
만찬장은 완전히 민혁을 비웃는 분위기였다.
그때.
[연계 퀘스트: 과거의 후보들의 인정받기가 생성됩니다.]띠링
[연계 퀘스트: 과거의 후보들의 인정받기]등급: SSS
제한: 후보들의 만찬에 초대된 자.
보상: 그들의 인정에 따라 가능성을 품은 재료가 성장함.
실패 시 페널티: 만찬장에서 쫓겨남.
설명: 당신은 지금 과거의 후보들에게 무시받고 있다. 열 명 이상의 후보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할 시 당신은 쫓겨나게 된다.
빠르게 수락한 민혁이 말했다.
“그 악귀 오블렌에게 자그마치(?) 피 두 방울을 흘리게 만든 사람이라니.”
벨스가 광소를 터뜨렸다.
“크흐흐흐! 이제 알겠는가!? 내가 어떤 자였는지? 그러나 이런 나조차도 만물자의 왕 앞에선 조무래기에 불과하다. 그러니 이제라도…….”
“하지만 저는 역시 무릎 꿇지도, 누군가를 섬기지도 않습니다.”
결국 참다못한 벨스의 얼굴이 처참히 일그러졌다.
“도끼맛을 보여줘야겠군.”
“잠깐. 신성한 만찬장에서 피가 튀기는 건 그렇지 않습니까?”
민혁이 제지하자, 벨스는 혹여 자신이 죽을까 싶어 되려 겁을 먹었다고 생각했다.
“맨주먹으로 하죠.”
만물자의 왕께선 후보들이 서로를 죽일 듯이 싸우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셨다.
만약 만물자의 왕께서 그 사실을 아신다면 벨스는 큰 벌을 받게 되리라.
벨스는 힘이 장사와 같은 자였다.
그랬기에 ‘먹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자를 주먹으로 때려서 무릎 꿇릴 수 있을 거라 자신만만했다.
“그거 좋군, 패 죽이는 맛이 있을 것 같구나.”
“제가 어떤 힘을 사용해도 괜찮습니까?”
“상관없다. 어차피 네놈은 처먹는 후보지 않나? 처먹는 놈이 요리하는 것 말고 어떤 힘이 있겠나?”
민혁이 고개를 주억였다.
두 사람을 중심으로 후보들이 즐겁다는 듯 빙 둘러쌓고 있었다.
만물의 군주 로칸이 말했다.
“벨스, 그 ‘처먹는’ 후보를 무릎 꿇려 내 앞에 데려와 주게.”
“걱정 마십시오.”
벨스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민혁의 앞에 섰다.
그러고는 가슴을 쭉 내보이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먼저 치시지. 응?”
벨스는 그 주먹이 간지러울 거라고 생각했다.
애초에 벨스는 생산직들을 무시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나 요리사들은 어떠한가?
요리사들은 만드는 것밖에 할 줄 모르며, 힘이라고는 쓸 줄 모르는 자들투성이다.
“그렇다면, 알겠습니다.”
민혁의 손에는 로카더가 남긴 ‘불완전한 목장갑’이 착용 되어 있었다.
이 불완전한 목장갑의 공격력은 놀랍게도 1,800.
어지간한 신등급 검과 견줄 정도다.
더불어, 이 불완전한 목장갑은 손에 착용한 순간 손에 스며들어 착용한 여부를 전혀 알 수 없었다.
민혁이 ‘벨스’에게 맨손으로 싸우자고 한 결정적 이유다.
“식신의 검술.”
민혁이 버프효과를 받았다.
더불어.
“중첩되는 즐거움.”
목구멍 뒤로 음식을 넘겼다. 그의 등뒤로 황금색 주사위와 검은색 주사위가 눈금을 떠올린다.
“호오, 처먹는 것만 할 줄 알았더니, 잔기술이 있군.”
“저건 무슨 기술이지.”
그런 소리들을 들으며 민혁의 얼굴이 차가워졌다.
“30초 만에 쓰러트리면 당신들이 내게 사과하려나?”
“푸하하하하!”
“사과? 사과를 한다고!? 먹기만 하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놈이 30초 만에 벨스를 때려눕힌다!?”
그러나 그 광소 속에서도 민혁은 아랑곳하지 않고 벨스를 향해 걸어가며 말한다.
“20초 만에 때려눕히면 당신들이 내 앞에 무릎 꿇는 건가?”
“할 수 있는 일을 말해라!”
“그 기고만장함이 끝이 없구나.”
“감히 처먹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후보 새끼가!”
비난 여론은 더 거세졌다.
그 말을 들은 벨스는, 저 건방지고 오만한 후보 새끼를 죽을 때까지 패버리겠다고 생각했다.
다가오는 민혁은 벨스보다 훨씬 작았다. 키가 자그마치 40㎝나 나니 정말 어린아이와 다 큰 성인 같았다.
하지만 벨스는, 다가오는 민혁에게서 차가운 표정을 보았다.
그 순간, 알 수 없는 위압감을 느꼈다.
차가운 표정의 민혁이 다시 말했다.
“그럼 10초 만에 쓰러트리면 내가 너희들, 형님, 오빠가 되는 건가?”
“해보든가.”
“그렇게 하면 형님으로 대해주지.”
“암암, 그렇고말고.”
“미친놈이 패기가 있으니 재밌군.”
“오빠라고 불러드리죠, 호호~”
마지막 말을 끝으로, 민혁은 자신보다 머리 한 개 반은 큰 벨스의 명치를 ‘폭주하는 칼날’을 발동시키며 후려쳤다.
콰자아아아악-
“크아아아아악!”
벨스의 입에서 피가 울컥 토해지며 명치가 부서지는 끔찍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와 함께 일 초에 12회 600%의 데미지 공격이 벨스를 미친 듯이 가격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콱-!
검을 착용하지 않고 가격했기에 그의 몸 곳곳에서 둔탁한 타격음이 울려 퍼졌다.
“크, 크아아아아악!”
끊임없이 비명이 이어진다. 특히나 폭주하는 칼날은 모든 방어력을 90% 무시하는바.
“2초 지났다.”
민혁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뜬 후보들.
3초째에, 민혁이 학살자의 검을 발동하며 벨스의 복부를 힘껏 후려쳤다.
콰자아아아아악-
학살자의 검은 일 초에 38회를 공격하며 모든 방어력을 100% 무시한다.
더불어 벨스는 여전히 폭주하는 칼날의 영향을 받고 있던바.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콱-!
온몸을 해머로 두들겨 맞는 듯한 느낌을 받은 벨스.
그의 뼈 마디마디가 기이하게 뒤틀리고, 곧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쓰러진 벨스를 보며 만찬장이 침묵에 감돌았다.
총 소요시간.
“5초.”
민혁이 주변을 둘러봤다.
자신을 만물자의 군주라 말한 로칸과 눈이 마주친 민혁이 물었다.
“너 몇 살이냐?”
“…….”
로칸은 대답하지 못했지만, 그는 올해 4천7백 살 정도다.
그리고 이곳에 있는 후보들 대부분이 약 2천 살을 넘었다.
“난 올해 21살이다.”
“…….”
“…….”
그들은 벨스를 10초 만에 때려눕히면 민혁을 형님, 오빠로 모시겠다고 했다.
하지만 민혁이 쐐기를 박았다.
“난 너희 같은 못난 동생 새끼들 둔 적 없다.”
거대한 치욕감이 그들을 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