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135
밥만 먹고 레벨업 1136화
[돌발 퀘스트: 고귀한 존재의 바람이 생성됩니다.]등급: SSS
제한: 불라이아의 강에 제물을 바친 자.
보상: 요리재료 창조자 발동 시 등급대비 더 뛰어나게 모든재료 5% 상승.
실패 시 페널티: 두 번 다시 불라이아의 강의 고귀한 존재와 소통할 수 없음.
설명: 불라이아의 강에는 전설 속에 내려져 오는 아주 고귀한 존재가 있다. 그 존재가 제물로 바쳐진 신등급 요리를 먹는 방법은 당신이 2만번의 절하기를 성공하는 거다. 그는 꼭 당신의 요리를 먹고 싶다. 그러니 성공해 보이자.
민혁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기존의 퀘스트만 성공하게 되어도 재료대비 20% 뛰어난 모든 재료가 세상에 만들어진다.
그러나 이젠 성공만 한다면 25%의 더 뛰어난 재료가 만들어지는 셈이었다.
그에 의해 일어날 파장이 어떨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고귀한 존재가 당신의 지친 육체에 활력이 깃들게 합니다.] [고귀한 존재가 반복적인 행동에 의한 스텟 획득량을 일시적으로 대폭 상승시킵니다.]민혁은 두 가지 이유로 기뻤다.
첫 번째는 자신의 예상대로 이 불라이아의 강에 특별한 존재가 있다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비록 자신은 볼 수 없지만 그 특별한 존재가 ‘제물’로 바쳐진 그 음식들을 아주 맛있게 먹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또 민혁은, 고귀한 존재를 도움으로써 팽창했던 자신의 허벅지 근육이 안정을 되찾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힘이 난 그는 절을 하며 광활하게 펼쳐진 불라이아의 강에 웃음 띤 미소로 물었다.
“그렇게 맛있었어?”
뛰어오르는 한 마리의 물고기가 민혁의 질문에 대답해 주는 것만 같았다.
“내 요리를 기다리는 이가 있는데, 멈출 순 없지.”
더 의욕이 끓어올랐다.
그가 다시 안정적인 자세로 절하기 시작했다.
한 시간이 흐르고, 두 시간.
두 시간이 흐르고, 네 시간.
쉴 새 없이 반복하는 그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흘러내린다.
또 고귀한 어떠한 존재가 힘을 실어줌으로써 민혁은 꾸준한 알림을 듣고 있었다.
[체력 1을 획득합니다.] [체력 1을 획득합니다.] [체력 1을 획득합니다.]놀라운 일이었다. 알림에 정확히 표기되지 않았지만 반복적인 행동으로 스텟 상승률이 8배 이상 높아진 것 같았다.
그러던 때, 민혁은 다시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특히나 가장 고통스러운 건 몸 전체에서 비 오듯 쏟아지는 땀방울이었다.
그로 인해 몸 전체가 ‘뜨겁다’는 느낌도 받고 있었다.
이제 고작 9천 개를 끝냈다.
“더워…….”
그가 고통스러워하던 때.
솨아아아아아아-
강가를 타고 불어온 바람이 민혁의 땀과 맞닿아 시원하게 해주었다.
민혁은 그것이 고귀한 존재의 ‘응원’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민혁은 불라이아의 강에 말을 걸었다.
“음식이란 걸 먹어본 건 처음이야?”
역시나 물고기 한 마리가 튀어 올랐다.
순간 민혁은 웃음이 났다.
“설마 손으로 잡아서 던져올리는 건 아니지?”
그렇게 생각하자 귀엽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질문에는 그저 강물이 잔잔하게 출렁였다.
민혁은 ‘아니야’라는 답임을 알 수 있었다.
“세상에 나와본 적 있어?”
강물만이 출렁였다.
민혁은 계속 강과 대화를 나눴다.
어떠한 반복적인 행동을 할 때, 신나는 음악을 듣거나 TV를 보는 등, 어떠한 것을 하는 것이 덜 지치게 한다.
민혁은 불라이아의 강과 본격적으로 대화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세상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모르겠네?”
역시나 물고기 한 마리가 튀어 올랐다.
“나는 민혁이라고 해.”
민혁은 불라이아의 강에 자신을 소개했다.
이 게임의 시작을 기점으로 아주 찬찬히,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그에게 해줬다.
“어때, 나에 대해 들은 소감이?”
이번엔 물고기 다섯 마리가 튀어 올랐다.
아주 재밌다는 표현이리라.
또, 민혁은 그에게 물었다.
“바깥세상의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정치?”
물고기가 튀어 오르지 않았다.
“사랑?”
이번에도.
“아니면 제국들?”
쿠오오오오-
“…….”
강물에 아주 작은 소용돌이가 생겨났다.
엄청나게 싫다는 표현이었다.
그에 민혁이 곰곰이 생각하다 말했다.
“음식?”
그 순간.
“……?”
민혁은 갑자기 강가로 떠오르는 수중 속 어떠한 존재를 볼 수 있었다.
자그마치 7m 길이에 이르는 놈이 강가를 비집고 튀어 올랐다.
촤아아아아악-!
‘거대돌고래’였다.
오로지 불라이아의 강에서만 서식한다는 희귀한 몬스터다.
“음식 이야기가 엄청 듣고 싶나 보네…….”
녀석, 처음 먹어본 음식의 맛에 너무도 행복했나 보다.
민혁은 이야기를 시작했다.
“음식은 크게 육해공으로 나눌 수 있지.”
민혁의 개인적 생각으로 육해공 중 가장 맛있는 건.
“역시 음식의 시작은 육(陸)이지. 땅에는 말이야, 돼지나 소와 같은 가축들이 살고 있는데.”
민혁은 불라이아의 강에게 하나하나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벌써 15,000개를 돌파했으며 9일 차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삼겹살이란 음식도 있는데, 자글자글 끓는 기름에 김치를 익혀 먹으면 기똥 차지.”
민혁은 쉴 새 없이 이야기해 줬고 그럴 때마다 강물이 요동쳤다.
마치 ‘나도 먹고 싶어!’ 하고 외치는 것만 같았다.
“곧 육(陸)의 음식 중 하나를 먹을 수 있을 거야.”
민혁은 신등급 제육복음을 만들어낸 바 있다.
2만 번의 절하기가 끝나면 녀석은 이걸 먹을 수 있으리라.
“꼭 해낼게. 내가 만든 신등급 제육복음을 먹을 수 있게.”
작은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곧 강물 위로 두 마리의 물고기가 함께 떠올랐다.
떠오른 두 마리의 물고기는 옆에 딱 붙어 나란히 헤엄쳤다.
민혁은 그 말뜻을 알아챌 수 있었다.
“아, 우린 친구라고?”
그 말과 함께 강물 안에서 수백 마리의 물고기들이 동시에 튀어 올랐다.
아름다운 장관이었다.
작은 미소를 머금은 민혁이 고개를 주억였다.
“그래, 우린 친구다.”
그리고 19,000번의 절하기에 들어섰다.
또 한 번의 고비가 민혁을 찾아왔으나, 민혁은 이를 악물었다.
“처음이라며, 요리를 먹는 거.”
솨아아아아아아-
민혁의 말에 강이 응답했다.
“친구인 너에게 꼭 이 훌륭한 요리를 먹게 하고 싶어.”
솨아아아아아-
그러는 와중에도 민혁의 몸은 사시나무처럼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2만 번째 절하기를 해냈다.
[모든 제물을 불라이아의 강에 바쳤으며 고귀한 존재에게 2만 번의 절하기를 해내셨습니다.] [모든 조건을 충족하심에 따라 당신이 창조하는 모든 등급 재료가 등급대비 20% 더 뛰어난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돌발 퀘스트: 고귀한 존재의 바람 완료.] [당신이 창조하는 모든 재료가 등급대비 5% 더 뛰어나집니다.]총 25% 등급대비 요리가 더 뛰어나졌다.
아마 이제 녀석이 하나의 신등급 요리를 호다닥 가져가 먹고 있을 거다.
그를 대변하듯, 강물이 거 세게 물결쳤다.
사실상 민혁이 할 일은 이제 끝이 났다.
그럼에도 그는, 자리를 떠나지 않고 힘껏 물결치는 그 강물을 작은 미소를 지으며 보고 있었다.
* * *
전 세계 지부가 발칵 뒤집혔다.
전 세계 지부는 민혁의 요리재료 창조자 스킬의 등급대비 더 뛰어난 재료 탄생이 우려되어 감사팀을 파견 보낸 거다.
그런데 전 세계 지부에 동시에 알림이 울렸다.
[민혁 유저가 등급대비 25% 더 뛰어난 재료를 창조할 수 있게 됩니다.]지부들은 감사팀을 보냈음에도 일어난 결과에 긴급 화상회의를 열었다.
그에 강태훈 사장은, 처음 ‘본사’에서 만들었던 계획서와 감사팀이 제시한 계획서 등을 내세워, 이 모든 일이 감사팀의 직권남용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 알렸다.
모든 일은 일사천리로 빠르게 진행되었다.
특별감사팀장의 직위를 해제하고, 각 지부는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감사팀장에게 묻기로 결정하였다.
더불어 긴급하게 현 상황에 대한 수습을 본사가 해주길 요청했다.
“…….”
천시호는 멍한 표정으로 TV 화면 속 민혁을 보고 있었다.
아직 세계 지부들이 어떠한 이야기를 진행했는지 모르는 그는 감사결과에 대해 작성해야 했다.
그는 마지막 문구에서 멈춰 있었다.
[감사진행 결과, 본사 측에 대한 비리나 유저 간의 거래 등에 대해 발견된 사실이 있습니까?]천시호는 한참이나 말없이 그 종이를 내려다봤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노력할 수 있는 건가?
그뿐만 아니라, 그 자리의 모든 감사팀원들이 민혁을 보며 말문을 잃었다.
“진짜 대단하다…….”
“존경하고 싶어…….”
“나도 천외제국으로 이주할까?”
본사에서 긴급히 꾸려진 수습팀이 들이닥쳤다.
강태훈 사장도 함께였다.
넋 나간 그들에게 강태훈 사장이 현 상황에 대해 알렸다.
“모든 지부는, 본사가 설정한 난이도를 무시하고 오히려 하향시킨 천시호의 감사팀장 자리를 해임하기로 결정했네.”
천시호는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부르르 떨리는 손으로 인정하고야 만다.
그가 종이에 이렇게 적었다.
‘전혀 발견된 것이 없으며, 본사 측에서의 어떠한 비리의 정황도 없었음.’
그것이 결론이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결론이 있었다.
민혁은 절 2만 번을 끝내고 작은 미소를 지으며 강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말한다.
[맛있어?]“…….”
천시호는 진짜 지존을 목도하고 있었다.
자신은 이제 진흙탕 속으로 끌려 들어갈 것이 분명한 사실이나 눈앞에 보이는 지존의 미소가 그를 전율하게 만든다.
또한.
천천히 다시 굽혀지는 무릎에 천시호는 온몸에 소름이 돋아 올랐다.
[2만 번의 절에 하나의 신등급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거지?]그 순간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이 얼어붙었다.
강태훈 사장이 경악했다.
“설마…….”
아테네는 불라이아의 강에 살고 있는 이가 진짜 존경을 받아야 음식을 먹을 수 있게 설정했다.
그러나 2만 번의 절은 한 번의 신등급 요리를 그 존재가 먹게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신등급 요리를 그 존재가 먹게 하기 위해선.
또다시 절이 필요하다.
그렇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얼굴에서 땀이 진득하게 흐르는 그가 작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절한다.
천시호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 도대체 왜? 왜!?”
왜 하는가?
그가 키보드를 빠르게 두들겨서 무언가를 확인했다.
추가로 절을 하면 보상이 주어진다와 같은 알림 따위는 민혁에게 띄워지지 않았다.
그를 설명한 것은 박민규 팀장이었다.
“먹이고 싶은 거다.”
“……?”
천시호가 놀란 표정으로 박 팀장을 돌아봤다.
“직접 모니터로 보지 않았나. 저 존재는 음식을 처음 먹어봤다. 그리고 민혁은 알게 되었지, 자신이 제물로 바친 신등급 요리를 그 존재가 먹을 유일한 방법이 절뿐이라는 걸.”
“그러니까 왜!”
멍청하고 아둔한 천시호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에 박 팀장이 작은 웃음을 지었다.
“간단한 이유다. 먼저 민혁 유저를 도와준 것이 바로 ‘그’거든.”
그렇다. 민혁이 지쳐 있을 때 먼저 다가와 손을 내민 건 강 속에 있는 고귀한 존재였다.
힘내라며 등을 토닥였다, 물론 그 이유는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서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건, 민혁은 그 고귀한 존재에게 은혜를 입었다는 거다.
강태훈 사장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악재가 악재를 낳는군.”
물론 ㈜즐거움만의 악재다.
보상도 적혀 있지 않은 그것이 왜 악재인가?
천시호가 미간을 찌푸렸다.
“저 강이 애초부터 창조 스킬과 연관되어 있다는 건 알겠지?”
물론이다. 박 팀장의 설명을 들었던 그다.
“저 안의 고귀한 녀석은 오래전에 자신의 힘으로 죽어가는 많은 자의 생명을 살리기도 했고 도와주려고도 했지. 그런데 욕심 많은 인간들에 의해 숨어버렸어. 그와 함께 강도 과거의 그 효력을 잃었지.”
천시호는 그게 왜? 라는 듯한 표정이다.
쯧, 혀를 찬 강태훈이 말했다.
“꼭 적혀 있다고 보상이 아닐세.”
본사에서 긴급구성된 수습팀원들이 천시호의 양팔을 잡고 끌고 가기 시작했다.
“천외제국 소유가 된 저 강이 이제 진짜 ‘힘’을 낼 수도 있단 거야. 그리고.”
강태훈이 차가운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자네의 감사를 시작하겠네.”
그로부터 6일 후.
모든 절을 끝내고 후련하게 웃는 민혁에게 알림이 들려왔다.
[고귀한 존재가 당신을 위해 불라이아의 강에 숨겨진 힘을 드러냅니다.] [생명의 강이 비로소 온전한 모습을 되찾습니다.] [생명의 강은 스킬 요리재료 창조자에 더 큰 힘을 실어줄 수 있습니다.] [생명의 강물을 이용해 만들어진 모든 요리재료는 등급대비 8% 더 뛰어나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