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195
밥만 먹고 레벨업 1196화
민혁은 헤파이스토스가 내민, 군신 수호의 창이 된 백색창을 바라봤다.
민혁은 헤파이스토스에게 무언가를 바라지 않았다.
물론 그를 천외제국으로 데려가면, 그는 자연스레 천외제국을 위해 다양한 아티팩트를 제조해 줄 거다.
하지만 민혁은 헤파이스토스에게 친구로서 어떠한 강요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가 이 자리에서 바랐던 것은 딱 하나.
헤라클을 구할 수 있는 방법뿐이다.
너무도 과분한 것을 내밀었기에 민혁의 입이 떼어졌다.
“난 이 창을…….”
헤파이스토스가 먼저였다.
“아니, 오직 너만이 받아야만 한다.”
수호창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 창은 어떠한 것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창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의미가 없었다.
“난 친구로서 널 지키고자 하기에 이 창을 만들었다.”
민혁은 헤파이스토스에게서 확고함을 보았다.
그가 망설이자 헤파이스토스가 창대를 쥐었다.
“그럼 부러트린다? 지킬 게 없는 이 창은 필요 없는 거니까.”
이젠 작은 농담마저 던지는 헤파이스토스를 보며 민혁은 픽 하고 웃음 지었다.
“고맙다.”
민혁이 헤파이스토스가 건넨 수호창을 받아들었다.
헤파이스토스가 확인해 보라며 눈짓했다.
민혁이 곧바로 확인해 봤다.
(군신 수호의 창)
등급: 가이아 신
제한: 1차 제한 700레벨, 2차 제한 800레벨, 3차 제한 1,000레벨
내구도:∞/∞
공격력: 1,660
특수능력:
⦁모든 특수능력은 소유만 해도 효과를 발휘한다.
⦁투명모드 사용가능.
⦁모든 스텟 4% 상승.
⦁물리 공격력 및 마법 공격력 5% 상승.
⦁패시브 스킬 군신을 수호하는 창.
⦁패시브 스킬 번개의 신.
⦁액티브 스킬 작렬하는 번개.
설명: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가 어떠한 존재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낸 그의 역작이다.
민혁은 이 군신 수호의 창이 착용개념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나에게는 훨씬 더 좋은 것이다.’
애초에 민혁의 주무기는 창이 아니라 검이다.
아무리 군신 수호의 창이 뛰어나다고 해도 손에 익지 않으면 역효과를 내게 마련이다.
민혁이 군신 수호의 창을 놓자, 수호의 창은 마치 자아를 가진 듯 민혁의 주변에서 천천히 공전했다.
민혁이 군신을 수호하는 창을 확인해 봤다.
‘추가 공격력 400%의 데미지를 입히는 번개창이 적으로 인식된 자들을 내려친다.’
초당 몇 회와 같은 것이 적혀져 있지 않다.
그랬기에 최고다.
‘내가 그저 검을 휘두르는 것처럼.’
군신 수호의 창은 어떠한 쿨타임이나 제약과 같은 것 없이, 적으로 인식된 자들을 계속해서 소멸시킬 테니까.
더불어 액티브 스킬 작렬하는 번개는 너무도 매력적이다.
‘반경 40m 내에 있는 모든 적을 2초간 스턴 상태에 빠뜨린다.’
광범위 스턴기는 흔치 않다. 당장 민혁만 하더라도 광범위 스턴기는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또 다른 패시브 스킬인 번개의 신.
‘공격당하면 1.3% 확률로 발동되며, 발동된 순간부터 3초간 3배의 이동속도로 번개처럼 움직이며, 공격속도는 2배로 증가한다?’
민혁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민혁의 민첩은 무척 높다.
실제로 100~200레벨 정도의 유저들이 볼 때엔 민혁의 움직임을 좇는 게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
그런 상태에서 3배의 움직임으로 3초간 움직이면서 공격속도는 2배 증가한다는 건 정말 엄청난 거다.
‘위험 상황에서 발동해 준다면.’
그 시너지효과는 배가 될 것이었다.
더불어 알림이 들려왔다.
[군신 수호의 창의 제작자 헤파이스토스가 딱 한 번 2분에 한하여 군신 수호의 창의 모든 힘을 사용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단, 상세설명을 통해 완전한 봉인이 해지된 군신 수호의 창의 효과를 확인할 순 없습니다.] [발동 시 스스로 군신 수호의 창의 특수능력들이 발동되게 될 것입니다.]본래 봉인된 아티팩트의 경우, 봉인해제 전까지 얼마나 더 뛰어나게 되는지에 대해 알 수 없다.
‘그렇다는 건 봉인해제 후에는 발동되는 것들과 데미지 등을 통해 추측을 해봐야 한다는 거군.’
아직 1차 봉인밖에 해지되지 않은 군신 수호의 창이지만, 그 능력은 사기적이다.
문득 생각해 본다.
‘그리스 로마신화에 따르면, 헤파이스토스는 제우스를 제일신으로 불리게 한 번개를 만들어줬다고 한다.’
어쩌면 이것이 그 ‘번개’일지도 모른다.
제우스는 이 창을 쥐자마자 모든 봉인이 해제되었을 거다. 지금도 이렇게 미쳤는데, 얼마만큼 강한 힘을 발휘할까.
“마음에 드나, 친구?”
“너무 마음에 들어서 춤이라도 추고 싶다.”
헤파이스토스는 기뻤다.
그리고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 이유는 민혁이 자신을 위해 감당하고 있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그에게 들려오는 소리는.
[올림푸스의 신들이 당신을 적대합니다.]헤파이스토스에 의해 일어난 일이다.
평생 개처럼 부려먹을 수 있던 헤파이스토스를 민혁에게 빼앗겨 버렸으니까.
민혁에겐 헤파이스토스에게 부탁해야 할 일이 한 가지 더 있었다.
“헤파이스토스. 헤라클에 대해 알고 있나?”
헤파이스토스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헤파이스토스는 친구가 없다.
물론 헤라클과 헤파이스토스는 어떻게 보면 친구이고, 어떻게 보면 거래 상대이다.
그러나 헤파이스토스에게 있어 헤라클은, 유일하게 웃으며 인사하고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던 상대다.
민혁이 빠르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헤라가 헤라클을 죽음으로 내모는군.”
헤파이스토스가 깊은 생각에 빠졌다.
“하늘을 받칠 자는 무조건 있어야 해. 하지만 아틀라스나 헤라클을 제외하고 하늘을 받칠 수 있는 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
민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렇다면 정말 헤라클은 돌이 되어 영원히 지구를 받쳐야 하는 건가?
그러나 민혁의 쩌는 친구 헤파이스토스는 해답을 내놓았다.
“지지대를 설치하면 될지도 모른다.”
“지지대?”
“헤라클, 아틀라스처럼 하늘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물론 그 지지대는 내가 만들 것이고.”
민혁의 얼굴에 이채가 서렸다.
그와 함께 귓속말이 왔다.
[알렉스: 헤라클이 있는 위치를 찾아냈다.]민혁이 헤파이스토스에게 말했다.
“헤파이스토스. 내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수 있게 도와줘.”
헤파이스토스는 이곳을 벗어나면 모든 능력치가 15% 하향된다.
더불어 그렇게 할 시 진짜 올림푸스 신이 아니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헤파이스토스는 망설임이 없었다.
“물론이다.”
그가 자신을 옭아매던 올림푸스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순간이었다.
* * *
헤라는 자신의 던전을 이용해 군대를 만들려던 사실이 발각되었다.
그러나 바로 몇 시간 전, 올림푸스 신들은 더 큰 일에 분개했다.
바로 헤파이스토스가 이제 올림푸스를 위해 무기를 만들지 않게 되었으며, 완성된 올림푸스의 수호창을 다른 이에게 건넸기 때문이다.
제우스는 헤라를 잠시 풀어줬다.
되레 그녀가 날뛸 수 있게 도와주기로 한 거다.
헤라는 그에 기간스들을 불러모았다.
선한 기간스 패랭이 그렇듯, 이 기간스들은 하나같이 엄청난 거구였다.
약 90여 마리에 이르는 기간스들은 당장 올림푸스와 전쟁을 벌여도 될 정도의 자들이었다.
단, 지금 이 기간스들의 목엔 목걸이가 채워져 있었기에 통제가 가능했다.
“가여운 헤라클. 제우스가 기회를 주었단다.”
결국 헤라클은 제우스의 자식이었다.
“네가 그자를 버리기로 서약하면 네 목숨은 살려주기로. 아틀라스에게 직접 말해, 대신 하늘을 떠받치게도 해주신다더구나.”
올림푸스의 목적은 끈끈한 유대감을 가진 헤라클과 민혁 사이를 갈라놓는 것이다.
유치한 복수다.
올림푸스의 수호창을 앗아간 자에 대한 복수.
그러나 헤라클은 말했다.
“차라리 돌이 되겠습니다.”
그는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헤라는 예상했던 일이다.
[올림푸스의 신들이 하늘을 더 무겁게 만듭니다.] [무거워진 하늘이 더욱더 당신을 짓누릅니다.]“…….”
순간적으로 헤라클은 엄청나게 늘어난 무게에 신음을 흘릴 뻔했다.
그리고 깨닫는다.
‘이런 무게라면 오래 버틸 수 없다.’
헤라클이 하늘을 받쳐야 하는 이유는, 지옥에 있는 아내와 셋의 자식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헤라클은 자신이 견딜 수 없는 무게로 짓눌릴수록, 결국 ‘돌’이 되어버리는 선택을 해야만 할 것이다.
돌이 되어야만 무거워지는 이 하늘을 받칠 수 있을 테니까.
[하늘이 조금씩 더 무거워지기 시작합니다.]헤라는 헤라클을 비웃었다.
“제우스를 섬긴다는 한마디만 한다면 편해질 수 있다.”
그러나 헤라클은 싫었다.
그를 섬긴다는 건 민혁을 저버리는 일이 되는 것을 알았으니까.
“혹여 그가 올 거라는 착각은 버리거라.”
헤라는 작은 웃음을 머금었다.
“제우스께서 이곳에 통제를 거셨다.”
결국 사내는 이방인이다.
“이방인이든 지킴이든, 타대륙의 이들은 가이아 대륙에서 어떠한 곳에 걸음하려거든 결국 통제받는다.”
이곳도 당연했다.
“제약을 걸었다. 그가 이곳에 들어와 죽을 시, 이방인이 감수할 고통을 열 배로 올리기로.”
그뿐만이 아니다.
“그는 군신이라지.”
헤라는 비웃었다.
이미 불멸의 기사단의 힘은 직접 맛본 바 있다.
그러나.
자그마치 기간스 구십여 마리다.
이 구십여 마리의 기간스는 단숨에 그들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이다.
그녀가 하나의 구를 손에 쥐었다.
“제우스께서 내리신 물건이다.”
“…….”
헤라클도 저 물건이 무엇인지 알았다.
저 주먹만 한 우주를 담은 듯한 구슬은 이곳에 들어오는 모든 자들을 고통스럽게 태우기 시작할 것이다.
안으로 들어올수록 그 고통은 더해질 것이다.
바로 그때.
“왔구나.”
헤라의 눈이 이채를 그렸다.
헤라는 이로써 헤라클이 제우스의 품에 갈 것을 알았다.
자신이 원하던 방향은 아니었으나 그 빌어먹을 군신이란 놈에게 엿을 먹일 수 있어 다행이었다.
헤라클은 실망할 거다.
열 배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그가 결국 포기하고 돌아가는 걸 보며.
헤라는 더한 짓도 했다.
“네 입에서 제우스를 섬긴다는 말이 나올 때까지.”
헤라가 꺼내 든 것은 절망 어린 비명의 채찍이다.
이 채찍은 상대방의 고통을 극악적으로 끌어올리는 고문 도구다.
이것으로 헤라클의 입에서 제우스를 섬긴다는 말이 나올 때까지 휘두를 것이다.
헤라클은 믿었던 사내가 떠나가는 것을 볼 것이고 끊임없는 고통을 맛볼 것이다.
차아아악-!
헤라클의 몸에 채찍이 닿은 순간, 그는 살면서 느껴본 적 없는 절망적인 고통을 느꼈다.
억 하고 비명이 토해지려 했으나, 헤라클은 참아냈다.
그리고 헤라는 수정구를 꺼내 들었다.
수정구를 꺼내 들자 앞에 선 민혁이 보였다.
민혁이 올림푸스로부터 받은 초대장을 이용해 가신들을 소환하는 게 보였다.
그러나 곧, 그에게 열 배의 페널티를 감수해야 한다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가신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가신들은 들어오는 순간 죽음을 불사르는 고통을 느껴야 한다고 들은 듯했다.
그런데. 수정구 속 민혁이 말했다.
[도망칠 사람 있나?] [없습니다.] [가자.]“……!?”
너무도 쉽게 말하는 민혁을 보며 헤라는 당혹했다. 심지어 가신들의 반응이 더 가관이다.
곧바로 민혁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오는 가신들의 몸에 뜨거운 화염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그들의 입에서 신음이 나온다.
지옥의 불꽃보다 뜨거운 그것이 그들의 몸 곳곳을 태우고 있다.
그러나 어떻게 되어 먹은 정신력인지 그들이 계속 앞으로 걷는다.
온몸을 태우는 불꽃 속에서도 말이다.
헤라는 다급해졌다.
더 빠르게 더 강하게 헤라클을 채찍으로 후려치기 시작했다.
이에 기간스들도 합세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몽둥이를 들고 헤라클을 미친 듯이 두들겨댔다.
헤라가 외쳤다.
“어서 말해라, 제우스를 섬기겠노라. 저놈을 버리겠노라!”
헤라클은 온몸이 찢어질 듯 고통스러웠으나 대답하지 않았다.
급기야, 기간스의 몽둥이가 여러 번 헤라클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콰자자작-
콰자악-
콰콱-!
머리에서 피를 줄줄 흘리는 헤라클의 정신이 문득 혼미해졌다.
혼미해지는 정신 속에서도 헤라클은 하늘을 떠받들었다.
‘모두 미안하다…….’
그의 눈앞에 환상이 보였다. 자신이 죽인 아내와 아이들의 환상이었다.
흐릿하게 웃는 헤라클의 눈앞에서 스르르 그들이 흩어진다.
그러다 한 소년이 그의 눈앞에 환상이 되어 나타났다.
헤라클은 문득 과거 소년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헤라클. 나는 헤라클이 너무 좋다!
소년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과거의 헤라클도 그를 보며 웃었다.
소년이 말했다.
-헤라클, 검신 스승님께서 내게 말씀하신 게 있다. 가장 순수한 나는 누군가를 지키려 할 때 마지막 심검에 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셨다.
헤라클은 감탄했다.
-우와, 코니르 대단하다! 그럼 코니르가 나를 지켜주는 건가!?
-맞다! 코니르. 헤라클 어디에 있든 지킬 수 있다.
그러다 헤라클은 당시 코니르의 그 검술이 궁금해졌다.
-그 검술은 어떤 검술인가!?
헤라클의 질문에 코니르는 말했다.
-그 검술은…….
헤라클이 환상 속의 소년 코니르를 바라본다.
이윽고 그 환상이 스르르 흩어진다.
헤라가 펼쳐놓은 수정구 속 온몸이 타들어 가며 쓰러지기 시작하는 가신들이 헤라클의 눈에 들어왔다.
헤라클은 약속했다.
그가 위험에 빠졌을 때 내가 그를 지키겠노라.
코니르도 약속했다.
뜨거운 화마에 휩싸인 코니르.
쓰러지는 가신들 틈에서 유일하게 선 소년이 보이지 않는 검을 쥔다.
[화르르르르르르르륵-!]더 크게 타오르는 불꽃이 소년을 옭아매고 있다.
그러나 작은 미소를 짓고 있는 코니르.
[코니르. 약속했다……. 헤라클…… 어디에 있든…… 지킨다……!]헤라클이 중얼거렸다.
“저곳과 이곳의 거리가…… 얼마나 되더…… 라……?”
“30㎞.”
헤라는 비웃듯 답했다.
그에 헤라클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코니르.”
눈을 번뜩이는 헤라클이 수정구 속 코니르를 마주한다.
이윽고.
가이아 대륙, 그리고 기존 대륙 전체에 믿기지 않을 알림이 울려 퍼졌다.
[가장 위대한 검신이 심검의 마지막장을 완성시킵니다!]피이이이이이이잉-!
그 순간 주변에 있던 기간스들과 헤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의 울음을 들었다.
심검의 마지막 장.
“모두 베어버리거라.”
헤라클이 웃음 지었다.
그 순간 헤라는 볼 수 있었다.
자신이 쥐고 있던 민혁의 가신들을 불태우던 구슬이 반으로 쪼개지고 있었다.
그와 함께.
“아…….”
헤라의 왼팔이 잘려 나가 땅에 떨어지고 있다.
푸슈유유유육-!
그녀의 시야가 어지럽다.
주변을 돌아보는 그녀가 곧 볼 수 있었다.
90여 마리의 기간스들이 일제히 몸에서 피를 뿜어내고 있었다.
[만리검(萬里劍).]심검 마지막 장.
만리검(萬里劍).
그것이 30㎞ 밖에서 모든 적을 베어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