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329
밥만 먹고 레벨업 1330화
한 번씩 그런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입맛이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이들.
나쁜 이들은 아니다. 단지 눈치가 없고 조금 둔해 잘 모르는 자들이다.
노릇노릇 막 튀겨진 탕수육 위에, 헤파이스토스가 눈치 없이 탕수육 소스를 부었다.
기둥들이 분노했다.
악신 오블렌이 악신의 서 수백만 권을 소환했다.
[자네가 선을 넘었네. 나도 살인으로 선을 넘어볼까 하는데.]삶과 죽음의 주인. 루이스가 품에서 소멸부를 꺼내 들었다.
소멸부에 이름이 적힌 자. 소멸되어 세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소멸하라.”
그리고 아테네.
그녀의 순한 눈동자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태초의 신의 눈물을 보셨습니다.] [모든 스텟 0.1%가 상승합니다.]“……?”
민혁은 그저 이 상황이 우습고 재밌었다.
물론 민혁은 찍먹이든 부먹이든 상관없는 그냥 처먹파이기에 상관없었지만, 그들을 이해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미, 민혁아. 나 좀 구해줘. 내가 그렇게 잘못했…….”
“죽어 마땅해. 미안해. 헤파이스토스.”
“…….”
헤파이스토스는 진심으로 당황했다. 아테네가 슬픈 눈으로 소스에 적셔져 눅눅해져 가는 탕수육을 본다.
‘이러다 진짜 살인 일어나겠는데?’
민혁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 탕수육을 남겨둔바.
“모두 진정해요. 여기 소스가 안 뿌려진 탕수육도 있어요!”
[아이야…….]아테네가 민혁을 어미(?)의 따스한 미소로 바라본다.
[넌 정말 좋은 아이구나.] [태초의 신이 인정한 좋은 사람입니다.] [모든 스텟 0.2%가 상승합니다.]“……?”
감격한 아테네가 젓가락으로 드디어 그 탕수육을 집어 들었다.
복잡한 표정의 그녀가 작은 미소를 지으며 소스에 찍어 먹어보려 한다.
“잠깐. 아테네 님. 일단은 그냥 한번 먹어보세요.”
아테네는 먹는 자 민혁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았다.
천천히 그것을 씹어본다.
바삭-
막 튀겨 바삭거리는 녀석. 씹는 순간, 얇은 튀김옷을 지나 육즙이 흐르는 고기에 다다른다.
씹을 때마다 짭짤한 그 맛이 입안으로 번져 나간다.
자신도 모르게 작은 미소가 지어진다.
[아이야.] [넌 정말 훌륭한 아이구나.] [태초의 신이 인정한 훌륭한 사람입니다.] [모든 스텟 0.3%가 상승합니다.]“……?”
이번엔 소스에 푹 찍어봤다.
영롱한 빛깔을 띠는 음식이다.
입에 천천히 넣는 순간 달콤함이 먼저 느껴진다.
너무 깜짝 놀란 그녀가 입가를 막고야 말았다.
그리고 천천히 씹으며 눈을 감고 음미했다.
태초의 신의 음미란.
[어미가 아이를 위해 오랜 시간을 구하기 위해 노력한 달콤한 꿀과 같은 맛이로구나.] [바사삭거리는 식감은 아버지와 같은 단단함이요, 부드럽고 달콤함은 어머니 같은 포근함이니.]“……?”
[부모의 사랑이 이 탕수육이란 요리 하나에 담겼구나.]“……결론은 맛있다는 거죠?”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맞단다.]그녀가 빠르게 탕수육을 영접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민혁의 행동에 주목한다.
민혁은 랩에 싸놓은 짜장면을 그릇째로 들고 흔들며 비벼댔다.
랩을 벗겨낸 순간. 짜장면이 아주 훌륭하게 비벼졌다.
[아이야. 넌 정말 똑똑한 아이구나.] [태초의 신이 인정한 똑똑한 사람입니다.] [모든 스킬 숙련도가 10% 상승합니다.]“……?”
아테네도 따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삶과 죽음의 주인. 악신 오블렌도 모두 함께 그릇을 흔든다.
‘기둥도 사람과 다를 바 없구나.’
민혁도 식사를 시작한다.
그만큼은 전혀 다른 게 있다면 짬뽕과 짜장 한 그릇씩을 놓았다는 것.
아주 잘 비벼진 짜장면.
그것을 한입 크게 넣어본다.
“후루루루루룹!”
볼이 빵빵할 정도로 짜장면을 밀어 넣은 민혁이 단무지를 입에 쏘옥 넣고 씹는다.
아삭아삭-
맛있는 소리가 지나간다.
그러다 또 한입 크게 먹어주다 탕수육을 소스에 찍어 입에 넣는다.
바삭바삭-
‘짜장면에 탕수육 세트를 만든 사람은 노벨상을 줘야 하지 않을까?’
우스꽝스러운 생각을 하던 민혁이 문득 속이 느끼해지는 것을 느낀다.
이때 얼큰한 국물이 필요하다.
그릇째로 들어 짬뽕 국물을 한가득 취해준다.
“커허.”
얼큰함에 감탄이 나온다.
짬뽕에 가득 들어 있는 오징어, 양파가 보인다.
그것과 면을 함께 가득 집어 후루루룹 입에 넣는다.
‘난 이 조합이 좋더라.’
생양파를 춘장에 푹 찍어 입에 넣어 씹는다.
아삭-
어느새 민혁이 뚝딱 하고 식사를 끝마쳤다.
아테네를 돌아보자 그녀 또한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이야.] [그대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 [태초의 신이 인정한 대단한 사람입니다.] [모든 스텟 0.2%를 획득합니다.]“……?”
민혁은 그녀의 새로운 면모를 보는 것 같아 즐거웠다.
또 민혁은 퀘스트 첫 번째 회동이 생성되었던바.
[퀘스트: 첫 번째 회동이 종료됩니다.] [첫 번째 회동에서 요리로 두각을 드러내셨습니다.] [모든 스텟 2를 획득합니다.]중국요리를 만들어준 거치고 괜찮은 보상이다.
[아테네와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특히나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아테네가 작은 미소를 지으며 민혁을 바라보고 있다.
[또 보자꾸나.] [첫 번째 회동이 종료됩니다.]민혁이 천외제국으로 돌아갔다.
* * *
루바와 심사관들이 폐기당하지 않기 위해 내달리고 있었다.
이미 카오스가 보낸 추격대가 따라붙었다.
심사관들은 계속하여 바뀌어왔다.
이제껏 루바는 심사관들이 규칙적으로 바뀐 이유를 그저 그들의 안락을 위해서라고 생각했었다.
‘기억이 깨어나려고 하면 그때마다 폐기해 왔던 건가?’
폐기되었던 심사관들은 언제든 다시 카오스의 손끝에서 부려질 수 있는 듯하다.
‘이야기는 들어왔다.’
그런 심사관들 중에서 카오스가 끔찍이도 아꼈던 심사관이 있다고.
‘제아스.’
제아스가 심사관으로 활동하던 시절 헬레냐와 악신이 태어났다.
무기의 주인 파브로도 그의 심사 끝에 깨어났다 들었다.
매섭게 추격해 오는 놈의 속도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다.
“어떻게 수백 킬로미터를!”
이렇게 빠르게 좁힌단 말인가.
루바는 곧 드러난 제국을 볼 수 있었다.
그저 우연인지, 발걸음이 그를 이곳에 인도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우회할 순 없었다.
돌아서는 순간 곧바로 따라 잡힌다.
루바가 심사관들과 빠르게 천외제국으로 숨어들었다.
* * *
천외제국으로 복귀한 민혁은 헤파이스토스와 대화 중이었다.
“설계도를 만드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야. 나는 대장장이이지 설계하는 자는 아니니까.”
물론 둘 모두 잘하는 경우도 많지만, 헤파이스토스는 제작에 뛰어난 자이다.
오로지 그에 특화되어 있다.
가장 위대한 무기를 따라잡는 무기를 만들고자 하는 헤파이스토스는, 그게 쉬운 일이 아님을 알았다.
“설계도를 만들어내는 데 천부적인 힘을 가진 자들이 있다고 들었다. 그들의 도움만 받을 수 있어도 좋을 텐데. 혹시 알고 있는 자가 있을까?”
민혁은 헤파이스토스의 말에 깊게 생각해 봤다.
가장 위대한 무기의 제작자 레오.
그의 도움은 받을 수 없다.
초월자 넥. 그의 도움도 받기 쉽지 않아 보인다.
넥도 제작을 잘하는 대장장이이지 설계도를 잘 보는 대장장이는 아니었다.
있다면 딱 두 사람이다.
바로 만능손 로카더와 심사관 로이어다.
‘로카더의 도움받는 것도 사실 쉬운 일은 아니지.’
로카더는 기둥이었고 지금은 이끄는 자들의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
자신이 그의 은인은 맞으나, 밥 먹듯이 그의 도움을 받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것은 아테네가 걸어놓은 제약 때문이었다.
로카더가 만약 자신 마음대로 그 모든 힘을 남용한다면 균형은 어그러질 테니까.
그리고 심사관 중 하나인 로이어.
루바와 함께 왔던 이 중 하나인데 손재주에 관련한 자들을 심사한다고 하였다.
‘아티팩트에 대한 이해도도 무척 높았던 것으로 안다.’
넥에게 패배했지만 그가 가진 힘은 결코 작지 않다.
대장장이 능력으로 진 것이지, 꿰뚫어 보고 설계하는 것은 뛰어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로이어도 쉽지 않다.
‘심사관들은 남을 도울 수 있는 일은 하지 못한다.’
민혁도 루바를 손자로 두게 되었긴 하나 딱히 그로 인해 이로운 점은 없을 거다.
그러다 어떤 생각이 든다.
‘면밀히 따져보면 심사관들을 하나같이 대단한 자들이란 말이지.’
일단 루바.
뛰어난 검술을 구사하며 봉인을 완전히 해지한 그가, 어느 정도의 힘을 가졌을지 가늠되지 않는다.
그다음에 로이어.
아티팩트나 스킬, 손재주와 관련한 것에 대한 힘을 얼마만큼 가진지도 알 수 없다.
또 알샤드.
‘상대방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자격을 볼 수 있는 자. 또 정신계 마법이 극한까지 오른 자라고 할 수 있지.’
그들은 모두 초월자에게 패했다.
하지만 확실히 해야 하는 것은 그들이 초월자였기 때문이다.
애초에 인간과 다른 육체를 가진 자들이다.
민혁은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초월자들은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
그것이 민혁이 간파한 진실이었다.
그러한 것을 감안했을 때, 어쩌면 잠재능력 자체는 심사관들이 더 높을지 모른다.
‘어차피 못 먹는 떡이긴 하지만.’
민혁은 쓴웃음을 지었다.
“당장 생각나는 사람은 없…….”
그때 문이 거칠게 열렸다.
민혁이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루바가 거친 숨을 할딱이고 있었다. 그 옆에 다른 심사관들도 함께였다.
“도와줘.”
“……?”
갑자기 들어온 루바는 그에게 자초지종을 듣기 시작했다.
‘카오스도 결국 상종 못 할 종자군.’
한 생명체를 폐기라 칭한다는 건 굉장히 껄끄러운 일이다.
그들의 소멸 이유가 굉장히 웃겼다.
‘과거의 기억을 찾기 시작해서라.’
쓸모없어지자 폐기해 버리는 거다.
“도와줄 순 없을 것 같다.”
루바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민혁은 황당한 기운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가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정도의 사이인가?”
물론 루바는 회동장에서의 일로 민혁의 손자가 되었다.
그러나 말뿐인 손자였으며 루바와 자신은 분명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거다.
그저 루바는 지금 지푸라기라도 잡기 위한 심정으로 이곳에 온 셈이다.
루바는 민혁의 표정에서 망연한 웃음을 지었다.
“넌 정이 너무 많군. 말과 행동이 따로 놀아.”
민혁의 표정은 복잡함에 가득해 보였다.
방금 전 그의 목소리는 매몰찼으나 표정은 아니다.
폐기라는 것에서 오는 껄끄러움이 드러난 듯하다.
“명분이 없다. 내가 너희들을 지켜야 할 명분이.”
천외제국에 큰 피해가 올 수도 있는 일이다.
또 카오스와 심사관들의 일에 자신이 마음대로 개입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심사관들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존재하지. 바로 사람을 살해할 수 없다는 거다.”
피해는 입힐 수 있으나 불가능하다.
“……내가 너에게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알겠다.”
루바가 돌아서 밖으로 나섰다.
그런 그의 뒷모습을 보며 민혁도 알 수 없는 씁쓸함을 느낀다.
한참이나 바라보다 배웅이라도 해주기 위해 뒤따라 나섰다.
* * *
특별유저관리팀.
이민화가 이제 막 천외제국에 입구 쪽에 다다른 제아스와 심사관들을 보았다.
약 스물에 이르는 과거의 심사관들은 하나같이 강한 자들이다.
“과거 심사관들이 들이닥쳤을 때와 지금의 천외제국은 많은 변화가 있었네요.”
이민화의 말에 박 팀장이 동감했다.
“민혁은 기둥이 되었고 헤파이스토스란 엄청난 대장장이도 생겨났지, 심지어 악신이 완전히 깨어났으며 검신은 새로운 경지에 이르렀어. 밴이나 다른 가신들의 수준도 훨씬 뛰어나졌고.”
과거엔 초월자들이 있었기에 심사관들이 개 패듯이 맞은 거다.
하지만 이젠 다르다.
천외제국이 가진 힘만으로도 심사관들과 대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심지어 필립이 여관에서 자고 있기까지 하네?”
제아스 심사관과 다른 심사관들은 과거 루바 때와 다를 바 없는 표정을 짓고 있다.
이 허접한 제국은 뭐지? 란 표정.
그들은 쫓기 위해 급히 만들어졌고 천외제국에 대한 정보는 일절 몰랐다.
“흘러가는 상황을 보면 충돌은 없겠네요.”
“아마 그러겠지?”
모니터 속 민혁의 말처럼 그는 명분 없이 움직이지 않으니까.
* * *
루바는 천외제국을 벗어나기 위해 빠르게 걸음하고 있다.
예전의 창신 밴이란 자도, 검신 코니르도, 그 외의 무수히 많은 가신들도 자신들을 공격하지 않고 뒤따랐다.
결국 무단으로 들어온 자신들을 밖으로 잘 나서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리라.
그때 하필 입구 쪽에서 제아스를 비롯한 심사관들과 마주쳤다.
“순순히 가지.”
제아스는 그저 저들의 폐기처분을 위해 다시 태어난바.
카오스께선 저들을 폐기처분하고 나면 다시 자신을 심사관으로 채택하시겠다고 했다.
제아스에겐 즐거운 일이다.
그런데.
“물러나십시오.”
“신분을 밝히지 않은 자 천외제국에 들어갈 수 없소!”
응?
루바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쟤네 내가 팔이랑 다리 부러트렸던 애들인데?’
제아스는 벌레 같은 놈들이 자신을 막아서자 눈살을 찌푸렸다.
그들이 창대를 들이대자 제아스가 귀찮다는 듯 팔 하나를 부러트렸다.
콰직!
“응? 나 팔 부러졌네?”
덜렁거리는 팔을 보며 한 경비병은 너무 익숙한 일이라 태연했다.
제아스는 곧 다른 경비병의 다리를 부러트렸다.
“우앙…… 나 다리 부러졌다아. 아팡.”
“……?”
제아스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뭐지? 이 이상한 애들은?
루바의 입꼬리가 쭈욱 올라갔다.
“이 나쁜 놈들이!? 감히 우리 천외제국 경비병들의 팔과 다리를 부러트려!?”
“뭔 소리냐? 고작 경비병들 팔이랑 다리 부러트렸…….”
과거 루바도 비슷한 발언을 했던바.
“고오자아아아악!? 우리 소중한(?) 경비병들 팔다리 부러트려 놓고 고자아아악!?”
제아스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벌레 새끼들 팔, 다리 부러트렸다고 호들갑 떨지 마라. 시간 끄는 거냐?”
그때.
루바를 배웅해 주기 위해 왔던 민혁도 현 상황을 본바.
“벌레?”
“……그댄 또 뭐지?”
제아스는 피곤해졌다. 꺼지라는 제스처로 손을 휘휘 휘두르며 미간을 꾹꾹 눌렀다.
민혁이 차갑게 말했다.
“야, 뒈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