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28
밥만 먹고 레벨업 229화
코루는 평소보다 심각한 표정이었다. 그는 텅텅 비어버린 떡 상자를 보고 다소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그를 보며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모시겠습니다.”
심각한 표정의 코루!
민혁은 자신이 중역죄인이 된 것 같았다. 아아 좋은 일을 하고도 나쁜 사람 취급을 받는구나.
고개를 푹 숙인 민혁.
‘흑…… 그래도 떡은 맛있었어…….’
그는 엄벌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심지어 앞의 코루는 무척 강한 사내였다.
민혁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게 아테네교의 처단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코루가 비둘기 한 마리를 띄웠다.
퍼드드드득!
* * *
대한민국 성기사 랭킹 1위 라파엘.
그는 아테네교로 발걸음 하고 있었다.
‘바로 오늘이 로이나가 아테네교 행차 기도를 올리는 날이군.’
로이나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날이다. 많은 유저들이 그녀를 보기 위해 귀신처럼 몰려들 것이다.
그리고 성기사 랭킹1위 라파엘.
그는 로이나에게 반했다.
고작 NPC에게 반했다는 게 이상했지만 그 정도로 로이나는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그리고 역시나 아테네교의 앞으로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려 있었다.
“성기사 랭킹 1위 라파엘이다!!!”
“와!”
하지만 그런 라파엘조차도 아테네교를 들어갈 때는 긴장된다.
그도 아테네교 일원이었지만 로이나는 그를 거의 벌레 보듯 한다.
하지만 그것이 그녀의 매력!
언젠간 그녀의 손끝이라도 스치겠다는 마음을 라파엘은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수천 명의 유저들이 모여있을 때였다. 갑자기 수백 명의 아테네교 사제들과 성기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앞으로 로이나가 나타났다.
“와……!”
“정말 아름다워!!”
“아테네뿐만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미녀!!”
“㈜즐거움 측에서도 로이나보다 아름다운 여인은 세상에 없을 것이라고 했지!”
유저들은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그리고 그녀는 걸음을 옮겼다.
라파엘의 고개가 그곳에 돌아갔다. 그곳에 마차 한 대가 멈춰섰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시무룩한 표정의 이방인으로 추정되는 사내와 기사단장이 내렸다.
“뭐지? 아테네교의 대역 죄인인가?”
“코루가 움직일 땐 로이나 호위가 아니면 아테네교 대역 죄인을 잡으러 갈 때 아니야?”
“맞네, 대역 죄인.”
유저들은 신기한 광경을 구경한다고 여겼다.
바로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일제히 모든 사제들과 성기사들. 그들이 작은 오차도 없이 모두 한쪽 무릎을 꿇었다.
“아테네교의 은인!! 민혁 형제님을 뵙습니다!!!”
“……!”
“……!”
“……!”
그 어떤 교보다 까다롭고 높은 신을 모시는 아테네교.
그리고 그 앞에서 천천히 정체모를 유저를 향해 걸어가는 로이나.
그녀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의 손을 붙잡고 손등에 입맞췄다.
그녀가 그 부드러운 입술을 열어 말했다.
“아테네교의 은인이신 민혁. 그리고 나 성녀 로이나. 영원히 당신을 존중하고 아낄 것을 맹세합니다.”
그리고 그녀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려 그를 보았다.
그녀의 볼에 발그스레한 홍조가 생겨났다. 그 모습을 본 유저들은 경악과 동시에 시기 질투했다.
“아, 안 돼……!”
“나, 나의 로이나!!”
“저 표정은 분명히……!”
“저놈은 도대체 뭐야!”
“내 기필코 가만두지 않겠어!”
만인의 여인 로이나를 강탈해 가려는 도둑놈!
“……?”
그리고 대역 죄인 민혁은 고개를 갸웃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 * *
세 시간 전.
교황의 기사 볼로크.
그는 교황청에서 민혁이 나갈 때 그의 표정이 화가 나 있자 고개를 갸웃했다.
“표정이 좋지 않으시군요.”
“네, 아주아주 기분이 나쁘네요.”
“왜 그러시죠?”
“세상에! 성녀 로이나 님이 저에게 떡만둣국을 주셔야 하는데, 그걸 안 해주셨지 뭐예요, 참! 어떻게 그럴 수 있죠?”
“…….”
볼로크는 말문을 잃었다.
성녀 로이나는 바라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절세의 미녀였다. 그런 미녀가 떡만둣국을 끓여주지 않아 화가 나 씩씩거리는 민혁.
‘지, 진짜 화가 엄청 난 것 같은데?’
거친 숨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씩씩거리는 민혁은 곧이어 마차를 불렀다.
“왜 굳이 저희들의 배웅을 받으시지 않으시고.”
“사실, 이 떡과 더 함께 있고 싶어서요.”
“…….”
이상한 사람이었다. 이 사람이 성자의 검을 뽑은 영웅이라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그가 마차를 타고 사라졌다.
그가 간 후, 볼로크는 평소처럼 업무를 진행했다. 그러다 2시간 뒤 업무를 진행하던 볼로크는 걸음을 멈췄다.
‘떡만둣국……?’
그가 걸음을 멈춘 이유는 하나였다. 그는 미간을 좁혔다.
‘그냥 떡만둣국이 아닐 진데?’
교황청은 특별하게도 ‘조랭이떡’을 이용해 떡만둣국을 끓인다. 한데, 앞에 중요한 조랭이라는 단어가 빠져 있었다.
그는 미간을 좁혔다. 그러고 보니 며칠전 이상한 일은 또 있었다.
교황 카루누가 아테네신을 ‘신의 뜻’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볼로크는 한 번도 카루누가 그런 표현을 하는 적을 본 적이 없었다.
평소라면 ‘신의 뜻’이 아니라 ‘그분의 뜻’이라고 했을 거다.
‘뭔가 이상해.’
요즘들어 기도실에서 몸을 빼지도 않는 그였다.
그는 무언가 이상함을 깨달았다. 그에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기도실.
그는 평소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감행했다. 작은 문틈 사이로 그 안을 바라봤다.
그리고 보았다.
카루누의 몸에서 빠져나온 검은 마기들이 악마의 형상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무어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벌컥!
“네놈!!!”
볼로크는 검을 빼들었다. 교황의 수호자 볼로크는 레벨 610이 넘는 어마어마한 실력자였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풀썩하고 교황이 쓰러졌다.
검은 마기에 의해 해골 모양으로 얼굴이 구축된 악마. 그는 뿔이 달려 있었다.
바로 베로스였다.
“재앙이 도래할 것이다…… 그리고……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이미…… 그 재앙은 그를 쫓아갔으니…… 크흐흐!”
“……!”
볼로크는 눈을 크게 떴다. 검은 마기가 허공에 흩어져 사라졌다.
재앙? 그를 쫓아갔다?
“떠, 떡……!!”
카루누는 아테네교에 선물할 떡을 자신이 직접 빚고 만드는데 마지막에 일조했다.
카루누는 요리의 ‘요’자도 모른다.
그런데 갑자기 그에 손댄다고 해서 의아했다.
“미, 민혁 님을 막아야 해!!”
하지만 그가 떠난지는 벌써 두 시간째.
이미 아테네교에 도달했을 것이다.
그리고 모두 먹었을지도 모른다.
다리에 힘이 풀린 볼로크는 주저앉았다.
‘비, 빌어먹을……!’
그리고 그시각. 민혁은 맛있는 떡을 먹고 있던 때였다.
* * *
로이나는 앞에 있는 어리둥절해 하는 민혁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기사단장 볼로크가 띄운 비둘기를 통해 보낸 서신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었다.
[민혁 님께서 먼저 낌새를 눈치채시고 우리 아테네교를 구원하시기 위해 모든 떡을 먹으셨습니다. 그는 성자의 검을 통해 내려오는 전설처럼 저희를 위기에서 구해낸 것입니다.]로이나는 놀랐다.
그는 예의 하나는 바른 인물이었다. 떡이 먹고 싶어서 먹었다?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렇다면? 그는 자신들보다 더 빠르게 그 낌새를 눈치챈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 여파가 자신들에게 향하기 전에 떡을 먹어버린 것이다.
그는 일부러 교황청과 아테네교 사이에 이어진 워프진도 사용하지 않았다.
로이나가 입을 열었다.
“교황의 수호자 볼로크 경에게 들었습니다. 당신은 일부러 그 떡을 들고 워프진이 아닌, 마차를 타고 달렸죠.”
“……?”
민혁은 역시 의아했다.
‘마차를 타고 가면서 그 온기를 느끼고 싶다고 분명히 볼로크 님께 말했는데?’
그에 로이나가 말했다.
“당신은 받는 순간 알고 있었던 거죠! 그것은 재앙이었기에 혼자서 그 마차를 타고 가서 아테네교와 갈수록 멀어진 것입니다. 우리를, 이 아테네교를 구하기 위해!”
로이나의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아, 아닌데…… 진짜 떡의 온기를 느끼고 싶어서인데.’
“또한! 당신은 우리를 구하기 위해 해치울 방법을 연구했지만, 그 떡을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랬기에 당신은…….”
결국, 로이나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흘렀다.
“희생하였습니다. 떡을 먹어 그 존재를 지운 것이죠. 이방인들은 아테네 신의 축복을 받아 불멸한 삶을 사는 존재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얼마나 괴로우셨습니까, 얼마나 아프셨습니까!”
로이나가 팔을 떨며 천천히 그 손을 쥐었다.
그리고 민혁은 왠지 여기에서 떡이 먹고 싶어서 그랬다고 하면 안 될 것 같았기에 말했다.
“제가 그 떡을 무찌르는 데 성공했습니다. 정말 힘들고 아팠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먹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아아아아아아!”
로이나를 비롯한 사제, 성기사들이 일제히 그가 일구어낸 업적에 탄식을 흘렸다.
“……!”
“……!”
“……!”
그리고 민혁은 생각했다.
나이쓰! 떡도 먹고 아테네교의 환심도 사고 일석이조였다.
감격한 로이나의 눈에서 쉴 새 없이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 * *
악마 숭배자 카른.
악마 숭배자들은 세계 곳곳에 있으며 모두 믿는 존재들이 다르다.
악마 군주 중에서 그 체제는 세 개로 나뉜다.
첫 번째 악마 군주 베로스.
두 번째 악마 군주 고락.
세 번째 악마 군주 그레모리.
그리고 카른은 그중에서 베로스를 숭배하는 이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극강팔인 중 네 번째에 해당하는 이였으며 그러던 중에 베로스의 부름을 받아 그의 숭배자가 된 이였다.
카른은 본래 베로스로부터 마기를 받아 마기를 신성력으로 일시적 전환시킬 수 있는 힘을 부여받았다.
그를 이용해 성자의 검을 움직여, 자연스레 베로스를 만나고 저주가 가득 담긴 떡을 아테네교에 전달하려 했다.
하지만 갑자기 모든 일이 한 이방인에 의해 틀어졌다는 거다.
그에 어찌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악마 베로스의 음성이 들려왔다.
[나는 일부러 아테네교에 내 존재를 들킨 척을 할 것이다. 만약 떡과 포도주를 이용해 아테네교를 저주에 물들이지 못할 시, 너에게 일시적으로 나의 힘을 나눠주겠다. 아마도 아테네교의 사제들은 나로 인해 교황청으로 몰릴 것이다. 그때 너는 로이나를 죽여라.]그와 함께 카른에게로부터 한 장의 양피지와 검은 액체가 출렁거리는 병이 나타났다.
그는 곧바로 확인해 봤다.
[베로스의 공간왜곡의 양피지.]공간 왜곡의 양피지는 간단했다. 반경 10m 내에 있는 공간에 결계를 침으로써 결계 바깥의 모든 사람의 진입을 막는 것이었다.
지속시간은 1시간.
그리고 검은 액체가 출렁거리는 병.
그를 확인한 카른은 놀랐다.
‘이 액체를 마시면…….’
일시적으로 자신의 모든 스텟이 마기의 영향을 받아 30%이상이 상승한다.
즉, 가뜩이나 극강팔인 네 번째에 해당하여 무척이나 강력한 그가 더더욱 강해진다는 거였다.
그리고 결국 떡을 통해 아테네교를 지옥으로 만드는 것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리고 바로 지금 카른의 고개가 돌아갔다.
그곳에 보였다.
요리사라는 이방인에게 아테네교는 예의를 차렸다, 심지어 로이나마저.
로이나의 행차가 시작되었고 그 이방인과 로이나는 순백의 말들이 끄는 화려한 마차 안에 함께 있었다.
심지어 로이나를 곁에서 보필하는 성기사 단장도 10m 범위 안에 있었다.
실질적으로 성기사 단장 코루만 제거한다면 로이나를 죽일 수 있었다.
성녀라는 이름과 버프 능력을 제외하면 로이나는 약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지금이 기회군.’
퐁!
그는 단숨에 병의 마개를 땄다.
그리고.
벌컥벌컥-
들이켜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