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319
밥만 먹고 레벨업 320화
레전드 길드원들과 민혁이 함께 앉아 있었다.
민혁은 지니의 말을 듣고 다소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내가 길드 마스터를……?”
민혁은 그 말을 듣고 지니와 길드원들을 보았다.
이미 그들은 결정을 내린 모습이었다. 하지만 민혁에게는 작은 우려가 존재했다.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그것은 작은 불안감이었고 또 미안함 때문이었다. 본래 레전드 길드는 지니가 세운 길드였으니까.
하지만 지니가 말했다.
“너는 충분히 잘할 거야, 나는 믿어.”
지니가 본 민혁은 리더십이 분명히 있었다. 과거 중학교 시절 때만 보아도 그랬다.
물론 지금은 폭식 결여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긴 하였다.
그 때문에 먹거리에 의해 그곳에 치우치는 경향이 굉장히 컸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들이 어떻게든 잡으면 되는 부분이다.
사실, 회의에서 민혁이 길드 마스터가 된다는 것에 찬성 9표가 나왔으며 반대에 8표가 나왔었다.
거의 한 끗 차이였다.
하지만 레전드 길드원들이 아틀라스에 모두 복귀하였을 때, 반대의 8표도 전부 사라졌다.
거부표를 던졌던 크로우와 에이스도 민혁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혼자서 네 개의 전설들의 힘을 영지에 모두 적용시켰어…….’
‘우린 이로써 최고의 영지를 얻게 된 셈.’
그에 그들도 민혁을 믿고 따르는 것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곧 망설이는 민혁에게 지니가 말했다.
“그리고 네가 길드 마스터가 된다면 우리 레전드 길드가 날개를 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날개?”
민혁이 질문했지만 지니는 작은 웃음만 지었다. 로크와 칸, 다른 길드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단지, 지니는 묵묵히 그를 보다가 말했다.
“우린 이제 길드를 확장시켜야 하니까.”
레전드 길드는 더 이상 소수정예가 될 수 없다. 현재 레전드 길드의 순위는 약 12위권 정도였다.
소수정예였기에 다른 길드보다 길드 경험치나, 길드 레벨 자체도 적은 편에 속했기에 당연했다.
아니, 어쩌면 소수 인원으로 12위권을 유지하는 것도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확장시킨다는 말을 했던 지니는 민혁을 보았다.
‘너의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그 힘. 나는 누구보다 더 잘 알아.’
예전에 헤이즈가 지니에게 말했다. 왕국이 되기 위해선 민혁이 마스터가 되어야 한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민혁은 가만히 있어도 다른 사람을 끌어모으는 힘을 가졌다.
지금 당장 메이웨이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새롭게 길드를 시작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완전히 네가 새로운 주인이 된 것을 알려야 하니까.”
민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레전드 길드는 들고 싶은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정말 강자 중에서는 많이 없는 편이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강자들이 레전드 길드에 들어오게 된다면 그들이 길드 내에서 펼칠 수 있는 영향력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레전드 길드 안에서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느니, 다른 곳에서 높은 곳에 서겠다는 생각을 가진 유저들이 많다는 것.
반대로 혼자 플레이하는 걸 즐기는 유저들, 그 외의 민혁과 친분을 쌓았고 그와 함께하고 싶은 이들은 자신들이 강자여도 많이들 찾아올 것이다.
그에 따라 ‘레전드’라는 이름을 벗고 새로운 이름으로 도약한다.
“혹시 원하는 길드 명 있어?”
그 말에 민혁은 곰곰이 생각했다. 그 생각이 3분 넘게 이어졌고 길드원들은 차분히 기다려줬다.
“맛동산……?”
“…….”
“…….”
“…….”
모두가 침묵했다. 세상에 저런 작명 센스라니!
‘아, 맞아. 민혁이 작명 고자였지…….’
예전에 민혁이의 FPS 게임 닉네임이 샷빨왕 민혁이었다.
또 던전에 들어가서 캐릭터를 키우는 게임에선 던전왕 민혁이었다.
그렇다. 민혁이도 못하는 게 있었다. 바로 이름 짓는 것!
“그럼 먹고 죽어 길드?”
“…….”
“…….”
다시 한번 정적이 지나갔다.
“그 우리하고 조율 좀 하고 할까……?”
그때, 한 소년이 말했다.
“왜 좋은데?”
바로 에이스였다. 모든 길드원이 에이스를 동시에 돌아보며 노려봤다.
“벼, 별론가?”
그리고 그들은 새로운 길드 명을 짓는데 하루를 꼬박 지새웠다.
* * *
대한민국의 아테네 커뮤니티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길드 랭킹에서 갑자기 레전드 길드 사라졌던데, 무슨 이유인지 아시는 분?] [어? 그러게요. 레전드 길드 갑자기 사라졌네요? 길드 내에 무슨 일 생겨서 해체됐나? 하긴, 워낙 강자들인지라. 해체해서 다른 데 가도 잘 먹고 잘살긴 할 듯.] [히야, 우리나라 정예 길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건가?]그런 의문을 품을 때, 유저들이 지니가 공표한 게시글을 보게 되었다.
[어? 지니가 식신한테 길드 마스터 권한 위임했다고 하는데요?] [컥? 실화임? 식신이 이제 레전드 길드 이끈다고?] [글 보니까, 이제 이름이 레전드 길드가 아닌 것 같네요. 오늘 오후 5시에 새로운 길드 명으로 등록한다고 하니, 그때 확인해 보면 될 듯요.]많은 유저들은 궁금해했다. 과연 레전드 길드가 지은 새로운 이름은 무엇일까?
또한, 길드가 길드 명을 바꾼다는 의미는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기존에 존재했던 길드 랭킹까지 버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모든 유저들은 5시까지 학수고대했다가 아테네 공식 홈페이지의 길드창에서 떠오르는 문구를 보았다.
[민혁 님께서 새로운 길드를 창설하셨습니다.] [오오오오! 드디어!!] [길드 명 뭐지!?] [키햐, 식신님의 길드면 최소한 ‘레전드’ 길드만큼 간지 나겠죠?]그들은 검색창에 길드 마스터 검색 부분에 ‘민혁’이라고 검색해 봤다.
그러자 길드 명이 떠올랐다.
[길드명: 먹자교. 길드 마스터: 민혁. 부 길드 마스터: 지니. 길드원 총 19명.]“……?”
“……?”
“……?”
“……?”
그날, 많은 아테네 국민은 의아해했다.
그렇다. 레전드 길드 안에서도 딱히 이름을 잘 짓는 유저는 없었던 것이다.
레전드 길드라는 간드러진 이름이 나왔던 이유는 사람들이 ‘레전드, 레전드.’거렸기 때문.
사실 지니의 과거 게임 닉네임도 ‘불꽃사수 지니’였으며 로크의 닉네임은 ‘강철총 로크’ 석태의 닉네임은 ‘석태님멋져’였던 것이다.
그리고 어떠한 유저의 댓글이 빠르게 베스트 댓글로 치고 올라왔다.
[길드 명 각인은 확실히 됐다…….]한 번 들으면 잊어버리진 않을 것 같은 길드 명이긴 했다.
* * *
아틀라스에서 병사들 훈련을 도맡아 하게 된 크로세우.
그는 아틀라스의 주인인 민혁에게 말했다.
“현재 이 안의 병력을 훈련시킬 수 있는 사람들을 불러주시겠습니까? 기존에 있던 바할라의 교관들이요.”
이는 간단했다.
크로세우가 검과 방패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는 했다지만, 아틀라스 영지 내의 병력은 총 200명.
그리고 바할라 영토에서 이주해 올 병력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민혁이 아틀라스 영지의 주인이 되면서 추가 보상으로 그 외의 700명의 병력도 얻게 되었다.
이 700명의 병력은 ‘죽음의 부대’의 200명의 병력과 달랐다.
죽음의 부대의 병력보단 약하지만, 또 다른 영지의 기본 병사들보단 강했다.
그 때문에 그들을 훈련시켜야 했는데, 크로세우에게 있는 시간은 고작해야 한 달.
그동안 전문적으로 훈련시키기 힘이 들었다.
심지어 1달 동안 병력 경험치가 ×2배가 되니, 더 빠르게 박차를 가해야 할 터.
그에 민혁이 물었다.
“어떠어떠한 것을 가르칠 겁니까?”
“검술, 창술, 기마, 활술, 전략전술 등입니다.”
“호오, 아주 적당한 자들이 바할라 영토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 답을 들은 크로세우는 내심 기대했다.
그리고 바할라 영토에서 거주하던 이들 중 반절 이상이 아틀라스로 이주해왔다.
또한, 병력도 상당수 넘어왔다.
그리고 크로세우는 이상한 노인을 보았다.
“자라나라 머리머리!”
검은 머리카락을 태리우스처럼 기른 노인이 빗으로 머리를 두들겨 대며 말한다.
그리고 커피를 내려서 민혁에게 건넨다.
“영주님, 커피 한잔 들이키시죠.”
“아, 고마워요. 밴 어르신. 키햐!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아주 끝내주네요.”
“후후후후.”
“근데 머리가…….”
“멋지죠?”
사실 멋지지 않았다. 60세는 더 넘어 보이는 노인이 검은 머리카락을 태리우스처럼 기르고 있다고 생각해 봐라.
그리고 민혁은 커피를 그 자리에서 서른 잔을 원샷했다.
그리고 그때, 이번엔 한 아프리카 소년이 나타났다.
그가 설거짓거리들을 향해 양손을 뻗었다.
“신의 설거지!!”
[신의 설거지] [신이 내린 설거지의 기술! 물 없이도 설거지가 가능하며 허공 위에 떠오른 접시나 컵 등의 이물질들이 말끔히 씻겨나갑니다.]“후후후!”
그러면서 아프리카 소년은 고무장갑을 벗고는 갑자기 단팥빵 하나를 꺼내서 입에 와앙 하고 베어 물고는 감동에 벅차오르는 표정이다.
“마, 맛있어…….”
그리고 눈시울을 붉혔다.
“…….”
크로세우는 말문을 잃었다.
그리고 한 사내가 나타났다.
“저도 커피 한 잔 주시죠.”
“아, 탈모르 왔나?”
그는 리코더를 들고 있는 사내였다. 사내는 무언가 악보를 보고 있었다.
“호오, 새로운 리코더 연주를 연습 중인가 보군, 이번 곡은 뭔가?”
“나비야입니다.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 노랑나비, 흰나비 춤을 추며 오너라~”
“오, 아주 멋질 것 같군.”
그리고 그들 틈에 서 있던 코니르.
그가 갑자기 눈시울을 붉혔다.
“코, 코니르!! 아름다운 노랫소리에 눈물이 날 것 같다!! 코니르 감동했다!!!”
‘아, 아니, 나비야를 듣고 어떻게 하면 감동할 수 있는 거지?’
크로세우는 이들의 정체를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
설거지의 신과 커피의 달인, 그리고 리코더 연주자, 나비야 노래에 감동해 울먹이는 소년이라?
그러다 문득 크로세우가 민혁에게 물었다.
“영주님, 전에 말씀하셨던 창술, 궁술, 검술 등을 가르치실 교관님들은 어디 계십니까?”
“예? 여기 계시지 않습니까. 소개해드릴게요. 창술을 가르치실 밴 어르신, 검술을 가르칠 코니르와 코루 경, 궁술을 가르칠 루트 님, 기마를 가르칠 카이스트라입니다.”
“…….”
크로세우는 말문을 잃었다.
‘이 사람들이……?’
이런 말 하면 안 되지만 기대감이라고는 눈곱만큼도 들지 않았다.
노인은 힘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툭 건드리면 쓰러질 것 같다.
또한, 리코더를 분 사내와 어린 소년이 검술을 가르친다고 한다.
‘도대체 영지가 어떻게 돌아갔던 거지?’
바할라 영토라는 곳이 어찌 운영되었는지 궁금해질 지경이었다.
하지만 크로세우는 싫은 내색을 보일 수 없었다.
‘일주일. 죽음의 부대원들을 데리고 일주일 동안 특훈을 다녀와야 하니…….’
죽음의 부대는 아틀라스의 핵심 병력이다.
특훈 기간 동안 이들에게 할당량을 주는 거다.
“일주일 동안 병사들의 레벨을 지금보다 4 정도 상승시킬 수 있겠습니까?”
“어렵지 않군.”
노인 밴이 머리를 빗으며 말했다.
그리고 코니르와 코루가 답했다.
“코니르!! 병사들 훈련시킨다!! 우와!!”
“뭐, 리코더 불 시간도 부족하지만 해보도록 하죠. 참, 크로세우 경이라고 하셨던가요? 머리숱이 좀 부족하신 것 같은데. 저에게 돈을 좀 주신다면 제가 기도를 올려보죠.”
“저는 기마병들을 열심히 훈련시키죠! 아참, 식사 후 나오는 설거지는 전부 제 몫입니다. 후후후!”
크로세우는 만약 이들이 4레벨 상승을 시키지 못하면, 아예 훈련을 못 시키게 막을 생각이었다.
아니, 사실 기대도 안 했다.
그리고 그때.
“민혁 님, 이번엔 무슨 요리를 해주시나요?”
“궁중 떡볶이입니다.”
“와. 그럼 저는 무슨 재료를 가져다드릴까요?”
“음, 거대 독수리의 둥지에 있는 독수리 알을 가져와 주시죠.”
독수리 알!
자그마치 S등급에 해당하는 요리재료! 맛 또한 출중하다 알려져 있다.
한데, 그곳에는 아주 강력한 몬스터들이 득실거리는 지옥이라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어지간한 랭커들도 가지 않는 곳.
“저 누구보다 빠르게, 누구보다 열심히 다녀올게요!!”
그렇게 말하면서 아름다운 여인이 바람처럼 달려갔다.
그 모습이 흡사 빵을 사러 달리는 모습 같았다. 그녀는 세계 랭킹 1위 메이웨이였다.
그리고 민혁이 흐흐하고 웃었다.
“흐흐,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는 격이로다.”
그리고 그 틈에 선 크로세우.
갑자기 전대 식신님이 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크로세우가 있는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아틀라스에 기적이 펼쳐질 것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