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419
밥만 먹고 레벨업 420화
강민후 회장.
그는 분명 좋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좋은 사람이었지, 바보 같은 사람은 아니었다.
자신과 그 가족, 혹은 일화그룹을 건드렸으면 철저히 응징하며 짓밟는다.
“내 운영방식에 대해서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지, 회장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많아.”
이진성의 눈동자가 벌벌 떨린다. 서리가 끼도록 차가운 그 목소리가 자신의 숨통을 조인다.
“사람들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 본성을 드러내는 이들이 있기 마련이지, 그렇네. 이로 인해 이제까지 나의 아군이 누구인지, 적군이 누구인지 구분해 왔다네.”
그렇다. 강민후의 청렴한 회장생활은 사람을 가릴 수 있는 힘을 주었다.
또한, 그가 빈틈을 보인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렇지만 틀렸다.
그는 작은 빈틈을 일부러 만들어내고 손을 뻗게 만든다.
그 틈으로 들어온 순간 그는 파리지옥처럼 덥석 물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진성은 자각했다.
‘왕 위의 왕…….’
그는 대한그룹 회장과 단 5분뿐이지만 마주 앉은 적이 있다.
그에게서 일반인이 범접할 수 없는 맹수의 느낌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이 앞의 순한 양이라고 생각했던 강민후 회장은 바로 그 맹수들의 정점에 선 호랑이 그 자체였다.
몸을 일으켜 나서는 강민후 회장을 보며 이진성은 후회할 수밖에 없었다.
* * *
사람들에게 질문한다.
우리나라 최고의 TV는 어디 브랜드인가?
답은 간단하게 나온다.
‘TV는 당연히 일화지!’
그렇다면 또 다른 질문.
휴대폰은?
‘당연히 일화.’
그럼 식품은?
‘식품도 당연히 일화 아입니까!’
그럼 건축은?
‘일화가 지은 건물 클라스! 캬~’
그리고 또 다른 질문.
TV나 휴대폰, 식품, 또는 건물을 선택했을 시 일화 다음으로는?
‘아쉽긴 하지만 대한그룹?’
그렇다. 항상 일화그룹 앞에 대한그룹은 뒷전에 위치해 있었다.
항상 만년 2위!
대한그룹 회장 엄진웅은 이제까지 자신의 적들을 숱하게 짓밟아왔다.
빼앗고 밟으며 이 자리에 서 왔다. 어제의 친구도 배신하던 게 바로 그라는 사람이다.
하지만 일화그룹만은 추락시킬 수 없었다.
하나의 거대한 산맥이 뒤쪽의 작은 산의 웅장함을 막아버리듯, 일화그룹은 그러한 존재였다.
그리고 이번의 일에 다시 한번 엄진웅은 일화그룹이 얼마나 단단한지 깨달았다.
그는 일화그룹의 그나마 빈틈을 찾아냈다.
바로 회장의 아들 강민혁이었다. 그리고 회장 강민후는 이제 후임을 두어야 할 때가 되어간다.
아무리 정정하다지만 결국에는 후임이 필요한 법이니까.
그리고 그 후계자가 강민후라는 왕의 핏줄이기를 원치 않았었고 공교롭게도 하나의 제보를 받았다.
폭식 결여증이라는 엄청난 희귀병!
결국엔 죽음에 이르는 병!
일화그룹 이사진들은 동요할 것이 분명하며 새로운 후계자들을 내세울 것이다.
그리고 결국에 일화그룹은 뒤처지겠지.
정말 큰 한 방이었다.
그런데, 일화그룹은 이를 딛고 일어섰다.
‘불치병을 딛고 일어서다니…….’
엄진웅은 치를 떨었다. 또한, 대기시켜두었던 기자들의 입을 막았다.
그는 폭식 결여증 발표 후, 민혁이 경기에 출전하면 그가 강민후 회장의 아들임을 폭로하려 했다.
지금도 은연중에 그러한 소문이 돌고 있으나 아테네:세계전에 묻혀버린 상태이다.
‘꼭 내 아들만은 다음 세대에서 일화그룹을 제쳐야만 한다.’
바로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회장 강민후였다.
[나일세.]짧고 굵었다. 그가 질문한다.
[꼭 그래야 했나?]“이곳이 어떠한 곳인지 아시지 않습니까. 다음 시대의 대한그룹은 대한민국 최고의 그룹일 겁니다.”
[그에 따라 나도 적절히 응수할 계획이네, 오늘 내 아들이 민혁이라는 기사가 나갈 거네.]“……!”
그 말을 듣는 순간 엄진웅의 동공이 커졌다. 그의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수, 숨기시려는 거 아니셨습니까?”
엄진웅이 기자들을 물린 이유는 간단하다.
만약 민혁이 폭식 결여증을 극복하지 못한 모습이었다면 일화그룹의 주가는 폭락했을 것이며 커다란 동요를 일으켜 치명타를 입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의 상황이 되었다. 민혁이 일화그룹 후계자임이 밝혀지면 주가는 폭등할 것이며 일화그룹은 더욱더 비상할 것이다.
그의 감동적인 성공 스토리, 또한 탄탄한 스펙과 아테네라는 또 다른 세계에서 최고의 랭커라는 사실에 의함이다.
“혀, 형님께선 자식을 이용해 그룹을 불리는 거 싫어하셨던 거 아닙니까?”
그에 엄진웅은 급한 마음에 말했다.
그에 강민후가 말했다.
[맞네, 그런데 내 아들이 원하더군.]그 말을 듣는 순간 알았다.
범의 새끼가 자라나 완전한 범이 되었다.
그리고 그 범이 자신을 공격한 자를 물어뜯으려 한다.
‘이, 이런……!’
엄진웅이 이내 침착해진다.
“아드님이 크게 활약하고 있으나 글쎄요. 그걸로 위협이 될까요?”
아테네는 이제 하나의 세상이 되었다.
게임이라고 보기에는 그것이 가지는 가치는 천문학적이다.
세계전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 라이트를 받은 자.
그리고 그것이 강민후 회장의 아들이라면 엄청난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하지만 아니라면? 회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진 못한다.
그에 강민후 회장이 말했다.
“…….”
그 순간 엄진웅은 묘한 패배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에 엄진웅은 그를 회피하기 위해 말한다.
“만약 실수라도 한 번 한다면 큰 타격을 입을 텐데요?”
그는 지금 어떤 말이라도 둘러대듯 뱉어내고 있다.
그에 민후가 말한다.
[자식이 실수 좀 하면 어떠한가? 아비가 되어 보듬어 주면 그뿐.]부들부들
급기야 엄진웅의 몸은 알 수 없는 패배감에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게, 게임만 하는 아들을 그렇게 아낀다는 겁니까? 아들 민혁이에게 후계자 교육은 안 시키십니까? 게임만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민후가 휴대폰 너머로 말한다.
[난 내 아들이 행복했으면 하네, 후계자가 설령 못 되면 어떤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자식이거늘. 그 녀석이 행복하면 그뿐 아니겠나?]패배감이 치욕으로 다가온다. 엄진웅은 그와 전혀 달랐다.
회장을 원치 않는 아들을 사지로 내몰며 재촉한다.
최고가 되어라, 모든 것을 해내라, 이 그룹을 이끌어라, 더 나아가 일화를 짓밟아라!
알고 있다. 자신의 아들은 하루하루 지옥 속에 살고 있다.
그때 강민후가 말한다.
[자네의 욕심에 아들을 사지로 내몰지 말게. 한 번쯤은 무엇이 아들을 위한 것인지 생각해보게. 이만 끊겠네.]통화가 끊어지고 엄진웅은 자신이 쥐고 있던 휴대폰을 던져버렸다.
콰지익
산산조각이 난 휴대폰을 보며 거친 숨을 헐떡였다. 그가 화나는 이유는 스스로도 알기 때문이다.
자신의 욕심이 아들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것, 아들이 회장이 되고 일화그룹을 제치라는 말이 얼마나 큰 무게가 되는지를.
하지만 강민후는 자신과 전혀 다른 유형의 사내였다.
“가, 강민혁이 이번 종목에서 활약할 것 같은가!?”
아테네의 가치는 천문학적. 최고의 아테네 전문가들이 대한그룹 내에 있다.
그들에게 질문하자 대답이 들려온다.
“지금 네임드 몬스터 사냥 분야에서 오히려 악수를 얻게 된 것이지 않을까 합니다.”
“디아블로와 과거 만난 적이 있다 하나 글쎄요. 또한, 강민혁을 무수히 많은 선수가 견제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는 이번 경기에서 활약하기 힘들 겁니다. 알렉산더, 켄라우헬. 그리고 몬스터 사냥의 신이라 불리는 중국의 사냥왕이 저 자리에 있습니다.”
엄진웅의 얼굴에 그제야 안심의 미소가 피어올랐다.
강민혁은 활약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야만 한다.
그가 활약하는 순간, 더 이상 대한그룹은 일화그룹을 쫓을 수도 없게 될 테니까.
하지만 그는 몰랐다.
그들의 말은 추측일 뿐이라는 것.
* * *
계획을 정한 민혁.
그는 켄라우헬을 비롯해 다른 타 랭커들이 거리를 벌리는 걸 볼 수 있었다.
“운 좋은 줄 알아라.”
켄라우헬이 으름장을 놓았다. 랭커들이 거리를 벌리는 이유 간단하다.
방금 전, 디아블로는 말도 안 되는 강한 힘을 내보였다.
디아블로와 민혁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추정.
그런 상태에서 민혁을 공격했다가 자신들이 디아블로의 공격을 받을지도 몰랐다.
그렇다. 이점 하나는 민혁에게는 이롭게 작용하는 것이다.
랭커들이 네임드 몬스터 사냥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중국의 사냥왕이 네임드 몬스터 한 마리를 단숨에 죽이고 앞서 나갑니다!] [디아블로는 우려와 다르게 미동도 하지 않고 있군요!] [말씀드리는 순간 알렉산더가 두 마리의 네임드 몬스터를 처치. 엄청납니다!] [네임드 몬스터는 계속해서 소환됩니다. 제한시간은 단 2시간. 그 시간 동안 우리의 눈은 한없이 즐겁겠군요.]그렇다. 해설자들을 비롯해 시청자들의 눈이 즐거워지고 있다.
랭커들은 단 몇 수를 부딪쳐봄으로써 네임드 몬스터의 특성, 약점, 공략법을 내다보며 그들을 사냥하고 있다.
일반 유저들이 생각할 수 없는 놀라운 방식이었고 이는 시청자들에게 공부가 되기에 초롱초롱 눈빛이 빛난다.
앞서나가는 것은 미국의 알렉산더와 중국의 사냥왕이다.
사냥왕은 애초에 몬스터 사냥 분야에서 세계 1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자이다.
스킬 자체가 그 몬스터를 분석하고 사냥하는 데 중점을 둔다 알려진다.
반대로 알렉산더. 그는 말 그대로 지존 그 자체다.
그리고 그사이.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민혁이 달리기 시작했다.
모든 선수의 이목이 그에게 집중된다. 자칫 그를 잘못 건드리면 자신들도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시선 속. 민혁은 디아블로를 향해 달리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앞에 마주 보고 섰다.
그리고 외친다.
“밥 먹고 합시다!!!”
둥근 배리어가 그와 디아블로를 감쌌다.
* * *
ATV의 김대국 PD.
그는 오늘 평창 올림픽 경기장 내로 왔다.
그는 디아블로와 민혁이 친분이 있다는 사실에 작게 기대하고 있었다.
그 이유 간단하다.
‘자극적인 방송’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테네 측에선 똥줄이 탈 테지만 방송국에선 환영한다.
때문에 민혁이 일반적인 방식이 아닌, 새로운 전략을 펼치길 원했다.
그때, 그가 디아블로의 인근에서 ‘밥 먹고 합시다’를 발현한다.
“카메라들! 민혁 선수를 집중촬영 한다! 그의 모공조차도 놓치지 않을 정도로 집중해! 최소한의 카메라만 제외하고!”
“저, 정말로 대부분의 카메라 민혁 유저를 집중하나요?”
“오케이, 뒷감당은 내가 한다!”
그는 민혁을 믿었다. 무언가 생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애초에 ATV의 최고 시청률을 갱신해준 사내가 바로 민혁이었다.
오로지 ATV의 카메라만이 민혁을 집중한다.
이는 도박이었다. 자칫 한 선수만을 집중포착 하면 루즈해질 수도 있기 때문.
하지만 만약, 무언가 변수가 생긴다면?
그리고 또 한 가지 사실.
민혁의 요리하는 모습만 봐도 시청률은 꽤 확보된다는 것이다.
‘민혁 선수는 정말 디아블로를 아군으로 쓰겠다는 건가?’
하지만 너무 위험한 발상이다.
모든 선수를 상대해야 할지도 모르니까. 또한, 그를 통제할 수 있긴 한가?
그런데 또 의아하게도 디아블로는 민혁을 공격하진 않고 있다.
그런데 그때 충격적인 사실이 전해진다.
“P, PD님! 지, 지금 인터넷이……!”
“……?”
민혁을 면밀히 관찰하던 김대국 PD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확인했다.
그의 동공이 확장된다.
실시간 검색어들.
1위. 식신 민혁. 일화그룹 후계자.
2위. 폭식 결여증.
3위. 세계전 네임드 몬스터 사냥.
“……!”
그의 온몸이 벌벌 떨리기 시작했다. 그의 시선이 모니터 속 민혁에게로 향한다.
그리고 관중석이 술렁인다.
그에 대한 기대가 급증한다.
하지만 사태가 너무 안 좋게 진행된다.
밥 먹고 합시다의 소요시간은 꽤 긴 편에 속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 민혁은 0점인 반면, 1위 사냥왕과 2위 알렉산더는 앞서나가고 있다.
초조함이 극에 달한다.
‘밥 먹고 합시다로 디아블로에게 버프를 주겠다는 생각은 알겠지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그런데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것은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갑자기 하늘에서 빛의 기둥이 내리치며 네임드 몬스터 사냥을 진행 중인 민혁을 중심으로 떨어져 내린다.
그 찬란한 빛에 네임드 몬스터를 사냥하던 선수들이 일제히 멈춰 민혁을 돌아본다.
그곳에 있었다.
디아블로가 민혁을 바라보며 한 방울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빛에 휩싸인 요리를 민혁이 그에게 내밀고 있다.
그와 함께 알림이 울린다.
[인간의 영역을 초월한 무언가를 만들어낸 유저가 아테네에서 네 번째로 탄생했습니다.] [이 메시지는 모든 대륙에 울려 퍼집니다.]얼마 전, 세 번째 신등급 아티팩트를 미국에서 어떠한 유저가 얻었다 전해진다.
그리고 오늘 바로 네 번째가 나타났다.
“커허어어억!”
김대국 PD가 경악한 소리를 토해낼 때, 관중석도 크게 웅성거린다.
그리고 한편, 대한그룹 회장실.
“시, 신등급!? 화, 활약 못 할 거라지 않았나!!?”
엄진웅 회장이 똥문가들을 보며 소리쳤고 급기야.
“으, 으어어어어어억!”
얼굴이 붉어지며 뒷목을 붙잡고 쓰러졌다.
인과응보(因果應報)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