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Tooth Chief Chaebol Shaman RAW novel - Chapter (262)
262화
신기원
“그렇지 않아도 한번 보고 싶었는데 이 회장이 먼저 연락을 해서 깜짝 놀랐어.”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세요?”
“하하하! 전기차 인프라 구축과 관련해서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말이야.”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
그리고 사실 내 입장에서는 전기차 충전소와 같은 사업은 자잘한 일에 불과해서 대연그룹에 양보했다.
대신 드론 택시의 대량 생산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았다.
“각자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죠.”
대연그룹 이상우 회장과는 최현조 회장처럼 친하지는 않았다.
그룹 회장에 취임한 뒤에는 친하거나 친하지 않거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렇게 만나면 원래 거리보다 조금 더 친한 척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 오늘은 무슨 일인가? 이 회장이 보자고 하면 심장이 덜컹해서 뭔가 기대가 되거든.”
“심장이 약하신 건 아니시죠?”
“심장은 괜찮아. 그런데 무슨 일인데 그러나?”
“사우디에 신도시 프로젝트가 있어서요. 저랑 같이 가시죠.”
“혹시 입찰 때문에 컨소시엄을 구성하자는 말인가?”
“그쪽 일이야 입찰은 사실 쇼에 불과하잖아요.”
“호오! 그 말은 이미 내정됐다는 말로 들리는데, 내 생각이 맞나?”
“네. 맞습니다.”
아르만 왕자의 아버지가 드디어 국왕이 되었고, 아르만 왕자는 왕세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오랫동안 꿈꾸었던 신도시 네옴 시티 프로젝트를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서 사우디아라비아에 반융합로 기술에 대한 면허를 제공했다.
어떻게 보면 반융합로 프로젝트와 네옴 시티 프로젝트를 맞바꾸었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둘다 절대적으로 내게 유리한 프로젝트였다.
“대체 얼마나 큰 프로젝트길래 나한테까지 기회가 오는 건지 궁금하군.”
“서울시 50배에 달하는 신도시를 만드는 프로젝트입니다. 공사 추정 금액만 무려 1조 달러가 넘는 거대 프로젝트죠.”
“….”
“놀라신 거 같은데 정말 심장 괜찮으신 거죠?”
“후~ 노, 놀라서 그런 거니까 괜찮네. 오일 머니가 대단하다곤 하지만 1조 달러짜리 프로젝트가 진행될 줄이야. 어마무시하구만.”
“이미 새로운 대체 에너지가 나온 만큼 사우디도 이제는 미래를 위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냥 도시가 아니겠군.”
“네. 중앙아시아의 중심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가 아니겠습니까.”
“여태 큰 공사가 많기는 했지만 이번에야 말로 역대급이군. 이후에 다시 이런 공사가 있을까 싶을 정도야. 그럼 GBL 건설이 주관 건설사가 되는 건가?”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만 공사 규모 때문에 컨소시엄을 구성하려는 겁니다. GBL 건설, 대연건설에 오성건설까지 합류해주고 그 밑에 하청으로도 많은 건설사를 포함시켜야 공사 기간을 맞출 수 있을 겁니다.”
GBL 에너지가 워낙 큰 회사로 성정하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네옴 시티 프로젝트도 사실 그리 커 보이진 않았다.
그만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고, 지금도 여러 나라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거대 도시를 만드는 것과 동시에 여러 프로젝트가 파생되겠군. 하아~ 지금으로선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야. 이 회장! 자넨 사업의 신인가?”
“네? 하하하! 그럴리가요. 그냥 얄팍한 재주 덕분에 먹고 사는 거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자네가 미래를 본다느니 초능력자라느니 하는 말들이 많이 돌던데 뭐가 진실인지 물어봐도 되겠나?”
“그거라면 간단하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전 그저 신빨 좋은 무당에 불과합니다.”
“그건 그냥 남들 눈을 속이기 위한 거 아닌지 모르겠군.”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자네가 어딜 봐서 무당인가? 신당도 없다고 들었는데.”
“무당이라고 다 신당을 가진 건 아니죠. 대신 전 가까운 절에 가끔 다니는 편입니다.”
거짓말이 아니라 가까운 봉은사에 생각날 때마다 잠깐씩 들르는 편이고 굳이 종교를 따지자면 불교라고 할 수 있었다.
그게 무당이란 것과 관련은 없겠지만 그냥 조금 복잡하게 말해서 대충 믿고 싶은 것을 믿게 하려는 이유에서 그리 말하는 거였다.
“무당이 다 자네 같았으면 아마 한국이 지구를 정복하고도 남았을 거야.”
“무당도 무당 나름이죠. 저처럼 신빨 좋은 무당이 있다는 소리는 듣도 보도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한눈에 길흉화복이 전부 보이겠군.”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잘 안 보이는 사람도 있거든요.”
“난 어떤가?”
“글쎄요. 복채도 없이 말씀드릴 순 없죠. 참고로 회장님 길흉화복을 점쳐 보려면 계열사 하나 정도는 넘기셔야 합니다.”
“하하하! 꿈도 꾸지 말라는 거군.”
“제가 아쉬운 것이 생기면 또 모르니까 기다려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무래도 그래야겠군. 궁금하지만 참겠네.”
이상우 회장이 내게 묻고 싶은 건 딱! 하나였다.
누굴 후계자로 삼아야 대연그룹이 더 위대해지는지에 대해서 진심으로 궁금해하고 있으니까.
무조건 장남이 가업을 이어받는 시대는 지났다.
이상우 회장도 그런 시대의 흐름을 모르지는 않았다.
대체로 자식들에게 골고루 분배하는 것이 현재 추세이긴 하지만 그래도 구심점은 있어야 하기에 누구에게 지주 회사를 물려줘야 하는지 알고 싶은 거다.
창업은 아버지가 했지만 대연그룹을 활짝 꽃피운 것은 이상우 회장이었다.
그래서 자기 자식이 지금보다 더 크고 더 위대한 대연그룹으로 성장시켜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반면 나는 이상우 회장과 같은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하준이한테 모든 것을 물려주면 그만이니까.
사회 환원 안 하냐고 묻는 사람이 있는데 기부는 해도 사회 환원은 절대로 할 생각이 없다고 말해 주었다.
“언제고 기회가 있을 겁니다. 아직 한창이시잖아요.”
“곧 일흔인데 한창은 무슨….”
“오래 무탈하게 사시니까 걱정마세요.”
“하하하! 그런가?”
* * *
1조 달러가 넘는 신도시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나면 GBL 건설은 또 하나의 신기원을 만들어내는 셈이다.
거대 프로젝트인 것에 비하면 비현실적으로 조용하게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지만, 알음알음 소문이 나다 보니 재계가 긴장하기 시작했다.
무려 1조 달러가 넘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못한다면 도급 순위가 순식간에 하락해서 관급 공사에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다시 한번 GBL 건설과 본사 문지방이 닳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이 시기에 네옴 시티 프로젝트보다는 넷고블린 사업에 집중하고 있었다.
한국을 비롯해서 아시아 17개국에 진출했고, 오리지널 작품을 비롯해서 여러 방송사와 협력해서 K-드라마의 향연이 시작되었다.
2013년에 시작된 넷고블린은 해마다 해외 진출을 늘려왔었다.
그리고 그 결과 현재는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아시아 전역에 진출해있었다.
첫해엔 한국과 일본에서만 시작되었던 사업이 3년 만에 17개국으로 확대되었고, 연간 수조 원에 달하는 투자가 지속되고 있었다.
가장 큰 포지션은 한국 영화, 드라마, 예능이고 그 다음이 인도, 중국, 일본 순서다.
150만에 불과하던 가입자가 3년 만에 5백만을 넘겼고, 올해 들어서는 빠른 속도로 회원이 늘어나고 있었다.
“가입 속도가 늘고 있다면서요.”
넷고블린 대표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바로 나다.
그룹 회장이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으니 그만큼 사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는 증거였다.
“네. 회장님! 현재 7백만 명을 돌파했고, 빠른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바로 북미와 유럽 진출 준비하세요.”
“너무 이르지 않겠습니까?”
“이르다 싶을 때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공룡이 나타나거든요. 아니 이미 나타났다고 봐야죠.”
본래라면 한국 역시 미국에서 탄생한 공룡 너플릭스에게 먹힐 처지였지만, 재주는 곰이 부리고 과실은 미국 기업이 모두 가져갔던 기억 때문에 시작했다.
우리가 만든 컨텐츠의 주체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는 명제를 가지고 있었다.
너플릭스를 통해 방송된 K-드라마가 크게 흥행하는데 성공해서 수천억씩 벌어가는 너플릭스는 한국에 고작 수십억 원에 불과한 세금만 냈을 뿐이다.
많은 전문가가 너플릭스가 투자해주니까 K-드라마가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주류 문화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수익은 공평하게 나누어졌어야 했다.
너플릭스 때문에 배우들 몸값만 수직 상승해서 기타 시장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보면 이게 마냥 환영해야만 하는 일인지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도 많았다.
그래서 넷고블린이 탄생한 것이고 초기 오리지널 작품은 우리가 투자해서 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제작사들이 자체 컨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제공하는 모델도 활성화되었다.
“너플릭스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맞아요. 추후에는 너플릭스와 첨예하게 경쟁해야 할 겁니다. 그 전에 확고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유럽 진출도 늦지 않아야 하구요.”
“그렇다면 북미 진출은 왜 미루시는 겁니까?”
“경쟁을 최대한 뒤로 미뤄야 하니까요. 지금 이해가 안 되더라도 나중엔 왜 지금이어야 하는지 이해할 겁니다.”
“네. 회장님!”
너플릭스가 한국 시장에서 크게 성장한 것은 팬데믹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은 기회가 있었고, 이 시기에 넷고블린이란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킬 필요가 있었다.
그러자면 투자 말고는 답이 없다고 판단했고, 과감하게 밀어붙였다.
이때만 해도 드라마 편당 제작비가 150억을 약간 웃도는 정도였지만, 넷고블린에서 제작하는 드라마는 300억을 상회했다.
굳이 숫자로 말해서 그렇지 투자 가치가 있다면 제작비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는 거다.
그게 알려지다 보니 많은 시나리오와 극본이 밀려들었고, 그게 순기능으로 이어졌다.
나의 소원 중에서 – 백범 김구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의 부력이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가 강력히 남의 침략을 막을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백범 김구 선생님의 말처럼 나는 문화에 힘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래서 보다 대중적인 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처음엔 본능적인 거부감 때문에 포털 사이트를 만들고 여러 엔터 사업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이제 생각해 보니 모범이 되는 기준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내재 돼 있었던 모양이다.
“박 이사님! 투자를 늘려야겠습니다.”
“제 생각엔 지금도 과잉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당분간 이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아니에요. 나중에 풀더라도 지금은 제작 편수가 많아야 합니다. 절 믿고 과감하게 투자하세요. 실적 저조하다고 임직원에게 불이익을 주진 않습니다. 우리는 미래를 보는 기업이잖아요.”
“아! 네. 회장님! 그 말씀 잊지 않겠습니다.”
“다른 보고 사항 있으면 말씀하세요.”
“지금은 없습니다. 회장님!”
“일 보세요.”
“네. 나가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