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Tooth Chief Chaebol Shaman RAW novel - Chapter (261)
261화
“여사님! 괜찮으십니까?”
“여기 이분들이 너무 막무가내야. 좀 떨어트려 놔요.”
“네. 여사님!”
경호원들은 동재네 회사 직원들이라 진숙과 갑숙은 1급 경호 대상에 속했다.
그래서 진숙이 손짓해서 그들을 불렀고, 갑숙에게 진상을 떠는 두 여자를 치워달라고 한 것이다.
“이 사람들 뭐야?”
“보면 몰라요? 경호원들이지.”
“겨, 경호원? …호호호호! 언니! 경호원이래. 이봐요. 당신들 백화점 보안 요원인 거 같은데 손님에게 이래도 되는 거에요?”
“죄송합니다. 저희는 두 여사님 개인 경호원이라 백화점과는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두 분이 불편해하시니 물러나 주시겠습니까?”
건장한 남자들이 앞을 막아서니 오정숙과 오미숙은 살짝 주눅이 들었다.
그러나 70대 노인들이 건장한 청년들이 막아선다고 해서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아무리 경호원이라도 노인들에게 쉽게 어쩌지 못한다고 생각해서다.
“언니! 이게 무슨 일이야?”
“그러게 말이다. 갑숙이한테 경호원이라니 그게 말이 돼?”
“내 말이….”
오정숙과 오미숙은 씩씩거리는 갑숙과 동행이 하는 말을 믿기 힘들었다.
그래서 경호원이 막아서는데도 밀리지 않고 버티면서 동생이 서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아유~ 조금 비켜봐요.”
“죄송합니다만 VIP께서 불편해 하십니다.”
“VIP?”
경호원이라고 하는 것도 놀라운데 심지어 VIP란다.
어딘가 모르게 억울한 느낌이 들어서 손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괜찮아요. 비켜줘요.”
“네. 여사님! 그럼 여기 있겠습니다.”
“그래요.”
명품매장에서 때아닌 설전이 벌어진 가운데 백화점 지점장실에서는 또 다른 해프닝이 일어나고 있었다.
“지점장님! 보고 드릴 것이 있습니다.”
“뭐죠?”
“GBL 이무혁 회장님! 신용 카드를 쓰시는 분이 발견되어서요.”
“정말이야?”
“네.”
“본인이 아니면 누군데?”
“아무래도 이무혁 회장님 어머님이 아닌가 해서요. 카드가 국내에 100명만 있다는 블랙카드입니다.”
“그렇다면 확실하겠군. 앞장서. 인사라도 드리게.”
“네. 지점장님!”
VVIP가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게 되면 자동으로 알람이 울린다.
그런데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기업의 회장 카드가 긁혔으니 비상이 걸린 거다.
지점장이 부랴부랴 명품관으로 달려가서 인사를 드리려는데 잘 차려입은 할머니 네 명이 옥신각신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저기 왼쪽에 계신 분인가?”
“네. 맞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야?”
“제가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후다닥 뛰어가더니 매장 직원에게 무슨 일인지를 들었고, 다시 후다닥 뛰어와서는 지점장에게 보고했다.
“그러니까….”
“그래?”
“네. 여사님과 같이 계시는 분은 GBL경호 서동재 대표 어머니라고 합니다. 이무혁 회장과 오랫동안 친구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 두 분도 친한 거고?”
“확인이 필요하지만, 정황상 그래 보입니다.”
“그럼 앞에 두 분은 누군데?”
“매장 직원 말로는 서동재 대표 어머니랑 남 같은 친자매라고 합니다.”
“…음! 저리 옥신각신하는 거 보니까 대충 알겠네. 상황이 복잡하기는 한데 가서 인사나 드리지 뭐!”
“그러시죠.”
지점장은 다급하게 달려온 것처럼 진숙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정중하게 허리 숙여 인사하고 백화점 지점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GBL 그룹 이무혁 회장님 어머니 되십니까?”
“아! 네.”
“저희 백화점을 방문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쇼핑에 불편한 점은 없으셨습니까?”
“전 만족한데 저분들이 시비를 걸어서 영 불편하네요.”
“죄송합니다. 여사님! 바로 조치해 드리겠습니다.”
지점장은 눈치가 빠른 사람이다.
지금 뭐가 문제고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아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이 백화점 지점장입니다.”
“그런데요.”
오정숙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인데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하지 않다는 것은 분위기로 알고 있었다.
“뭘 잘 모르시는 거 같은데 저 두 분은 VVIP십니다. GBL 그룹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기업이 됐으니까요. 저분이 바로 그 GBL 그룹 이무혁 회장님 어머님 되시고, 그리고 동생분은 GBL 그룹 계열사인 직원이 천 명도 넘는 GBL 경호(주) 서동재 대표 어머니 되십니다. 저분들보다 더 대단한 배경을 지닌게 아니라면 조용히 물러나시는 것이 어떠실까요?”
기분 나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현실을 직시했으면 당장 꺼지라는 말과 다름없었다.
오정숙과 오미숙은 얼굴이 빨개질 수밖에 없었다.
“지금 손님 차별하는 거에요?”
“차별이라고 생각되시면 저희 백화점엔 다신 안 오셔도 좋습니다. 이만 나가 주시겠습니까?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원….”
“언니! 그만 갑시다. 갑숙 언니는 나중에 따로 봐.”
오미숙이 큰언니 팔을 잡아끌고 엘리베이터 쪽 복도로 사라지고 지점장은 다시 한번 사과하는 의미로 허리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쇼핑에 불편함이 없도록 모시겠습니다.”
“아니에요. 오늘은 기분이 좀 그래서 다음에 올게요.”
“제가 직원 전용 엘리베이터로 주차장까지 모시겠습니다.”
“고마워요.”
* * *
퇴근하고 돌아왔더니 엄마가 밥반찬 삼아서 백화점에서 있었던 일을 알려주셨다.
“지점장이 센스있게 잘 처리했네요.”
“그러게. 내가 하는 말도 안 믿고 동재 엄마한테 막 따지는데 억척스럽더구나.”
“동재도 난리 났겠는데요?”
“왜 아니겠어.”
“동재 이모들하고 소식 끊긴 지 20년은 되었을텐데 그런 식으로 마주쳤으니 믿기 힘들긴 할 거에요.”
“그러게 말이다.”
어느 가족이나 명과 암이 존재하는 법이다.
내 가족사도 어디 가서 즐겁게 꺼내 놓을 수 있는 건 아니었으니까.
지금이야 재벌이라고 어디 가면 제대로 대접받지만, 아진그룹 혼외자라는 흑역사는 결코 지울 수 없는 거였다.
그래도 세월이 지나다 보니 어느새 아득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그건 그거고 지점장 상황처리 능력이 깔끔해서 대연그룹 이상우 회장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지점장은 백화점 본사 전문 이사로 영전했다는 말이 전해졌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어머니랑 동재 어머니가 곤경에 처했을 때 도와주었으니 나도 지점장에게 복이 되도록 대연그룹에 한 가지를 양보했다.
에너지 사업을 하다 보니 국내 거의 모든 대기업과 어떤 식으로든 비즈니스 모델이 연결돼 있었다.
대연그룹과는 전기자동차와 관련해서 협력하고 있고, 머지않아 전기자동차 인프라 구축과 대량 생산이 시작될 것이다.
뿐만아니라 드론 택시와 군사용 드론을 생산하는 문제도 대연그룹과 협력관계를 맺었는데 이건 무인 기술이 대연 쪽에 있어서였다.
모든 것을 내가 할 수는 없는 일이라 그쪽 일은 대연과 협력관계를 맺어서 진행 중인데 합작 회사를 설립해서 지분은 내가 더 많이 가지고 있었다.
일이란 건 해도 해도 끝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해서 적당히 끊고 연결하는 시점에 대해서 요령을 터득했다.
그리고 게을러지지 않고 새로운 영감을 얻기 위해서 여전히 많은 사람을 만났는데 예전엔 만나러 다녔다면 지금은 초청해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관심이 큰 방산 분야에 대한 엔지니어들과의 대화는 언제나 즐거웠다.
오늘도 각 분야에 걸쳐 여섯 사람을 만나고 동재랑 약속이 있어서 bar 체리로 향했다.
“그분들은 다시 연락 없고?”
“누구?”
“이모들 말이야.”
“큭큭! 말도 마라. 내가 GBL 경호 대표이사가 맞는지 확인하는 전화가 한동안 오더니 이모부란 양반이 찾아왔더라.”
“이모부라면 70대니까 은퇴하셨겠네.”
“한 명은 한의사고 한 명은 변리사라 은퇴는 아니고 개인 병원이랑 사무실 하고 있더라.”
“아쉬울 거 없는 분들이네.”
“찾아와서는 뭐래는 줄 아냐?”
“뭐라는데?”
“사촌 형들 임원으로 영입해 달라드라.”
20년 넘게 연락도 없이 살다가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대뜸 청탁할 생각부터 했던 모양이다.
이런 건 동재가 아니더라도 사람이라면 누구든 씁쓸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니가 고생이 많다.”
“왜 아니겠냐.”
“복수하고 싶냐?”
“무시하는 게 복수야. 남처럼 살았는데 갑자기 살갑게 군다고 가까워질 이유가 없잖아.”
“도울 일 있으면 언제든 말해. 그런 사람들 망하게 하는 거 일도 아니니까.”
“뭐 하러 시간을 낭비하겠냐. 엄마도 은근히 즐기는 거 같으니까 일단 두고 보려고.”
“어머님이 즐겨?”
“소문 들었는지 사돈에 팔촌까지 먼 친척들이 연락해서는 엄마한테 돈 빌려달라느니 자식들 취직 좀 시켜 달라느니 난리도 아니야. 넌 안 그래?”
“나야 뭐! 그럴 만한 친척도 거의 없잖아. 응?”
문자가 와서 확인해 보니가 박인모 실장이다.
PMC 설립과 관련해서 내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했는데 아직 국정원에 남아 있었는데 서해안 중국 어선들 처리 문제 때문이었다.
내가 공여해준 수중 드론으로 중국 어선 몇 척을 침몰시켜서 공포 분위기를 만드는 작전인데 처음엔 효과를 보이더니 다시 늘어나고 있다는 소리를 들은 지가 보름 전이었다.
“누구야?”
“박인모 실장님!”
“오시라고 해.”
“그럴까?”
“뭐 어때.”
“그러지 뭐!”
체리로 와달라고 했더니 멀리 있지 않다면서 20분 만에 나타났다.
“두 분이 함께 계셨네요?”
“네. 간만에 한잔하는 중입니다. 급한 일은 아니시죠?”
“다른 게 아니라 수중 드론 때문입니다.”
“무슨 문제라도 있었습니까?”
“그게 아니라 몇 세트 더 필요해서요. 정식으로 구매하자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부탁 좀 드리려구요.”
“제가 전화해 두겠습니다. 받아 가세요. 근데 요즘 분위기는 어때요?”
“많이 줄기는 했습니다. 그래서 한 번 더 해보는 것으로 결정이 나서 수중 드론이 더 필요한 겁니다.”
겁 없는 중국 어선들이 다시 달려든다고 하더니 10여 척이 원인도 모를 폭발에 침몰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겁을 잔뜩 집어먹었다는 거다.
다른 문제는 몰라도 서해로 몰려드는 중국 어선 문제는 중국 정부에 항의해도 소용이 없었다. 자기네는 단속하고 있는데 말을 안 듣는 걸 어쩌겠냐는 거다.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독도에 어른거린다는 소문도 들리던데 그 문제는 어떻게 해결이 됐습니까?”
“우선은 외교적으로 해결해 보려는 거 같은데 이참에 EEZ 문제까지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더군요.”
“잘될까요?”
“분위기가 반전됐으니 우리에게 유리한 협상이 가능할 겁니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뒷짐 지고 구경이나 할 것처럼 말했지만, 박인모 실장을 만나고 얼마 뒤 일본 해상 보안청 순시선이 독도 인근 해역을 조사한다는 핑계로 다시 나타났다.
지네들 논리로는 독도가 자기들 기준의 EEZ 안에 들어가는 관계로 합법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택도 없는 소리다.
그래서 나타난 순시선에 특수 제작한 수중 드론을 출동시켜서 순시선 하부에 부착시켰다.
이 수중 드론은 강력한 마그네틱 자석이 달려 있는데다 위성으로 원격 조정이 가능했다.
순시선 밑바닥에 드론을 붙여두고 나중에 자기네 모항으로 돌아갔을 때 폭발하도록 설계해두었다.
우리 해역도 아니고 자기네 모항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난다면 우리를 의심하기 이전에 내부적으로 무슨 일인지 조사할 것이니 의심을 피해 갈 수 있었다.
순시선이 원인 모를 폭발로 침수 사고가 일어났다는 소식이 알려지고 박인모 실장이 내게 전화를 걸었다.
-혹시 회장님과 관련이 있는지 궁금해서요.
“전 알아도 모르는 일입니다.”
-네?
“말 그대롭니다.”
-아! 네.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실장님! 이제 옮겨 오셔야죠. 곧 스텔스 잠수함이 진수됩니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궁금하면 빨리 옮기세요. 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박인모 실장이 놀라는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 스텔스 잠수함 사업이란 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건 내가 PMC 사업을 위해 독자적으로 사비를 들여 비밀리에 제조하고 있는 거였다.
박 실장이 무슨 뜻이냐고 묻기는 했어도 이미 눈치챘을 거다.
-궁금해서 미치기 전에 빨리 옮겨야겠군요.
“하하하! 실장님 모르는 준비가 시작됐으니 서두르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
-명심하겠습니다.
미국이랑 사우디에 PMC 지사를 설립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조금 어려웠던 곳이 몽골이었는데 인연이 없는 곳이다 보니 그쪽 사업에 한 발 앞서 있는 오성그룹 도움을 받았다.
황사 발원지에 담수를 쏟아붓는 사업과는 별개라 오성그룹 도움이 필요했는데 다름 아니라 GBL 디펜스 진출 때문이었다.
중국과 경제가 연결된 몽골 입장에서는 전차 생산 공장을 짓는 것이 눈치 보이는 일인데 막연한 두려움을 억누르자니 그게 꽤나 힘든 과정이었다.
몽골 정부와 극적으로 협상이 가능했던 것은 반융합로 발전소와 관련된 업무 협약을 하겠다고 했더니 억지로 끌려가는 척 승인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