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423
밥만 먹고 레벨업 424화
대한민국과 미국이 엎치락뒤치락하며 팽팽하게 싸우는 가운데 피날레를 장식할 마지막 종목이 많은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바로 ‘공주님(왕자님) 구출하기’ 종목이다.
이 공주님 구출하기 종목이 커다란 이슈를 사고 있는 이유. 바로 펫들이 출전하기 때문이다.
펫.
펫은 소환수의 종류와는 조금 다르게 분류되는 편인데, 이를 분류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있다.
펫의 경우 ‘주인 버프’ 효과를 가지고 있다.
반면에 소환수인 몬스터의 경우 ‘주인 버프’ 효과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라고 볼 수 있었다.
또한, 펫은 소환술사라는 직업이 아니어도 대부분의 유저들이 부릴 수 있다.
단, 아테네의 펫은 여느 RPG 게임처럼 상점에서 흔하게 구매하는 개념이 아닌 ‘얻어야 하는’개념이다.
때문에 실제로 펫을 소유한 유저들의 비율은 높은 편이 아니다. 펫을 얻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주님 구출하기’가 이슈인 이유는 ‘귀엽기’ 때문일 터이며 마지막 종목이고 사실상 거의 동점의 금메달 상황을 보이는 대한민국과 미국의 승부가 여기서 갈리기 때문이다.
또한, 유저에 비해 펫에 대한 정보는 많이 알려지진 않은 편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에 의해 때론 멋진 펫이나, 또는 귀여운 펫, 아름다운 펫 등이 싸우는 전쟁터에 대한 기대감이 급증한 상황이다.
당연하게도 펫은 각 국가에서 단 한 마리만이 출전할 수 있다.
또한, 이 펫은 경기를 치를만한 ‘지능’을 가져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된다.
경기 시작 전, 스타디움 내의 조명이 번쩍인다.
그와 함께 꺼져 있던 스크린들이 일제히 켜지며 그 안에서 첫 번째 펫이 모습을 드러낸다.
[일본의 냥냥몬입니다! 냥냥몬은 일본의 마스코트로써 ‘냥이샤이마세’라는 팬클럽 또한 존재합니다. 이족보행의 작은 크기의 냥냥몬은 등 뒤로 소형 일본도를 착용하고 있군요. 양 팔짱을 끼고 도도하게 주변을 바라보는 러시안 블루! 순수하고 맑은 눈동자와 다르게 표정은 도도하기 그지없습니다.]그와 함께 또 다른 존재가 화려하게 등장했다. 검은 기류에 휩싸여 나타난 작은 존재가 땅에 검을 박아 넣는 순간.
[콰드드드드드득-]땅이 뒤틀리며 후끈한 열기가 튀어 오른다. 하지만 그 크기 고작 고블린 만한 크기이며 소형 데스나이트를 모방한 듯하다.
[강력한 우승 후보! 데스나이트 린이 등장합니다! 냥냥몬과는 다르게 ‘멋들어짐’을 담당하는 펫이죠.]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펫들!
40여 개의 국가의 펫들이 참가하는 만큼 다양한 펫들이 넘치고 흘렀다.
바로 그때.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 한 마리의 펫이 있었다.
등장과 함께.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악.]주변으로 거대하고도 강력한 화염이 휘어 감았다. 화염이 스르르 사라졌을 때 모습을 드러낸 것.
[허어어어어어억!!!] [헤, 헤츨링!!! 헤츨링입니다!!!] [헤츨링은 쉽게 표현하면 아기 드래곤입니다! 미국의 파커라는 유저가 소유한 펫으로서 헤츨링 상태에서 더 이상 자라나지 않는다고 알려집니다. 그 크기 또한, 주먹 두 개를 붙인 것만큼 작습니다. 하지만 헤츨링을 작다고 얕보는 것은 멍청한 짓이겠지요.]말 그대로였다. 헤츨링의 등장 자체가 경기장 내를 압도하며 무수히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끈다.
사실상 헤츨링이 공개된 장소에서 나타난 건 거의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헤츨링. 이름 또한, ‘드래곤’이 지나가고 마지막 두 개의 국가의 펫들만이 남았다.
[아, 이번 소개해 줄 펫은 조금 독특합니다. 이런, 정정합니다. 펫이 아니라 펫의 주인분께서 독특하네요.] [어째서죠?]해설자들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는 펫의 주인분의 사전 동의를 얻고 말씀드림을 알려드립니다. 펫의 주인분께선 아주 불행한 삶을 살았다고 하는군요. 30년생을 모태솔로로 살았다던 중국의 이분께선 아테네의 NPC들에게도 퇴짜맞기를 100번에 이른다고 합니다. 아이고~ 이런~]해설자가 탄식을 흘리자 관중석에서도 함께 흘러나온다. 해설자가 연이어 말한다.
[그런 그가 우연치 않게 한 존재와 함께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그 펫 또한 특별합니다. 처음 한국 서버의 이필립스 제국에서 오랜 시간 한 사람만을 기다려왔고 그 이후 세계 곳곳을 돌며 그만을 찾아다녔다고 합니다. 그에 ‘사랑의 신’ 로비아가 그 몬스터에게 축복을 내려 새로운 힘을 얻어내 세계 곳곳을 자신이 기다렸던 자를 찾아 돌아다녔다고 합니다. 자, 이제 소개합니다!!]해설자의 말에 시청자들은 직감했다.
30년 모태솔로 주인과 오랜 시간 한 존재만을 기다리기만 했던 고귀한 펫의 만남!
그리고 그 존재!
[중국의 불멸의 몽크입니다!!!]검은 기류가 되어 나타난 존재가 사용한 마법은 바로 ‘블링크’였다.
나타난 몽크는 일반 펫들보다는 그 크기가 커다랬다.
그리고 등장한 몽크가 귀 뒤로 머리카락을 넘긴다.
[우끼끼!]사람들이 신비하다는 듯 그를 바라본다. 몬스터에서 펫이 되었다는 사실에 놀라는 이들이 상당했다.
그리고 ‘공주님 구출하기’를 기다리는 한 사내.
새를 가두는 듯한 커다란 철장 안에 갇혀 있는 민혁이 깜짝 놀랐다.
“모, 몽크야!?”
그렇다.
그 몽크는 바로 오래전 민혁이 이필립스 제국이 주최하는 대회에 참가할 때 예선전을 치르며 만났던 몽크였던 것이었다!
민혁의 기억 속에 그녀는(?) 아주 또렷하게 각인되어 있다.
그 이유, 민혁에게 바나나를 선물했기 때문이다.
민혁은 절대 ‘먹을 것을 선물한’ 존재는 잊지 않는다.
‘누굴 기다린 걸까?’
그리고 눈치 없는 민혁은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민혁. 자신이었음을!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
마지막 존재만이 남았다.
대한민국의 마스코트이자 최근에 보르몬 사냥 당시 큰 활약을 펼쳐 세계에서 모르는 존재가 없다.
모두가 고대하며 기다릴 때.
드디어 그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존재는 머리에 스냅백을 거꾸로 쓰고 검은색 선글라스를 착용했으며 어디서 구한 건지 모를 정체불명의 레슬링 선수들이 입는 금색 가운을 입고 있다.
심지어 목에는 주렁주렁 금목걸이가 매달려 있다.
[코, 콩이가 등장합니다! 예사롭지 않은 등장입니다!] [콩이가 리듬을 타는군요. 스웩이 넘쳐 흐릅니다!] [흡사 랩퍼 같은 모습이군요.]그에 민혁이 이마에 손을 짚었다.
‘도대체 저런 건 어디서 구하는 거야?’
요새 소환의 방 안에서 쇼미더모니를 보던 콩이었다. 결국에 우려했던 일이 벌어진 셈.
더 놀라운 일은 콩이가 손에 쥔 앙증맞은 마이크로 상대방에게 건네듯 내밀자.
“우와아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아아!”
환호성이 쏟아진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번엔 콩이가 세 개밖에 없는 손가락 중 하나를 입술에 가져간다.
마치 ‘쉿’ 같은 모습이다.
놀랍게도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수만의 관중이 침묵한다.
그러더니 흡족하다는 듯 거만하게 고개를 끄덕거리곤 ‘훗-’ 하고 썩소를 짓는다.
그 후엔 자신의 목을 긋는 시늉을 하며 때아닌 살인예고를 하는 콩이!
거만하게 레슬링 가운을 펄럭이며 돌아서는 그를 보며 관중이 환호한다.
“……?”
민혁은 도통 이해되지 않았지만, 관중들은 귀여운 뱃살이 볼록하게 나온 아기 돼지가 매일매일 보여주는 특이한 모습이 귀여울 수밖에 없었다.
* * *
공주님 구출하기 경기가 시작되려 한다.
나타난 40마리의 펫들은 제각각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먼 곳으로 거대한 성이 존재한다.
그 성으로 커다란 새장 같은 감옥에 갇힌 펫의 주인들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로 떠오르고 있다.
[잔악무도한 아델스 왕국에서 펫들의 주인들을 가두었다는 이해하기 쉬운 설정입니다.] [펫들은 공격점수, 방어점수, 지휘점수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더 많은 적을 사냥하면 이 역시 높은 점수를 거머쥘 것이며 먼저 주인을 구하는 펫은 가장 높은 점수를 받게 될 겁니다.] [또한, 아델스 왕국에는 펫들의 숫자와 동일하게 ‘기사’들이 감옥의 인근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들의 강력함. 상상을 초월한다는 사실입니다.] [펫들이 보여줄 제각각의 특성이 매우 기대되는군요.]그와 함께, 펫들의 등 뒤로 100마리의 자신과 흡사하게 생긴 존재들이 나타난다.
냥냥몬의 등 뒤로 키가 140㎝ 정도의 이족보행의 고양이들이 나타난다.
펫들에게 주어지는 병력 100마리는 출전 펫을 모티브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당연히 콩이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콩이의 등 뒤로 이족보행의 돼지 100여 마리가 나타나며 그 키는 140㎝로 대부분 비슷한 키로 맞춰진다.
“꿀꿀 꿀! 꿀꿀 꿀!”
콩이가 위엄있게 돼지들을 둘러보며 말한다. 돼지들이 그에게 집중한다.
그리고 마침내, 콩이가 하늘 높이 식신의 식칼을 들어 올리자.
“꾸이이이이이익!”
“꾸우우우우우울!”
돼지들의 사기가 증가한다.
[마치 콩이가 한 말은 ‘나의 주인을 저 사악한 자들이 가두고 있다. 나는 지키고 싶다. 나에게 힘을 빌려다오. 함께 싸우자! 같군요.] [주인을 구하겠다는 펫의 비장함!! 콩이가 민혁 유저를 아끼는 마음. 가슴이 따뜻해집니다.]하지만 그들의 생각과 실상은 달랐다.
“아침에 주인 놈이 불러 가보니 몸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고 있었다. 아침부터 나를 빼놓고 무엇을 먹고 온 것이었다. 돼지들아, 이게 말이 되느냐!? 주인 놈을 잡아 혼내주자! 그리고 내 주인 놈은 맛있는 게 많도다!!”
당연히 돼지들은 환호할 수밖에 없다.
주인 놈의 음식을 함께 빼앗자!
“꿀꿀!”
콩이가 비장한 표정으로 이족보행의 돼지에게 사족보행을 요구한다.
돼지 한 마리가 양팔을 땅에 짚는다. 콩이가 그 위에 올라탄다.
황금 왕관을 쓴 콩이.
그가 매서운 눈빛으로 전장을 둘러보고 있다.
그와 함께.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성에서 울려 퍼지는 뿔 나팔 소리가 전쟁의 시작을 알린다.
“꾸우우우우우울!(주인 놈의 먹을 것을 위하여!)”
“꾸울!(위하여!)”
“꾸이익!(위하여!)”
출격을 시작한다. 그 선두에 헤츨링이자 이름은 ‘드래곤인’ 녀석이 앞장선다.
드래곤 등 뒤로 140㎝의 이족보행 드래곤 전사들이 뒤따른다.
작은 날개를 파닥거리며 앞으로 비행하는 드래곤의 입이 열리며 거대한 브레스가 뿜어진다.
쿠콰콰콰콰콰콰콰쾅!
성문이 폭발하며 그 안에서 왕국 병력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투두두두두두두두두!
투두두두두두두두두!
투두두두두두두!
쏟아지는 인간들! 성벽 위에 선 궁수와 마법사들!
돼지 한 마리에 올라탄 콩이가 매섭게 돌진한다. 그에게 파이어 에로우가 쏘아지고 있다.
피유유우우우우웅-
고개만 까딱거려 피해낸 콩이가 몸을 돼지의 등에 최대한 밀착하여 돌진. 그 뒤를 100의 돼지전사들이 따른다.
드디어 인간들이 출정을 시작한다. 돌진하는 수백의 기마부대!
[아아아아! 냥냥몬이 사무라이처럼 달려나갑니다.] [냥냥몬이 스킬을 발현합니다. 냥냥펀치!!]냥냥펀치.
냥냥몬의 주인이 붙인 스킬 명! 순간적으로 기마부대의 앞으로 둥그렇고 털이 몽실몽실한 것들이 생겨난다.
바로 냥냥몬의 손이다. 그 손에는 작은 일본도가 들려있다.
푸푸푸푸푸푸푸푸푸푹-
일본도가 말들의 가슴을 찌르며 쓰러뜨린다.
마침내. 기마대와 펫 군단이 충돌을 일으킨다.
콰아아아아아아앙-
* * *
불멸의 몽크!
오랜 시간 동안 한 존재. 민혁만을 기다려온 그녀!
그녀는 조급해졌다. 감옥에 갇힌 내 사랑 민혁 님!
그를 구해주면 그가 말할 것이다.
‘몽크야, 고맙다. 나를 구하러 와줬구나. 나도 사실 너를, 너를……!’
그러고는 수풀 사이로 들어가 함께 오붓한…….
“끼끼!”
몽크의 얼굴에 떠오르는 홍조!
그를 상상하며 귀 뒤로 머리카락을 넘기고 있던 그녀.
한순간의 실수였다. 전쟁터에서 그래선 안 되었다.
인간측 마법사가 발현한 익스플로전.
거대한 폭발 마법이 땅을 꿀럭이게 만든다.
“끼이?”
몽크가 서둘러 블링크를 발현. 피하려 했지만 때는 늦었다.
바로 그때.
“꾸우우우우울!”
한 존재가 그녀를 껴안고 빠른 속도로 비행한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그리고 몽크의 눈에 보였다.
거대한 폭발을 등지고 자신을 안은 채 날고 있는 정체 모를 자.
아아아, 이 돼지 참으로 잘생겼다.
그 돼지가 싱그러운 썩소를 지으며 앞머리를 쓸어(?)올린다.
그리고 천천히 그녀를 땅에 내려놓는다.
그녀의 머릿속에 깔리는 BGM.
달빛이 내린다~♪
샤랄 랄라랄라 라아~♪
그리고 돼지가 왕자님 같은 미소를 지으며 돌아서고 머리 위로 팔을 들어 올려 손을 흔든다.
“끼끼…… (멋져……).”
그리고 돌아선 콩이는 자아도취에 빠졌다.
나 겁나 카리스마 있다, 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