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577
밥만 먹고 레벨업 578화
천외국.
나아가 대한민국 랭커들부터 쓸어버리고 자신들끼리 왕좌전을 진행하려 했던 왕들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콰아아아아앙-
아레스의 올려치기에 가격당한 인파이터 안톤이 하늘 위로 솟구치고, 칸이 양손을 깍지끼어 곧바로 인파이터 안톤을 땅에 내리꽂았다.
“거인의 내려찍기!!!”
쿠화아아아아아앙-
바로 옆에서 장신의 사내인 엘피스가 내달리고 있었다.
소악마 엘피스가 왕들에게 곤욕을 면치 못한 이유는 왕들이 1.5배 강해졌기 때문이었다.
만약 왕들이 레벨 ‘600’이라고 가정한다면 그들은 왕좌전에서만큼은 레벨 900의 힘을 내는 것이다.
아무리 엘피스라고 할지라도 그러한 왕들을 상대하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민혁의 버프 요리 효과로 약 30% 강해진 엘피스였다.
콰자아악-
펑- 하고 도망치려는 켄타로의 멱살을 잡아챈 엘피스가 힘껏 땅바닥에 패대기쳤다.
“쿨럭!”
바로 옆으로 거대한 지진을 일으키는 재앙의 기공사 트미트리스.
그에게로 소년 코니르와 신수의 주인 카이스트라가 매서운 기세로 몰아붙이고 있었다.
파아아아아아아앙-
트미트리스가 허공에서 기를 터뜨려 그들을 제지해 보지만 소용없었다.
펜루스의 등 뒤에 타고 있는 카이스트라는 창을 휘둘렀고, 펜루스는 그 거대한 이빨과 날카로운 손톱으로 그를 압박했다.
심지어 소년 코니르의 놀라운 검술에 경악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더 큰 문제는 바로 1만 숫자의 랭커들이었다.
“파이어 소드!”
“정령 소환. 운디네!!!”
“그레이트 실드!”
“파이어 윌!!!”
30% 강해진 랭커들은 지금 최소 700레벨 대 이상의 힘을 내고 있었다.
문제는 그들의 숫자가 1만이라는 사실이었다.
거기에 더해.
콰아아아아아앙-
“크억!”
대군을 무너뜨린 민혁이 왕들과의 전투에 합류했다는 사실이었다.
그의 공격을 정면에서 맞은 켄라우헬이 뒤로 튕겨 날아갔다.
곧바로 내달리며 루트와 전투를 벌이고 있던 신궁 먀오에게로 ‘폭주하는 검’을 꽂아 넣었다.
급소를 찔러, 그 힘을 폭발시키는 힘.
콰아아아아아앙-
“꺄아아아악!”
그녀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그치지 않고 민혁이 ‘반사술사’의 장점을 이용하여, 랭커들의 공격들을 적절히 반사시키고 있는 쉬챠지의 옆구리를 베어냈다.
“식신……!”
쉬챠지와 민혁은 이미 한 번 충돌했던 바가 있다.
쉬챠지는 과거 엘레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장본인이지 않은가.
쉬챠지가 또다시 이어지려는 민혁의 공격에 서둘러 ‘반사의 기적’을 발동시켰다.
새롭게 각성한 이 반사의 기적 스킬은 1분 동안 100% 모든 공격을 100% 데미지로 반사시켜 버린다.
대신에, 사용자인 쉬챠지 역시 데미지를 받는다.
하지만 쉬챠지는 중국의 왕으로 선정된 최강의 랭커였다.
그만큼이나 쉬챠지의 피통은 매우 높은 편이었다.
곧바로 민혁이 폭풍 같은 검을 사용했다.
꽈르르르르르륵-
몸 주변으로 수백여 개의 칼날이 250%의 속도로 6초 동안 무차별적으로 적을 도륙하는 스킬!
초 당 수십 회 이상의 공격을 적에게 먹일 수 있었다.
“멍청한. 그 스킬을 사용하면, 너 또한…… 꺄아아악!”
꽈르르르르르륵-
수백여 개의 칼날이 중국의 왕 쉬챠지를 유린한다. 몸 곳곳이 베이며 피가 솟구쳐 오른다.
그와 함께, 민혁의 몸 곳곳에도 그녀가 입은 상처와 같은 상처들이 생겨났다.
하지만 민혁은 그를 무시했다.
‘무슨……!’
쉬챠지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곧 HP가 0이 되었을 때, 쓰러져내리는 건 쉬챠지뿐이었다.
분명 쉬챠지는 높은 HP량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민혁은 모든 스텟이 일반 랭커들보다 월등히 높았다.
특히나 반사술사인 쉬챠지는 아무리 HP가 높아도 결국에 마법사나, 암살자보다 피통이 조금 더 높은 수준.
물론 민혁도 실제론 ‘요리사’이지만 그의 HP는 먹어서 스텟을 올리던 과거의 능력에 의해 개사기가 되어있었다.
스르르르르르-
드디어 한 명의 왕이 사라져간다.
쉬챠지가 죽음을 맞이하자, 곧바로 알림이 강타했다.
[베르아도 왕국의 왕이 전사했습니다.] [베르아도 왕국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베르아도 왕국의 왕을 전사시킨 국가는 높은 기여도를 획득합니다.]“……!”
“……!”
“……!”
“……!”
왕들에게는 너무도 충격적인 알림이었다.
대한민국과 천외국을 밀어버리기 위해 온 그들 중 누군가가 설마 죽음을 맞이할 거란 생각은 일절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켄라우헬이 전사했다.
‘이런…….’
알렉산더.
그의 얼굴이 처참히 구겨졌다. 그 와중에도 매서운 창신 밴의 창이 그의 곳곳을 노리고 찔러 들어오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위험하다.’
알렉산더.
그는 주변을 둘러봤다.
고작 하나의 국가이다.
스물여덟 개의 참여 국가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엔 세계 최정상이라고 불리는 스물일곱 명의 왕들이 있었다.
그런데 고작 하나의 국가에 두 명의 왕이 목숨을 잃었고 지금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급기야, 알렉산더는 세계가 경악할 명령을 내렸다.
“후퇴한다.”
“……!”
“……!”
“무슨……!”
“알렉산더 님!!”
왕들이 반박했다. 이것은 있어선 안 되는 치욕이었다.
어떠한 국가의 정부는 이번 왕좌전을 위해 지원까지 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들이 후퇴한다?
각 나라의 자랑인 자신들이 말인가?
“후퇴해야 합니다.”
하지만 켄타로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에 있다간 더 많은 왕들이 죽습니다. 아, 후퇴하기 싫은 분들은 남으시던가요.”
“…….”
“…….”
왕들은 말문을 잃었다.
왕들이 빠져나가면 진열은 무너지고 더 많은 사상자가 나타난다.
자존심을 지키느냐, 죽느냐의 문제이다.
이에 알렉산더가 쇄기를 박았다.
“50만 대군이 진격해오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끝났습니다. 우린 천외국에게 패배했습니다.”
“…….”
“…….”
“…….”
아니, 사실 천외국은 곧 전멸할 것이다.
그렇지만 알렉산더의 우리가 패배했다는 말에 왕들은 부정할 수 없었다.
이 정도 인원으로 자신들이 이토록 밀렸다는 건, 누가봐도 패배가 분명하였다.
곧바로 그들이 후퇴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1만의 천외국의 병력을 뒤로하고 서둘러 빠지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
세상으로 천외국과 대한민국 랭커들의 거대한 함성이 뻗어 나간다.
해설자들도 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했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스물다섯의 살아남은 왕들이 도망치고 있습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이변입니다. 세계의 지존들이 고작 작은 나라 하나를 이기지 못하고 도망치고 있습니다.] [세계 왕들의 치욕이며 서버통합 후, 그 어떠한 국가도 아스간 대륙을 쉽게 보지 못할 것입니다.]“우와아아아아아아!”
커다랗게 함성을 터뜨리는 대한민국 랭커들.
그들은 이번 전투에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루를 버티는 것도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다.’
‘우리 대한민국은 단숨에 무너질거라 생각했어.’
‘하지만 우린 해냈다.’
‘지니, 로크, 칸, 카르, 그리고 천외국의 왕 식신 님까지. 그분들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나는 천외국으로 가겠어.’
많은 이들이 천외국과 함께하려는 뜻을 품기 시작했다.
쿵쿵쿵쿵쿵-
이윽고, 거대한 북소리가 세상을 흔들기 시작했다.
천외국의 성 앞.
스물다섯의 도망쳤던 왕들이 진격해오던 50만 이상의 대군과 합류하여 도착했다.
그들은 방금 전의 치욕을 씻기 위해 이를 가는 표정이었다.
새까만 50만 대군의 위용.
하나, 대한민국 랭커들, 그리고 천외국의 이들 중 그 누구도 두려워하는 자는 없었다.
“최후까지.”
스르르르르릉-
스르르르르릉-
스르르르르릉-
스르르르르릉-
검집에 넣었던 검을 뽑아 올리며 민혁이 마지막 전투를 알렸다.
그 틈에 있는 새로운 천외국의 길드원이 되기로 한 창기사 아린.
‘당신들과 함께하기에 두렵지 않아요.’
그녀 또한 50만 대군을 향해 천외국 길드원, 랭커들 사이에서 달렸다.
이날.
[천외국의 왕이 전사했습니다.] [천외국의 왕의 동상이 무너졌습니다!] [천외국의 모든 병력이 전멸하였습니다.] [천외국은 가장 먼저 멸망한 국가로 기록되었습니다.]대한민국은 왕좌전 실제 순위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1만 명이 50만의 대군 중 23만 대군을 죽였다.
또한.
기여도 순위.
[천외국(대한민국) 기여도: 97,113,311] [알라트 왕국(미국) 기여도: 31,001,100]기여도로는 실제 절대왕좌를 차지한 미국을 가뿐히 압살했다.
그리고 아직 왕좌전의 이벤트가 끝나지 않았다.
사장 강태훈이 공표했다.
[유저분들께선 지금 아테네에 접속하시면 ‘왕과의 만찬’이라는 서버가 있을 겁니다. 이 서버로 들어가시면 원하는 왕이 있는 성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이번 왕좌전에서 뜻깊게 보았던 왕들을 직접 만나 축하해주시기 바랍니다.]세계 어느 나라, 또는 인종 구분 없이 누구든 왕좌전의 왕들이 있는 시상식장으로 접속하여 그를 축하해줄 수 있다.
순식간에 수억 명의 유저들이 빠르게 접속하기 위해 움직였다.
아테네에서 접속을 끝내고 나온 민혁.
그는 씁쓸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결국 졌어요, 아버지.”
“때론 패배가 승리보다 값질 때도 있는 법이란다.”
아버지 강민후는 민혁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그리고 민혁은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즐거움 측에서 왕좌전을 끝낸 후 로그아웃하기 전, 몇 시까지 다시 재접속하여 일반 유저들과 ‘왕과의 만찬’의 시간을 말했다.
아마도 90% 이상의 사람들은 절대왕좌에 앉는 알렉산더를 보기 위해 걸음 하리라.
그리고 화장실을 다녀오자마자 다시 접속할 시간이 되었다.
‘그래도 나를 보러와 준 사람들을 위해 기죽지 말자.’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알렉산더가 받겠지만 자신 또한, 충분히 잘해냈다.
어쩔 수 없이 쳐지는 어깨였지만 민혁은 애써 스스로를 위로하였다.
그가 다시 캡슐에 접속했다.
* * *
알렉산더.
황금색으로 빛나는 ‘절대왕좌’에 앉은 그.
그는 자신의 앞에서 함성을 지르는 수천만 명의 유저들을 바라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가 씁쓸하게 웃는 이유.
그는 접속하기 전 ㈜아테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왕과의 만찬 서버에 접속한 이들이 약 5억 명이라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작해야 수천만 명만이 자신을 위해 환호하고 있었다.
‘다음엔 지지 않을 겁니다. 민혁님.’
그가 쓰게 웃었다.
* * *
사람의 마음이란 간사하다.
괜찮다, 난 충분히 잘했다고 스스로 자부하면서도 내심 아쉬웠고 알렉산더가 부러웠다.
그는 그 어떤 국가의 왕들보다 많은 유저들 틈에서 열렬한 환호를 받고 있을 테니까.
아테네에 접속한 민혁은 다름 아닌 아까 전의 그 성에서 다시 나타났다.
성은 말끔히 수리가 된 상태였다.
성안에서 나타난 민혁은 쓰게 웃었다.
‘역시나인가?’
어떠한 함성도, 어떤 목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하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절대왕좌를 구경 갔겠지.
그때, 미리 접속해 있던 지니가 다가왔다.
“민혁아, 가자.”
“그래.”
“조금 실망한 기색인데?”
“실망은 무슨. 조금 아쉬울 뿐이지.”
민혁은 그저 씁쓸하게 웃을 뿐이었다.
함께 걷는 지니가 그를 위로했다.
“넌 충분히 잘했어, 민혁아.”
“훌륭했는데 꼴찌했잖아~”
“흠…….”
물론 민혁이 장난스럽게 한 말임은 알았지만 지니는 그가 엄청난 무게감을 느끼고 있음을 알았다.
많은 사람의 기대를 자신이 실망시키지 않았나 싶은 것이다.
두 사람은 걸음을 옮기며 성벽에 다가가고 있었다.
“민혁아.”
“응?”
“넌 최고의 왕이었고 많은 이들이 그렇게 믿고 있어.”
“……그래 주면 정말 좋겠다.”
민혁이 쓰게 웃었다.
그리고 지니가 문고리를 붙잡고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준비됐어?”
“어?”
“세상이 환호할 진짜 ‘절대왕좌’에 앉을 준비.”
그리고.
끼이이이이익-
지니가 성벽 밖으로 나가는 문의 문고리를 잡고 활짝 열어젖혔다.
그순간.
성벽 전체를 가득 채운 인파들이 보였다.
그 숫자가 눈으로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의 숫자. ㈜즐거움이 접속자 수를 확인한 결과 3억 4천 명에 이르고 있었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민혁이 한 걸음을 떼자.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
“천외국! 천외국! 천외국! 천외국!”
“식신! 식신! 식신! 식신!”
3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천외국과 그의 닉네임을 부르짖으며 뜨겁게 환호하고 있었다.
지니가 일부러, 그들 모두에게 ‘깜짝’ 놀래켜 주자 제안한 것이다.
“이게 바로 네가 훌륭한 왕이란 증거야.”
그 말을 듣는 민혁의 등 뒤로 소름이 돋아 올랐다.
그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았다.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주변의 사람들을 둘러봤다.
그의 앞으로 왕좌전에서 가장 최하위 순위를 기록한 왕이 앉아야 할 낡고 허름한 왕좌가 놓여 있었다.
그 왕좌로 천천히 민혁이 앉았다.
감회가 새로웠다.
폭식 결여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그였다.
언젠간 죽고 말 거야 하는 생각을 하며 살아가던 그.
세상에서 버려지듯 외톨이가 되어 살아왔었다.
그가 아테네라는 게임을 만나 식신이 되었고 레전드 길드를 만나 친구들을 사귀었다.
그리고 천외국의 왕이 되어 많은 사람과 함께하게 되었다.
한때는 폭식 결여증의 외톨이였던 그였지만 지금의 그의 주위로 그를 바라보는 수억 명의 사람이 있다.
그렇다.
민혁.
그는 자부심을 가지기에 충분한 자였다.
자신을 봐주기 위해 온 자들.
그가 좌중을 둘러보며 수억 명의 아테네 유저들에게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천외국의 왕이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거대한 함성이 세상을 흔든다.
그가 앉은 왕좌가 진짜 ‘절대왕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