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578
밥만 먹고 레벨업 579화
왕좌전이 종료된 후.
속보들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천외국. 왕좌전에서 가장 낮은 순위 기록. 하지만 진짜 1위는 천외국?] [천외국의 저력. 총 스물일곱 개의 국가와 맞서 싸운 의지의 한국인들.] [베트남의 신궁 먀오. 천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싶다고 의사 밝혀…….] [세계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 천외국.] [전문가들. 많은 유저들이 별들의 길을 지나 천외국의 문을 두들길 것으로 예측.] [왕과의 만찬. 3억 명 이상의 유저가 참여하여 천외국의 왕 식신을 축하하다. 가장 비루한 왕좌이나, 가장 위대한 왕좌에 앉은 민혁.] [하룻밤 사이에 식신 민혁의 팬카페 ‘먹고 죽어’ 회원 수. 약 300만 명 증가. 어린아이들의 꿈. ‘천외국 길드 가입’이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파급력.] [일화그룹 후계자 강민혁. 그의 행보에 일화그룹 매출 껑충.] [즐투브. 왕좌전에서의 천외국 하이라이트 명장면들, 즐투브 순위 1위, 2위, 3위, 4위를 휩쓸다. 1위는 왕좌의 만찬. 왕좌에 앉은 식신과 3억 명의 유저 환호.]상당히 많은 글이 왕좌전에서 뛰어난 저력을 보여준 천외국을 찬양하고 있다.
그리고 절대왕좌의 보상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었다.
[절대왕좌에 앉은 알렉산더. 그리고 미국 랭커들의 보상은?] [절대왕좌에 앉은 알렉산더. 신등급 아티팩트인 ‘초월자의 검’을 얻어내다.] [더욱 강해진 알렉산더와 미국.] [미국 참여 랭커들의 경우 기여도에 따라 에픽~전설 아티팩트 지급. 추가로 50플래티넘 지급.] [천외국과 대한민국 랭커들의 보상은?] [기본적인 보상으로 최하위의 왕좌에 앉은 식신에게 50플래티넘 지급 및 경험치 버프 물약 지급.] [참여한 대한민국 랭커들에게 3플래티넘씩 지급.] [아직 끝나지 않은 보상.] [이틀 뒤. 세계 전문가들 투표율 10%, 시청자들 투표율 90%에 따라 MVP 국가 선정.] [아직 밝혀지지 않은 MVP 국가에 대한 보상.]그렇다.
천외국은 가장 최하위의 보상을 받게 되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이 보상들은 참가하니만 못한 보상이다.
때문에 민혁의 보좌관이자 천외국의 재정 및 많은 것들을 담당하는 헤이즈는 민혁과 함께 앉은 밴을 바라봤다.
‘휴…….’
천외국이 아테네 신이 지상에 내린 ‘왕좌전’이라는 유희에 참가함으로써 약 며칠간 천외국은 어떠한 수익도 내지 못했다.
그 상태에서 보상으로 얻어온 것들 또한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물론, 헤이즈는 천외국이 참으로 잘해주었다고 들었다.
그만큼 높은 긍지 또한 얻어냈다고 말이다.
하지만.
‘저는 재정을 관리하는 사람이에요, 전하.’
헤이즈가 쓰게 웃었다.
그렇다.
그녀는 천외국의 재정을 관리하는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었다.
이 업무는 매우 중요하다. 천외국이 자칫, ‘돈이 없어 멸망하다’라는 타이틀이 박히면 안 되지 않겠는가?
그랬기에 천외국은 지금 승전과 같다며 축제 분위기였지만 그녀만큼은 달랐다.
그리고 민혁은.
“헤헤, 어르신. 아~”
“아~ 우물우물. 으음~ 전하가 주시니 아주 맛있습니다. 전하, 한 모금 마시십시오.”
“키햐~ 어르신이 타준 커피는 역시 끝내줍니다!”
민혁과 밴이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헤이즈는 그에 피식하고 웃었다.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무척이나 즐거워 보였다.
벌써 몇 시간 째 두 사람이 서로를 떠나지 않고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옆에서 음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만난 미청년의 왕과 근육질의 노장은 함께 음식을 먹으며 행복하게 웃는데…… 이를 질투한 사랑의 신 벨레냐가 두 사람의 사이를 다시 갈라놓고…… 사랑의 신 벨레냐로부터 노장을 구하기 위한 미청년 왕의 고군분투기……!”
아르벨이 매서운 기세로 새로운 신작 ‘전하의 호위 기사’를 집필하고 있었다.
헤이즈는 왠지 자신이 이곳에 있어선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걸음을 옮겼다.
성벽 밖으로 나온 그녀가 천외국을 바라봤다.
그때, 민혁이 함께 밖으로 나왔다.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해 미안해, 헤이즈.”
헤이즈가 그 말에 쓰게 웃었다.
역시 민혁은 항상 남들의 작은 마음까지도 헤아리고 있다.
당장 밴과의 재회에 기쁠 텐데도 자신의 마음까지 헤아리려 하지 않는가.
“아닙니다. 전하, 제가 이래서 전하를 미워하지 못해요.”
“그리고 혹시 몰라. 이틀 후에, 어쩌면 우리가 다른 보상을 받게 될지도 모르거든.”
“다른 보상이요?”
헤이즈가 고개를 갸웃했다. 민혁이 말하는 다른 보상이란 MVP의 보상이다.
아직은 확정된 게 전혀 없는 이야기였다.
세간에서는 ‘중국’이 많은 인구수를 차지하는 만큼 시청자 투표가 90% 반영되기에, 이건 옳지 않은 투표라는 의견도 분분하다.
때문에 무조건 천외국이 MVP라고 확정 지을 순 없었다.
“그리고 말이야.”
민혁이 성벽 바깥의 천외국 너머로 시선을 돌렸다.
그 시선 끝엔, 별들의 길이 있었다.
“우리는 물질적인 보상을 얻지 못했지만 더 큰 보상을 얻게 될 거야.”
“네?”
헤이즈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민혁은 그저 그녀의 어깨를 두들겨주고 몸을 돌렸다.
‘더 큰 보상?’
그녀는 방금 전, 민혁이 바라보았던 별들의 길을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 * *
아테네 대한민국 최고의 요리사 길드는 어디인가?
이구동성으로 ‘루베르트 길드’를 말할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루베르트 길드는 세계 아테네 요리사 길드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길드였다.
그리고 그곳의 길드 마스터.
세계 10인의 요리사라고 알려진 황혼의 요리사 블랙이었다.
지금 루베르트를 이끄는 길마 블랙과 루베르트의 간부진들이 함께 앉아 있었다.
루베르트의 간부진들은 하나같이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쉐프들이었다.
그들은 길길이 날뛸 수밖에 없었다.
“블랙 님, 천외국으로 가다니요?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씀이십니까!?”
“천외국이라니요! 루베르트 길드를 세계 최고의 요리사 길드로 키우겠다는 다짐 잊으셨습니까!?”
사건의 발단은 지니와 블랙이 내기를 한 것에 있었다.
물론 어지간한 상황이라면 ‘에잇, 퉤퉤퉷! 취소!’하면서 욕먹고 말 것이다.
하지만 그 자리엔 수만 명의 대한민국 랭커들이 있었고 수십 대의 카메라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말을 번복할 순 없을 것 같군.”
“정녕 블랙 님께서 천외국 따위에 들어가시겠다는 겁니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네. 나를 대신해 자네들이 루베르트 길드를 이끌어주었으면 해.”
“허어~”
“어찌 그런 천외국 따위에…….”
물론 천외국은 세계에서 알아주는 길드이다.
하지만 간부진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요리’에 관한 부분이다.
이 자리의 이들은 모두가 해외 유학파 출신에,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쉐프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요리에 자부심이 있었으며 식신이 매일 먹어대는 너무도 간편하고 누구라도 쉽게 해낼 수 있는 요리로 ‘천외국’을 홍보하는 꼴이 싫은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 요리 길드 하면, ‘루베르트’가 언급되야 하건만, 많은 유저들에게 인지도는 천외국이 훨씬 더 높았다.
요리 길드로써 천외국은 별로다.
그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그에 간부진 중 한 명인 아베토가 말했다.
“이 방법은 어떻습니까?”
그들은 사실 블랙이 아니고선 루베르트를 이끌어갈 인재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아베토의 말에 모두가 이목을 집중했다.
“우리 간부진들이 직접 천외국에 가서 그곳의 요리를 먹어보고 평가하는 겁니다. 또한, 우리들의 요리를 보임으로써 감히 그들이 블랙 님을 품을 수 없다고 알리는 겁니다.”
“식신도 염치가 있다면, 자신의 요리와 그 영지의 요리 따위가 우리 루베르트 길드원들과 블랙 님에게 한없이 부족하다는 걸 깨닫게 되겠지요.”
“아테네의 요리는 너무 ‘버프’에 치중되어있습니다. 사실 식신의 요리들, ‘버프’ 빼면 뭐가 있습니까? 또 매일 먹는 게, 인스턴트 식품이나 햄버거, 또 이번엔 큐브 스테이크더군요~”
“허어~ 길거리에서 파는 트럭의 큐브 스테이크라니, 그런 걸 맛있게 먹는 사람이 있긴 한 겁니까?”
“…….”
블랙.
그가 조용해졌다.
사실, 그는 이번에 큐브 스테이크를 허겁지겁 먹으며 1만 명 중 가장 빨리 먹기도 했었다.
그리고 사실.
‘가보고 싶긴 하다.’
천외국.
블랙은 직접 느낀 바 있다.
이 자리의 다른 길드원들은 단 한 명도 왕좌전에 참여하지 못했다.
요리사는 결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나마 블랙 정도의 요리사이고 그의 버프 덕분에 그는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그러한 블랙은 그곳에서 직접 식신의 요리를 맛본 바 있다.
간단하고 쉬운 조리법으로 엄청난 맛을 낸다.
그에겐 너무도 가지고 싶은 것이었다.
“천외국은 길거리 음식들로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거기에서 직접 맛을 보고, 평가하는 겁니다. 또 세금만 내면 장사를 해도 된다니, 우리가 본때를 보여주는 겁니다!!”
‘나, 나는 천외국에 가보고 싶은데?’
“맞습니다!!! 식신의 코를 짓뭉개버리고, 그곳에 있는 요리사들마저 우리 루베르트 길드에 데려오는 겁니다!!!”
“위대하신 블랙 님을 천외국 따위가 뺏어가려 하다니! 본때를 보여줍시다!!”
“와아아아아아아!!!”
블랙.
그는 그들을 보며 생각했다.
‘지랄들 좀 하지 마…….’
* * *
8인의 루베르트의 간부진.
사람들은 이들을 ‘대한의 요리사’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대한민국 내에서 영향력 있는 쉐프들이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일식의 달인이라 불렸고, 누군가는 한식의 달인이라 불린다.
또 누군가는 양식, 또 누군가는 중식.
그들 대부분이 알아주는 쉐프들이었다.
그리고 그중 한 명이자. 이 여덟 명의 쉐프 중에서 막내.
북경은 천외국의 실태에 혀를 차댔다.
‘이런 길거리 음식 따위들로 사람들을 홀리다니……!’
달인들은 각각 천외국에서 명물로 불리는 요리들을 먹고 평가하며, 문제점을 집어주고 바로 인근에서 장사를 며칠만 하기로 하였다.
그러한 임무를 맡은 이중 한 명인 북경은 길게 늘어서 있는 줄을 보았다.
“여기 닭튀김 꼬치가 기가 막히데~”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닭튀김 꼬치라던데.”
“키햐~ 궁금하다.”
자그마치 웨이팅만 1시간 이상!
북경은 길거리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극적이고 위생도 좋지 않아, 또 요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는 이들도 태반이다.’
심지어 닭튀김 꼬치 집 이름도 ‘황제 꼬치’였다.
요리를 하는 이는 체구가 꽤 큰이였고 튀긴 닭튀김에, 양념치킨 소스를 듬뿍 발라 판매하고 있었다.
‘흔히 아는 맛이겠지, 그 아는 맛을 과장시켜 판매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는 그렇게 단정 지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그보다 즐거움의 요리사는 대체 어디 있는 걸까?’
즐거움의 요리사.
한때 아스간 대륙 전체를 흔들었던 말도 안 되는 실력을 가진 요리사였다.
그 음식의 맛은 최소 블랙 님과 동급이었고, 그가 만드는 음식 하나하나는 맛이 있고 특별함이 있다 한다.
심지어 그는 요리 하나로 많은 이들을 구원했다 하니, 진정 요리사로써 존경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북경이 특히나 그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
그가 전설 클래스. ‘중식의 전설’로 전직하기 위해, 필요한 NPC였기 때문이다.
그의 요리를 먹는다면 첫 번째 요리의 깨달음을, 두 번째로 그에게 요리를 배운다면 전직을 할 수 있다 한다.
그런 생각에 잠긴 채 서 있다 보니, 어느덧 북경의 차례가 다가왔다.
가까이서 보니 요리사는 다소 나이가 있어 보였다.
북경이 비꼬며 말했다.
“어째서 꼬치 이름이 황제 꼬치인가요?”
“허허, 제가 과거에 엘레 폐하를 위한 메인 주방장이었거든요. 물론 믿거나 말거나입니다.”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길거리 음식이나 파는 남자!
‘뭐, 이딴 놈이 엘레를 위한 주방장이었다고?’
북경은 기가 차고 코가 막혔다.
닭튀김 꼬치는 10살짜리도 배우기만 하면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건만!
그리고 그때.
NPC 사내의 머리 위로 이름이 떠올랐다.
‘랄드.’
닭튀김 꼬치를 파는 상인.
그는 실제로 과거 황제 엘레를 위한 주방장이었으며, 또 한땐 취사병인 민혁을 가르친 식신의 스승이었고 또 한때는 세상을 요리로 구한 자였다.
즉, 아스간 대륙의 전설인, 즐거움의 요리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