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579
밥만 먹고 레벨업 580화
오랜 기다림 끝에 닭튀김 꼬치를 받아든 북경.
그는 치욕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중식의 달인이라 불리는 내가 이깟 음식을 먹겠다고 기다리다니…….’
그의 손에 현실에서도 고작 2천 원이면 먹을 수 있는 닭튀김 꼬치가 들려있었다.
기다란 나무 꼬챙이의 손잡이 부분은 ‘닭튀김 상인(?)’의 섬세한 배려가 느껴지는 휴지가 돌돌 감겨 있었다.
그리고 뜨뜻하게 튀겨진 닭꼬치 튀김에는 붉은빛의 양념치킨 소스가 발라져 있다.
‘이 쓰레기 같은 음식을 먹고 내 입맛이 베리는 건 아닐지 걱정이군.’
북경은 심지어 자신이 이딴 길거리 요리를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치가 떨릴 정도였다.
하지만 위대한 루베르트 길드 마스터 블랙을 천외국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먹어야만 했다.
드디어 북경이 닭튀김 꼬치를 치아의 끝부분으로 조금 뜯어먹었다.
씹는 순간.
바삭-
즐거운 소리가 풍겨온다. 그리고 씹을수록 느껴지는 튀김의 맛.
‘어라?’
한입을 베어 문 북경은 고개를 갸웃했다.
이 맛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랬기에 이번에는 그 붉은빛을 아름답게 뽐내는 닭튀김 꼬치를 크게 한입 베어 물었다.
바삭-
황홀한 소리가 퍼진다.
씹는 순간 입안 가득, 양념치킨 소스의 맛과 튀김옷 안에서 육즙을 가득 머금고 있던 닭고기의 맛이 느껴진다.
‘맛있……어……!’
자신이 알고 있던 이질적인 기름기를 가득 머금고 있던 그러한 맛이 아니다.
그리고 때마침.
닭튀김 상인(?)이 기름 솥의 기름을 갈아내는 걸 볼 수 있었다.
북경이 보기에 아직은 조금 더 쓸 수 있을 것처럼 불순물이 적은 기름이었다.
“어째서 기름을 버리는 겁니까?”
“기름으로 무언가를 튀기면 튀길수록 맛도 변하고 몸에도 좋지 않으니까요.”
그제야 북경은 발견했다.
‘뭐야?’
그러고 보니 닭튀김 상인은 풀세팅을 하고 있었다.
요리모에 고무장갑, 앞치마까지.
5성급 호텔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위생을 신경 쓰고 있었다.
그리고 북경은 정말 허겁지겁 닭튀김 꼬치를 먹어치웠다.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닭튀김 꼬치는 처음이었다.’
그는 아테네에서 요리사로서 랭커일 뿐만이 아니라 실제 현실에서도 이름을 알리고 있는 쉐프였다.
그러한 그가 지금 천외국의 황제 꼬치에 감탄하고 있었다.
그리고 모두 다 먹어냈을 때.
그는 또 다른 충격을 받고야 말았다.
[중식의 전설의 전직 조건인 즐거움의 요리사의 요리를 드셨습니다.] [중식의 전설로 전직하셨습니다.] [손재주 1000을 획득합니다.] [중식의 즐거움을 획득합니다.] [랄드는 요리사로서 많은 고난과 역경을 딛고 다양한 업적을 쌓은 인물입니다. 랄드의 밑에서 요리를 배운다면 빠른 속도로 중식의 성취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북경.
그는 경악하고야 말았다. 아니, 이 앞의 허름한 차림새의 사내가 아스간 대륙 전체를 흔든 즐거움의 요리사란 말인가?
심지어 그는 천외국에서 하는 일이 기껏해야 ‘황제 꼬치’를 운영하는 일이었다.
경악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의 요리의 맛이 그를 증명하고 있었다.
북경은 현실에서도 중식을 전문하는 쉐프였다.
그런 그였기에 그에게 궁금증이 많았다.
“호, 혹시 당신이 중식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뭡니까?”
아스간 대륙의 전설과 같은 요리사가 중식을 선택한 이유.
중식을 전문으로 하는 북경에겐 매우 궁금한 일이었다.
“전하께서 중식을 한번 요리해주셨는데, 너무 맛있어서 중식을 전문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
그 말을 듣는 순간 북경은 경악하고야 말았다.
‘천외국의 왕의 요리가 그 정도란 말인가!?’
세상에, 이게 말이 되는 이야기란 말인가?
고작 요리 한번을 먹고 즐거움의 요리사가 그에 반해 중식의 즐거움을 알게 되고 끝내 중식의 전설에까지 다가갔다고 한다.
‘천외국의 왕. 식신……! 조, 존경할만한 인물이야……!’
어찌 보면 그는 중식의 전설의 스승인 격과 같지 않은가?
그리고 사실, 랄드의 이 말은 반은 거짓이고 반은 진실이다.
랄드는 태어나서부터 미각이 없었고, 그는 민혁이 해준 탕수육과 짜장, 짬뽕을 먹은 후 감탄하여 중식의 길에 들어섰으니 말이다.
물론, 그 정확한 사실을 모르는 북경의 눈빛은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다.
‘난 천외국으로 가겠어!’
천외국으로 블랙이 이주하는 걸 막기 위해 이곳에 왔던 북경이 놀라운 선택을 했다.
같은 시각.
루베르트 길드에서 블랙 다음가는 실력자라 불리는 요리사 불고. 그는 한식의 대가였다.
그러한 그는 어린 시절을 아주 힘들게 보내왔고 요리로 자수성가하여 성공한 인물.
그에게는 지적장애를 앓는 동생이 있었다.
그런 그는 ‘고니르의 라면 가게’에서 라면의 면발을 한번 맛보고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 이토록 맛있는 라면은 처음이다……!”
그는 살면서 이토록 맛있는 라면은 먹어본 적이 없었다. 일반적인 재료로 최고의 맛을 내다!
이것은 요리사로서 무조건 배워야만 하는 것이었다.
또한, 자신의 동생과 같은 지적장애 소년이 이토록 맛있는 라면을 끓인다는 사실에 감탄하였다.
“꼬마야, 네가 라면을 끓이게 된 이유가 궁금하구나.”
“전하께서 라면 담당을 하라고 하셨다. 코니르, 라면 끓여서 기쁘다!!”
“아……!”
그 순간 불고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라면 끓이기는 지적장애 소년도 쉽게 할 수 있는 일……!’
어쩌면 지적장애를 앓는 소년이 쉬운 일을 하게 함으로써 그의 자존감을 끌어올려 주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물론 진실은 식신은 그저 ‘라면 담당’이 필요하였을 뿐이다.
그러나 불고는 감격의 눈물까지 차올랐다.
‘천외국의 왕은 정말 인자하고 대단하구나! 아아! 나의 지난날을 되새기게 되는구나!!’
그는 감격에, 감격했다.
그리고 또 다른 곳.
일식의 달인 루아드.
그는 서른이라는 어린 나이에 가운데의 머리가 뻥 뚫린 탈모인이었다.
“여러분도 자라날 수 있습니다!!! 믿습니까아아아!!”
“으어어어어어! 믿습니다!!!”
“믿습니다아아아!!!”
많은 광신도 사이에서 서서히 머리의 가운데가 뜨거워지며 풀들이 자라나듯, 머리가 자라나기 시작했다.
‘처, 천외국은 정말 대단한 곳이구나……!’
그는 감탄하며 경악했다.
그리고 또 다른 곳.
한 요리사가 창신 밴과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이토록 맛있는 커피는 처음이다…….’
그는 감탄하며 경악했다.
그리고 더 좋은 건. 커피 한잔과 함께 듣게 되는 창신 밴의 이야기였다.
“나는 아들을 잃었고 그에 복수하기 위해 용왕의 바다로 갔지.”
창신 밴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그는 민혁을 왕으로 모시면서 사람을 끌어들이는 방법에 대해 배운 바 있다.
창신 밴은 교묘히 그의 마음을 흔들며 천외국에 대한 좋은 감정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난 에르데스와의 전투 후에 전하를 다시 만날 수 있었네.”
“아아아아, 정말 감격적인 이야기입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요리사가 뜨거운 눈물을 펑펑 흘렸다.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아름다운 이야기!
그가 말한다.
“그런데 이 원두에는 무엇이 들어갔길래, 이렇게 알 수 없는 단맛을 냅니까?”
“아, 꿀을 조금 넣었네.”
“그렇군요.”
그 꿀은 민혁이 평소 사용하던 ‘바다의 꿀’이었으니 과연, 그 왕에 그 신하라고 할 수 있었다.
* * *
루베르트 길드의 마스터 블랙.
그는 난처함을 지울 수 없었다.
언급했듯 그는 8인의 간부진들과 다르게 한 번쯤은 천외국에 가보고 싶었다.
평범한 재료로 놀라운 맛을 내는 그곳에서 요리에 대한 깨달음을 또 한번 얻고 싶었던 것이다.
어찌 보면 개차반인 블랙이었으나, 그가 더 뛰어난, 더 나은 요리를 배우고자 하는 마음은 진짜라 할 수 있었다.
‘그래, 차라리 내 마음을 밝히자.’
블랙은 그들에게 내가 가고 싶다고 말하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을 만났을 때.
“…….”
블랙은 입을 열지 못했다.
8인의 요리사들의 표정이 너무도 비장했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천외국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거지?’
그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그저 막내인 북경이 말했다.
“길마님, 그리고 선배님들. 당장 식신을 찾아가도록 하죠.”
“옳소!!!”
“당장 찾아가자!!!”
“지금 바로 찾아가야만 할 것이네!!!”
그들의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에 블랙은 그 말을 꺼내긴 글렀음을 알았다.
아마 그들은 천외국의 왕 식신을 만나 ‘요리’란 무엇인지에 대해 늘어놓으며 그의 자격을 운운할 것이 분명했다.
어쩌면 더 심한 말을 함으로써 블랙이 천외국으로 들어가는 건 영원히 불가능한 일이 될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큰일 났군.’
작은 한숨을 쉰 블랙.
곧 도끼눈을 뜬 8인의 요리사들과 함께 식신을 만나는 데 성공했다.
민혁은 갑작스레 자신을 만나기를 청하는 루베르트 길드의 간부진들과 길마에 의해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설마……?’
민혁은 미간을 좁혔다.
실제로 많은 요리사가 ‘식신’의 요리는 소꿉장난에 불과하다며 손가락질하곤 한다.
그리고 민혁은 그를 일부 인정하는 바 있다.
자신은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이렇게 자신에게 ‘요리의 자격’을 운운하기 위해 쳐들어왔다?
이것 또한 웃긴 일이다.
민혁은 경계를 늦추지 않았으며, 그들이 말하는 요리의 자격에 대해 강하게 대응하리라 생각했다.
그때, 가장 젊은 사내. 북경이 성큼성큼 비장한 표정으로 걸어 나왔다.
그러더니.
“식신!!!”
힘껏 목청을 내어 그를 불렀다.
민혁이 긴장할 정도로 엄청난 기세였다.
그리고는.
“전하!! 저를 천외국 길드에 받아주십시오!!!”
쿠우웅-
양쪽 무릎을 꿇고 간절히 청했다.
“……???”
민혁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때, 또 다른 사내가 달려 나왔다.
북경보다 더 앞으로!
그는 본래 머리의 가운데가 텅텅 빈 요리사였다.
하나, 지금 풍성하게 자라난 그가 무릎을 꿇고 외친다.
“나도!! 받아주십시오!!!”
“……???”
그리고 하나둘.
루베르트 길드의 간부진들이 무릎을 꿇으며 받아달라고 청한다.
“……???”
“……???”
“……???”
민혁에게서 의문부호가 떠오른다. 그리고 자신을 제외하고 모든 길드원이 무릎 꿇고 천외국에 들어가기를 청한 모습을 본 블랙의 얼굴이 붉어졌다.
민혁은 그의 마음을 헤아렸다.
도대체 저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러는가?
또한, 루베르트는 블랙이 힘들게 키운 요리사 길드이다.
세계 최고의 요리사 길드가 되겠다는 긍지는 민혁 또한 인정한다.
그런데 자신에게 한순간에 길드의 간부진들을 모두 빼앗기게 생겼으니 그의 마음은 어떠할까?
블랙.
그가 붉어진 얼굴로 성큼성큼 앞으로 다가왔다.
민혁은 잠깐 고민했다.
‘뺨 한번 맞아줘야 하나…….’
그런데 그때. 블랙이 말했다.
“식신. 나부터 가입요청 했던 거 잊지 않았으리라 믿는다!!!”
“……?”
“이번 기회에 차라리 루베르트 길드 전체를 천외국에 받아라!!”
“오, 그거 좋은 생각이다. 우릴 받아라!!!”
“옛다! 루베르트다!!!”
“전하, 가지십시오!!!”
“루베르트 길드는 이제 천외국 소속인 겁니까?”
“크흐!!!”
“좋아, 루베르트를 가지십시오. 식신!!!”
민혁.
그는 지들끼리 북 치고 장구 치는 그들을 보며 생각했다. 심지어 그들은 ‘받아주세요’도 아닌 ‘받아라!’라고 강압적으로 말하고 있다.
어이가 없었지만 민혁은 생각했다.
‘개꿀?’
루베르트 길드가 천외국에 흡수됐다.
천외국이 완전한 요리의 나라로 성장할 수 있는 거대한 발판을 얻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