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660
밥만 먹고 레벨업 661화
헨리.
그는 방대한 꿈을 품고 있었다.
온 대륙에 자신의 상단 ‘머니백’이 뿌리를 내리고 장악하기를.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건 무엇일까?
주변 상권을 장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또 다른 것은 바로 ‘병력’이었다.
헨리는 엄청난 거금을 들여서 병력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성장을 촉진시킨다는 비약을 구매하여 그들에게 뿌리고, 네임드 NPC들을 교관으로 붙이고는 했다.
수십만 플래티넘? 아니, 어쩌면 수백만 플래티넘이 들어갔을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병력 육성에 힘썼다.
그리고 그가 보유한 정예병력.
헨리의 자부심인 자들이었다.
그들은 일반 제국의 기사들보다도 강했다.
마법사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레벨은 하나같이 450~을 넘어설 정도였으니 헨리는 엄청난 거금을 쏟아부은 것이 아깝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한우 소환. 한우 돌진.”
쿠콰콰콰콰콰콰콰콰쾅!
[기사 르케도가 사망하였습니다.] [기사 리베이가 사망하였습니다.] [기사 클라이디가 사망하였습니다.] [병사 암보르가 사망하였습니다.] [병사 클루가…….] [마법사 이첸이 사망하였…….]2천에 이르는 머니백 상단의 자랑이 짓밟힌다.
동굴을 가득 채울 크기의 거대한 한우가 그들을 지나칠 때마다 그들이 입은 갑옷, 병장구가 부서지며 휩쓸린다.
불과 몇 초.
그 몇 초 만에.
[1,953명의 병력이 전사하였습니다!] [당신은 그들의 주인입니다.] [유족들에게 그 슬픔을 위로해야 할 것입니다.] [‘돈’에 의해 맺어진 계약관계였습니다. 돈의 신 클래스는 병력을 잃을 시 패널티를 받습니다.] [병력의 급에 따라 위로금을 유족들에게 전달해야 할 것입니다!]헨리.
그의 가슴이 지끈거린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육성해 온 자들이었다.
그러한 자들이 휩쓸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섯 사신은 무사하다는 사실이었다.
다섯 사신 중 하나인 실버 마법사 케인이 재빠르게 매스 텔레포트로 몸을 피해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분노하기도 전에, 헨리는 또 다른 충격적인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
하늘에서 빛처럼 등장한 검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노장이, 그토록 강해 보이던 가짜 손오공의 심장에 창을 박아 넣었다.
그리고.
“전하 명령을 내려주시옵소서!”
한쪽 무릎을 꿇으며 예의를 갖춘다.
헨리.
그는 커다란 충격에 휩싸였다.
‘어째서……?’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어째서 고작 한 명의 노인이 자신을 이토록 초라하게 만드는가?
자신은 돈의 신 클래스.
온 대륙에 자신의 상단을 뻗친 위대한 인물이다.
그런데 고작 저 창신 한 명이 어째서 자신이 키운 강군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가?
“…….”
헨리.
그는 분노하기 시작했다.
‘아니, 절대 그렇지 않다.’
자신이 돈을 들여 사들인 자들과 힘겹게 키워낸 자들.
그들도 결코 저자에게 꿇리지 않는다.
“다섯 사신. 노인을 찢어 죽여라!!!”
열등감에 휩싸인 헨리가 소리친다.
한때 용병왕 후보였다고 불렸던 턱수염을 길게 기른 사내. 널슨이 거대한 대검을 들고 돌격한다.
“단숨에 부숴버리겠네!”
그의 대검에 강대한 힘이 서린다.
순간적으로 ×3배의 절삭력과 파괴력을 내는 ‘철근 가르기’였다.
그러나.
탱-
“……!?”
“……!?”
“……!?”
그 자리의 모두가 말문을 잃었다.
창신 밴이 창끝으로 가볍게 대검 면을 찌른 것만으로 가뿐히 막혔기 때문이다.
널슨은 지존 NPC다. 한때 브로드라는 용병왕 이후 새롭게 용병들을 다스릴 왕이 될 수 있었던 인물.
그러나 돈이 좋았기에 헨리의 밑에 들어온 인물이었다.
그러한 널슨에게.
“단순히 힘만 좋다고 이기는 것이 아니란다.”
푹-
창신 밴의 창이 그의 두꺼운 풀 플레이트 아머를 가볍게 꿰뚫으며 심장을 비집고.
푹-
[치명타!] [더블 어택!] [80% 확률에 따라 발생하는 더블어택이 방금 전 이어진 공격 데미지를 또 한 번 입힙니다!]또 한 번, 널슨의 심장이 꿰뚫린다.
널슨은 다섯 사신 중 가장 높은 HP량과 방어력을 보유한 인물이었다.
“컥…….”
그러나 강렬한 고통에 말조차 잇지 못하는 그의 목에 창을 박아넣은 창신이 앞을 향해 걸어간다.
털썩-
그의 등 뒤로 널슨이 무너져 내린다.
[지존 NPC인 널슨이 사망하였습니다!] [널슨은 당신이 고용한 용병이었습니다!] [당신은 널슨과 함께 많은 악행을 저질러왔습니다!] [널슨의 유족에게 300플래티넘을 지급해야 할 것입니다!] [널슨과의 악행에 의해 당신이 모든 스텟 –2의 패널티를 받습니다!]헨리.
그는 입을 열지 못했다.
쓰러지는 널슨을 뒤로하고, 터벅터벅 앞을 향해 걷는 창신에게.
벽 뒤에 숨어 있던 또 다른 사신.
머니백 상단에서 ‘죽음의 사신’이라 불리는 암살자 르헨이 그의 목을 노리고 벽 속에서 날아든다.
그러나.
푹-
옆도 돌아보지 않고 창을 찌른 창신에 의해 그가 허공에 꼬챙이처럼 대롱대롱 매달린다.
풀썩-
[지존 NPC인 르헨이 사망하였습니다!] [르헨은 당신이 고용한 용병이었습니다!] [당신은 르헨과 함께…….]심지어 식신 민혁은 다섯 사신에게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고 가짜 손오공을 신경 쓰는가?
아니었다.
그는 투명한 배리어 안에 숨어 빠르게 음식을 먹고 있었다.
심지어 가짜 손오공은 여전히 상처를 회복하지 못해 비틀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셋.”
푹-
이번에도 또다시 창신 밴에 의해 지존 NPC라 불리는 자.
실버 마법사 르완이 쓰러졌다.
“그, 그만…….”
헨리.
그는 참을 수 없는 무력감과 상실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마치 그들의 죽음이, 자신이 이루었던 모든 것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심지어 창신 밴과 민혁에겐 그것이 너무도 어렵지 않은 일처럼 보였다.
“넷.”
창신 밴의 목소리와 함께 네 번째 사신이 헨리의 바로 앞에 쓰러져 내렸다.
그리고 마지막 사신.
“흐, 흐이이이이익……!”
한때 한나라의 왕이었던 자.
반역자에 의해 폐위되고 살아남기 위해 도망쳤던 왕.
그가 이번에도 헨리를 내팽개치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
더 큰 무력감과 상실감이 헨리를 감싼다.
자신도 들은 바 있다.
실제 식신의 가신들은 그를 위해 목조차 내놓을 수 있는 충성심을 가진 자들이라고.
그러나 돈에 의해 사람들을 거느리는 자신에게 전우애 따윈 없었다.
‘내가 일군 모든 것이, 고작 저자의 한 가신에 의해 무너진다……?’
참으로 끔찍한 일이다.
최정상에 섰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헨리.
그의 정예와 그의 사신들이 고작 그의 가신 한 명에게 무너졌다.
더 믿을 수 없는 현실은.
‘천외국엔 저러한 자들이 넘쳐난다는 것 아닌가…….’
창신 밴뿐만 아니라, 천외국엔 저보다 강한 자도 있었다.
절대신의 검 브로드.
신들의 전장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행방이 묘연하지만 그 또한 민혁을 위해 충성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리고 민혁.
때마침 그의 배리어가 해제되어 가고 있었다.
그러나.
쿠콰아아아아아앙!“
“큭!!!”
민혁을 스치고 지나간 기다란 여의봉이 창신 밴을 멀리 날려버렸다.
헨리.
그가 작은 희망을 품었다.
그렇다.
아무리 민혁이 강하다 한들, 가짜 손오공 또한 강한 인물이었다.
어쩌면 가짜 손오공이 창신과 민혁을 죽여줄지도 모른다.
‘이젠 내 수하가 아닌, 가짜 손오공에게 기대야 하는 처지라니.’
하지만 보고 싶다.
식신이 좌절하는 모습을.
그랬기에.
[돈의 신의 은총] [돈의 신이 한 대상에게 은총을 내립니다.] [상대방을 강화시키는 대신 당신이 보유한 골드를 소실하게 되며, 보유한 골드가 없을 시 ‘빚’이 되어 갚아야 할 것입니다!] [강화시킨 대상이 사망할 시 ×3배의 골드를 지불해야 할 것입니다!] [가짜 손오공을 강화시키기 위해선 222,544플래티넘이 필요합니다!]정말이지 엄청난 금액이었다.
그러나 가짜 손오공이 ‘탐욕스러운 원숭이’를 발동시키면 그가 죽인 이의 드랍률이 대폭 상승한다.
민혁이 신등급 아티팩트 하나만 드랍해도 이득이 된다.
즉, 헨리는 사활을 거는 것이다.
“손오공! 난 너를 응원한다!!!”
헨리.
그가 마음에도 없는 말을 소리친다.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선.
죽음을 맞이한 식신이 가진 템이라도 얻기 위해선.
그런데 그때.
배리어에서 비집고 나온 민혁의 주변에 나타난 황금 주사위의 눈금이 떠오른다.
민혁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헨리를 바라봤다.
헨리.
‘무슨 눈빛이…….’
그 눈빛을 보고 헨리는 마른침을 삼켰다.
차가워서인가?
아니면? 자신을 경멸하는가?
아니, 그것도 아니었다.
민혁의 눈빛은 차분하게 가라앉아있었다.
그 눈빛이 무엇을 뜻하는지 헨리는 깨달았다.
민혁은 그를 상대할 가치조차 없다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다.
돈의 신이라 불리며 전 대륙에 손을 뻗은 헨리.
그는 식신 민혁에게 있어서 아무런 가치도 느껴지지 않는 존재였던 것이다.
“이, 이이익……!”
그리고 그 눈빛이 진짜임을 알았기에 헨리는 더욱더 화가 났다.
곧 가짜 손오공이 민혁을 향해 빛처럼 날아들었다.
[성난 원숭이] [5초 동안 모든 스텟 30%가 증가합니다!]단기적으로 힘을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힘에 의해, 가짜 손오공의 몸이 붉게 타오른다.
‘저 오만한 놈을 해치워라!’
헨리.
그는 그렇게 믿었다.
그러나.
“필살검.”
푹-!
“크하아아아아악!”
가짜 손오공이 뒤로 퉁겨져 날아갔다.
곧바로 수백 개의 검기의 폭격이 가짜 손오공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자욱한 흙먼지.
그 틈으로, 민혁이 또 한 번 뱉어낸다.
“필살검.”
푹-!
“크하아아아아악!”
흙먼지 틈에서 가짜 손오공의 또 한 번의 비명과 함께, 연달아 수백 개의 검기가 꽂힌다.
또 거기에 더해져 마지막.
“필살검.”
푹-!
푸푸푸푸푸푹-!
민혁이 스킬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민혁.
그가 이번에 먹은 버프 요리는 이러했다.
[중첩되는 즐거움] [7분 동안 중첩되는 즐거움의 버프 효과가 지속됩니다!] [6의 눈금의 특혜로 7분 동안 경험치 획득률이 ×2배로 상승합니다!] [전설 등급 치킨마요 덮밥과 전설 등급 치킨마요 덮밥의 효과를 받게 됩니다.] [모든 스킬의 쿨타임이 70% 감소합니다.] [모든 스킬을 쿨타임 없이 연속 두 번 발동 가능합니다.] [필살검은 연속 세 번 발동 가능합니다.]민혁은 더블 푸드를 이용하여 동일한 요리를 그대로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만들어낼 요리에 어떠한 버프가 들어갈지도 재료를 통해 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일부러 쿨타임을 감소시키고 스킬을 연속으로 발동 가능한 스킬을 보유하고 있던 그가 이 요리를 먹은 후 난사하고 있는 것이다.
터벅터벅-
민혁이 가짜 손오공의 주변으로 자욱하게 흙먼지가 피어오른 곳으로 향한다.
그리고 힘껏 검을 꽂아 넣는다.
푸욱-
흙먼지 사이로 움찔거리는 손오공의 발이 보인다.
그와 함께 헨리에게 알림이 울린다.
[돈의 신의 은총을 받은 상대방이 사망하였습니다!] [골드 지급률이 3배로 상승합니다!] [398,513플래티넘이 모자랍니다!] [돈의 신에게 398,513플래티넘을 빌리셨습니다!] [돈의 신과의 채무관계가 시작됩니다.]헨리.
아무리 그가 부자라 하나, 이 정도 액수라면 그의 상단 전체가 흔들릴 정도의 액수였다.
“…….”
헨리가 부들부들 몸을 떤다.
그리고 공허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는 민혁이 걸어온다.
그가 헨리의 뒤쪽을 바라본다.
“참 고맙네, 네 덕분에 왕국 발전기금으로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
“…….”
헨리.
그가 뒤를 돌아봤다.
자신의 정예병력이 죽은 자리.
혹은 다섯의 사신들이 싸늘하게 식어간 자리로 그들이 드랍한 아티팩트와 골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값어치만 해도 어림잡아 10만 플래티넘은 훨씬 상회할 것이다.
헨리.
그는 오늘 많은 것을 잃었다.
하지만 반대로 민혁. 그는 많은 것을 얻었다.
또한, 그가 먼저 자신의 뒤통수를 치려고 했기에 민혁은 자비 없이 웃었다.
히죽-
가장 사악하게, 가장 잔인하게.
“이런 씨ㅂ……ㄹ!!!”
헨리가 그 말을 끝맺기 전에.
서걱-
그의 머리가 땅에 떨어졌다.
그리고 어두워지는 시야 속 민혁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게 너와 나의 차이다.”
“…….”
“X신 새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