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933
밥만 먹고 레벨업 934화
네르바는 그 누구보다 태초의 권능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 누구보다도 갈망하였고 그 누구보다도 가지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과거, 네르바는 가장 위대한 절대신 셋에게만 내려진다는 ‘군신의 태초의 권능’을 얻을 기회가 있었다.
군신은 군신의 동상 앞에 서서 그 보상을 내릴 것을 말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군신은 태초의 권능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당시 네르바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가 들은 군신의 태초의 권능.
‘신들도 인정할 기사를 얻을 수 있게 도와준다.’
기존에 거느리고 있던 자를 강하게 만드는 힘과는 차원이 다르다.
새로운 강자를 끊임없이 영입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 알려진다.
심지어.
‘이 권능은 총 여섯 번의 성장을 이룰 수 있다.’
네르바가 알고 있는 이 첫 번째 성장마저도 경악스러울 지경이다.
그런 네르바가 군신의 태초의 권능을 대신하여 받은 것이 바로 ‘한계를 돌파하는 자’였다.
애초에 한계를 돌파하는 자는 ‘벽 하나’를 부수어주는 것뿐.
군신의 태초의 권능은 데리고 있지도 않았던 강한 기사를 얻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
네르바는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아쉬웠다.
심지어 항상 생각하곤 했다.
‘도대체, 태초의 권능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그런데 지금, 천외제국의 황제 민혁이 피식 웃으며 말한다.
“당신, 혹시 태초의 권능이라고 알아?”
“…….”
그 물음에 네르바는 불안감이 치솟았다.
절대신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고, 심지어 오블렌과 함께하는 그라면 알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곧, 어떤 생각이 가닿은 네르바의 머리가 하얘졌다.
‘왜 여기서 태초의 권능에 대해 말하는가?’
그리고 군신도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알았다.
그마저도 자신이 잃어버린 신과 기사의 행방에 대해서 알지 못하고 있었다.
민혁은 더 이상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곧 군신이 말했다.
“한 가지씩의 능력을 말해라.”
네르바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한계를 돌파하는 자를 성장시켜 주십시오.”
그 말에 군신이 고개를 주억였다. 그다음엔 민혁을 바라봤다.
민혁이 작은 웃음을 지었다.
“군신께서 말씀하시길, 분명 ‘군신의 힘’에 한하여 성장시킬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맞습니까?”
“그렇다.”
민혁, 그의 입이 쭈욱 찢어졌다.
그 찢어지는 미소에서 네르바는 알아챘다.
‘당했다!’
그는 민혁에게 군신의 제안을 수락하는 대신 200만 플래티넘을 약속했다.
또 수백만, 아니, 어쩌면 수천만 플래티넘의 가치를 가졌을지도 모르는 영토의 소유권을 약속하였다.
그뿐인가?
신의 검이 아닌 자들에 한해서만 루브앙의 인재를 그가 데려가도 되는 것을 승인했다.
이러한 것들만 합쳐도 루브앙 제국은 꽤 큰 피해를 입게 된다.
그럼에도 네르바가 흔쾌히 응한 이유는 민혁보다 훨씬 나은 ‘보상’을 받을 수 있음에 있어서다.
그러나 전혀 틀렸다.
“태초의 권능. 신과 기사를 성장시켜 주십시오.”
“……!”
네르바는 그것이 현실이 되자 눈알이 뒤집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민혁이 군신으로부터 제안을 듣자마자 판을 짜놨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그렇다.
네르바와 민혁. 둘 중 군신의 제안을 수락하지 말았어야 할 자는 민혁이 아닌, 네르바였던 것이다.
‘절대 수락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어!’
군신도 적지 않게 놀란 표정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잃어버렸던 태초의 권능. 신과 기사가 왜 거기서 나오는가?
민혁은 어깨만을 으쓱였다.
네르바와 민혁에게 보상이 주어진다.
[신의 힘이 깃든 초복 삼계탕 재료를 획득합니다.] [신과 기사가 레벨업 하였습니다!] [신과 기사가 레벨업 하였습니다!]* * *
㈜즐거움 특별유저관리팀.
[경고!] [경고!] [경고합니다!] [태초의 권능을 레벨업 시킨 유저가 등장했습니다!]특별유저관리팀.
박민규 팀장의 눈이 부르르 떨렸다. 이민화 사원도 놀란 표정으로 모니터를 보고 있다.
수십 개의 모니터가 끊임없이 점멸하고 있었다.
그때, 강태훈 사장이 특별유저관리팀 안으로 다급히 들어왔다.
“무슨 일인가.”
강태훈 사장은 ㈜즐거움의 여러 팀과 연결된 앱을 갖고 있다.
이 앱은 ‘경고음’이 뜨면 강태훈 사장에게 곧바로 해당 부서가 어디인지 알려준다.
다급하게 들어온 그에게 박민규 팀장이 말했다.
“신과 기사가 2레벨업했습니다.”
“뭐!?”
강태훈 사장.
어지간한 일로는 쉽사리 놀라지 않는 그조차도 경악했다.
태초의 권능 신과 기사. 해당 권능의 2레벨업은 사실상 빨라야 2년 반 뒤로 예상되었다.
그것도 앞당겨 예상한 것이다.
본래 민혁이 아닌 다른 이들이 해당 권능을 보유했다면 레벨업까지 최소 4년, 혹은 영원히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신과 기사의 성장을 위한 조건이 터무니없었기 때문이다.
일단, 신과 기사는 1레벨부터 시작해 총 5레벨업을 할 수 있다.
그리고 1레벨에서 2레벨이 되면 기존의 보유하고 있던 신과 기사가 조금 더 뛰어나진다.
예를 들어 현재 민혁이 보유한 신과 기사는 무작위로, 자신이 원하지도 않을 때 발동되곤 하는데, 성장을 한다면 그것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1레벨업의 조건이 경악스럽다.
“신급 NPC 5명 보유, 전설급 NPC 20명 보유를 해야 1레벨업을 한다…….”
강태훈 사장은 일부러 태초의 권능의 난이도를 극악으로 설정했다.
어쩌면 영영 그 누구도 레벨업 하기 힘들 정도로 말이다.
실제로 위의 1레벨업 조건은 민혁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이들이 불가능했다.
심지어 그다음의 레벨업 조건은 더 충격적이다.
‘신급 NPC 8명 보유, 전설 NPC 50명 보유. 그리고 레벨 800 달성.’
이 정도로 말도 안 된다는 거다.
그런 극악의 조건에서도 민혁은 1레벨업을 코앞에 두고 있던 상황이었고, 그 상황에서 두 번째 레벨업을 위한 조건을 무시하고 2레벨업을 얻어버리게 된 것이다.
곧, 민혁이 태초의 권능 ‘신과 기사’를 확인하는 것이 그들의 눈에 들어왔다.
“창 띄우게…….”
강태훈 사장이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하자 박민규 팀장이 서둘러 창을 띄웠다.
(신과 기사)
태초의 권능.
현재상태: 봉인.
효과:
⦁2개월에 한 번, 지독히도 탐나는 인재가 있을 때, 그 인재를 자신의 기사로 들일 수 있는 방법이 안내되고 상황이 전개되며 유저도 포함된다.
⦁6개월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할 강자를 시스템이 인지하여 탐색해 낸다.
⦁자신의 기사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이 안내되거나 혹은 상황이 전개된다.
⦁봉인을 풀기 위해 신급 NPC 15명 이상 보유.
⦁봉인을 풀기 위해 전설 NPC 400명 이상 보유.
⦁봉인을 풀기 위해 1,000레벨 달성.
새로이 재탄생한 신과 기사를 보며 강태훈 사장이 한숨을 쉬었다.
“하아.”
다시 봐도 정말 미친 권능이다.
박민규 팀장이 쓰게 웃었다.
“민혁 유저가 가진 ‘재료추적’ 스킬의 ‘인재추적’ 버전이군요.”
박민규 팀장은 생각했다.
‘2개월에 한 번 탐나는 인재를 데려올 방법이 안내된다. 심지어 6개월에 한 번씩 강한 인재를 추적한다라.’
민혁이 네르바를 쫓을 가장 강력한 무기를 얻어낸 셈이다.
* * *
새로이 변화된 신과 기사를 보며 민혁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심지어.
[루브앙 제국은 천외제국에 200만 플래티넘을 지불해야 할 것입니다!] [루브앙 제국은 천외제국에 아브이드 영토의 소유권을 이전해야 할 것입니다!] [루브앙 제국은 천외제국이 3명의 인재를 지목할 시, 순순히 내주어야 할 것입니다!] [단 이는 이주자가 승인해야 가능한 일입니다!]달다.
자신이 훨씬 더 나은 군신의 힘을 가졌을 거라며 오만했던 네르바의 단물을 쪽쪽 빨아먹었으니 민혁은 너무도 달콤할 수밖에 없었다.
“네르바 황제여, 선뜻 응해주니 고맙소!”
“…….”
똥 씹은 네르바와 다르게 민혁은 ‘하하핫!’ 하며 쩌렁쩌렁 웃어댔다.
군신은 이대로 두면 큰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둘러 계승식을 종료시키고 그들을 돌려보냈다.
그 자리의 모두가 빛이 되어 사라졌다.
계승식이 끝난 후, 천외제국에 돌아온 민혁은 일단은 잠을 자기 위해 로그아웃했다.
그리고 쉬고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가마솥으로 삼계탕을 끓이기 시작했다.
촤아아아아아아아-
솥뚜껑을 열어젖히자 한껏 뜨거워 보이는 삼계탕이 모습을 드러냈다.
기름이 둥둥 떠다니는 삼계탕이 펄펄 끓고 있다.
불을 끈 후 뚝배기에 담은 민혁이 커다란 닭다리를 쭈욱 찢었다.
“후뜨후뜨.”
뜨거운 삼계탕의 닭다리를 서둘러 접시로 옮겨 담아준다.
입김을 후, 후 하고 불어 어느 정도 식혀준 후 큼직한 닭다리를 소금을 푹 찍어 먹어본다.
우물우물-
입안에 넣는 순간 담백하고 실한 고기가 그를 즐겁게 한다.
그리고 또 한 번 닭다리를 베어 무는데, 입에 넣기 전 쭉 찢어진 신김치를 얹어본다.
아삭아삭-
느끼한 삼계탕의 맛을 신김치가 확실하게 잡아준다.
정말 기가 막힌 맛이다.
어느덧 고기를 순식간에 먹어치운 민혁이다.
그는 삼계탕의 국물에 얇게 다진 당근, 양파, 대파, 찹쌀을 넣고 푹 끓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맛좋은 닭죽이 완성됐다.
여러 가지 야채에 환상의 빛깔을 띠는 닭죽을 후, 후하고 불어 먹어본다.
“우물우물. 크흐-”
진득하고 담백한 닭죽이 입안을 풍요롭게 해준다.
곧바로 다시 길게 찢은 신김치를 닭죽 위에 올려 척하고 먹어준다.
우물우물-
민혁이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안 그래도 여름이라 기력이 떨어졌는데, 힘이 펄펄 나는구나!’
곧바로 알림이 들려왔다.
[초복 삼계탕 재료를 드셨습니다.] [경험치 3,000,000,000을 획득합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카리스마 10%가 증가합니다.] [모든 스텟 0.8%가 증가합니다.] [1주일동안 지치지 않는 활력을 얻습니다.]민혁은 비록 군신의 후예를 계승하진 못했으나 꽤 만족스러운 보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심지어 ‘신과 기사’를 2레벨업이나 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때마침 헤이즈가 들어왔다.
“폐하, 루브앙 제국이 보낸 200만 플래티넘과 아브이드 영토 소유권 이전에 대한 계약서가 도착했습니다.”
민혁은 고개를 주억였다.
‘남은 것은 세 명의 인재인가.’
민혁은 딱 한 명.
생각해 둔 인재가 있었다.
그는 바로 신의 검 기사단이며, 제1의 신의 검 기사단의 단장 던이었다.
그시각.
피투성이가 된 발렌티노가 양 손목을 밧줄로 묶인 채 루브앙 제국의 수도 광장 위로 떠올랐다.
[신의 검 기사단의 자격을 박탈당하셨습니다!] [루브앙 제국 백작의 작위를 박탈당하셨습니다] [곧 처형식이 진행되며, 한 번의 처형이 세 번의 죽음과 같을 것입니다!]공개처형을 당하는 발렌티노.
그는 이미 이 모든 것을 각오하고 있던 바다.
또한, 자신은 네르바의 명을 이행하지 않은 대신에 방패의 신이 되었다.
‘그깟 세 번의 죽음, 그리고 신의 검 자격 박탈? 우습군.’
발렌티노는 민혁의 명을 이행하고 벤티노의 벽을 발현하면서 많은 이들의 피해를 막아냈다.
그것이 네르바를 지키는 일보다 훨씬 이로운 일이었다.
제대로 된 황제라면,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 잘해주었다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네르바는 고작 그 이유 하나로 자신을 처형한다.
그렇다. 신의 검 기사단마저도 결국 네르바의 소모품에 불과했다.
‘차라리 다른 제국에 가겠다. 아니, 탱커 유저들을 모아 왕국을 건립하겠다!’
신이 됨으로써 더욱 큰 꿈을 꾸게 된 발렌티노.
곧 네르바의 보좌관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말한다.
“대인 발렌티노는, 위대하신 네르바 폐하의 명을 어긴 죄!”
웅성웅성-
국민들의 웅성거림이 커진다. 발렌티노는 눈을 감고 기다렸다.
“반역을 도모한 죄!”
“……?”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천외제국 황제와 은밀한 정보를 교환한 죄!”
“……!”
발렌티노의 눈이 부릅떠졌다.
‘이, 이 개 같은……!’
그렇다. 네르바는 발렌티노를 ‘방패의 신’으로서도 살아갈 수 없게 추락시키려는 셈이다.
“그 죗값을 받아 처형이 진행될 것이며, 이방인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1년간 루브앙 제국 ‘나태의 감옥’에 수감한다!”
“……!!!”
나태의 감옥.
그곳은 NPC들에게도 유저들에게도 지옥과 같은 곳이다.
그곳에 들어가면 아주 조금씩 경험치가 하락하게 된다.
오로지 중죄인들에게만 내려지는 형벌.
“처형식을 진행하라!!!”
방패의 신 발렌티노.
그리고 가장 위대한 탱커.
자신은 이제 이 아테네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