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 Duke of Powder Keg Empire Genius RAW novel - Chapter 55
55화 – 궁지에 몰린
오스트리아-헝가리가 점령한 세르비아.
불가리아의 기습적인 참전에 모든 전선이 빠르게 무너진 이 국가는 제국의 계승권을 가진 두 명의 황족을 암살 시도했던 것, 거대한 전쟁의 원인이 되었다는 것까지 합쳐서 무척 험한 지배를 받을 것 같지만 전혀 아니었다.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는 전시 상태라서 활기는 보이지 않았지만, 적국 군대가 지배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평온했다.
“오늘 신문 봤어?”
“신문? 재미없어서 안 봐.”
“멍청아, 그럼 루마니아가 참전한 것도 모르겠네?”
“루마니아가?”
“그래, 총사령관이신 카를 대공께서 루마니아도 끌어들이셨다고 들었어.”
“크으, 역시 대공 전하시구만.”
병사들은 카를 대공이라는 이름이 나올 때마다 미소를 지었다.
제국을 이끄는 젊은 황족이 젊은 병사들 사이에서 인기 없을 수가 없었다.
특히 폴란드, 불가리아, 이제는 루마니아까지 이끌고 제국군과 함께 러시아 제국군을 밀어붙이고 있으니 어찌 자랑스럽지 않겠는가.
아무튼 베오그라드를 순찰하는 오스트리아-헝가리 병사가 잡담할 정도로 분위기는 좋았다.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은 카를 대공이 발칸 전선을 종결시키고 떠나기 전에 누누이 강조했던 것 때문이다.
카를 대공은 점령한 땅에 별 기대와 가치도 없다는 듯 총독에게 이야기했다.
강압적인 분위기를 없애고, 사람들을 핍박하지 말라, 그저 무사태평하게 넘기면 그만이라는 말을 남기고 동부 전선으로 떠났다.
점령한 땅임에도 불구하고 무척 무관심해 보였다. 총독은 어리둥절했지만, 명령을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구 명령인데 거부하겠는가. 승승장구하는 카를 대공의 명령은 그 어떤 것보다 우선시 된다.
강압적이지 않은 분위기 때문에 가끔 불만을 가지는 병사도 있었지만, 반대인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죄가 없잖아. 평범한 사람이 무슨 힘과 생각이 있겠어? 난 관대함을 보여주는 대공 전하의 고귀함이 좋아.”
“이들을 다 죽인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전쟁 중에 누군가를 죽이는 건 당연하지만, 무의미한 살생을 굳이 하고 싶지 않은 사람도 많다.
20세기라고 모두가 미쳐있지는 않으니까.
아무튼 조금 전까지 적국의 수도였지만 병사들이 강압적이지 않고, 치안과 통제에 순응하기만 하면 건드리지 않으니 베오그라드는 조용한 일이 많았다.
하지만 이런 지배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다.
바로 극렬한 민족주의자. 그들은 제국의 관대함에 치가 떨리다 못해 폭주할 정도였다.
그들이 제일 싫어하는 거니까.
애초에 제국의 관대함과 다른 민족을 동등하게 대우하려는 것 때문에 세르비아 민족주의자들이 발작하여 황족 암살을 시도한 것 아니겠는가.
그들이 원하는 건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이 베오그라드에서 세르비아인을 마구잡이로 죽이는 것이다.
그래야 그들의 목적에 가까워지니까!
“죽어, 이 개자식들!”
가끔 순찰하는 오스트리아-헝가리군에게 민족주의자들의 테러가 있었다.
당연히 군은 다치는 병사가 나오면서 무척 분노했다. 제국이 이렇게까지 배려해 주는데 감히 공격한단 말인가?
하지만 동부 전선으로 떠난 카를 대공이 인내심을 가지고 지배하라고 했기에 분노를 참을 수밖에 없었다.
분노를 터뜨리고 싶어도 카를 대공이 생각나면 자연스레 분노가 조절된다.
그는 그만한 위상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카를 대공께서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큰 문제 일으키지 말라고.”
총독은 무척 고민했다.
죽어서 이름을 날리는 것도 어느 정도 급이 있어야 한다.
조직의 리더는 가치가 있어도 그 밑의 조직원들은 쓸모가 없다.
이들은 다 죽여도 상관없을 것 같지만 여전히 카를 대공의 명령이 떠오른다.
만약 다 죽였다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
무척 끔찍한 일이다.
“저에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마침 한 참모가 매우 기발한 제안을 했고, 총독은.
“진행해!”
흡족한 미소를 짓고는 바로 시행했다.
카를 대공의 명령에 따르면서 저 버러지 같은 것들을 처리할 수 있는 매우 흡족한 계획!
다음날 총독은 열차를 빌려 감히 관대한 제국의 지배에 저항하고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을 해한 범죄자들을 태웠다.
“어디로 가는 거지?”
“빌어먹을, 난 어떤 일이 일어나도 버틸 것이오!”
“맞습니다! 이미 각오한 일이 아닙니까?”
“지금은 어렵지만 조국은 다시 일어설 겁니다!”
열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범죄자들은 일치단결하여 각오를 굳혔다.
그들은 죽을지라도 관대한 통치로 수그러들었던 세르비아의 의지가 다시 살아날 것이기에!
의미 있는 죽음을 바라던 그들이었기에 더더욱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열차가 도착한 곳은 세르비아인의 시체가 가득 쌓여 있거나 피비린내와 화약 냄새가 풍기는 처형장이 아니었다.
“스코페?”
세르비아의 남부 도시였으며.
지금은 불가리아의 점령지가 된 곳이었다.
“서, 설마?”
눈치 빠른 사람이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의 의도를 내뱉기 전에.
열차 내부에 불가리아군이 우르르 들어왔다.
“하하, 어서 오십시오! 오시느라 힘든 것은 없으셨습니까?”
불가리아 장교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장교를 매우 반갑게 맞이했다.
세르비아인을 죽일 기회를 준 오스트리아-헝가리다. 게다가 불가리아 입장에서 세르비아 남부를 얻고, 조금만 있으면 곧 남부 도브루자까지 얻는다.
솔직히 불가리아인들은 놀랐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빨리 잃었던 영토를 회복한다고?
이런 상황에서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을 나쁘게 볼 이유가 어디 있는가.
믿음직한 동맹국인데!
“이런 부탁을 드려 죄송합니다.”
“다 돕고 사는 거지요.”
“대신 뒤 칸에 약소한 선물을 실어놓았습니다.”
다른 곳도 아니고 오스트리아-헝가리 본토와 매우 가까운 베오그라드다.
당연히 보급이 부족할 리가 없고, 불가리아군의 입이 쭉 찢어질 정도로 많은 것들이 채워져 있었다.
“하하, 뭘 이런 걸 챙겨오셨습니까!”
“한번이 아니라 몇 번 더 부탁드릴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아이고, 원래 세르비아 놈들이 천성이 천박하고 은혜를 모르는 놈들이지요. 우리에게 맡겨만 주십시오!”
불가리아 장교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가슴을 두드렸다.
“그럼 믿고 맡기겠습니다.”
“하하, 살펴 들어가십시오!”
불가리아 장교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장교를 배웅했고, 열차 내부에는 불가리아군과 범죄자들만이 남았다.
서로의 눈이 마주치자, 불가리아 장교가 씨익 웃었다.
게다가 오스트리아-헝가리가 선물까지 준비해 놓았네?
두 배로 신이 날 수밖에 없었다.
“너희들이 제국의 관대한 지배에 불만을 품은 불순분자라면서?”
“저… 그게…”
오스트리아-헝가리군에게는 할 말 다 했던 자들이 입을 뻐끔거리면 제대로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래도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은 그들을 사람을 보듯 대했는데 저들은 그저 하나의 물건처럼 보는 듯했으니까.
갑자기 다리가 벌벌 떨리기 시작했다.
불가리아 장교는 성큼성큼 다가와 한 세르비아인의 머리채를 붙잡아 눈을 마주치게 했다.
“즐거운 불가리아에 온 걸 환영한다. 우리는 오스트리아-헝가리처럼 부드럽지 않을 거야. 흐흐흐.”
스산한 눈웃음에 세르비아인의 눈이 잘게 떨렸다.
***
루마니아의 참전 소식에 총공세로 인해 긴장했던 것이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해냈다. 이 어려운 것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 라는 감정이 밀려 들어왔다.
루마니아는 원래 이리저리 많은 것을 재다가 협상국의 편으로 참전한다.
이런 국가가 우리를 선택했다는 건 무엇을 뜻하겠는가. 우리가 더럽게 많이 유리해 보인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열심히 해 온 것이 보답받는 기분이었다.
속으로는 정말 많은 것을 걱정한 공세였다. 오스트리아-헝가리도 정말 영혼까지 끌어모았으니까.
여기서 예측 못 한 피해를 입으면 우리도 러시아 제국만큼은 아니더라도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결과가 이렇게 나오니 좋지 않을 수가 없었다.
“루마니아의 참전은 큰 힘이 되겠습니다.”
회첸도르프도 웃음을 멈추지 못한다. 그야 발칸 반도의 최대 체급을 자랑하는 루마니아니까.
족히 60만의 병력은 뽑아줄 수 있을 것이다. 이 넓은 동부 전선에서 병력은 많을수록 좋다.
상대가 러시아 제국이지 않은가.
물론 숫자만 많다고 좋은 건 아니다. 군대의 훈련, 장비, 여러 보급물자 등 루마니아군은 부족한 게 많다.
하지만 그건 우리가 무리해서라도 챙겨줘야지. 그만한 역량 가진 국가가 우리와 독일 제국밖에 없으니까.
우리 대신 피를 흘려줄 동맹국에 물자 지원도 못 해주겠는가.
우리 허리가 휘겠지만, 돈 같은 건 일단 이기고 나서 생각하면 된다.
나한테는 돈 버는 게 제일 쉽다. 제국이 생존하면 더 쉬워지겠지.
그리고 루마니아의 플로이에슈티 유전은 부족한 석유 생산량을 채워줄 것이다.
갈리치아에도 석유가 나오기는 하는데 플로이에슈티 유전에 비할 정도는 아니다.
석유의 중요성이 2차대전 정도는 아니지만, 포르쉐에서 찍어 나오는 트럭들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으니 석유는 많을수록 좋다.
루마니아의 중요성이 이렇게 클 줄이야.
여기서 끝이겠는가. 루마니아가 협상국으로 참전할까 봐 어느 정도 병력을 배치해야 했었는데 이제 그것이 필요 없어졌다.
“루마니아군에서 전보가 왔습니다. 베사라비아를 점령했고, 계속 진격하겠답니다.”
이거다. 러시아 제국은 안 그래도 전선을 물려야 했는데 갑자기 열린 루마니아와의 전선 때문에 더 전선을 물려야 한다.
안 그래도 넓은 전선을 채울 병력이 부족했는데 상대방 측에서 병력이 추가되니 미쳐버리기 일보 직전일 것이다.
루마니아가 중요한 순간에 알맞게 들어왔다.
“보급대를 렘베르크 방면의 부대에 더 지원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회첸도르프의 제안에 고민했지만 길지는 않았다.
“좋습니다. 이제 렘베르크 방면에 집중합시다.”
그만큼 많은 병력을 쏟은 곳이 렘베르크 방면이다. 제일 전선도 길어지고 전투 중이다.
자연스레 보급 소모와 보급로가 길어질 터.
다른 방면의 부대와 근위대에 달라붙은 지원부대 일부를 그쪽으로 돌리는 것이 좋겠지.
어차피 다른 부대는 이제 공세 시늉만 하는 중이고, 폴란드군도 공세를 중단했다.
아무리 분노조절 못 해도 우리는 예비대를 보내주기 힘든데 상대 병력 증강되면 멈춰야지.
이 기회에 근위대도 한 번쯤은 쉬어가는 것이 옳다. 해준 게 많은 부대인데 한번 쉰다고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
영국, 프랑스, 러시아 제국이 뭉친 협상국의 분위기는 꽤 우울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불가리아, 뒤늦게 루마니아까지 참전하면서 러시아 제국이 개박살이 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루마니아의 참전은 엄청난 압박이었다. 제삼자의 시선으로는 동맹국 측으로 전쟁이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 누구도 러시아 제국이 이렇게 밀릴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독일 제국이 도운 것도 없고, 러시아 제국의 특성상 이렇게까지 밀린다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지랄맞은 환경이라면 오스트리아-헝가리는 막을 줄 알았는데.
러시아 제국은 전투에 패배한 것만 아니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영토까지 빼앗기고 있다.
“도대체 러시아 제국은 뭘 하는 국가입니까?”
“어떻게 한 번도 이기지 못하죠? 군대가 있는 게 맞습니까?”
“사실, 러시아 제국은 동맹국과 비밀 협정을 맺고 일부러 영토를 내어주는 거 아닙니까?”
“크흠, 그건 러시아 제국을 너무 병신으로 보는 거 아닙니까? 그깟 비밀 협정 때문에 나라가 무너지게 생겼는데요?”
“그만큼 졸전을 펼치고 있다는 뜻이지요.”
“제 생각이지만 러시아 제국은 병신이 맞아요.”
“일본에 질 때 알아봤습니다.”
당연히 영국과 프랑스는 한번을 이기지 못하는 러시아 제국의 작태에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러시아 제국은 오히려 전쟁 초기보다 훨씬 목소리가 커졌다.
전쟁 초기에 한 번 졌을 때는 분명 창피했다. 하지만 계속 지니까 이제 와서는 아무 상관이 없어졌다.
러시아 제국이 지는 거 맞다. 그래서 영국과 프랑스가 뭐 어쩔 건데.
우리가 이기지 못하는 건 니들 때문 아니야?
“우리가 망하면 우리만 좆됩니까? 너희들도 좆 돼! 생각해 보니 열받네! 우리 무너지면 너희들이 버틸 것 같아? 왜 물자 지원을 안 해줘? 해협이 막혔다고? 그럼 뚫어야지! 빨리 보급해 줘! 우리 이 상태로 전쟁 못 해! 상대 병력이 얼만 줄 알아? 우리 혼자서 오스트리아-헝가리, 불가리아, 루마니아, 폴란드까지 맡고 있다고!”
러시아 제국의 놀라운 망언에 프랑스와 영국은 당연히 입을 다물었다.
더럽게 못 싸우고, 뻔뻔하기 짝이 없지만 어쩌겠는가. 실제로 러시아 제국이 맡아주는 상대 병력이 어마어마하다.
아무리 한심해도 러시아 제국이 무너지면 영국과 프랑스도 끝이다.
동부 전선의 병력이 자유롭게 풀어지면 다음으로 진격할 곳이 어디겠는가. 당연히 영국과 프랑스였다.
“저 병신들에게 기대한 우리가 멍청입니다. 결국 우리가 해결해야 합니다.”
“저런 것들이 우리 경쟁자였다니.”
“조용히 하세요. 동네 창피해서 얼굴 못 들고 다니겠습니다.”
“좋은 수가 없습니까? 이러다가 정말로 패배하고 맙니다!”
결국 움직일 여력이 있는 영국이 행동해야 했다. 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수단과 방안이 필요했다.
“제가 한마디 하겠습니다.”
난세에 영웅이 등장하는 법.
“오, 해군 장관께서?”
자리에서 일어난 자는 바로 윈스턴 처칠이었다.
“곧 겨울이 옵니다. 러시아 제국은 그래도 어떻게든 버티고 버틸 것입니다. 하지만 내년은 힘들어지겠지요.”
꽤 어두운 이야기였지만 그게 현실이었다. 당장은 가능할 것이다. 러시아의 겨울은 혹독하니까.
하지만 러시아 제국이 내년에도 버틸 수 있을까?
안 그래도 내부적으로 문제가 많았던 국가였기에 믿음이 가지는 않았다.
게다가 빼앗긴 영토와 앞으로 빼앗길 영토 때문에 러시아 제국의 전쟁 수행 능력이 급감한다.
그리고 오스트리아-헝가리를 중심으로 폴란드, 불가리아, 루마니아는 내년에 더 강한 공세를 계획할 터.
“우리도 그에 맞춰 행동해야 합니다. 제가 계획한 일이 있습니다.”
영국 내각은 처칠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
협상국 중에서 그나마 영국이 제일 여력이 있는 국가였다.
패배하면 영국도 많은 것을 잃겠지만, 영국은 바다를 지배하는 최강의 해양 세력이다.
막말로 어떻게든 본토 정도는 막을 역량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프랑스는 아니다. 그들은 본토가 전쟁터였고, 수도인 파리가 피에 물들고 있다.
협상? 그게 말이나 되겠는가. 안 그래도 짧은 기간에 많은 수의 사람이 죽어 나갔다.
여기서 협상을 맺는 순간 프랑스가 포기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질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국민들이 정부를 용서하지 않을 터.
“오스트리아-헝가리를 보시오. 폴란드를 독립시켰소. 우크라이나도 독립시킬 생각이라면?”
“영토 욕심이 없는 건가?”
“말도 안 되는 소릴. 제국이 영토 확장에 욕심이 없다는 게 말이 되겠습니까?”
“적이지만 배울 건 배워야 합니다. 오스트리아-헝가리는 전쟁을 위해 눈앞의 영토는 포기하겠다는 겁니다.”
“눈앞의?”
“노리는 것이 뻔하지 않습니까. 폴란드, 우크라이나를 포기하면 오스트리아-헝가리가 가져갈 땅이 우리 식민지 말고 더 있습니까?”
“음흉한 놈들. 앞에서는 다른 국가를 독립시켜 주는 척하면서 명예를 드높이고, 뒤에서는 우리 식민지를 노리고 있다니!”
꽤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였다. 제국이 영토를 넓히지 않으면 뭐 하겠는가.
아무리 황제가 존재하는 국가라도 전쟁에 참여한 국민들에게 보여줄 것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제일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영토다. 무슨 설득이 필요하겠는가. 얻은 영토가 이만큼 크다! 라고 보여주면 끝인데.
협상국에서 오스트리아-헝가리의 움직임을 보고 도출한 건 하나다.
폴란드, 우크라이나 같은 나라를 독립시켜 전쟁 수행에 돕게 만들고, 영토 확장은 협상국의 식민지를 가져가려고 하는구나!
“독일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나중에 서로 갈라질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게 중요합니까? 그때 우리 프랑스가 남아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빌어먹을, 우리도 무슨 수를 내어야 합니다! 러시아 제국이 무너지면 모든 게 다 끝이에요! 내년까지 남은 시간을 알뜰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영국과 마찬가지로 프랑스도 내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전쟁의 결과가 달라진다고 믿었다.
겨울이 지나고 날이 풀리면 동맹국의 공세가 러시아 제국으로 향할 테니까.
“그렇다면 우리도 수를 내어야지요.”
“무슨 수를요?”
“우리의 영토도 판돈에 올릴 수밖에요. 어차피 전쟁에 지면 모든 게 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