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at Chinese warlord from Joseon RAW novel - chapter 245
“오냐, 이 두웨성이 네놈들이 잃은 돈 모조리 따가지고 와주마.”
호기롭게 외친 두웨성.
자신은 있었다.
소싯적부터 마작이라면 질리도록 쳐온 바이다.
***
“씨벌, 분위기 한번 꿀꿀하네.”
청방의 조직원들과 함께 두웨성이 진입한 곳은 동부 해안에서 멀지 않은 허름한 민가.
입구를 지키고 있던 러시아인이 단도를 들이댔다.
“어따 대고 칼질이야? 빡빡이 새끼가.”
신분 확인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두웨성은 계속 투덜댔다.
“이 새끼들은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도 모르나? 왜 이리 죄다 머리를 빡빡 밀었어? 저 문신들은 또 뭐야. 조그맣게 새기면 귀엽기라도 하지, 존나 혐오스럽군.”
귾임없이 투덜대는 것은 그만큼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
평범한 건달이던 두웨성을 상하이의 지배자로 만들어준 것은 아편과 도박, 매춘 사업이었다.
비록 삼합회와의 경쟁에서 밀려 중심가에서 쫒겨난 신세이긴 하지만, 두웨성은 재기의 여지가 있다고 보았다.
그 이유로, 삼합회는 아편 사업에는 손을 대지 않기 때문이었다.
중국 5억의 인구 중, 아편을 피우는 사람이 1,000만이네, 5,000만이네, 1억이네.
많은 얘기들이 떠돌지만.
분명한 점은, 수억에서 수십억 위안이 오가는 거대한 지하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지하 아편 시장의 매매를 독점하는 자가 암흑세계의 제왕이 되리라는 것이었다.
문제는, 기존에 상하이항을 통해 들여오던 아편의 경로를 삼합회가 막아버렸다는데 있었다..
재기를 위해서는 새로운 유통경로의 확보가 절실했다.
오늘 만나려는 러시아인들은 만주에서 재배한 아편을 판매하려는 자들이었다.
그리고 계약이 이뤄지기 전에 도박을 통해 유리한 조건을 따내는 것이 지금껏 두웨성이 해 온 사업방식이었다.
그런데 정체불명의 러시아 놈들에게 부하들이 연일 전패 중이라니, 분통이 터지고 조바심이 일었다.
그때, 방안 깊숙한 곳에서 걸걸한 음성이 들려왔다.
“이들은 레드 마피아야. 얼핏 보기에는 규율이 없이 난장판인 것 같아도, 도적의 법이라고 하는 그들만의 전통을 충실히 지키고 있다고. 당신도 마피아 두목이니 잘 알 거 아냐?”
“누구요?”
“당신과 협상할 사람. 아 참, 먼저 마작부터 치자고 했던가?”
어지간한 러시아인들보다 키가 껑충한 장한이 그늘에서 걸어 나왔다.
얼굴 여기저기에 흉터가 나 있고, 한쪽 팔이 없는 모습.
대범한 두웨성조차 흠칫 놀랄 만큼 흉한 모습이었다.
“당신이 부하들이 말한 외팔이로군.”
“내 얘기가 돌았나? 길게 끌 것 없어. 승부를 보자고.”
“조건은?”
“지난 다섯 차례의 협상에서 우리 쪽이 모두 승리하였지. 상자당 팔 할의 이익금을 우리가 먹는 것으로 이야기가 되었어.”
“무슨 도둑놈 같은 소리를?”
“꼬우면 마작에서 이겼어야지. 힘내봐. 아직 늦지 않았으니.”
탁자를 가운데 두고 네 사람이 마주 앉았다.
큰소리 탕탕 치고 나왔으나, 정작 패를 잡으니 후회가 되었다.
이럴 때, 다이리가 있었더라면···.
아쉬움이 밀려왔다.
그놈은 두웨성이 보아온 도박귀신들 중 최고라 할 수 있었다.
“쳇.”
두웨성은 마음을 다잡았다.
다이리가 그리 실력이 좋으면 뭐 하나.
정작 청방의 운명을 건 한판에서는 거하게 패하여, 조직을 말아먹고 달아나버렸는데.
마작이라면 자신도 뒤지지 않는다.
외팔이와 양놈에게 진다는 것은 상상이 되지 않았다.
***
“금방 끝났군. 저번 협상 때 나왔던 당신 부하들이 더 잘 쳤어. 당신, 실력이 형편없어! 으하하!”
외팔이가 신이 나서 탁자를 내리쳤다.
왼팔로만 치는데도 그 충격으로 바닥이 울렸다.
“이렇게 되면 계약 조건은 상자당 구 할이 되는 건가? 흐흐, 그거 먹고 집에 있는 자식들 과자 하나라도 사 줄 수 있겠어?”
“미안하면 8할 오푼으로라도, 제발···.”
“두웨성, 자꾸 날 실망시킬 거야? 너나 나나, 도적이잖아. 도적은 미안해하지 않아. 언제나 훔치고 빼앗을 뿐이야.”
처참하게 지고 말았다.
이제 마작 따위 꼴도 보기 싫다.
이번 일에 들인 공이 얼마인데···.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러시아 새끼들의 노예로 부려질 판이다.
“그런데···, 너는 운이 좋았어. 별도의 2차 계약이 있거든. 이 일이 잘 풀리면 아편 밀매 따위보다 훨씬 나은 권력을 손에 쥐게 될 거야.”
외팔이 사내의 말에 두웨성은 귀가 쫑긋 했다.
“그, 그런 게 있나?”
“알고 싶어?”
“···나는 절박하오.”
외팔이가 징그럽게 웃었다.
남의 불행을 즐기는 악취미를 가진 자였다.
“떠도는 소문에, 두웨성 네 녀석이 한신에게 당했다던데, 진짜냐?”
푹.
아픈 곳을 찌르고 들어온다.
버텨야 한다.
“그렇소.”
“한신에게 마작으로 졌다지? 국사무쌍이 나왔다면서?”
“놈이 기술을 쓴 거요.”
“하지만 잡아내지 못했잖아? 오늘처럼 말이야.”
“서, 설마 네놈도!”
외팔이가 한손으로 탁자를 치며 크게 웃었다.
“푸하하하! 두웨성, 불쌍한 친구야. 이리 순진해서야. 정말 청방의 두목이 맞냐?”
“오늘 마작은 무효요!”
“닥치고 대가리 박아 새끼야. 지금 당장 내 앞에 부복하면 상자당 육 할의 이익금을 책정함과 동시에, 아주 좋은 2차 계약 건까지 알려주지.”
갈등이 일었다.
육할이라면 통상적인 수준이다.
일 년에 1만 상자만 거래한다 해도 수백만 위안의 수익이 들어올 것이다.
죽을지라도 고개를 뻣뻣이 세우는 인간들도 있지만.
청방의 허드렛일로 시작하여 지금의 위치까지 오른 두웨성의 신조는 굽힐 때는 굽힐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으하하! 아주 좋아. 마음에 들어.”
엎드린 두웨성의 뒷덜미에 묵직한 무게가 느껴졌다.
외팔이가 구둣발을 올린 것이었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일어나.”
두 눈이 시뻘게진 두웨성이 천천히 일어섰다.
“요즘 재밌는 용어가 떠돌더군. 칠대군벌이었나? 한신까지 껴서 팔대군벌이었나?”
“···칠벌일한이오.”
“그래, 그거 말인데. 너, 연줄이 있지? 칠대군벌들과.”
두웨성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위험한 자라고 생각했는데.
그쪽에 관심이 있었나?
“있기야 있다만···.”
“중개를 서줘야겠어. 우리 두목이 접견을 원하신다.”
“두목? 당신이 우두머리 아니었소?”
“그랬다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아냐. 대답이나 해라. 설 테냐?”
이자에 대해 너무 아는 것이 없다.
그러나 무릎을 꿇고 엎드리기까지 한 마당에 뭘 더 못하겠나.
“내가 접근할 수 있는 군벌은 일곱 중 둘 뿐이오.”
“좋지.”
“그렇다면 둘 중 어느 쪽?”
“둘 다.”
“내가 누구를 얘기하는 줄은 알고서 둘 다라는 거요?”
“그럼, 옌시산과 쑨촨팡이잖아.”
이 녀석, 정말 안다.
그제서야 두웨성은 참아왔던 질문을 꺼냈다.
“대체 정체가 뭐요? 레드 마피아에 속해있는 중국인이라니···. 당신 두목은 또 누구고?”
“알려주면, 소개시켜 줄 텐가?”
“그러겠소.”
외팔이가 입가의 흉터를 짓뭉개며 미소를 지었다.
“나는 장쭝창이다. 들어보았냐?”
“개고기 장군?”
“그게 나다.”
“죽었다고 들었는데···.”
“장쭤린이 지어낸 거짓말이지.”
어떻게 몰랐을까.
190이 넘는 장대한 체구에 거친 언사.
외팔이의 정체는 한때 펑톈의 대검(大劍)으로 불렸으나, 장쭤린을 배신한 뒤 죽었다고 알려진 장쭝창이었다.
“그, 그럼 당신의 소속은···.”
“레드 마피아와 나는 일종의 동맹관계랄까. 우리 군은 말하자면 펑톈의 반항아인 셈이지. 질시와 박해를 받던 자들이 새롭게 모인 거야.”
박해는 씨발.
네놈이 러시아제국의 잔당들과 편을 먹고 반란을 일으켰던 거잖아!
“군대도 있소?”
“그래. 칠대군벌 운운하는 머저리들에게 악마가 지상에 강림하셨음을 알리는 게 1931년의 목표다.”
“그래서 다른 군벌들과 접촉하려는 거로군.”
“일단은 펑톈 안주인의 엉덩이를 걷어차 내쫒아야겠거든. 장쉐량이 있는 한, 우리 군은 발 뻗을 자리가 없단 말이야.”
“아직 당신의 상관이 누군지 말 안 했소.”
장쭝창이 혀를 끌끌 찼다.
“아직도 몰라? 펑톈의 제갈량이자, 한신의 맞수를 모른다고?”
두웨성의 뇌리에 한 사람의 이름이 떠올랐다.
“양위팅?”
“그놈이 내 두목이다.”
***
양위팅은 군용 외투를 꽁꽁 싸맸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칼바람은 펑톈 출신인 양위팅에게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장쭝창으로부터 전보가 왔습니다.”
“뭐라냐.”
“성사되었답니다.”
말없이 설경(雪景)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양위팅.
보다 못한 부관이 물었다.
“쑨촨팡이야 워낙 음흉한 놈이니, 남방에 협력 세력을 구축하는 것이 나쁘지 않지만. 옌시산은 현재 한신의 휘하에 있습니다. 섣불리 포섭하려다 오히려 한신의 주목을 받게 되지나 않을까 염려됩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
“예?”
하얀 눈으로 뒤덮인 광활한 대지 너머.
수억의 인민이 바글거리는 중원이 있음을 양위팅은 한 시도 잊지 않고 있었다.
“세상의 끝에서 천하를 내려다보는 느낌은 꽤 환상적이야. 그렇지 않나, 부관?”
“어···, 예···.”
밀려나고 또 밀려나 도착한 낙원.
블라디보스토크의 동쪽은 온통 푸르게 펼쳐진 태평양이었다.
세상의 끝에 다다른 셈이었다.
“중원에서 몇 발짝 떨어져 있으면, 벌레들이 기어가는 것을 관찰할 때처럼 참으로 잘 보인단 말이지. 옌시산과 한신은 절대 융합할 수 없어. 옌시산은 결정적인 순간에 한신을 배신할 거야.”
“어째서 그렇습니까?”
“옌시산의 목적은 산시성의 토황제가 되는 것이다. 반면 한신은 천하통일을 노리고 있지. 마찰이 생길 수밖에.”
부관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한신이 된통 당하겠군요.”
“풉, 그럴 리가. 내가 아는 사실을 한신이라고 모를 것 같으냐?”
“어···, 그렇습니까? 만약 한신이 옌시산의 뒷공작을 알고 있다면, 어째서 옌시산을 제1군 사령관으로 기용하는 겁니까?”
“바로 그거야. 그게 중요해. 놈은 언제나 불가해하단 말이지···.”
새삼 한신과 얽혔던 지난 일들이 떠올랐다.
일본육사의 모의전투에서 외몽골 출병까지···, 같은 편이 되어 싸웠던 일.
그리고 두 차례에 걸친 적대적인 총력전···.
펑톈군 총사령관으로 한신과 맞붙었던 양위팅은 두 번 다 여지없이 패하고 말았다.
그에 더해, 장쭤린을 끝까지 호위한 충신은 자신밖에 없다 여겼는데 장쭤린의 아들인 돌대가리 장쉐량으로부터 무참하게 내쳐졌다.
그 뒤로는 고난의 행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