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143)
〈 144화 〉 김근철의 기묘한 모험 # 1
* * *
“아니, 무슨 뼈랑 가죽만 남어. 멀쩡하구만.”
“얼굴이 반쪽이 됐잖아욧!”
명백한 과장이다!
어제 좀 피곤하게 지내긴 했지만 아침에 씻으면서 거울을 봤을 땐 멀쩡했단 말이다!
“기운은 좀 차린 것 같지만 역시 영양 보충이 더 필요하겠어요! 정말! 어디까지 챙겨줘야 하는 건지! 오늘 저녁에 함께 식사나 하죠!”
아무래도 걱정된다는 듯한 얼굴로 레오나가 소리쳤다. 근데 어제 장어도 얻어먹었는데 오늘도 얻어먹으면 좀 그래.
“아이고, 레오나. 괜찮다니까 그러네. 봐라. 오늘 완전 회복했으니까.”
“그래도요!”
“괜찮아, 괜찮아. 대신에 이번 주말에 내가 고기 쏠게. 그때 같이 먹자고.”
“주, 주말에 같이요?”
“그래.
“읏… 뭐, 뭘 또 쏜대요? 기가 막혀서 진짜. 김근철이 나부랭이한테 얻어먹을 수는 없다구요.”
“그냥 좀 먹어라. 무조건 살 테니까 그리 알아. 안 먹으면 나 여기서 뗑깡 부린다?”
“그렇다면야…”
되려 내가 고기를 쏜다는 소리에 얌전해진 레오나가 자리로 돌아갔다. 그래. 키티도 레오나도 둘 다 고기를 아주 즐겨 먹는 여자들인 것이다.
“이 새끼가 고기를 다 쏴? 야. 나도 간다?”
실실거리면서 다가오는 유리.
“흐흐흐, 와라.”
“그건 그렇고 어제 꾀병 부리더니 이제 좀 괜찮아졌냐? 앙?”
말하던 유리가 덥석 내게 헤드락을 걸어버렸다!
“악. 악. 아니! 어제는 좀 컨디션이 안 좋았을 뿐이라니까!”
“깝치지 말고 오늘부터는 다시 검술 수련이다. 알겠냐? 할튼간 어제처럼 빌빌대는 모습 다시 보여봐. 아주 그냥 도장 끌고 가서 정신 개조를 시켜줄 테니까.”
“알겠습니다!”
거기 끌려갈 수는 없어!
“새끼.”
그리 말한 유리도 자리로 돌아갔다. 근데 진짜 헤드락 걸 때 신경 좀 써줬으면 좋겠다. 가슴이 자꾸 얼굴에 닿는단 말이다…!
ㅡ처억.
나도 자리에 앉으니.
“나약한 놈.”
뒤에 앉아 있던 류씨가 팔짱을 낀 채로 근엄하게 말했다.
“뭐?”
“정신이 허하니 육체마저도 허해지는 것이다. 네놈은 여전히도 허접에 불과하지.”
“이 자식이? 류씨 임마 기강 좀 잡아야겠네.”
“기강? 네놈 따위가 내 기강을 잡겠다고?”
“간만에 너네 집 좀 놀러 갈까?”
“뭐, 뭐라고?!”
“예. 누님. 저 근철인데요. 류씨가 조만간 저랑 놀자고 해서…”
“어디에 전화를 거는 거냐!”
전화하는 척을 하니 기겁한 류씨가 소리쳤다.
“흐흐흐, 누굴 것 같아?”
“대체 왜 남의 누나랑 그렇게 당연하다는 듯이 전화하는 거지!”
“글쎄? 왜일까. 아무튼 조심해 류씨… 까딱 잘못했다간 아주 그냥 확! 내가 너희 집에 놀러가 버리는 수가 있으니까 말이야…”
“다, 닥쳐라! 그런 터무니 없는 일이 용납될 리가!”
당연히 용납 된다.
“쳇!”
그렇게 불평하는 류씨를 진정시키고 자리에 앉으니 문민이랑 브라이언이 다가왔다.
“김근철 이 새끼 꾀병 코스프레 개오지더라. 이럴 때 붙어야 개박살 내는 건데.”
“오우, 큰철! 문민이 이러는데 가만히만 있을 겁니까! 어서 문민 해주십시오! 그의 마음을 분쇄해야 합니다!”
“이 사이비 외국인 새끼가 진짜!”
이 개그 듀오는 대체 뭐냐?
“흐흐흐, 야. 문민. 설령 내 컨디션이 100%가 아니더라도 니는 그냥 한주먹거리야. 임마.”
“조만간 대련 한번 하자고. 그런 말이 쏙 들어가게 만들어줄 테니까.”
“오우, 파이트! 파이트!”
미친 지랄을 해대는 두 녀석들과 언쟁을 벌이고 있으니 이소라 교관님이 들어왔다.
“자, 주목. 예비군이 소집된 것은 알고 있겠지. 따라서 이제 외부 봉사활동은 하지 않는다. 예비군들이 이계종들을 다 처리해 줄 테니까. 그들을 위해 묵념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다. 자리에서 일어나라. 반장? 시작하지.”
“네! 묵념!”
레오나의 신호에 따라 묵념을 실시한다.
ㅡ부우웅, 부웅.
그리고 들려오는 순국선열 및 호국 영령을 기리는 음악소리. 아니, 이거 진짜 하는 건가?
“영웅들도 희생을 하고 있지만 일반인들 역시 무거운 병역의 의무를 진 채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고 있다. 그 마음 잊지 말길 바란다. 자, 아침 행사 끝. 다들 체육관으로 이동 실시.”
“실시!”
“실시!”
좋아.
마침 부활한 참이니 힘차게 수업을 받아볼까!
“시후야! 가자!”
“응. 그런데 근철아. 주말에 고기를 쏜다고?”
“그래! 다 같이 가자! 레오나랑 유리랑 해서 다 같이 가자고. 흐흐흐. 주말엔 고기를 먹어 줘야지.”
“흐흫, 역시 근철이가 개념이 있다니까. 아. 그날은 요리할 필요 없겠네. 고맙게 잘 먹을게.”
“그리하거라.”
체육관으로 가자.
* * *
오전은 이소라 교관님의 전투술 수업을 받았다.
이젠 반 친구들도 전부 초인적인 움직임에 익숙해진 상태다. 고속으로 달리고, 높게 점프하고, 벽을 타는가 하면 장애물을 극복하면서 질주하는 훈련과 모의 총기를 들고 근접 전투 훈련을 반복한다.
그야말로 인간병기로 거듭나고 있는 중이지. 어제 키티한테 호되게 당해서 그런가. 아주 열심히 하니 이소라 교관님이 칭찬해줬다.
그리고 뷔페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은 뒤에는 카와르 교관님의 마법 시간.
근데 뭐 마법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는 계속 마나 실드나 보호막을 만드는 연습을 하고 있는 중이다. 아마 1학기 내내 이것만 할 듯. 카와르 교관님이 말하길 저학년 때 착실하게 방어 훈련을 해야 실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한다.
동의하는 바다.
아무튼 이 훈련도 열심히 했다. 그리고 또 칭찬을 받았지. 사실 내 마나 실드는 실전에서도 먹힐만한 수준이니까. 그렇게 몸으로 하는 수업을 마친 뒤에는 이론 시간이다.
이거 끝나면 하교 시간인데… 뭐 무난하게 필기하면서 넘어갔고. 하교시간이 되자 이소라 교관님이 날 불렀다.
“김근철이? 처분 결과가 나왔다.”
“아이고. 진짜 정말 긴장되는 순간이로군요.”
저번에 총 가져왔던 거 처분이다.
“대체 어떤 처분입니까?”
“논의해본 결과 단순히 전리품을 자랑하기 위해 가져온 것이었고, 또한 그 전리품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민간인들을 수호하고 괴인들을 처치한 공로를 높이 사, 처벌을 하지 않기로 결정됐다.”
“야호! 살았다! 아!”
죽다 살아났네!
“아무튼 그 총기 말인데. 김근철이. 총기 소지 면허 제도는 알고 있나?”
“그런 게 있습니까?”
“당연히 있다. 이 바보 같은 녀석 같으니라고! 총기는 내일까지 제출해라. 내가 맡아둘 테니. 제발 기본적인 상식 정도는 익혀두도록.”
돌연 이소라 교관님이 호통을 치면서 내 귀를 잡아당겼다!
“악, 악! 네! 네! 당장 가져오겠습니다!”
“그럼 이만 가봐라.”
“예! 가겠습니다! 좀 놔주세요!”
“훗.”
그쯤 하니 이소라 교관님이 귀를 놔줬다… 아니. 진짜 귀 떨어지는 줄 알았네.
“그래도 학교 밖에서 그런 일을 하는 건 아주 칭찬할만하다. 벌써부터 영웅다운 마음가짐을 완성했나 보군?”
“흐흐흐, 그렇지요. 영웅이 되기로 마음을 먹었으면 마인드부터 장착해야 하는 법입니다.”
“말은 잘한단 말이지.”
“그럼 교관님. 내일 뵙겠습니다.”
그렇게 인사하고 밖으로 나왔다.
“유리야! 끝났어!”
“미친 총기난사범 새끼. 징역 몇 년이래?”
“미성년자라 봐준대.”
“미친 나라.”
날 기다리고 있던 유리가 낄낄거리면서 내 옆으로 와서 걷는다.
“법이 처벌하지 않으면 이 누나가 처벌하는 수밖에 없지. 김근철이 뒤졌다. 벌 받을 준비 해. 이 새끼 어제 빌빌댔다고 봐주는 거 없으니까 똑바로 해라. 알겠냐?”
“옛썰!”
아주 그냥 하루 걸렀다고 의욕을 터트리고 있다.
물론 바라는 바다.
지금 김근철은 물이 오른 상태다. 아주 그냥 꽉 차 있는 상태지. 오늘 같은 날 극한의 단련을 해야 스탯을 올릴 수 있을 터다.
“간다!”
“빨리 와!”
그렇게 파워풀하게 유리와 단둘이서 수련했다.
* * *
정말이지 평범한 하루였다.
“이게 정상적인 삶이지.”
오늘은 학교 수업도 정말 열심히 받았고. 영양 섭취도 제대로 했으며, 방과 후에는 유리랑 격렬하게 훈련을 했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시후랑 같이 밥을 해 먹으면서 오늘의 깨달음을 정리하고 개선점에 대한 의견을 나눴지. 움직임에 대한 이런저런 피드백도 받았다.
진짜 더할 나위 없을 정도로 충실하고 활기찬 하루였다.
하지만.
“흠.”
오늘은 스탯이 오르지 않았다. 이렇게 열심히 했으면 체력 1 정도는 던져 줄만 한데, 그것마저도 없었던 것이다.
퀘스트도 안 뜨고.
괴수를 잡지 않았으니 코인도 못 벌었다.
“역시.”
학교에서 단순히 배우고 훈련하는 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까? 아니. 그럴 리가 없다. 오늘 배우고 훈련하면서 느낀 것은, 내가 더 나아지고 있다는 분명한 사실이었다.
“근데 고작 스탯 따위가 그걸 재단해?”
웃기는 일이다.
내가 이렇게 분명하게 느끼고 있거늘.
아무튼.
시후랑 딱 밥까지 다 먹고 노가리 좀 까다가 각자의 방으로 돌아온 이 밤시간. 내가 혼자서 뭘 할려면 딱 이 시간뿐이지. 어떻게. 이런 시간을 잘 활용해야 성장을 할 수 있을 텐데… 그리 생각한 순간.
ㅡ지이잉.
거실에 가만히 서 있는 내 발밑에.
“어, 어어?!”
게이트가 생겨났다!
ㅡ쑤욱!
즉시 몸이 아래로 빠지면서 떨어진다!
“씨발!”
나는 바로 게이트 끄트머리를 잡아 방 안으로 튀어 오르려고 했지만, 게이트는 물리적인 실체가 없는 것이었다. 내 손이 아주 부드럽게 게이트를 통과했고.
그렇게 나는.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마치 구멍 속으로 떨어지는 앨리스마냥 게이트 안쪽으로 떨어졌다!
“키티 이 씨바아아아알! 야! 오빠한테 뭔 짓을 하는 거냐아아아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키티가 뭔가 했다는 것을! 아무리 그래도 집에서 딱 마음 놓고 있는데 이런 짓을 하다니!
다음에 만나면 엉덩이라고 팡팡 때려줄까 마음을 먹으니.
ㅡ투욱.
아주 부드럽게.
착지했다.
“어어.”
그리고 내 눈 앞에 펼쳐진 것은.
“시발?”
아주 이상한 공간이었다.
ㅡ띠링.
[던전에 입장했습니다.] [현재 인원 : 1명.]던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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