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196)
“후우, 이 피곤한 새끼 진짜. 야. 근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람을 이렇게 걸레짝으로 만들어 놔? 레오나 이거 너무 무서운데?”
“내가 패달라고 했어.”
“맞는 거 좋아하냐?”
ㅡ처억.
바로 유리가 주먹을 치켜들었다!
“유리야, 오늘 왜 이렇게 폭력적이야! 나 너무 무서워! 제발 좀 다정하게 대해줘…!”
“다정한 게 어떤 건데. 이렇게. 이렇게 쓰다듬어주면 되냐? 어?”
“제발 그만해줘!”
유리가 내 허리를 쓰다듬는 척하면서 존나 꼬집으려고 했다. 더 깝치면 큰일나겠군. 이제 닥쳐야겠다.
“날 괴롭히지 마!”
“이게 다 니가 그동안 논다고 수련 빼먹어서 그래. 야, 근데 어제 레오나한테 들어보니까 확실이 나아졌다고는 하더라?”
“아, 진짜? 레오나가 그렇게 말했단 거지?”
“어. 그러니까 시험을 좀 해봐야겠어. 아픈 거 알겠는데. 빨리 가서 대련하자.”
지금도 어제 레오나한테 처맞은 옆구리가 터질 것 같긴 한데.
수련을 아플 때 해야 제맛이지.
“좋아. 이건 무조건 해야지. 어서 대련하러 가자.”
“아, 근데 김근철이 니 장비 꼈으니까 좀 쎄게 한다? 원래 장비 끼면 봐주는 거 없어.”
“바라던 바야!”
결국 나는.
ㅡ콰앙!
ㅡ콰앙!
옆구리가 터지도록 유리에게 처맞았다.
“으아아아아아아악!”
[내구가 3 상승했습니다.]미친! 이 스탯 오른 거 처음 본다!
* * *
그런 평화로운 나날이 흘러갔다. 방학이라는 걸 진짜 말 그대로 존나게 즐기고 있는 중이지. 딱히 놀 계획도 없겠다, 우리는 넷이서 모여서 하루종일 수련하고 밥 먹는 것을 반복했다.
방학 존나 휙휙 지나간다.
“아.”
그러고 보니 브라이언한테 연락하려고 했었지. 오늘은 뭐 쉰다고 딱히 훈련 약속도 없고. 바로 브라이언에게 전화를 걸었다.
ㅡ뚜루루.
이 새끼한테 전화 거는 건 처음이네.
아. 받았다.
“오우우우!”
“이 새끼 진짜 전화 받자마자 브라이언이다, 시발.”
“오우 근철! 와타시에게 전화한 겁니까! 웨얼 아유 프럼!”
휴대폰 너머로 이 사이비 외국인 녀석의 텐션 높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당최 알 수가 없는 영어 발음이다.
“아임 빠인 땡큐 엔유.”
“아, 아임빠이아? 대체 무슨 말 입니까? 영어 잘 몰라요우.”
“왜 몰라 임마!”
니가 모르면 안 되지!
“아무튼. 브라이언 너 뭐하냐?”
“오우, 마침 약속 장소에 가려고. 의복을 두르고 있었어요우.”
“평범하게 옷 입는다고 말해, 이 자식아.”
이 녀석이랑 대화하고 있으면 절로 답답해지는 듯한 느낌이다.
“오우 예스. 한국어 어려워서 실수했군요. 와타시 코리안이 아직도 어려운데스. 아무튼 오늘은 켄. 앤드 문민. 그렇게 셋이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오 그러냐?”
“마침 잘됐습니다! 큰철! 유도 와서 같이 놉시다! 분명 즐거울 겁니다!”
“야, 그럼 무조건 가야지! 바로 갈게!”
“예에에에에쓰!”
방학 때 한번 만나려고 했는데 마침 잘됐다!
그렇게 나는 브라이언에게 약속 장소를 듣고 잽싸게 옷을 입었다. 시후한테 연락했는데 어제 열심히 수련했다고 피곤한지 아직도 자는 모양이다.
그럼 메세지 남겨두고 애들 보러 가야지.
* * *
그렇게 약속 장소로 가니.
“오우, 근철! 왔습니까!”
금발 코쟁이가 만면에 미소를 가득 채운 채 내게 반갑게 인사를 해왔다.
“어. 브라이언 임마 잘 지냈냐?”
“물론데스! 베리베리 잘 지냈습니다!”
“흐흐흐, 이런 싸이코 코쟁이 같으니라고. 야!”
뒤에 보니까 켄이랑 문민도 있다.
“여, 비명맨. 오랜만이로군? 방학동안 연락 한번 없어서 아쉬울 뻔했는데 말이야!”
“아쉽긴 뭐가 아쉬워 임마. 이야. 그건 그렇고. 켄 이 새끼 옷 왜 이렇게 잘 입었냐?”
“하하하! 역시 비명맨답게 알아보는군!”
“어. 당연하지.”
놀랍게도 켄은 무슨 일본 비주얼락 가수 같은 화려한 검은가죽 옷을 입고 있었고, 터무니없게도 안경을 고치면서 진짜 세상 평범하게 다가왔다. 나는 그저 형식적으로 옷 칭찬을 해주면서 시선처리를 했을 뿐이다.
미치겠군. 브라이언이야 입 열기 전에는 싸이코인 걸 몰라 볼 수 있어도, 켄 이 새끼는 일상복이 너무 싸이코다.
그리고 저 뒤.
‘문민’이 세상 기분 나쁘다는 표정으로 터덜터덜 걸어오고 있었다.
“아이, 씨. 방학인데 아침부터 김근철 봤어. 이거 며칠동안 재수가 없을 것 같은데.”
“어어…? 야. 너 문민? 너 문민이지?”
“뭐?”
여기서 놀라운 사실 하나.
“야. 나 진짜 방학동안 니 생각 하나도 안 했다.”
방학 동안 구라 안치고 문민 생각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뭐, 뭐라고! 이 새끼가 뭐라는 거야!”
“아니 진짜로. 니 생각 진짜 한번도 안 했어. 브라이언이랑 켄은 했는데…”
구라 안치고 문민 생각 단 한번도 안 했다.
“이런 시발놈이 뭐라는 거야!”
그 이야기를 하니 문민이 완전히 발작해서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기 시작했다.
“낄낄낄, 이 존재감 옅은 자식. 야 임마. 좀 있다고 티를 좀 내고 다녀라, 마.”
“니가 어딨는 줄 알고 티를 내!”
“알아서 잘 내란 말이야.”
“진짜 김근철 이 새끼 존나 개띠꺼워! 아, 브라이언! 부르지 말자니까 왜 불렀어!”
“그럼 문민 담당일진 안 부릅니까?”
“미친놈!”
“하하하! 비명맨을 부르길 잘한 것 같군!”
아주 좋은 현상이다.
“그래. 문민 임마. 방학에 내 얼굴도 보고. 얼마나 좋냐? 이 새끼… 분명 방학 동안 하루종일 내 생각만 했을 것 같은데.”
“지랄마!”
“아닌 척하긴. 너 이 새끼 임마 그동안 나 꺾겠다고 맹훈련을 했을 텐데, 넌 임마 아무리 그래도 내게 닿을 수 없어 이 자식아.”
“이 시발놈이…!”
문민의 얼굴이 순식간에 시뻘건 홍시처럼 벌게졌다. 여전히 속을 알기 쉬운 녀석이라니까.
“역시! 이렇게 될 줄 알았다! 둘은 그런 느낌이지!”
그때 켄이 팔짱을 끼면서 소리쳤다.
“뭐, 마침 좋은 기회다, 비명맨. 오늘은 함께 만나서 놀겸 대련과 단체 수련을 할 계획이었으니까 말이야.”
“수련?”
“마침 네 명이 되었으니 이대이나 삼대일로도 붙을 수 있겠군? 겸사겸사 문민과 대결해보는 것은 어떤가?”
“좋지!”
그래. 내가 원하던 게 바로 이런 것이었다. 켄의 대련제안을 바로 수락했다.
“진짜 이번엔 개 털어준다.”
문민 역시 투지를 불태운다.
오늘도 박살을 내주지.
“하하하! 이거 오늘 재밌게 놀 수 있겠군요! 그럼 일단 푸드부터 먹고! 게임도 좀 하다가 트레이닝장으로 가도록 하겠어요우!”
“좋지. 가자.”
“따라와라, 비명맨!”
“흐흐흐, 그러자고.”
그렇게 나는 학급에서 제일 특이하고 유별난 것으로 유명한 셋을 따라서 거리를 거닐었다.
“야, 브라이언. 근데 너네 셋이서 자주 만나냐?”
“오우, 노우. 둘끼리 씩은 봤는데, 셋이서 보는 건 오늘이 하지메데스.”
“사실 셋조차 아니지. 오늘의 우리는 네 명이니까 말이야.”
켄이 안경을 고치면서 말했다.
“그러냐?”
셋이서 모일 기회는 많이 없었다 이 말이로군. 시간이 안 맞아서 그랬나보다.
“아무튼. 야. 우리 뭐 처먹으러 갈 거냐? 근처에 좋은데 아는 거 있어? 있으면 거기로 가자.”
“와타시 몰라요우.”
“흐음… 나는 아무거나 괜찮다만.”
“아무거나 먹어.”
어, 이 새끼들?
나 빼고 세 명이 더 있는데 의견을 안내? 이럴 때는 무조건 첫 번째로 적극적인 의견을 낸 사람의 말을 따르는 것이 국룰이다.
“야 시발 그럼 짱깨 먹으러 가자.”
“뭐? 짜장면은 좀 그런데.”
“아오, 문민 이 새끼 방금 아무거나 먹자면서 뭐 그렇대.”
“어? 아니 그냥 짜장면 말고 다른 거 아무거나…”
용서 못해!
“갈!!!!”
“으아아악!”
“저기로 들어가자!”
나는 바로 저 앞에 있던 짜장면집으로 무리를 끌고 들어갔다. 그냥 평범한 짱깨집이다. 탕수육에 짜장면 시키면 될 듯.
“노, 노. 문민. 아무거나 괜찮다면서 거부하다니. 유 제정신입니까? 아무거나의 뜻은 말 그대로 아무거나 입니다. 제외 불가능입니다.”
“원래 의견이 없으면 의견을 낸 사람을 따라가야 하는 법이다.”
자리에 앉은 브라이언과 켄이 문민에게 한마디씩 던졌다.
“아, 씨. 이럴 줄 알았으면 곱창 먹으러 가자고 하는 건데.”
“뭐, 뭐? 이 새끼 아침부터 곱창을 먹어?”
문민 이 새끼 개싸이코 아냐?
곱창 자체도 호불호가 갈리는데 아침부터 그걸 먹자고 하는 건 제정신인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역시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문민은 문민이지.
“노우! 니글니글! 절대 안 먹습니다!”
“곱창은…! 너무 레벨이 높다! 먹을 수 없어!”
브라이언과 켄 역시 기겁했다. 뜻이 아주 잘 통한다니까.
“아니, 왜. 곱창이 뭐 어때서 지랄인데.”
풀이 죽은 문민이 그리 항변했지만 달라는 건 없다.
“곱창맨 새끼. 절대 안 먹어 임마. 뭐 아침부터 그런 걸 먹냐?”
“밥 먹는데 시간이 무슨 상관이야, 이 김근철 새끼야. 그럼 추어탕이나 선지 같은 것도 괜찮은데.”
“미친놈!”
당연히 다른 친구들 역시 기겁했다.
아무튼 우리들은 짜장면과 탕수육. 그리고 깐풍기까지 주문했고 메뉴가 나오자마자 게걸스럽게 먹어 치웠다.
초인 고등학생 넷이 모였으니 무슨 메뉴가 나오든 순살가능.
“험… 근철? 깐풍기? 치킨과 다른 점이 뭡니까?”
“양념 맛.”
“오우, 그렇군요. 깐풍기 좋읍니다.”
이 새끼 한국어 교재 몇 년도 껄 쓰는 거야?
“후우, 맛있게 잘 먹었군. 한국식 중화요리는 언제 먹어도 좋단 말이지. 그럼 이제 식사도 했으니, 뭔가를 좀 하러 가고 싶군. 좋은 아이디어 없나?”
“뭐 있냐? 피시방? 당구장? 볼링장?”
보통 친구들끼리 일상적으로 만나면 할 게 그거 말곤 거의 없다. 그럼 여기서 적당한 걸 고르면 되겠는데.
“야. 사격장 어때?”
문민이 말했다.
사격장?
“하하하! 사격장? 아주 좋군! 사격은 자신 있다! 거기로 가면 좋겠군!”
“켄 너 사격 좋아했냐?”
“아주 잘하는 편이다!”
“야! 그럼 사격장 가자!”
바로 사격장으로 결정. 문민 이 자식도 도움이 되는 때가 있다.
“오우, 사격 좋습니다! 근데 그냥 하는 건 재미 없으니 내기합시다! 내기!”
“뭔 내기하냐?”
“꼴찌한 사람이 사격장 이용료랑 음료수비 다 내는 걸로!”
“좋지!”
이런 내기면 무조건 해야 한다!
“하, 이놈들 이거 내 사격실력을 모르네. 야. 하자! 이건 딱 봐도 김근철 저 자식이 꼴찌할 거 같은데! 돈 낼 준비나 해!”
“야. 문민. 아무리 그래도 내가 너보다 못하겠냐?”
“난 어렸을 때부터 사격 배웠어, 이 김근철 새끼야.”
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