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370)
EP.414 친구 좋다는 게 뭐냐 # 3
“아아아아앜!!!”
순간 레오나가 펄쩍 뛰면서 양손으로 귀를 틀어막고는 발작을 해대기 시작했다!
“아이고, 레오나!”
“에베베베베! 전 아무것도 못 들었답니다!”
“이걸 어째!”
“괴인은 척결대상…!”
여전히도 귀를 틀어막은 레오나가 자세를 낮추더니 뭐라고 중얼대면서 손을 떨었다.
“그래요! 전투 중에 그 괴인을 만난 거였군요! 그런 거겠죠?”
그리곤 희망찬 얼굴로 내 손을 잡고는 동의를 구한다.
“전투 중에 갑자기 나타난 S 랭크 괴인! 김근철이는 녀석을 박살내고 싶었지만, 힘의 차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후퇴하고 만다…!”
우리 레오나 스토리 작가의 자질이 있었구나!
“대국민 감동 스토리 그 자체! 그거네요! 그거 맞죠!”
“아니. 일종의 대화를 했는데.”
“당신들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
노란 안광을 터트린 레오나가 날 바벨처럼 잡아 들더니 번쩍 들어 올렸다!
ㅡ화악!
“으아아아악! 사람 살려요!”
그리곤 마구 회전시키면서 소리를 질러댄다!
“이상한 소리 좀 하지 마세요, 진짜! 그게 말인가요!”
“레, 레오나! 잠시만! 근철이 좀 놔줘!”
“이시후 당신은 거기 무릎 꿇고 손들고 있어!”
“앗!”
ㅡ화아악!
어지럽다!
초딩 때 친구들이랑 놀이터에서 뺑뺑이 타고 있었는데 갑자기 무서운 고딩 형들이 와서 우리 뺑뺑이를 미친 듯이 돌리기 시작했을 때 이상으로 강렬한 회전이라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레오나! 레오나아아! 도와준다매! 같이 위험해지자매! 내 이야기를 들어줘!”
“닥치세욧! 당신들 지금 정상이 아니야! 엔젤릭 영혼 탈곡으로 정화해주겠어!”
“무슨 마법 소녀냐고! 크학!”
ㅡ콰앙!
그렇게 나는 시후의 침대에 내동댕이쳐졌다.
“후우, 후우! 김근철이…! 저 지금 뭔가 가슴속에서 폭발할 것만 같은 불안감이 몰아치고 있는데요! 저 정말 놀라서 까무러칠 것 같으니까 잘 좀 설명해보시죠! 보이드 프린세스? 모습을 감춘 지 십몇 년은 지난 그 괴인이랑 어쩌다가 만난 거죠!”
“허억…!”
레오나의 얼굴이 데빌처럼 일그러지고 있었다.
하긴. 나였어도 친구가 갑자기 나 김정은이랑 안면을 트고 지내는데 말이야, 이 지랄을 했다면 웃는 얼굴로 맞장구쳐주는 척하다가 그대로 국정원에 전화를 걸었겠지.
그렇지만 레오나는 역시 레오나다.
이런 상황에도 흥분했을지언정 뭔가 사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주고, 이야기를 들어 주려고 하고 있다.
이렇게 착한 레오나에게 무거운 이야기를 하게 되어서 정말이지 마음이 아프다 못해 대가리가 핑핑 돌 지경이다.
“어우, 야.”
회전 부작용이 여기서.
“지금부터 설명해줄 테니까 잘 들어, 레오나. 대신 매국노 소리 하기 없기다.”
“그렇게 운 띄우니까 더 불안해지잖아욧!”
이렇게 흥분한 레오나의 모습은 처음 보는군.
아무튼.
나는 설명을 시작했다.
“저번 괴수 사태 때 우연찮게 보이드 프린세스와 조우한 적이 있어.”
나로서도 전부 다 설명할 자신은 없었기에 축약해서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그 만남으로 나와 보이드 프린세스는 일종의 커넥션을 지니게 되었다.
“키티라고 하는 하수인이 있는데 말이야, 게이트 능력이 어찌나 뛰어난지 맘대로 날 찾아올 수 있더라고… 그건 그거잖아? 보이드 프린세스가 언제든지 날 노릴 수 있다는 거.”
키티에 대한 이야기.
“그래서 뭐, 그 일 이후로 반강제적으로 심부름을 하게 되었는데. 그 일이 바로 그거야. 이계에 가서 파편을 찾아오는 것.”
그걸 하다 보니 보이드 프린세스가 콜로서스의 파편과 관계 있다는 걸 알았고, 나는 그것을 알아내고자 보프에게 더 협력하게 되었다.
“그러던 도중 보이드 프린세스가 말했어. 시후가 지닌 힘. 그게 통령군주 김익수의 힘과 비슷하다고 말이야.”
본인에게 오피셜로 들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저 콜로서스와 보이드 프린세스. 통령군주가 일종의 삼각형 형태로 이어져 있다는 소리가 된다.
거기에서 파생된 의문에 대한 답을 얻고자 연구소로 가겠다는 것.
이번 일은 그렇게 요약 가능하다.
*
*
*
처음엔 발작하려던 레오나도 내가 설명하기 시작하자 조용히 팔짱을 끼곤 진지한 얼굴로 이야기를 들어줬다.
그렇게 이야기를 마치니.
“…”
레오나는 생각할 게 있다는 듯, 침묵하면서 고개를 살짝 숙였다. 이 침묵이 몹시 무겁다. 진짜 뭐라고 하는 거 아니냐? 다른 건 안 두려운데 레오나가 진심으로 화낸다면 그건 너무 무섭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땀을 흘리고 있으니.
ㅡ처억.
레오나가 고개를 들곤 내 눈을 응시했다.
“그러니까 김근철이 당신은.”
“어, 어?”
“그 보이드 프린세스에게 ‘협박’을 당해서 ‘어쩔 수 없이’ 일을 하다가.”
“어?”
“그 과정에서 당근이랍시고 뭔가를 건네받은 거네요?”
그런 건가?
협박을 당해서 어쩔 수 없이 한 일?
“그래요! 김근철이 당신은 협박을 당한 거네요! 솔직히 우리가 십 대 청소년치고 날고 기는 인재라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S랭크 괴인을 상대로 뭘 할 수는 없어요! 그런 놈이 막! 게이트 열고 찾아와서 협박하는데! 별 수 있나요! 따라야지! 어쩔 수 없는 일이네요, 이건!”
“마, 맞아! 바로 그거야, 레오나!”
“이럴 수가! 정말 힘들었겠네요! 크흑! 김근철이! 이리 오세요! 아니, 제가 갈게요!”
갑자기 소란스러워진 레오나가 내 쪽으로 다가오더니 양팔을 촥 펼쳐 내 머리를 안아줬다.
“아이고!”
날 강하게 안은 탓에 가슴 부분에 내 얼굴이 파묻혀진다… 이래서야 저번에 유리가 해준 거랑 똑같은데, 이거.
“이시후! 당신도 힘들었겠네요! 당신도 이리 오세요!”
“어엇!”
ㅡ꽈악!
이어서 시후도 이 안쪽으로 빨려 들어오게 되었다. 레오나는 무슨 암탉이 알을 품는 것처럼 나와 시후를 품어준 것이다. 그 탓에 시후의 옆통수와 내 옆통수가 맞닿게 되었다.
“그런 일이 있었다니…! 확실히 괴인과 관련된 이야기라면 누구한테 이야기할 수 없겠죠! 이해해요! 크흑!”
레오나가 격정에 찬 목소리로 크흑대면서 말한다.
이거.
아무래도.
레오나는 그렇게 납득을 한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난 보프에게 얻을 게 있다고 생각해서 어느 정도 협력한 거긴 한데, 사실 보프에게 게이트를 다루는 힘 같은 게 없었다면 아마 안 했겠지.
키티를 암살자처럼 보낼 수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협박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실제로 내가 보이드 프린세스에게 비인간적인 협박을 당한 불쌍한 생도 같다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다.
레오나의 말대로 나는 매국노나 반국가적인 빌런 같은 게 아니다. 그저 협박을 당해 어쩔 수 없이 협력하던 피해자일 뿐이란 말이다!
“크학! 레오나! 이해해줘서 고마워! 흐윽! 나 그동안 너무 슬펐어!”
레오나가 이렇게 날 품어주다니, 정말이지 감동이 넘쳐흘러서 눈물이 줄줄줄 흘러나올 지경이다. 이렇게나 천사 같은 레오나가 내 옆에 있기에 나는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었다.
“이제 괜찮아요. 제가 알았으니까. 전부 이해해요. 보이드 프린세스… 그런 존재가 보복이라도 한다면 죽을 가능성이 높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세상 다정한 목소리가 내 귓가에 스며든다.
마음이 편해지는 목소리야.
“게다가 보이드 프린세스를 따르는 척하면서 이런저런 정보와 이득도 얻었잖아요? 그거면 된 거예요.”
“크으… 그런가.”
레오나가 나와 시후를 풀어줬고, 나는 간단히 눈물을 닦았다.
“고마워… 레오나. 근철이를 이해해줘서. 솔직히 나도 처음엔 엄청 놀랐거든. 그렇지만, 역시.”
“어쩔 수 없는 일이란 거죠. 하아. 그래도 십 년 감수했네요. 뭔가 더 엄청난 걸 들을 줄 알았는데.”
대체 뭘 상상했던 걸까.
“아무튼 정리하자면. 뭐, 협박을 당해서 어쩔 수 없이 일하게 되었다. 이건 일단 넘어가도록 할게요. 중요한 건 다른 정보니까요. 보이드 프린세스는 이번 파편 사태와 긴밀한 연관이 있고, 이시후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게 제일 중요해 보이는데요. 이시후?”
“응?”
“그 힘이란 걸 좀 보여주세요.”
“알겠어.”
시후가 바로 검을 뽑아 들고는.
“하압!”
ㅡ츠팟!
몇 번이고 보여줬던 그 기이한 스킬을 선보였다. 검이 순간 아지랑이처럼 흩어지더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검격이 시전되었고, 그 베인 궤적이 마치 물속에 비친 상이 흐트러진 것처럼 흐트러졌다.
“확실히. 신묘하네요. 뭔가 공간을 어떻게 하는 것 같은데, 요는 이 힘이 통령군주 김익수의 힘과 비슷하다. 그런 이야기죠?”
“응.”
“게다가 저번에 어머니께서는 없어진 언니들과 함께 그 연구소에 대한 걸 언급하셨고요.”
“맞아. 그거 때문이야. 연구소에 가려고 마음먹은 건.”
시후가 굳건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잘은 몰라도 그 연구소 어딘가에는 통령군주나 언니. 그리고 파편에 대한 정보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여.”
“…그렇군요. 확실히 수상하긴 하네요. 파편과 보이드 프린세스. 그리고 통령군주라. 이거 스케일이 너무 큰데요. 흐음.”
다시 팔짱을 낀 레오나가 고개를 숙였다.
“그, 레오나. 너무 엄청난 걸 알려줘서 미안하다.”
“괜찮아요. 모르는 것보단 낫죠. 호기심 해결이네요.”
안심하라는 듯 내게 한번 웃어준 레오나가 시후의 책상에 있던 펜을 잡고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아무튼 그 연구소에 침투하려면 적외선 굴절 장비 말고 다른 것도 필요하겠어요.”
“뭐?”
잠깐.
더 자세하게 도와주겠다고?
“해킹 장비나. 재밍 장비. 그리고 조금 더 은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장비까지.”
“아니, 레오나. 잠깐. 그렇게까지 열심히 막 도와줄 거야?”
“그럼 이야기도 다 들었는데 혼자 도망칠 거라고 생각하셨나요?”
레오나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
“저 레오나 카이너스! 스스로 발을 담궜다면 결코 빼지 않는답니다!”
“크, 크하악…! 고마워, 레오나!”
“뭘요. 이 정도 수상함이라면 한번 파헤칠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에요.”
아까 전의 호들갑을 떨면서 발작하던 레오나는 없다.
다시금 총명함을 되찾은 아크엔젤이 거룩하게 날 내려다본다.
“그리고 이건 정말로 혹시나 싶은 제 예상인데요.”
“예상?”
“만일 대한민국 S급 각성자이자 현 통령군주인 김익수가… 재앙을 일으킬지도 모를 이계의 존재 혹은 S 랭크 괴인인 보이드 프린세스와 모종의 커넥션이 있다면.”
시후도 레오나의 말에 집중한다.
“그건 조사를 해봐야 해요. 한국은 물론이고. 전 지구가 위험해질지도 모를 일이니까.”
ㅡ꿀꺽.
침 삼키는 소리.
“그렇지 않나요?”
“그, 그런 것 같은데? 시후야?”
“어… 응. 마, 맞는 말이야. 이거 어째 일이 점점 더 커지는 것 같은데…”
시후도 당황한 눈치다.
“아으, 이 얼간이 같은 화상들. 이 정도 일을 계획하면서 거기까지 생각을 안 한 거예요? 이렇게 어설프다니. 당신들 저 아니었으면 이미 남산지하로 끌려가서 코로 밥 먹고 있었을 거라구욧!”
“진짜 네가 우리 구원자다!”
답답하다는 듯 소리쳤지만 확실히 그렇다.
레오나의 말대로 이건 아주 큰 일이다.
“하아. 아무튼 저는 지금 일종의 사명감을 느끼고 있어요. 그 연구소에 있는 비밀. 어디 한번 셋이서 같이 파헤쳐 보자구요. 알겠죠?”
“네! 알겠습니다! 대장님!”
“고마워, 레오나!”
바로 시후랑 나란히 서서 폴더폰마냥 허리를 180도로 접어 감사 인사를 하니, 그제서야 레오나가 편안하게 웃으면서 침대에 축 늘어졌다.
“아… 뭔가 정신 에너지를 엄청 쓴 듯한 기분이네요. 매운 게 필요해.”
짬뽕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