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d-working billing engineer RAW novel - Chapter 157
열일하는 과금 기사 156화
그곳에.
투기장이 열려 있었다.
⤷해시태그 : 그냥 노잼이구만 뭐 그리 대단하다고 소란임? 지들끼리 물고 빨고 ㅈㄹ하는 건 관심 없는데 공모전 전체 비하하는 수준이야말로 알 만하구요.
⤷위키 : 훌륭한 글인데 관심이 적으니 아쉽다는 말이지요 뭐
⤷해시태그 : 훌륭은 ㅈㄹ났네 진짜. 내가 억지로 보려다 때려치웠다. 그냥 장르소설판에 와서 일반문학 순문학 부심 부리는 거 아님? 왜 장르소설 공모전에서 이러고 있음? 널리고 널린 문학 공모전이나 가시죠?
⤷버둥버둥 : 장르문학과 순문학이 다른 범주의 글은 아니에요. 물론 순문학이 범위가 훨씬 넓고 아우를 수 있는 게 많지만, 그렇다고 그게 전부는 아니죠.
-장르 문학은 문학의 하위장르라면 순문학 역시 문학의 하위개념입니다.
사실 그 구분은 모호하기 짝이 없어요.
⤷해시태그 : 아니 재미가 없다니까?
⤷버둥버둥 : 모든 소설은 항상 재미를 추구합니다. 새순이 돋을 때도 마찬가지죠. 정말 이 작품이 재미가 없고 그냥 문학적인 가치가 있다면 이름값도 없는 신인 작가의 글이 이렇게 화제가 될 리 없잖아요?
-재미의 목적은 쾌락입니다.
즉 소설이 추구하는 것은 쾌락으로 인한 재미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몰락 귀족 출신인 느티나무가 그녀에게 사랑을 속삭이던 귀족에게 오히려 노려지는 장면은 숨이 턱 막힐 정도로 답답하지만, 순간의 기지로 탈출하는 장면은 담담한 서술로 이어져 있음에도 손에 땀을 쥐게 만듭니다.
결국, 가문을 지키던 기사와 재회해 고난을 이겨 내는 장면은 카타르시스까지 느껴지지요.
⤷테라리아 : 아 설명 너무 길어요. 재미있다는 거예요. 없다는 거예요?
⤷버둥버둥 : 내용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문장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음운 하나까지 파고드는…… 단편도 아니고 장편을 이런 호흡으로 끌고 가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예술적 미학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어요.
⤷테라리아 : 아, 그렇군요.
⤷테라리아 : 설명만 들어도 볼 생각이 뚝 떨어지네요. 수고요 ^^
⤷버둥버둥 : ……
⤷버둥버둥 : 아 못해먹겠네. 수준 진짜.
⤷테라리아 : 뭐? 수준?
내가 게시물을 보는 동안에도 리플이 계속 추가된다. [새순이 돋을 때]를 칭찬하는 사람과 까 내리는 사람들이 그야말로 불처럼 리플을 쏟아 내고 있다.
“……좋은 건가?”
원래 아무도 관심가지지 않던 신인의 작품에 어마어마한 관심이 쏠리는 건 좋은 일이지만 안티팬도 무수하게 생겨나고 있다. 전형적인 빠가 까를 만드는 과정.
그리고 화제가 되는 건 이 한 작품이 아니었다.
⤷튀긴감자 : 황제기사 재미있지 않음? 약간 동화적이긴 한데 너무 웃기다 ㅋㅋㅋㅋㅋㅋ
⤷뀨뀨2020 : 잡것들아 황제의 검을 받아라 ㅋㅋㅋㅋㅋㅋㅋㅋ
⤷검사 : 영능 구조가 말이 안 돼 ㅋㅋㅋㅋㅋ 어린애가 쓴 거 같은데 배 터진다 진짜 ㅋㅋㅋ
황제기사 네버는 논란도 뭣도 없이 순항 중이다. 벌써 순위가 32위까지 올라갔다. 이 기세대로라면 베스트 20위도 멀지 않았다.
그뿐이 아니다.
늘씬한 다리의 [귀로]도 추리나 서스펜스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추천받으며 구매 수가 쭉쭉 늘고 있었다.
그 외에도 내가 전혀 눈여겨보지 않던 초콜릿 작가의 [폭군 생존기]와 패스트 작가의 [나의 생존]도 빠르게 구매 수를 늘려 가고 있었다.
나머지 작품들은 그야말로 똥망이지만 아무리 적어도 10이 넘는 구매 수를 가지고 있다. 보통의 작가라면 유료 연재를 포기할 수준이지만 그런 작품의 수익도 수백 을 모으면 결코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흐뭇하구먼.”
쑥쑥 자라는 작물을 보는 농부의 미소가 절로 피어오른다.
[킬리언스 : 소식 감사합니다. 플라워 씨! 직접 관심을 두시다니 영광이네요!]예의상 답장을 보내 주었다. 보통 사람도 아니고 초월자인 그녀에게는 태도를 조심해야 한다.
‘하물며 보통 초월자도 아니지.’
갓 성룡에 이른 어린 노블레스의 가면을 쓴 플라워의 진짜 정체는 대우주 최강의 용종으로 불리는 크로매틱 드래곤.
‘최소’ 중급 신 이상의 전력을 가진 그녀는 말 그대로 신이나 다름없는 존재다.
“……뭔 소리야?”
영문 모를 소리에 절로 고개가 기울어진다. 크로매틱 드래곤이 설마 밥값이 아까워서는 아닐 것이다. 아니 그냥 1000살짜리 성룡이어도 그럴 일은 없겠지.
[킬리언스 : 네?]의문을 담아 한 글자 보내자 한참 답변이 없다.
“뭐지?”
영문 모를 상황에 당황하는데 답변이 왔다.
[초록용용이 : 작품들이 반응이 좋아서 그냥 이야기나 해 볼까 하고요! 큰 의미가 있는 말은 아니고요! ㅜ_ㅜ]“뭐지 보통 작가랑 플랫폼 직원이랑 만나면 보통 상대가 사지 않나? 초월자라 돈도 많을 텐데.”
생각보다 쪼잔하네. 라고 생각하면서도 답장을 쓴다. 괜히 심기를 거스를 필요는 없으리라.
[킬리언스 : 그럼 공모전 인세 나오는 대로 한번 뵙겠습니다!] [초록용용이 : 네 그럼 다음에 뵈어요!]그렇게 대화가 끝난다. 나는 체다의 배를 두들겨 대화창을 꺼 버리고 리벤지를 켰다.
“괜히 미뤄졌네.”
100억을 과금할 차례다.
“후욱…… 후욱…….”
가쁜 호흡을 진정시키며 계좌에 들어온 100억을 몽땅 과금한다.
“이 정도 돈이면…… 사치 가능하다!”
나는 당장 거래소에 들어가 9강화 행운 장비들을 다시 샀다. 요즘 플레이어 수가 많아져서 그런지 거래소가 아주 활발하다.
‘이 상태에서 히페리온을 들면 [금빛 중첩] 버프가 9중첩!’
전설 장비 드랍률 900%!
심지어 그것이 [신검합일] 효과로 1,800%까지 증가한다.
“거기에 이것도 있지.”
나는 왼쪽 팔목에 걸려 있는 시계를 바라보았다.
초월병기(超越兵器). 제로섬(zero-sum).
드디어 이것을 활용할 때가 되었다.
“하지만 그 전에.”
나는 자리에 앉았다.
“로그인.”
아르데니아로 들어간다.
“플라워.”
“네, 폐하.”
“성을 승급시키겠다.”
“……즉시 알리겠습니다.”
플라워가 나간다. 집무실 창문으로 도시를 내려다보자 요란스러운 종소리와 함께 건물에 있던 병사와 기사들이 뛰어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대단히 큰 소란은 아니다. 대지성에 본격적인 도시로 개발된 게 아니라 나를 보필할 친위대와 그들을 보조할 병사들이 대기하고 있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들이, 그리고 무엇보다 지하에 있을 모든 인원이 안전한 곳으로 피하기까지 기다린 후 성주 메뉴를 터치했다.
[완벽한 요새 도시(영웅)를 대지의 신전(전설)으로 업그레이드 합니다!]쿠구궁!
성 전체가 흔들린다. 나는 바로 활성화 된 다음 버튼을 눌렀다.
<대지의 신전(전설)이 신화의 영역으로 승격합니다!>
<성주의 선택이 진행 중입니다.>
신화성은 가진 테마에 따라 지을 수 있는 부속 건물의 종류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수목원 테마로 하면 거대한 화원을 지을 수 있고 동물원 테마로 하면 이런저런 몬스터나 신수들을 채워 넣을 수 있는 것.
물론 현 제국 상황에 최고 효율은 기가스 랜드, 그 때문에 모든 성의 테마를 동일하게 맞췄지만.
‘여기는 좀 다르게 하자.’
<예술과 축제의 성!>
<페스티벌 랜드(신화)가 등장합니다!>
끼기긱! 쿠궁!
돌로 만들어진 성벽에 마치 물감이 퍼지듯 오색이 퍼진다. 단순히 구조물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성벽을, 바닥을, 건물을 이루는 재질부터 변화하는 과정!
도시를 구성하는 디자인이 근본부터 뒤바뀌는 그 모습은 그걸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이것이 현실인지 의심하게 만든다.
중세풍이었던 도시가 현대를 넘어 미래적인 디자인으로 바뀌는 모습을 기사와 병사. 그리고 상인들이 입을 떡 벌리고 바라보고 있다.
‘어?’
슬쩍 내려다보니 중앙광장 근처에서 패드를 들고 있는 플라워의 모습이 보인다.
성의 승급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용케 그걸 찍을 생각을 하네.”
기특해하며 웃는 동안에도 구매한 승급들이 적용되고 있다.
<길드 타워(영웅)를 길드 타워(전설)로 업그레이드를 시작합니다!>
<길드 타워에 종합통제실(전설)의 설치를 시작합니다!>
쿠구궁!
땅이 삽시간에 멀어진다. 정확히 말하자면 건물이 대나무 자라듯 영주성이 쑥쑥 덩치를 키운 것이다.
그뿐 아니라 성벽이 주변 땅을 밀어 버리며 멀어진다. 주변 평야와 산을 통째로 밀어 버리며 성의 넓이 자체를 넓혀 버리는 것!
성벽 또한 순식간에 자라나 아파트 단지만큼 두껍고 높아진다.
그 모습 자체는 기가스 랜드와 크게 다를 게 없었지만…… 그 재질이 다르다.
“허허. 알고는 있었지만.”
페스티벌 랜드의 성벽은 돌도 철도 아니다.
무려 디스플레이.
성의 안과 밖이 다 화면인 덕분에 성주인 내가 원하는 영상을 재생시킬 수 있다.
“게임에서야 내구도가 똑같지만…… 현실에서는 이야기가 다르겠지.”
쉽게 부서지지는 않겠지만 아무래도 통짜 강철인 기가스 랜드의 성벽보다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무슨 상관인가?
“그만큼 방어 타워를 더 지으면 그만인데.”
이 성에 머물 예술가들이 거기에 소모되는 이상의 재화를 벌어 줄 것이다.
<50개의 거주지를 통합합니다. 주상 복합단지(희귀)를 건설합니다!>
<10,000석 콘서트장(희귀)의 건설합니다!>
<대형 음악실(고급) 2개를 건설합니다!>
<2,000석 반원형 극장(고급) 2개를 건설합니다!>
빈 땅에서, 혹은 이미 있는 건물들을 합치며 건물들이 쭉쭉 솟아난다. 그 모든 과정에 다이아가 소모되었지만 투자라 생각하고 감행했다.
“그리고 방어 건물도 지어야지.”
<헤븐 링 사출기(영웅) 30기 건설을 시작합니다!>
<콘서트 캐논(영웅) 30기 건설을 시작합니다!>
최대치까지 팍팍 박아 넣었다. 총화기 대신 존재하는 수성 오브젝트. 전쟁 기타(희귀)와 전쟁 드럼(희귀)도 1만 개씩 샀다.
오랜만의 폭풍 과금에 가슴이 웅장해진다.
“아, 너무 좋다.”
만족스러워하며 집무실의 창밖을 본다. 화사한 도시가 내려다보인다.
“역시 풍경은 훨씬 좋네.”
기가스 랜드가 지금껏 중세랜드의 도시 따위와 비교도 안 되는 화려함으로 제국민들의 혼을 쏙 빼놓았지만, 그럼에도 군사 도시의 느낌을 벗어날 순 없었다.
성벽도 금속, 건물들도 죄다 금속이니 어쩔 수 없는 일.
반면 페스티벌은 랜드는 훨씬 화사하다. 지구. 그중에서도 관광지나 놀이공원에 가까운 분위기다.
띵.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까지 내려오자 기사와 병사들이 깜짝 놀라 예를 표한다. 나는 가볍게 손을 들어 답해 준 후 플라워에게 말했다.
“미리 정했던 대로 길드 타워에 친위대를 머물게 해. 병사와 상인들에게도 집을 배분해라. 사용해도 되는 집은 문이 열릴 것이다.”
“네 폐하. 작가들은 어떻게 할까요?”
그녀의 말에 나는 저 멀리 보이는 거대한 건물. 그러니까 주상 복합단지를 가리켰다.
“3층부터 거주 구역이다. 작가 등급에 따라 배분하도록. 층이 높아질수록 방의 넓이도 넓어질 거다.”
내 말에 담긴 기색을 느낀 듯, 플라워가 묻는다.
“나가실 예정입니까?”
“와일드 보어에 다녀 올 생각이다. 저녁까지는 돌아올 테니…….”
순간 멈칫한다. 기묘한 감각이 느껴진다.
“이 느낌은.”
왼팔을 들었다. 지구에서 아르데니아로 올 수 있는 유일한 물건, 초월병기 제로섬이 진동한다.
“벌써? 멀린이 수를 찾아 부르는 건가 아니면 이벤트인가?”
이벤트는 특정 확률로 벌어지는 [사건]이다. 내가 100만 포인트 분량의 아이템을 제로섬에게 먹였다면 지금 이 사건을 저장해 내가 원하는 순간에 발동시킬 수 있었겠지.
“아, 이런.”
그러나 아직 개방시키지 못했다. 요새 너무 바빠서 신경을 못 쓴 것!
때문에 나는 속절없이 끌려가게 되었다.
팟!
단번에 배경이 변한다. 그러나 그 변화가 그리 극심하지는 않다.
왜냐하면 내가 도착한 곳도 현대적인 분위기의 도시였기 때문이다.
“뭐야…… 현대?”
의아하는 순간.
후우우웅!
붉은 로브를 입은 누군가 내게서 멀어진다. 순간 나한테서 도망치는 건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고 그 뒤를 추격하는 오토바이가 있었다.
오토바이에 탄 그는.
경찰이다.
“아니 뭐야, 이 상황은?”
내가 혼란스러워 하거나 말거나 경찰이 도망가고 있는 붉은 로브를 가리키며 소리친다.
“저놈 잡아라! 리얼리스트(Realist)다!”
그 외침에 길을 오가던 사람들이 비분강개한다.
“리얼리스트라니 이런 사악한! 잡아라!”
“나도 돕겠소!”
“덱(Deck)!”
수많은 사람이 한 사람을 쫓아간다. 그렇게 그들 모두가 멀어지자.
팟!
어느새 나는 붉은 로브의 사내 옆에 서 있었다. 당연히 직접 이동한 것은 아니다.
‘이거 아무래도……. 이 녀석에게서 일정 거리 이상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인데?’
내가 따라붙자 살짝 허공에 떠 날아가고 있던 사내가 고개를 돌려 나를 확인한다.
“뭐야. 네가 여기 왜?”
그는 멀린이었다.
“……지금 쫓기고 있는 겁니까? 저런 사람들한테?”
고개를 돌려 그를 추격하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이제 완전히 자리 잡은 기감이 그들의 수준을 읽어 낸다.
강자는 하나도 없다. 다들 이능력자로 보이지만, 멀린 정도의 존재라면 일격에 수만 명씩 학살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제길. 여기는 무력으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 제길, 잡혔다!”
팟!
순간 바닥에 원형의 필드가 펼쳐진다. 어느새 따라온 경찰과 멀린이 필드의 양 끝에 서 있다.
경찰이 카드 뭉치를 꺼내 든다.
“이 덱으로 너를 체포해 주마!”
“아……. 아아! 진짜 스트레스 받아!! 너! 바쁘니 나중에 와!”
멀린이 나를 툭 하고 밀자 공간이 일그러지며 새로운 세상이 삽시간에 멀어진다. 그리고 그 너머에서 서로를 마주 보며 카드 뭉치를 꺼내 드는 두 사내가 보인다.
그들이 외쳤다.
“듀얼(Duel)!”
“듀얼(Duel)!”
팟!
어느새 나는 아르데니아로 돌아와 있었다.
“…….”
잠시 멍하니 서 있다.
이럴 땐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