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a golden spoon songwriting genius RAW novel - Chapter 146
147. 돌아가기금수저 작곡천재가 되었다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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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하이오주, 새로 개봉한 로맨스 음악 영화 ‘오드너리 피플’의 상영이 막 끝난 영화관.
제시카는 남자친구 올리버의 팔짱을 끼며 사람이 붐비는 영화관을 빠져나갔다.
“어쩜, 너무 로맨틱하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모든 걸 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다니.”
어렸을 적 발레리나를 꿈꿨던 제시카의 말에 올리버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냥 무모한 것 같은데······.”
그는 공상 속에서 사는 제시카와 달리,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며 미래에 대비하는 성격이었다.
그래서 그는 처음에 영화 속 남자주인공에게 공감하기가 힘들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신인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흡입력 있는 연기를 보여준 크리스 덕에 끝에 가서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지만.
“눈가나 닦고 말해. 아무튼 나, 크리스 팬될 것 같아.”
제시카 때문에 티를 내지 않았지만, 사실 눈길은 앨리스에게 계속 가 있었던 올리버가 내심 공감을 했다.
“잘생겼고 연기도 잘하고. 기타도 몇 개월간 배워서 자기가 직접 쳤다고 하잖아. 너무 멋있다.”
“아, 그거.”
아는 이야기가 나와 올리버가 신나서 말을 꺼냈다.
“일란 쇼에서 봤어. 앨리스 작곡가가 가르쳐준 거라면서?”
“정말? 앨리스 작곡가라면, 그 한국인?”
올리버가 고개를 끄덕였다.
“몰랐어. 신기하다.”
“그럼 어제 방송 나왔던 것도 모르겠네.”
“방송에 나왔었어?”
“시사회가 있던 날 한창 난리가 났었잖아. 그때 녹화한 것 같던데······뉴스를 안 보고 사는 거야?”
차에 타며 그가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
눈만 굴리는 제시카의 모습에 그는 한숨을 쉬고선 말을 이었다.
“어제 인터뷰랑 뉴스랑 다 떴어. 생각보다 사람들이 굉장히 관심있게 보더라.”
“나도 볼래.”
올리버는 시동을 걸려던 몸짓을 멈추고서 자신의 폰 화면을 제시카에게 보여주었다.
“여기.”
“와, 생각보다 많네. ‘김도하, 앨리스의 작곡가가 아닌 DH 엔터테인먼트의 수장’······. 굉장히 어려보이는데 레이블 대표였어?”
“나이 너보다 많을걸.”
“부러워.”
제시카가 중얼거렸다.
“엄청 동안이네. 인터뷰한 거 보니까 생각도 깊어보이고. 아, What if! 들어본 적 있어. 외국어라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사람 노래였구나.”
“노래를 진짜 잘 만들더라. 존 테일러보다 훨씬 감각적인 것 같아. 게다가 대표로서의 능력도 괜찮나봐.”
“그런건 어떻게 알아?”
제시카의 의문 어린 눈빛에 올리버가 인별 화면을 열었다.
그가 보여준 피드는 유명 가수 ‘올리비아’의 것이었는데, 업로드된 사진 속에는 올리비아와 함께 낯선 동양 여학생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여기 여자애 보여?”
“귀엽다! 인형같아.”
“얘가 김도하 레이블 소속이래.”
“그래?”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는 제시카에게 올리버가 말을 이었다.
“올리비아 쓴 글 한 번 봐봐. 칭찬일색이야.”
그의 말에 제시카는 소리내어 읽기 시작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티스트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녀의 보컬은 가히 환상적이다, 놀라운 만남을 선사해준 앨리스에게 감사를 전한다······. 올리비아가 이런 말을 했다고?”
제시카가 경악했다.
올리비아가 누군가.
대박난 영화의 OST를 불러 순식간에 정상을 찍었던 가수였다.
이후로도 퀄리티 있는 앨범을 내며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인맥이 굉장히 뚜렷하게 갈려 자기 사람만 챙기기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초면에 이렇게까지 호감을 표하다니.
앨리스의 발이 정말 넓다 싶으면서도, 사진을 보니 납득이 될 것 같았다.
‘나 같아도 만나면 정말 예뻐해줄 것 같은데?’
하나연이 가진 분위기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아무것도 안 해도 떡 하나라도 더 주고 싶은 사람.
그 유형에 완벽히 맞아떨어지는 인상이었다.
올리버가 폰을 거두며 말했다.
“올리비아뿐만이 아니야. 다른 곳에서도 난리였어. 나는 이런 아티스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능력이라고 생각해.”
“동감이야. 아! 그러면 아까 극장이 붐볐던 것도 이 사람 때문이었어?”
“그렇지 않을까? 방송이 송출되면서 크리스와의 일도 재조명됐거든.”
“······이러면 존 테일러, 좀 위험하지 않나?”
존 테일러는 현재 가장 유력한 그래미 수상자로 거론되고 있는 아티스트였다.
올해의 앨범상은 앨리스에게 밀린다쳐도, 노래상을 비롯한 다른 묵직한 상들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은 것.
그러나 김도하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기세를 보니 그것도 장담할 수 없을 듯했다.
하지만 올리버는 회의적이었다.
“나는 존의 음악스타일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솔직히 수상은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해.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이 과연 외국인을 뽑아줄까? 그것도 아직 신인이나 마찬가지인 사람을.”
“그거야 모르는 일이지.”
제시카가 의자에 몸을 파묻으며 말했다.
이제 출발하자는 뜻이었다.
올리버는 시동을 걸며 말했다.
“그건 그래. 상황이 더 나아지면 정말 반전이 일어날 수도.”
의미심장한 투로 말하던 그가 화제를 돌렸다.
“어쨌건 그건 알아서들 하겠지 뭐. 제스, 저녁은 우리 집에서 먹고 갈 거지?”
관계도 없는 그들로서는 구름 위 연예계 이야기보다 당장의 연애가 더 중요한 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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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님! 저 갑자기 팔로우가 많아졌어요.”
휴게실에서 석훈 형이랑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려니 갑자기 들려온 말이었다.
돌아보자 하나연이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폰을 들이밀었다.
“이, 이거······.”
인별 팔로우였다.
올리비아 같은 가수들 덕에 하나연이 유명해지게 된 루트이다보니, 관심을 가지게 된 사람들이 팔로우를 마구 거는 모양이었다.
“축하해.”
“축하요? 좋은 거예요?”
“응. 이제 네가 길 가다가 넘어진 사진이라도 하나 올리면, 15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두 보게 되는 거니까 좋은 거지.”
“헉.”
하나연이 기겁을 했다.
이 정도면 굉장히 후한 리액션이었다.
내가 웃고만 있자 석훈 형이 한심하게 쳐다봤다.
“너는 애를 왜 놀리고 그러냐. 은근히 성격 안 좋다니까? 나연아, 그거 네 매니저도 알고 있을 테니까 별 걱정은 안 해도 돼.”
“아······네.”
그제서야 진정하는 하나연.
한숨을 폭 내쉰 뒤 ‘깜짝 놀랐어요’라며 멀어지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석훈 형이 말했다.
“나연이, 해외 쪽도 생각하고 있는 거야?”
“기회가 있으면 나가는 게 좋겠죠.”
사실 아직은 국내에서도 드라마 촬영이며 앨범 준비며 한창 바쁜 시기였다.
그래서 시기상조라고 여겼는데, 이번에 앨리스와 하나연이 같이 보냈던 시간동안 얻었던 인맥들을 고려했을 때 아주 불가능하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다들 하나같이 그녀를 좋게 봐준데다, 직접적으로 ‘같이 일해보고 싶다’는 말까지 하기도 했으니까.
‘앨범만 무사히 낸다면 해외로 돌려볼까?’
그렇기에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결국 보낸단 소리네. 그렇잖아도 며칠전에 뉴스 뜬 거 때문에 물어보려고 했었어.”
“녹화했던 방송이랑 같이 떴던 거요?”
인터뷰 때 좋은 인상을 남겼던 건지, 대체적으로 기사들은 내게 호의적으로 작성되어 있었다.
그와는 별개로 국내에서 이미 식은 떡밥들을 긁어모은 듯한 기사들도 보였고.
거기에는 하나연과의 만남이 담긴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응, 그거. 현지에서 네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 같던데? 덩달아 나연이까지 주목받고 있으니, 배를 잘 탄 것 같아 기분이 좋아.”
석훈 형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확실히 지금 보면 어디에서건 나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려왔다.
현지에서 기사가 나면 그대로 국내에도 기사가 뜨는 식으로, 그로 인해 연예계에 관심 없던 사람들의 시선까지 끌어들이는 모양새였다.
“거기에다가 앨리스와의 열애설도 아직까지 믿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던데?”
“네? 아직도요?”
이미 여러 차례 정정 기사가 났을 텐데.
여전히 찌라시를 믿는 사람들은 얼마나 둔한 건지 궁금해졌다.
“나쁘게만 생각하지 마. 덕분에 앨리스 팬들까지 돌아보는 것 같으니까. 욕도 조금 있지만.”
“와, 그건 좀 억울하네요.”
“포옹한 건 사실이잖아? 왜 억울해하냐?”
석훈 형이 놀리듯 키득거렸다.
“그만하세요. 그나저나 아까 무슨 할 말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내가 애써 화제를 돌리자 석훈 형이 봐줬다는 듯 몸을 뒤로 물렸다.
“그랬지. 나연이 때문에 깜빡할 뻔했네. 오늘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하려고 했어. 고생 많이 했으니 맛있는 거 좀 먹이게.”
“형이 사는 거예요?”
“응? 법카 있잖아.”
“······.”
나는 황당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다 고개를 저었다.
“안 됩니다.”
“야, 알겠다, 알겠어. 내가 살게. 됐지?”
석훈 형이 눈을 가늘게 뜨고서 말했다.
마치 굉장한 구두쇠라도 보는 듯한 눈빛이었다.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고요. 오늘은 선약이 있어서요.”
“선약? ······손여울? 아니면 혹시 유리?”
“네? 둘 다 아니에요.”
뜬금없는 이름에 멀뚱히 답하자 그가 머쓱한 표정으로 턱짓을 했다.
“그냥 말해봤어. 오늘 여울 씨도 시간이 빈다길래. 그럼 무슨 선약? 너 어제까지만해도 회사에 있는다고 했잖아.”
석훈 형이 추궁이라도 하는 뉘앙스로 말했다.
나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답했다.
“그렇긴 한데, 오늘 아침에 갑자기 가족 약속이 잡혀서요. 오랜만에 다같이 저녁을 먹기로 했어요.”
“······그래? 화목하네.”
어째서인지 형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그러고보니 이 건물도 받은 거랬지?”
“네, 뭐.”
“좋겠네.”
다른 생각을 하는 듯 건성으로 대답한 형이 포기했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그럼 어쩔 수 없겠네.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좋은 시간 보내라.”
“형도요. 다음번에 밥 사드릴게요.”
용건은 끝났다는 듯 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이상할 정도로 착잡한 표정이었다.
-지잉!
마침 누나에게서 연락이 와 나는 자리를 옮긴 뒤 전화를 받았다.
-도하야, 나중에 올 때 예쁜 그릇 하나만 사 와. 집에 있는 그릇이 죄다 마음에 안 드네.
“알겠어.”
대답하며 그릇 파는 곳을 검색해보는데 누나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아빠가 진지하게 할 이야기가 있대.
“진지한 이야기?”
-내가 볼 땐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아빠는 확실하다고 하시니 어쩔 수 있겠니.
뭔지는 모르겠지만, 뉘앙스만 들어도 별 영양가 없는 이야기라는 확신이 들었다.
나는 대충 알겠다고 대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본가에 도착했을 때.
“그래, 도하야. 앉아봐라. 그······앨리스라는 아가씨랑은 얼마나 된 거냐?”
나는 ‘아직도 찌라시를 믿는 둔한 사람’이 바로 내 옆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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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하가 가족끼리의 저녁식사로 웬일로 이르게 퇴근을 한 날.
DH 소속 아티스트들, 그러니까 하나연, 플라잉맨, 손여울은 휴게실에 덩그러니 모이게 되었다.
“진짜 맛있는 거 사드리고 싶었는데.”
소파에 처량하게 앉은 채 하나연이 중얼거렸다.
손여울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스케줄도 일부러 미뤘는데, 설마 선약이 있었을 줄은.”
“도하 자식, 나랑 먹기 싫어서 일부러 튄 건 아니겠지.”
“······.”
박석훈의 말에 하나연이 그를 원망스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왜 하필 저 사람에게 이 중대한 일을 맡겼는지 후회하는 기색이었다.
이들은 사실, 오늘이 생일인 김도하를 축하해주기 위해 다같이 공모를 했었다.
그것도 회사와 작업실에서 벗어나지 않는 김도하의 성향을 고려해 회사 테라스에서 작은 깜짝파티를 열기로 했던 것.
하지만 정작 주인공인 김도하가 가버린 이상, 미리 준비한 음식들은 싸늘하게 식어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중역을 맡았던 박석훈이 찔려서 한마디 했다.
“나는 최선을 다 했어. 처음에는 여울 씨랑 약속을 따로 잡은 건가 싶었는데, 차라리 그게 나았겠네.”
“네? 제가 왜 그래요?”
손여울이 황당하다는 듯 말했다.
박석훈이 아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야, 두 사람 뭔가.”
“······하아. 정말로 내가 말하는 게 나았겠어요.”
말도 안 되는 추측에 웬만해서는 한숨을 쉬지 않는 손여울이 이마를 짚었다.
산뜻한 얼굴들과 달리 칙칙한 정적이 이어지자, 하나연이 조심스레 물었다.
“저희 준비한 음식들이랑 선물들은 어떡해요······?”
“······.”
손여울이 팔짱을 꼈다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우리끼리 파티나 하지 뭐.”
“네? 그래도 돼요?”
“뭐 어때? 어차피 넉넉하게 준비했잖아. 이걸 다 버릴 수도 없고. 도하는 가족이랑 즐거운 시간 보내게 두고, 우리는 따로 놀자. 선물이야 내일 주면 되니까.”
하나연이 의견을 구하듯 박석훈을 쳐다보았다.
그는 진작에 좋은 의견이라며 엄지를 치켜들고 있었다.
“좋아, 좋아. 그럽시다. 지금 남아있는 직원들 다 부르죠.”
“제가 정우 씨한테 말할게요.”
손여울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갑자기 활기를 띠며 분주해지는 둘을 보며 하나연이 중얼거렸다.
“······이거 맞아요? 피디님 없는 피디님 생일파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