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older brother of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41)
탑스타의 친오빠가 되었다 41화
역시 실물이 최고구나.
매번 연예인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오늘처럼 카메라가 실물을 절대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강렬하게 느끼는 건 처음이었다.
아직 두 아이가 어려서 그런 건가.
풋풋하고 생글생글한 모습이 사람을 미소 짓게 만든다.
이 둘을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진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것 같았다.
거기다,
[꿈에서도 그리운 네 모습이 나와.]저 감미롭고 달달한 목소리.
자기 얼굴을 닮은 실로 아름다운 음성이었다.
심지어 반주도 없는 상황인데도,
류재원의 히트곡이자 솔로곡인 을, 두 사람은 서로의 파트를 나눠 듀엣으로 부르고 있었다.
류재원이 아니면 이 곡에 담긴 애절함과 감정적인 표현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원래 어떤 것이든 원작을, 원곡을 절반도 따라가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김 PD는 느꼈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것을.
‘이게 듀엣으로 좋게 들릴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류재원의 노래를 혼자가 아니라 그것도 듀엣으로 이렇게 부를 수가 있구나.
정윤아의 고음을 받쳐주듯, 정윤성의 저음이 적절하게 섞여 들어가면서 더욱 노래가 아름답게 들렸다.
가장 놀라운 점은,
‘순간 이게 무반주라는 걸 잊었다.’
반주가 없으면 당연히 어색할 수밖에 없다.
그저 목소리만 황량하게 퍼지게 되니까.
그러나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이 은은한 아카펠라가 마치 반주를 대신 해주는 것 같았다.
[그날처럼~]그렇게 두 사람은 열창을 한 뒤에 마지막은 화음으로 마무리를 했다.
흩어지는 여운을 조금 더 길게 간직하고 싶은 것일까.
노래가 끝난 뒤에도 두 사람은 눈을 감은 채 잠시 침묵했다.
이 남매는 노래를 끝내도 어떻게 끝내야 하는지를 기가 막히게 잘 알고 있는 것이었다.
이 순간만큼은 이 둘이 그 어떤 프로 가수보다도 프로같이 보였다.
“우와······.”
“하하······.”
작가들은 입을 벌린 채 고개를 저었다.
감히 예상조차 하지 못한 뛰어난 무대를 봤을 때 사람은 할 말을 잃어버린다.
지금 여기 사무실 안에 있는 사람들이 그러했다.
김 PD도 연신 헛웃음만 터트렸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와아아-!!”
“너무 좋다!”
“진짜 최고에요!!”
사무실 밖에서 난리가 났다.
밖에 있던 직원들이 노랫소리에 이끌려 어느새 모두 옹기종기 모여 이 남매의 특별 공연을 감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열렬한 환호성과 박수에 남매는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감사합니다~”
마치 오랜 팬들에게 인사를 해주는 것처럼, 정윤아의 손동작은 무척 자연스러웠다.
“윤 작가. 뭐라고 말을 해봐.”
김 PD가 옆에 있던 작가를 팔로 슬쩍 건드려 보았다.
그러자 아까부터 멍하니 저 남매를 바라보고 있던 윤송희 작가는 제대로 말을 꺼내지도 못했다.
“아니······ 이게 진짜······ 하-”
“뭐라는 거야.”
“이, 이게 말이 돼요? 류재원 씨 노래를 듀엣으로 부르는 것도 좋았는데, 이걸 무반주로······.”
그건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같은 마음이었다.
“이걸 여기가 아니라 우리 프로그램에서 보여줬어야 했는데.”
“아~ 그러게요. 이 감동, 이 떨림을 다른 사람한테도 고스란히 전해 주고 싶다.”
김 PD는 잊지 않고 이 장면을 카메라로 녹화해 둔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상을 공개한다면 조금이나마 이 감동을 사람들에게 전해 줄 수 있지 않을까?
“노래 정말 잘 들었어요. 나 진짜 울컥했잖아.”
“진짜 류재원 씨가 왜 두 사람을 추천했는지 알겠네요.”
“네? 그분이 저희를요?”
“아. 몰랐어요? 저번에 올라온 그 L 레스토랑 영상 있잖아요. 거기 류재원 씨도 있었대요.”
“헉. 정말요?”
정윤아의 반응을 보니 전혀 몰랐던 모양이다.
“와. 갑자기 류재원 씨가 엄청 부럽네. 그때 거기서 불렀던 노래. 저희도 영상으로 봤거든요. 그분은 그걸 라이브로 들었다는 거잖아.”
“영상으로 봤을 때도 진짜 감동이었는데. 어머님이 정말 많이 좋아하셨겠어요.”
“그래도 오늘 건 우리가 라이브로 봤으니까 이젠 류재원 씨가 우릴 부러워하겠네? 하하.”
더 이상의 대화는 이제 무의미한 듯싶었다.
김 PD는 이 둘을 얼른 방송에 집어넣고 싶은 심정이었다.
“대표님. 이렇게 훌륭한 아이들을 두셔서 정말 자랑스러우시겠어요.”
“하하. 예. 그래서 저도 덕분에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그럼 방송 출연 계약부터 바로 할까요? 어차피 이쪽 분야에서는 전문가시잖아요. 대표님 회사 법무팀에 계약서를 보내 놓겠습니다.”
“예. 계약에 관한 건 제가 확인해서 조율하도록 하죠.”
계약 문제도 잡음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 같았다.
자신의 아들과 딸이 걸린 일이니, 어느 때보다 꼼꼼하게 살펴보긴 하겠지만, 깐깐하게 굴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계약이 맺어지는 대로 저희가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이제 방송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작가들끼리 결정해야 되니까요.”
“네, 그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오늘 감사했어요~.”
싱그럽게 웃으며 인사하는 정윤아였다.
“아휴. 오히려 우리가 더 고맙죠.”
“무반주로 하기 힘들었을 텐데, 그런 공연 보여줘서 너무 고마워요.”
“덕분에 오늘 하루 종일 행복할 거 같아요.”
“헤헤. 저도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그렇게 그들이 사무실을 나갔다.
배웅을 하고 돌아온 PD와 작가들은 속이 충만하게 차오르는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하아-”
“쓰읍. 이거 왜 일이 손에 안 잡히지.”
그게 오히려 집중을 방해할 줄은 몰랐다.
그 깊은 여운이 가슴 속에 남으면서 노래가 전해 주는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이건 됐다.”
데뷔도 하지 않은 가수를 프로그램에 세운다는 건 무척 부담감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방금 전 이들은 확신했다.
이들이 불안해야 할 것은 전혀 없다는 것을.
“이제 우리가 잘하기만 하면 돼.”
“네. 맞아요.”
이제 무대를 매끄럽게 완성시킬 수 있는 건 이들의 손에 달려 있었다.
“아참. 그리고······.”
김 PD는 두 아이가 보여 준 뛰어난 무대를 녹화한 카메라를 얼른 확인해 보았다.
혹시 중간에 뭐가 잘못되진 않았는지 괜히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휴. 녹화가 잘됐네.”
“오. 정말요?”
“응. 그 남매가 여기 들어오는 순간부터 녹화했었거든.”
“와~! PD님. 그거 한번 같이 보면 안 돼요?”
“어? 그, 그럴까?”
“에이. 대본이야 천천히 준비하면 돼죠.”
“저도 그 무반주 무대를 다시 보고 싶어요.”
원래라면 당장 방송이 코앞이라 놀 시간 없다고 일갈했겠지만.
“흠흠. 그럼 딱 한 번만 같이 봐볼까?”
김 PD는 웃으며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그들은 한번이 아니라 몇 번을 반복하며 홀린 듯이 영상을 보게 되었다.
* * *
계약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아버지 회사에 있는 법무팀이 계약서를 확인하고 서명을 한 뒤, 방송 출연이 확정되었다.
그 이후부터는 어떻게 방송이 진행되는지 간단한 스크립트를 받고 각 질문에 대해 어떤 답변을 할 것인지를 생각해서 작가진에게 전달을 해줘야 했다.
“으으. 너무 긴장되고 기대되고 막 잠도 안 오고. 으으.”
머리를 부여잡으며 데굴데굴 윤아가 구르고 있었다.
“으아아아- 어떡하면 좋아.”
“진정해.”
“오빠는 진정이 돼? 완전 멀쩡하네?”
“그럴 리가. 오빠도 많이 떨려.”
첫 방송 출연이 많이 떨려 보이는 듯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아냐. 오빠는 평소랑 똑같이 아주 덤덤해 보여. 근데 나만 이렇게 바들바들 떨고 있고. 내가 이런 걸 평생 해봤어야 알지.”
생각해 보니 윤아는 저번 생에서도 이런 예능 프로그램은 거의 나가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참 대단하지 않은가.
보통 가수라면 Tell your story 같은 가벼운 예능 프로에 나가서 홍보하기 마련인데, 윤아는 일절 그런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윤아는 크게 성공했고, 대한민국 최고의 탑스타가 되었다.
그땐 사람들이 신비주의 컨셉을 하려면 저 정도는 해야 되는구나-라고 평가했었는데, 그건 윤아를 잘 알지 못해서 떠드는 얘기들이었다.
“괜찮아. 항상 그랬듯이, 이번에도 잘할 거야.”
그 말이 조금 용기가 됐던 것일까.
“휴우. 그렇겠지? 하긴. 나 혼자 나가는 게 아니라 오빠랑 같이 나가는 거니까.”
윤아는 구르던 바닥에서 일어나 내 옆에 앉았다.
“노래는 뭐로 불러야 좋지?”
“음. 류재원 씨 노래도 한 번 불러 보는 게 좋을 것 같지만- 여기서는 그냥 우리 노래만 불렀으면 좋겠다고 했잖아. 우리 노래만 부르면 돼.”
이장원 교수가 제발 숨기지 말고 세상에 공개하라고 했던 자작곡들을 여기서 한번 쭉 풀어 볼까.
“류재원 가수랑 같이 노래 부르는 것도 재밌겠다.”
물론 우리 두 팀이 서로 같이 노래를 부르는 시간은 없는 듯했다.
인지도 그렇고 데뷔한 연수도 오래된 사람이라 아마 류재원을 중심으로 방송이 돌아가지 않을까 싶었다.
“근데 오빠. 우리 그룹 이름을 어떻게 해야 되지?”
그게 문제였다.
아직 우린 공식적으로 그룹명을 지은 것이 없지만-.
“뉴튜브에서는 우릴 일일 남매라고 부르더라. 다른 사람들이 올리는 영상 제목에도 일일 남매라고 되어 있고.”
1일 1남매라는 말이 퍼지면서 자연스레 일일 남매라는 이름이 굳어져 버렸다.
기억하기에도 좋고, 어감도 좋아서 그렇게 자리를 잡은 듯보였다.
실제로 인터넷에 일일 남매를 검색하면 나와 윤아의 모습이 나온다.
“그럼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
우리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지어 준 이름이다.
소중하게 쓸 생각이었다.
* * *
‘여긴 꽤 오랜만이네.’
방송국 안 대기실.
여기 방송국은 내가 매니저 생활 때 자주 왔던 곳이라 대기실 위치도, 생김새도 다 꿰고 있었다.
“으어-. 어디가 어딘지. 여기 너무 어지러워.”
“윤아야. 직원분이 친절하게 길도 안내해 주셨잖아.”
그에 반해 우리 길치 윤아는 어디가 어딘지 몰라 길을 헤맸다.
이건 tmi인데, 윤아는 저번 생에서도 지독한 길치였다.
그래서 매니저인 내가, 혹은 경호원이 챙겨 주지 않으면 자주 왔던 곳도 쉽게 길을 잃어버리곤 했다.
“오빠한테서 떨어지지 말고 잘 따라와.”
“응!”
나는 그런 윤아를 데리고 대기실 안에 들어왔다.
“대기실 좋다.”
우리 둘밖에 없는 대기실은 생각보다 넓었다.
커피 머신도 있었고 가벼운 간식거리도 구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저런 것들을 여유 있게 즐길 시간이 없었다.
“우리 연습하자, 연습!”
첫 방송인만큼 실수하고 싶지 않았다.
“그럴까?”
그건 윤아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우린 같이 연습을 하고자 소파에 앉았다.
나는 집에서 가져온 기타를 꺼내 가볍게 줄을 튕기며 조율을 했다.
기타에서 울리는 소리가 오늘따라 듣기 좋았다.
“그럼 몇 개만 불러 보자. 너무 무리는 하지 말고.”
“응!”
대기실 안으로 들어오기 전까지는 나도 긴장이 무척 많이 됐는데, 여기서 윤아와 연습을 하고 있으니 그 긴장이 사르르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가벼운 긴장감이 오히려 더욱 집중력을 높여주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윤아의 청명한 목소리를 들으며 기분 좋게 연주를 이어 갔다.
“아. 무리하면 안 되는데.”
곧 있으면 녹화 시작인데, 여기서 너무 오래 연습을 해 힘이 빠지면 곤란하다.
“딱 하나만 더 하면 안 돼? 아직 뭔가 부족한 것 같아서.”
하지만 윤아도 그렇고, 나도 조금이나마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에 쉼 없이 연습을 거듭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짝짝짝-
“······?”
뒤에서 들리는 박수 소리에 나와 윤아는 깜짝 놀래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와아. 이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오늘 귀가 호강하네.”
우리를 보며 푸근하게 미소를 짓고 있는 가수 류재원이 자기 매니저와 함께 박수를 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