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younger brother of the heroine of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210)
“출발.”
그의 한 마디에 하늘 마차…… 아니, 용차가 부웅 뜨기 시작했다.
백룡의 날개로 하늘을 날 때와는 다른 생소한 느낌이네.
나는 창문을 통해 용차의 고도가 서서히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간에 새로운 용차를 준비해 두었으니, 좁더라도 한 시간 정도만 참아주십시오.”
그의 정중한 태도에 우리는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제도를 벗어나, 작은 숲으로 들어간 용차.
잠시 뒤, 중급 마족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악마들이 새 용차로 안내를 해 주었다.
“1인용 용차를 준비했습니다만……. 두 분께서 이용하시기는 불편함이 없으실 것입니다.”
확실히, 새로이 준비된 용차는 10평 규모의 내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둘이서 사용하는 데는 충분한 크기겠지.
앱실론 역시 개별적으로 준비된 용차에 탑승했는데, 그것을 본 나는 살짝 눈살을 찡그렸다.
‘정말로…… 하늘에서 떨어트리려는 건 아니겠지?’
여러모로 의심스러운 상황이었으나, 그 경계심이 무색하게도 마차는 몇 시간 뒤, 지상으로 무사히 착지했다.
“벌써 마계에 도착한 거 아니야? 마기(魔氣)의 양이…… 장난 아닌데?”
나는 창밖을 내다보며 작게 헛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내 말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주억인 소피아 누님.
“아르카드 왕국은 이미 마왕군에게 정벌되었으니까. 하지만, 이 정도로 어두운 기운은…… 확실히 소름 끼치네.”
창밖에 보이는 수많은 마수들.
그 대부분이 코볼트, 오크, 오우거 등의 이족보행의 마수들이었는데, 녀석들은 마족의 지시에 따라 무거운 짐을 나르거나, 무기를 정비하는 등,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마수를 전력의 일부로…… 아니, 전선에 투입되는 것은 마족보다 마수가 더 많은 편이었지.”
얼마든지 재생산할 수 있는 병력.
마족들은 마수를 하나의 소모품처럼 다루었다.
‘마왕 루스펠이 마계 정벌에 성공했을 때, 중간계는 정말로 멸망의 위기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르겠어.’
바깥을 둘러보던 나는 마부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곧 게이트로 들어갈 것입니다. 멀미에 주의하여 주십시오.”
잠시 뒤, 용차가 타원형의 보랏빛 오로라를 향해 다가갔다.
그 순간, 시야가 일그러졌다.
제길, 속이 울렁거리잖아!
나는 구역질이 나올 것 같은 기분에 미간을 찌푸리며 이마를 짚었다.
누님 역시 어지러운 듯 인상을 와락 찡그리고 있었다.
“……속이 메슥거려.”
그녀의 한 마디에 나는 쓰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마찬가지야. 그것보다…….”
창밖의 환경이 한순간에 뒤바뀌자, 나는 신기한 듯 창문 너머로 고개를 내밀었다.
“하늘이 보라색이라니……. 바닥은…… 적토인가?”
상상 속의 마계 그대로다.
나는 작게 웃음을 흘리면서 두근거리는 가슴에 오른손을 얹었다.
누님도 보랏빛 하늘이 놀라운 모양인지 창밖을 두리번거렸다.
이내 주변에서 다량의 마기 느껴진 탓일까?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면서 작게 혀를 찼다.
확실히 기분 좋은 느낌은 아니지.
“마수와 마족들이 살아가기에는 최적의 환경이겠어.”
“더욱이 마계에선 능력이 더욱 강해진다고 하잖아. 설마, 이 정도까지 마기가 짙다곤 생각도 못 했지만…….”
“……각오를 좀 해야겠는데?”
마계에서 마족들이 더욱 강해진다는 사실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환경이라면…… 도대체 얼마나 강해진다는 거야?
마왕 루스펠의 능력 역시 제9 서클의 범주로 생각해 둬야겠어.
용차는 게이트를 넘은 직후, 곧장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고도를 서서히 낮추면서 작은 마을로 내려갔다.
“오늘 밤은 이 여관에서 묵도록 하겠습니다.”
“마왕 성까지는 며칠이나 걸리지?”
“마차를 이용하면 일주일은 더 소요됩니다만, 용차를 타면 대략 이틀 정도로 도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속도도 속도지만, 지상과 달리 장애물이 없다는 부분에서 용차는 다른 이동 수단보다 더욱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또, 앱실론의 이야기에 따르면 보통 하룻밤의 이동으로 여관에서 휴식을 취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모양이다.
마족의 체력은 인족의 몇 배나 뛰어나니 말이다.
다시 말해, 지금 이 여관에서 하룻밤을 묵는 것은 우리를 배려한다는 의미다.
끼이익-
나와 누님이 여관으로 들어가자, 밝은 미소로 마중을 나오던 여직원이 화들짝 놀라면서 험상궂은 얼굴로 우리를 노려봤다.
“……인간?”
경계하는 그녀의 모습에 앱실론이 본인의 신분패를 보여주었다.
“나는 마왕군의 흑견기사단 단장, 앱실론 T 프로니스다. 이분들은 마왕 폐하께서 초청하신 귀빈들이니 정중히 대하도록.”
“아……. 시, 실례했습니다.”
앱실론이 귀족임을 깨달은 탓일까? 여직원은 겁에 질린 얼굴로 몸을 움찔 떨었다.
이내, 나와 누님을 번갈아 보았는데.
나와 눈이 마주친 그녀는 얼굴을 살짝 붉혔다.
앱실론의 한 마디에 경계를 푸는 것도 모자라 호감까지 가진다니. 참으로 신기한 사람…… 아니, 마족이네.
그보다도, 앱실론은 역시 기사단의 단장……. 심지어 후작급 마족이었던 건가.
‘다크니스의 정보를 파헤치기 위해 저런 거물까지 보낼 줄이야.’
그것도 내전이 계속되는 지금 이 시기에.
마왕도 여간내기가 아닌 모양이다.
“아, 2인실로 부탁……드립니다.”
지금은 경어를 사용해 두는 편이 좋겠지. 기사단장은 물론 후작급 마족이라면 더더욱.
한편, 내 경어에 앱실론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흐음? 아하하하! 제가 후작이라는 사실에 놀라신 모양이군요.”
“첫 소개에선 흑견기사단 소속이라고만…… 말씀하셨으니 말입니다.”
“이런, 그랬었지요. 곧 당신도 마계 귀족으로서 이 마계의 일원이 될 테니……. 서로 마왕 폐하를 위해 노력하도록 합시다.”
생긋 미소를 짓는 앱실론.
마치 ‘드디어 본인의 주제를 깨달은 것인가.’라는 눈빛이다.
아무리 고위 마법사라고는 하지만, 인족인 이상 마족들은 우리를 하찮게 내려다볼 것이다.
그것은 앱실론 역시 마찬가지.
뭐, 그 부분은 그러려니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소피아라고 했었나요? 당신과도 좋은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군요.”
누님을 바라보는 녀석의 눈동자에서 나는 음욕을 느낄 수 있었다.
미간을 꿈틀거린 나는 그만 체내의 마나를 폭발시킬 뻔했다.
‘지금 당장 눈깔을 뽑아 버려?’
고작 최상급 마족 따위가…….
내가 분노를 억누르고 있을 때, 소피아는 차가운 눈으로 고개를 한 번 까딱였다.
그것을 본 앱실론은 눈썹을 살짝 꿈틀거렸는데, 아마 무시를 당한 기분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감정조절이 능숙한 건지, 그는 포커페이스 유지하면서 내일 일정을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식사는…….”
“음식은 따로 챙겨왔습니다. 침실에서 간단히 해결하죠.”
“흐음, 그러시겠다면……. 아, 참고로 라바디안 제국과 이 지역은 1~2시간 정도의 시차가 존재합니다. 그러니, 침실의 시계에 맞춰 오전 8시까지 1층으로 내려와 주시면 되겠습니다.”
그의 말대로 1층 벽에 걸려 있는 시계와 내 손목시계에는 1~2시간 정도의 시차가 존재했다.
‘예비로 가져온 시계를 이쪽 시간과 맞춰둬야겠어.’
나는 여직원으로부터 열쇠를 건네받은 뒤, 누님과 함께 3층의 302호실로 들어갔다.
10평 규모에 2개의 침대가 비치된 아담한 침실.
게다가 욕실과 화장실도 갖추어져 있으니, 하루 묵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겠지. 하지만 만일의 경우는 대비해 둬야 하는 법.
나는 아공간 주머니에서 결계석을 꺼낸 뒤, 그 내부에 A랭크 마수의 마석을 집어넣었다.
“제5 서클 마법 정돈 몇 번인가 막아낼 수 있을 거야.”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그래, 맡겨둬라.
누님의 부탁에 엘라임이 직접 경호를 서 주었다.
정령왕이 경호를 해 준다면 마음이 든든하지.
그렇지만 경계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우리는 침대의 옆에 무기를 기대어 두고, 얕은 잠에 빠졌다.
* * *
“역시, 결계를 펼쳤군.”
앱실론의 중얼거림에 검은 갑주의 기사가 여관 3층을 바라봤다.
“꽤 강력한 결계이긴 합니다만, 단장님의 화염 마법이라면 결계를 파괴하고, 내부의 두 사람을 불태워 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저들의 시체를 무사히 확보할 수 있을지는…….”
앱실론은 부하의 발언에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
“저들을 언데드로 부활시키기 위해서는 최소한 유골이라도 건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정공법으로 움직이는 것이…….”
부하의 제안에도 앱실론은 쉽게 결단을 내릴 수 없었다.
“케이네스라는 녀석이 정말로 다크니스의 일개 멤버인지, 아니면 KL-01로 불리는 제7 서클의 아크리치를 박살 낸 놈인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KL-01은 레리아나 박사로부터 특별한 골격을 이식받아 제8 서클에 준하는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다더군.”
기사는 화들짝 놀라며 눈을 크게 떴다.
“제8 서클을…….”
“그래, 그리고 그 괴물을 다크니스에선 흔적도 남김없이 증발시켜 버렸다. 그렇기에 마왕 폐하께서도 내전이 계속되는 와중에 다크니스의 조사를 명령하신 것이겠지.”
그만큼 케이네스라는 존재는 중간계 정벌의 핵심적 요소가 될 존재였다.
생후 20년도 채 지나지 않은 인간. 그가 KL-01을 쓰러트렸다고 생각되진 않았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용차에서 두 남매를 떨구려 했던 앱실론은 알 수 없는 불안함에 쉬이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너무 과한 생각이겠지?’
작게 한숨을 내쉰 앱실론.
“누이 쪽은 조금 아깝군. 마인(魔人)으로 각성시켜 첩으로 들이려고 했는데 말이야.”
“그렇다면…….”
“아니, 초기작전대로 진행한다. 그보다 게이트 주변에는…….”
“예, 수랑기사단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그렇군. 그럼, 슬슬 시작하지.”
앱실론의 한 마디에 검은 갑주의 기사들이 우르르 모습을 드러냈다.
흑견기사단에 소속된 30명의 상급 마족들.
스릉-
그들은 허리께에 채워진 검집에서 흑색 검을 뽑아 들었다.
이어 앱실론 역시 품속에서 2m에 달하는 기다란 스태프를 꺼내 들었는데.
청록빛 미스릴로 제작된 막대와 흑색 수정구가 박혀 있는 머리.
누가 봐도 값비싼 최고급 스태프였다.
스르륵-
수정구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한 검은 아우라.
그 어두침침한 기운에 앱실론이 희미한 미소를 띠며, 두 손으로 스태프를 붙잡았다.
“다시 만나게 될 때는 그 역겨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여관을 향해 스태프를 겨눈 앱실론.
여관에 투숙하는 손님들과 점주 및 직원들의 목숨은 그의 안중에 존재하지 않았다.
기사들조차 마계를 위한 숭고한 희생이라며, 그들의 죽음에 축복을 보냈다.
“다크 매직(Dark Magic) – 라그나…….”
제7 서클의 화염 마법, 라그나 블라스트(Lagna Blast).
여관이 위치한 대지에 역오망성이 그려지려던 그 순간, 케이네스가 취침 중이던 3층에서 새하얀 광선이 뿜어져 나왔다.
그것을 본 앱실론은 재빨리 마법을 취소하고, 우측으로 몸을 내던졌다.
콰아아아아앙-!
오른팔을 잃은 채 수십m를 구른 앱실론.
그를 제외한 30명의 기사들은 모두 광선에 삼켜지고 말았다.
한편, 오른팔이 녹아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앱실론은 홱! 고개를 들어 여관을 노려봤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방금 그 새하얀 광선은 무엇이지? 설마, 자신도 모르는 존재가 여관에서 머무르고 있었던 건가?
하지만 그의 추측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파앗!
여관의 3층에서 뛰어내린 검은 제복의 사내.
저벅저벅.